성찬 전례의 첫 부분인 예물 준비 예식(Praeparatio dono- rum)의 마지막에 신자들이 제대에 가져온 빵과 포도주를 비롯한 예물에 대해 주례자가 바치는 기도. 감사송 직전 에 하는 기도이다.
이 기도는 예물 준비를 하는 봉헌 예절을 끝맺는 결론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이제 막 이루어진 봉헌 행위를 해 석하고 곧 이루어질 제사 봉헌을 미리 앞당겨 선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예물 기도 안에 자주 나타나는 표 현("이 예물을 받으소서", "이 제사를 받으소서") 때문에 예물 기도가 예물 봉헌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처럼 오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기도를 가리킬 때 사 용되었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다시 사용하게 된 라틴어 '봉헌된 예물 위에 바치는 기도' (oratio super oblata)가 뜻하듯이 예물 기도는 신자들이 가져온 예물에 대해 축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 때문 에 예물 기도의 역사는 5세기 중반부터라고 볼 수 있다.
[역 사] 원래 예물 봉헌과 함께 주례자가 큰소리로 예
물 기도를 읊거나 노래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8세기 이래 주례자가 신자들이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의 낮은 목소리로 기도하였다. 그래서 예물 기도를 9~10세기경 부터는 '묵념 예물 기도' (oratio super oblata secreta) 또는 간단히 '묵념 기도' (secreta)라고 하였다. 라틴어 '세크레 타' (secreta)의 본래 뜻은 '먼, 동떨어진, 은밀한, 비밀스 런' 이므로, 예물 기도는 '비밀스런 기도, 은밀하게 하는 기도' 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묵념 축문(默念 祝文)이라고 번역하여 사용하였었다. 하지만 목소리를 낮추어 기도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아직도 그 원인에 대해서 분명히 알지 못하며, 여기서는 단지 여러 학자들의 대표적인 가설만을 제시한 다.
첫째는 융만(J.A. Jungmann)의 가설이다. 5세기경 갈리 아 교회와 동방 교회들은 부제가 신자들이 가져온 봉헌 물을 받아 제대로 가져올 때 주례자가 낮은 목소리로 기 도하던 관행이 있었는데, 여기서 묵념 축문이 나왔다고 본다. 둘째는 리게티(Righetin)의 주장이다. 그에 의하면 봉헌 예절 동안 부제가 봉헌자(미사 지향을 청한 자)들의 이름을 읊었는데, 그가 끝내기 전에 주례자가 낮은 소리 로 기도를 바치기 시작한 데서 그 기원을 찾고 있다. 셋 째 가설은 봉헌 예절 동안 봉헌자들의 명단을 읊고 나면 주례자가 그 결론으로써 예물 기도를 바쳤는데, 후에 봉 헌자들의 명단이 감사 기도 안으로 옮겨진 다음 예물 기 도의 역할이 사라졌기 때문에 낮은 소리로 기도하게 되 었다는 것이다.
봉헌 예절 동안 봉헌자들의 이름을 읊는 관행이 갈리 아 지방에서 있기는 하였다. 하지만 교황 인노첸시오 1 세(402~417)가 구비오(Gubbio)의 주교 데첸치오(Decenzio) 에게 보낸 편지에 의하면, 로마 교회는 봉헌 예절 때 봉 헌자들의 이름을 읊는 관행이 없으며 또한 도입할 의향 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둘째와 셋째 가설은 근거 가 미약하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봉헌 예절은 수 차례의 의화 기도(義化祈禱, apologia)와 성대한 예식들로 인하 여 성찬 기도의 성격이 축소되었다. 그로 인해 예물 기도 의 역할도 왜곡되었으나 전례 개혁을 통해 봉헌 예절이 단순하게 변하였고 이에 따라 다시 큰소리로 기도하게 되었다. 그래서 봉헌 예절의 결론이자 감사 기도로 인도 하는 예물 기도의 올바른 가치가 다시 드러나게 되었다.
[구 조] 영성체 후 기도와 더불어 본기도와 같은 형식 으로 되어 있으며, 전례력에 따라 그 내용도 바뀌는 점에 서 세 주례자 기도(본기도 · 봉헌 기도 · 영성체 후 기도)가 같다. 하지만 그 기본 내용은, 하느님께 예물을 바치도록 신자들을 권고하고, 제대 위에 올려 놓은 예물을 성찬의 신비와 연관 지으면서, 하느님께서 이를 즐겨 받으시기 를 기원하는 가운데, 우리 자신이 거룩한 제사를 합당하 게 바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현행 미사 경본에는 100여 개의 예물 기도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일 부는 기존 기도문이고, 35개는 《레오 성무집 전서》와 《젤라시오 성무집 전서》 등에서 발췌하였고, 약 25개는
새로 작성하였다. 이 기도의 결문은 과거와 달리 항상 짧 으며, 신자들은 '아멘' 으로 사제의 기도에 동의한다. (⇦ 묵념 축문 ; 봉헌 기도 ; → 미사 ; 봉헌 ; 성찬 전례)
※ 참고문헌 B. Capelle, Pour une meilleure intelligence de la messe. L'offertoire, (QLP) 17, 1932, pp. 58~671 A. Clarck, The function of the offertory rite in the mass, 《EphLit》 64, 1950, pp. 309~344 ; Ibidem 67, 1953, pp. 242~2471 J. Coppens, L'offrande des fidèles dans la liturgie eucharistique ancienne, Cours et conférencess des semaines liturgiques V, Louvain, 1926, pp. 99~123/ J.A. Jungmann, The Mass ofthe Roman Rite II , 1955, pp. 90~971 A. Nocnet, Storia della celebrazione dell'eucaristia, Anammesis 3-2, Eucaristia. teologia e storia della celebrazione, 1983, Casale Monferrato, pp. 225~2291 P. Salmon, Les prières et les rites de l'offertoire de la messe dans la liturgie romaine au XIII et au XIV siecles, 《EphLit》 43, 1929, pp. 508~519. [金寅寧]
예물 기도
禮物祈禱
[라]oratio super oblata · [영]prayer over the gifts
글자 크기
9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