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계시나 뜻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이나 그
말. 이러한 예언 활동의 담당자를 예언자(預言者, Prophe- ta)라고 부른다. 그래서 구전이나 기록이든 상관없이 예 언자의 말을 예언이라고 한다. 때때로 하느님을 '대신하 여' 말씀을 전한다고 하여 대언자(代言者), 대변자(代辯 者), 전언자(傳言者)라 부르기도 한다.
I . 고대 근동의 예언 현상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할 길을 찾거나 앞날의 길흉을 미리 알고 대처하려는 노력은 고대부터 거의 모든 사회 에서 행해졌다. 이 모든 일을 관장하는 초자연적인 신의 영역과 인간 사이를 매개해 주는 일정한 중재자가 활동 했는데, 그들은 점쟁이, 무당, 마술사, 제관, 예언자 등 으로 불렸다. 사회적 현상인 예언 현상은 메소포타미아 와 지중해 일대에서 보편화되어 있었다. 예언 성격의 신 탁(神託)은 널리 행해졌으며, 신의 뜻을 알아보려는 각 종 주술과 점술 방법 역시 다양했다. 히타이트족은 꿈, 제비 등을 통해 신과 소통했으며, '신의 사람' 을 통해 신 탁을 전해 받았다. 이집트의 경우 예언 성격을 띤 문헌들 은 일부 있으나, 특정한 신의 메시지라는 성격이 약하다.
근동의 예언 현상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자료는 기원전 18세기에 유프라테스 강변에서 번성했던 마리(Mari)의 토판들이다. 이 나라에서 예언자 역할을 하는 무리는 다 양했다. '답변자' (apilu), '탈혼가' (muhhu) 등 18가지 호 칭으로 불리는 확고한 지위를 가진 이들과 호칭 없이 활 동한 남녀들이 있었다. 그들은 신전에서 몰아 상태, 꿈, 환시를 통해서 받은 정치와 제의 문제에 대한 신들의 메 시지를 왕이나 원로들에게 전하였다. 신아시리아와 바빌 로니아에도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신탁을 전하는 예언자 부류가 여럿 있었으며, 그들의 신탁은 대부분 공식 문서 에 기록되어 보존되었다. 가나안-페니키아(1열왕 18, 26- 29), 팔레스티나의 불레셋 민족(1사무 6, 2 참조), 암몬(민 수 22-24장) 등지에서도 근동 일반의 예언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II . 이스라엘의 예언 현상
주변 국가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도 근동 각국의 예언 전통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이는 예언자 명칭( '나 부' 와 '신의 사람' )과 예언 현상(몰아 상태에서 신탁을 받는 모습 등), 메시지를 전하는 양식("신의 말씀이시다" 또는 "두 려워 말라")에서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 엘의 종교 전통이 성숙하면서 예언 운동 역시 독특한 성 격을 분명하게 갖추었다.
[예언자의 명칭] 구약성서에서 '예언자' 를 가리키는 가장 일반적인 단어는 “나비”(נָבִיא)이며, 여성 예언자는 “네비아”(נְבִיאָה)이다. 이 단어의 어원은 불확실하며, 본 래 신의 사자(使者)로 '부름받은 이' 를 의미하는 아카드 어 "나부" (nabū), 또는 히브리어 동사 어근 "납" (בִחַא)으 로 추정한다.
또 선견자(先見者)라는 의미의 “로에”(רוֹאֶה) 또는 "호
제" (הוֹשֵׁעַ)라고 부르는 중재자도 있었다. 이들은 보통 사 람이 보지 못하는 환시를 보고 하느님의 뜻을 깨닫거나 사건의 신비를 꿰뚫어 보고 일러주는 사람이었다. 이스 라엘에서 예언자와 선견자라는 단어는 동시에 사용되었 는데(1사무 9, 9 ; 2사무 24, 11), 이들이 수행한 역할과 활동 지역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2열왕 17, 13 ; 아모 7, 12 ; 이사 29, 10 참조).
때때로 예언자를 "하느님의 사람" (אִישׁ אֱלֹהִים)사무 2. 27 ; 1열왕 12, 22 ; 13, 1 ; 17, 24 ; 20, 28), "하느님의 특사" (2역대 36,16), "하느님의 입(대변자)"(예레 15, 19)이라고 불렸다. 이러한 명칭에서 보듯 이스라엘 에서 예언 현상은 여러 가지 형태로 다양하게 전개되었 으며, 여러 명칭이 후대에 가서 "예언자" , 즉 "나비"로 통일된 것 같다(예레 1, 5 ; 28, 5 참조).
[예언자의 유형] 성서의 예언자들은 야훼 하느님의 영 감을 받아 그분의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권위 있게 말하 는 사람이요, 그분의 말씀이 참됨을 드러내는 증인이다. 그들은 예언을 배우거나 익혀서 나서지 않고, 다만 '하 느님의 영과 말씀' 에 의해 움직였다. 구약 시대에 이스 라엘에서 활동했던 예언자들의 성격은 다양하고 중첩되 었으며, 아직도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특정 유형으 로 가르기는 매우 어렵다. 자주 언급되는 주요 유형은 다 음과 같다.
경신례 예언자 : 구약성서에서 이들의 정체는 분명하 지 않으나 길갈(2열왕 4, 38), 실로(1열왕 11, 29 ; 14, 2), 베델(2열왕 2, 3), 예리고(2열왕 2, 5. 7. 15) 등의 성소 근 처에서 머물렀던 "예언자의 무리"로 추정한다(아모 7. 14). 예루살렘 성전에서 활동한 레위인과 성가대원 중의 일부도 예언 활동을 하였다고 여겨진다(1역대 25, 5-6 ; 예레 23, 11 ; 35, 4). 이들은 성소에서 사제와 함께 경신 례를 거행하는 데 참여하였으며, 문의하고자 성소로 찾 아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직업적인 예언 활동을 하였던 것 같다. 당대 이스라엘 사회에서 예언자는 우선 이들을 가리켰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 예언자들은 성전이 붕괴 된 바빌론 유배 이후 급속히 쇠퇴하였다.
왕실 예언자 ; 왕실에 속하여 예언 활동을 한 이들은, 특히 유다에서 "선견자"라 불렸다. 이들은 왕에게 조언 하고 왕실과 관련된 성전 제의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윗이 유랑할 때부터 조언한 가드를 시초로 (1사무 22, 5) 나단, 헤만 등 많은 예언자들이 유다의 다 윗 왕실에서 활약했다. 이스라엘의 아합 왕실에도 예언 자 400여 명이 있었다(1열왕 22, 6). 이들의 성격상 민족 주의적이고 왕권 중심적인 특징을 가지며, 왕정이 끝나 면서 사라졌다.
고전 예언자 : 다른 직업에 종사하다가 하느님의 부르 심을 받아 예언자로 활동한 이들로서, 이들이 남긴 예언 이 이스라엘의 신앙의 한 표준이 되었기 때문에 고전(古 典) 예언자라 부른다. 대부분 기원전 8세기 이후 등장한 이들은 공식적인 제의와 거리를 두고 활동하였다. 또 이 들의 이름과 선포한 예언 내용이 글로 기록되어 성서에 남겨졌기에 '문서 예언자' 라 부르기도 한다. 이들 중 상
당수는 당대에 예언자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으며, 후 대에 가서 인정받았다.
남녀 예언자 : 근동의 경우처럼 이스라엘의 예언 운동 에서 남녀의 차별은 없었다. 하지만 여성 예언자는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왕조 시대에는 요시아 왕 때 활약한 훌 다가 유일하다.
기타 : 일부 학자는 당시 권력의 중심부인 궁정과 성 전을 중심으로 사회의 기존 질서와 전통을 지키는 중심 부 예언자와 소외 계층의 추종을 받으며 기존 질서를 비 판하는 주변부 예언자로, 또는 도시와 지방(농촌) 예언자 로 구분하기도 한다.
[예언 직무의 개시 : 소명 체험] 이스라엘의 예언자, 특히 고전 예언자는 신분과 세습에 의해 직무를 수행하 는 사제와 달리 하느님의 선택과 소명을 통해 태어난다. 그는 환시를 보거나 말씀을 듣는 등 여러 가지 형태로 하 느님의 소명을 받는 특별한 체험을 한 뒤 예언자로 활동 하였다. 이 체험으로 그들의 삶 전체가 변형된다. 그들의 소명 체험은 나름대로 고유하고 유일하나, 대개 일정한 양식으로 정형화되어 성서에 표현된다.
가장 단순한 소명 양식은 하느님이 일정한 행위를 명 령하시고, 예언자는 이를 실천하는 형태이다(아모 7, 15 ; 호세 1, 2-3). 이보다 좀더 일반적인 소명 기사는 다음과 같은 대화 형태로 구성된다. 즉 첫째 하느님의 부르심과 응답, 둘째 하느님이 예언자로 파견함, 셋째 부르심받은
이의 항변, 넷째 하느님은 보통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는 약속을 하여 보증함, 다섯째 소명을 확인시키는 징조 를 보여 줌이다. 이 양식은 모세(출애 3, 1-4, 17), 예레 미야(예레 1, 4-10)의 소명 사화에서 잘 나타난다(에제 2, 1-3, 11 참조).
이사야의 소명 기사(이사 6, 1-13)에서는 또 다른 양식 을 볼 수 있다(1열왕 22, 14-23 참조). 첫째 하느님의 천 상 회의와 참석자 정화, 둘째 하느님이 지원자를 찾음, 셋째 예언자가 지원함, 넷째 하느님이 사명을 부여하고 이때를 전후해서 사명에 대한 대화가 이루어진다.
어떤 소명 사화에서든 부르심의 주체는 하느님이다. 하느님은 먼저 주도적으로 당신이 택한 이를 예언자로 부르시고 그의 온 존재를 사로잡아 그 사명을 다하도록 이끄신다. 예언자들은 온전히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하 느님의 부르심을 체험하며, 소명을 통해 하느님을 새롭 게 인식한 뒤 개별적으로 예언 활동을 시작한다. 예언자 되기를 꺼리는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하느님 말씀에 압 도적으로 사로잡히는 경우도 흔하다(아모 3, 8 ; 예레 20, 7 ; 에제 1, 3). 일반적으로 예언자는 그가 활동할 공동체 내에서 선택되며(예외 : 아모스), 선택될 당시 그들의 신 분은 제각기 다르다. 그들의 예언직은 세습되거나 제도 로 고착되지 않고, 제자들을 통해 그 정신을 이어 간다.
예언자는 파견되어 직무를 수행하면서 숱한 고통을 겪 는다. 그들은 동 시대 백성들로부터 비웃음을 받을 뿐더 러(이사 28, 9-11 ; 미가 2, 6-7) 다른 예언자들의 심한 반 발에 직면한다(예레 23, 16). 심지어 감옥에 갇히고 생명 의 위협을 받는다(1열왕 18, 4. 7-14 ; 22, 27 ; 예레 26, 7- 15. 20-23). 또한 자신들이 전하는 하느님의 메시지를 거 부하는 백성들로 인해 비탄에 빠지며(예레 13, 17), 임박 한 그들의 불행을 슬퍼한다(미가 1, 8-9 ; 이사 22, 4). 무 엇보다도 그들은 자신의 예언자 사명에 대해 회의를 품 거나 자신을 파견한 하느님의 침묵으로 큰 고통을 겪는 다(이사 8, 17 ; 예레 15, 18 ; 20, 14-18). 예언자가 겪는 고난을 깊이 드러내는 가르침이 이른바 '고난받는 종의 노래' 이다(이사 42, 1-4 ; 49, 1-6 ; 50, 4-9 ; 52, 13-53, 12).
[예언자의 메시지 전달 방식] 예언자들은 다양한 경로 를 통해 메시지를 전해 받는다. 초기 예언자들은 근동의 예와 같이, 꿈이나 환시를 통해(민수 12, 6), 때로는 "야 훼의 기운(영)"(1사무 10, 5. 10-12 ; 1열왕 22, 24)이나 "야훼의 손(힘)"(1열왕 18, 46 ; 2열왕 3, 15)에 사로잡힌 신들린 상태에서 메시지를 받는다.
고전 예언자들도 간혹 환상을 보거나 신비 체험을 통 해 하느님의 뜻을 깨닫는다(아모 8, 1-2 ; 에제 1, 4-28 ; 예레 1, 13-15). 그러나 그들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외 적인 '영의 내림' 현상이나 환시보다 그들이 들은 하느 님의 말씀이다(예레 1, 2. 4 ; 에제 1, 3). 이때 예언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신앙의 빛 안에서 하느님의 영감을 받아 하느님의 뜻을 직관적으로 깨닫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확 신한 것 같다. 물론 그 말씀의 깊은 뜻은 사건이 진행함 에 따라 점차 뚜렷하게 드러난다.
예언자들은 자신이 받은 메시지를-긍정적이든 부정 적이든-대상자가 이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즉 시적(詩 的) 형태의 노래나 비유 또는 재판 용어 등으로 옮겨 전 하였다. 그들이 전한 메시지는 예언 · 환시 · 신탁으로도 불렸으나, 대부분 "주님의 말씀이다" 하는 고대 근동의 보편적인 사자 양식(使者樣式)으로 표현되었다. 예언의 수신자는 일반적으로 왕과 지도자였다. 예언자들은 말이 나 상징 행위, 드물게는 글로 써서 메시지를 전하였다. 백성들에게 전할 때는 많이 모이는 시장, 성전, 성문 앞 등지에서 공공연하게 선포하였다.
때때로 예언자들은 상징 행위를 통해 선포된 말씀을 구체화하기도 하였다(1열왕 11, 29-39 ; 2열왕 13, 14- 19). 고전 예언자의 경우 자신들의 삶 전체를 메시지로 바꾸어 전하는 예도 종종 있었다. 그들은 일시적인 기분 으로 이런 행위를 하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온전 한 정신 상태에서 장기간 백성들의 눈에 띄게 행동하였 다. 한 예로 이사야는 맨발로 걸어 다녔고, 3년 동안 백 성들의 유배 생활을 극화하여 벌거벗고 다녔다(이사 20장 ; 참조 ; 이사 8, 1-4 ; 호세 1-3장 ; 예레 13, 1-11 ; 16, 1-4 ; 에제 12, 1-16 등).
[예언자의 사명과 메시지] 예언자는 야훼 하느님의 사 자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초기 예언자들은 제의를 관 장하고 국가의 정책을 조언하는 등 사회 체제의 중심에 서 활동하였다. 반면 고전 예언자의 근본 사명은 동 시대
의 백성들이 "듣든 안 듣든"(에제 2, 5. 7 ; 3, 11) 그들을 위한 하느님의 확고한 뜻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분이 "야훼임을 알게"(에제 36, 38) 하려고 한다. 한편 말씀 선포 외에 특정인이나 백성들을 위한 중재 역할도 예언자의 중요한 사명이었다(창세 20, 17 ; 이사 37, 4 ; 예 레 7, 16 ; 14장 ; 아모 7, 2-3. 5-6 에제 22, 30).
유배 이전 예언자 " 고발과 심판 예고가 메시지의 핵 심이다.
① 죄의 고발 : 예언자들은 하느님과 하느님의 계약을 외면한 백성들의 죄를 왕과 백성 전체에게 구체적으로 고발한다. 그들의 죄는 다른 신을 섬기고(1열왕 18, 21 ; 호세 2, 7-15), 다른 형제를 착취하며(아모 8, 4-6 ; 미가 2. 1-2), 폭력으로 정의를 유린하는(이사 59, 1-15) 일에서 드러난다. 또 강대국에 의존하는 외교 정책(호세 5, 13)과 정의의 실천이 따르지 않는 형식적인 예배 관행도 가차 없이 비판받는다(아모 4, 4-5 ; 예레 7, 3-15). 그들의 불의 와 불충을 고발하는 이유는 회개를 촉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임박한 하느님의 심판이 정당함을 밝히려는 의 도에서였다(이사 6, 10 ; 예레 2, 22 ; 13, 23).
② 심판 선포 : 예언자들이 선포한 가장 뚜렷한 메시 지는 임박한 미래에 대한 예언이다. 하느님께 충실하게 살지 않으면, 멀지 않아 파멸이 닥친다고 예고한다(아모 8, 2 미가 3, 12). 그들은 주 하느님과의 계약 관계가 끝 났음을 선포하며(호세 1, 9), 그들의 죄로 인해 닥칠 심판 의 무자비함을 일러준다(예레 27, 8 ; 에제 4-5장). 그렇지 만 이 메시지의 초점은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자리' 에 맞춰져 있다.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시대의 문제 와 자신들의 삶을 제대로 보고, 하느님의 권능과 뜻을 인 정하여 받아들이도록 일러준다.
유배 이후 예언자 : 위로와 미래의 모습 제시가 메시 지의 핵심이다. 예언자들은 백성들의 정화를 위해 심판 이 행해졌으며(이사 1, 21-26), 하느님은 넘치는 사랑과 은총을 베푸시어 그들에게 지금과 다른 현실, 새로운 미 래를 내다볼 수 있게 하고(이사 43, 18-19), 새로운 계약 (예레 31, 31-34)과 새로운 신앙 공동체에 대한 희망을 주실 것이라고 구원을 선포한다(이사 65, 17-25 ; 66, 18- 23 ; 요엘 4, 18 ; 에제 40-48장). 이제 하느님은 모든 민 족들의 하느님으로 세계의 역사를 통해 당신의 계획을 이루어 가실 것이라는 미래의 모습이 제시된다(이사 24- 27장 ; 즈가 9-14장).
[예언자의 갈등 : 참 예언자와 거짓 예언자] 이스라엘 에서 예언자는 특정한 옷이나 표식으로 구분될 수 있었 다(1열왕 20, 41 ; 2열왕 1, 8 ; 즈가 13, 4-6). 그러나 여러 유형의 예언자가 같은 시기에 활동하며 서로 다른 메시 지를 전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특히 모두 '야훼께서 말씀하신다' 하며 같은 양식으로 하느님의 권위에 호소 하며 말씀을 전할 때, 그 메시지의 진위를 가리는 문제가 심각한 과제로 부각되었다. 예를 들어 미가야와 시드키 야(1열왕 22, 11-28), 예레미야와 하나니야(예레 28장)가 대표적이다. 신명기는 예언자가 첫째 이스라엘 사람이고 (신명 18, 15), 둘째 야훼 하느님의 이름으로 말해야 하며
(18, 20-22), 셋째 선포한 것이 그대로 이루어져 권위를 가져야 하고(22절), 넷째 하느님만을 흠숭하도록 이끌어 야 한다(13, 2-6)고 밝힌다. 이 조건에 맞지 않는 예언자 를 거짓 예언자로 판명하나, 이는 후대의 신학적 판단에 따른 것일 뿐이다.
이 밖에도 예언자로 부름받지 않고도 하느님의 이름으 로 예언하거나(예레 14, 15 ; 23, 32 : 29, 9), 하느님의 말 씀대로 살지 않으면서 자기 생각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선포하는 사람(미가 3, 5 : 이사 9, 14 : 예레 5, 31 : 6, 13 ; 에제 13, 2-23)이 성서에서는 거짓 예언자로 규정된다. 그러나 때로는 하느님이 백성들을 시험해 보는 도구로 거짓 예언자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고(예레 4, 10 ; 에제 14, 9-11 ; 1열왕 22, 19-23), 거짓 예언자가 진짜 예언자 를 속이는 경우도 있었다(1열왕 13장).
역사적으로 예언자의 메시지 진위를 가리는 가장 단순 한 방법은 그 예언의 실현 여부였다(1열왕 22, 28 ; 예레 28, 9 참조). 그러나 몇 세기 동안 실현되지 않는 예언도 있고(미가 3, 12), 당대에 실현되지 않았으나 재해석되어 계속 보존되는 예언도 있으며(즈가 6, 9-15), 끝내 실현되 지 않은 예언도 있어(요나 3, 4 ; 예레 22, 19 ; 에제 26, 7- 14 ; 하깨 2. 21-23 : 즈가 4, 6-7) 이런 검증은 극히 제한 적이다. 때로는 율법 전통이나 앞 시대의 예언과 어긋나 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방법을 동원한다(예레 28, 8). 그러 나 이런 경우도 상당히 자의적이어서, 사실상 성서에서 예언자의 진위를 가리는 일관되고 명확한 기준은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예언자들이 다른 예언을 거짓말 로 인식하게 된 경우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난 이후이 다(예레 28, 13).
[이스라엘의 예언 전통] 기원전 9세기 이전 : 이스라 엘에 예언 현상이 분명하게 드러난 때는 대략 기원전 11 세기 말엽의 사무엘 시대 후반 내지 왕정 초기로 여겨진 다. 이때 이스라엘은 민족의 생존이 위태로운 처지였고, 그 위기 속에서 근동 셈계의 예언 전통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예언 현상이 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예언 현상은 공동체의 위기 때 출현 빈도가 높아지며, 공 동체가 결집된 왕정 시대에 번성하기 때문이다. 성서를 보면, "온 이스라엘이 야훼께서 세우신 예언자로 받들 게" 된 사무엘(1사무 3, 20)과 함께 신들린 상태에 빠진 예언자 무리들이 이스라엘에 본격적으로 등장한다(1사무 10, 5. 10 ; 19, 18-24). 이들은 음악을 통해 자의식을 잃 고 몰아 상태에 빠져 하느님과 소통했던 것 같으며(2열왕 3, 15 참조), 성소를 중심으로 무리 지어 활동했던 것으로 보인다(1열왕 20, 35). 이런 예언자 무리는 북이스라엘에 서 특히 성행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그 이전에도 꿈(창세 20, 3), 주사위(민수 26, 55) 나 우림과 둠밈(출애 28, 30 ; 1사무 28, 6) 같은 도구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있다고 믿었다. 또 성조 아브 라함(창세 20, 7)과 아론(출애 7, 1)이 예언자로 불리고, 하느님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말씀을 듣고 전한 모세는 (민수 12, 8 ; 신명 5, 5) 예언자의 원형이자 기준이며 으 뜸으로 묘사된다(신명 18, 18 ; 호세 12, 14). 72명의 원로
들도 하느님의 영을 받아 예언하였고(민수 11, 24-30), 모세의 누이 미리암(출애 15, 20 ; 민수 12, 2)과 판관 드 보라(판관 4, 4-9)는 여예언자였다.
이들에게 붙여진 예언자란 명칭에 대한 해석은 두 갈 래이다. 일부 학자들은 예언 현상이 모세 시대부터 기원 하였으며, 예언 직무만 왕정 초기에 개시되었다고 주장 한다. 그러나 대다수 학자들은 후대에 예언자의 모습에 비추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백성들에게 선포하거나 특 정인을 위해 중재 역할을 한 이 선조들을 예언자로 이해 하여 이 명칭을 붙였다고 본다. 아울러 이스라엘의 종교 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을 모두 예언자로 간주하려는 경향 이 반영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기원전 10~9세기 : 왕정 시대에 들어서면서 예언자 들은 왕국의 정치와 깊은 관계를 맺으며 지속적으로 영 향을 미쳤다. 유다에서는 다윗 왕조 체제를 지원하는 왕 실 예언자들이 주로 활동하였다면, 북이스라엘의 경우 왕실 체제 바깥에서 비판적인 예언 활동이 전개된 점이 남다르다. 먼저 유다에서 가드와 나단(2사무 7, 4), 헤만 (1역대 25, 5), 선견자 아삽(2역대 29, 30)은 다윗 왕조에 서, 선견자 이또와 예언자 스마야는 솔로몬과 르호보암 궁정에서(2역대 9, 29 : 12, 15), 선견자 예후는 여호사밧 궁정에서(2역대 19, 2), 익명의 선견자들이 므나쎄 궁정 에서(2역대 33, 18), 선견자 여두둔은 요시야 궁정에서 활동하였다(2역대 35, 15).
이 밖에 예언자로 기록된 인물은 스마야(2역대 11, 2-4 ; 12, 5-8), 오뎃의 아들 아자리야(2역대 15, 1-7), 하나니 (2역대 16, 7-10), 레위인 야하지엘(2역대 20, 14-17), 도 다와후의 아들 엘리에젤(2역대 20, 37), 여호야다의 아들 즈가리야(2역대 24, 20-22) 등이 유다에서 활동하였다. 유다 출신인 무명의 예언자(1열왕 13, 1-32)가 북이스라 엘에 가서 예언을 전한 적도 있다.
한편 실로 출신의 예언자 아히야는 북이스라엘의 성립 에 관여하였다(1열왕 11, 29-39 ; 14, 1-18). 하나니의 아 들 예후는 바아사 왕조의 몰락을 예언하였다(1열왕 16, 1-2). 이 시기에 북이스라엘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예언 자는 엘리야와 엘리사이다. 이들은 예언자 무리의 지도 자로 활동하면서 숱한 기적 사화의 주인공이 되었다(1열 왕 17장-2열왕 13장). 비슷한 시기에 미가야 예언자도 활 동했다(1열왕 22, 13-28).
기원전 8~6세기 : 기원전 8세기 중엽부터 이스라엘 특유의 예언 운동이 펼쳐진다. 북이스라엘의 여로보암 2 세와 남유다의 우찌야 왕이 다스리던 이때에 국내에서는 불의와 계층간의 분열이 극심해지고, 국제적으로는 신아 시리아 제국의 세력이 밀려온다. 내외적으로 위기에 빠 지면서 기존의 모든 것이 흔들리는 이때, 일련의 예언자 들이 역사의 격동기에 당신의 뜻을 강력하게 드러내는 야훼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예언 활동을 전개한다. 이 들은 기존의 예언자 무리와 무관하게 개별적으로 활동하 면서 고전 예언자의 전성 시대를 연다.
이때 북이스라엘에서는 아모스와 호세아, 요나(2열왕 14, 25), 오뎃(2역대 28, 9-11) 예언자가, 유다에는 이사
야, 미가 예언자가 등장한다. 북이스라엘이 멸망하고 근 동의 패권이 신아시리아에서 신바빌로니아로 넘어가는 기원전 7세기 후반부터 나훔, 스바니야, 하바꾹, 여예언 자 훌다(2열왕 22, 14-20), 예레미야와 우리야(예레 26, 20-23) 예언자가 차례로 유다에서 활동했다.
바빌론 유배 이후 예언자 : 예고되었던 예루살렘 멸망 직후에 오바디야는 예루살렘에서 활동하였고, 바빌론에 서는 기원전 597년에 유배갔던 에제키엘이, 기원전 6세 기 중반에는 제2 이사야라 불리는 익명의 예언자가 공동 체에 말씀을 전하였다. 바빌론에서 돌아온 유배민 공동 체를 중심으로 하깨와 즈가리야 예언자는 성전 재건을 호소하며 활약하였다. 그 뒤 페르시아 시대에 제3 이사 야(익명), 오바디야, 말라기(익명), 요엘 등이 활동하고 난 다음 예언 활동은 끝난다.
예언자들이 예언한 구원의 신탁이 이루어지지 않자 점 차 예언자들에 대한 신뢰가 약해졌다고 보나, 예언 현상 의 종료에 대한 구체적인 사정은 매우 불확실하다. 느헤 미야 시대까지도 예언자는 보고되고 있다(느헤 6, 7. 12. 14). 일부 학자들은 이루어지지 않은 예언을 재해석하여 현재의 세상이 끝날 훗날에 이루어지리라고 기대하게 되 면서 예언 운동이 묵시 운동으로 발전하였다고 보고 있 다. 또 말로 선포되는 예언 활동이 쇠퇴하면서 예언의 문 서화가 촉진되었다고 본다.
[의 의] 예언자들은 왕과 사제와 함께 이스라엘을 지 탱한 3대 지주이다. 그들 역시 이스라엘 사람으로 공동 체가 전통적으로 간직해 온 출애급 전승 등 여러 종교 전 승에 깊이 뿌리박고 있었다. 동시에 그들은 '하느님의 사람' 으로 하느님의 뜻과 자기 시대의 상황에 비춰 그 전승을 재해석하여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기틀을 놓았 다. 그들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여 사람들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통찰하며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게 이끌었다. 또 자칫 굳어 버리거나 왜곡될 수 있는 종교 전승과 율법을 '지금 이 자리' 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게 하였다.
특히 기원전 8세기 이후 신아시리아 등 근동 제국들이 주도하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벌어지는 국가 멸망이라 는 위기를 지켜보았던 예언자들은,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 보편적이고 유일하신 하느님에 대한 인식을 획기 적으로 발전시켰다. 즉 야훼 하느님은 어디서나 현존해 계시기에(예레 29, 10), 민족에 관계없이 진심으로 그분 을 찾으면 받아 주신다고 가르쳤다. 또 그분은 자연과 세 계의 모든 나라를 지배하시는 주권자시며 창조 세계와 역사의 근원임을 밝혔다(호세 2, 10 ; 이사 41, 18 : 45, 12).
야훼 하느님만이 미래를 결정하실 수 있는 분이며(이 사 43, 9-10), 본질적으로 철저하게 유일무이한 하느님으 로 불가사의한 분이심을 명백하게 밝혔다(이사 45, 5 : 55, 8-9). 이런 관점에서 그들은 민족 멸망의 이유를 밝 히고 새 계약과 함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틀을 세워 놓았다(예레 24, 7 ; 에제 16, 60) 아울러 모든 사람이 우 상을 버리고 하느님을 찾을 것이며(하바 2, 14 : 스바 2,
11), 그들 위에 하느님의 영광이 빛날 것이라는 희망과 새 세계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였다(이사 40, 5).
예언자들은 역사와 하느님에 대한 새로운 인식뿐 아니 라, 하느님의 뜻을 영성적으로 심화하며 사회 전체에 구 체적으로 실현하고 개인들의 삶의 지침으로 삼도록 자극 을 주었다. 가령 이스라엘에서 그토록 중요했던 제의에 대해, 예언자들도 이를 하느님의 선물로 존중하고 그 필 요성은 인정하였으나, 형식적인 준수를 넘어 정의의 실 천이 수반되어야 그 본질이 드러난다고 강조하였다. 또 개인을 중시하고 그의 책임을 묻는 하느님의 정의에 대 한 새로운 시각도 열어 놓았다(에제 14, 13-23 : 18, 21- 22). 결국 예언자들은 언제나 살아 계시는 하느님의 말 씀을 통해 이스라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시킨 하느님의 사자요 참된 신앙인이라 할 수 있다.
Ⅲ . 신약성서에 나타난 예언
신약성서에서 예언자를 가리키는 그리스어 "프로페테 스" (προφήτης)는 '···를 위하여, ···앞에서, ···편에서' 라 는 의미를 지닌 "프로" (προ)와 '말하는 이, 말씀을 전하 는 사람' 이란 의미의 "페미" (φήμι)가 합쳐진 단어이다. 이로써 예언자는 하느님을 위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말씀 을 전하는 사람, 하느님의 말씀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사 람을 의미한다.
[신구약 중간 시기의 예언 현상] 이스라엘에서 진정한 예언 운동은 말라기를 끝으로 대략 400년경 끝났으며, 이로써 구약성서의 계시도 마감되었다고 믿었다(시편 74, 9). 기원전 2~1세기에 유다를 다스렸던 하스모네 왕조 시기를 "예언자들이 자취를 감춘 후"(1마카 9, 27) 이며 "진정한 예언자가 나타날 때까지"(1마카 4, 46 : 14, 41)의 과도기로 이해했다. 예언자의 이름을 빌린 각종 가탁(假託) 작품과 예언자들에 대한 위경들이 등장한 때 도 이 중간 시기이다. 그중에는 《이사야의 순교와 승천 기》, 《예언자들의 생애》 등이 있다.
이와 동시에 예언이 다시 소생하리라는 기대 역시 남 아 있었다. 때가 되면 하느님의 영이 부어져 광범위한 예 언 현상이 벌어질 것이며(요엘 3, 1-2), 하느님이 특사를 보내실 것이라고 믿었다(말라 3, 1). 좀더 후기 전승에는 예언자 엘리야가 하느님의 사자로서 다시 오리라는 기대 를 덧붙여 놓았다(말라 3, 23-24). 이러한 기대는 기원전 2세기에 쓰여진 위경 《열두 족장의 유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레위 8, 15 ; 베냐민 9, 2). 또 이때 지혜와 예언이 결합하고(지혜 7. 27 : 11, 1), 현자가 예언 전승을 전해 가는(집회 24, 31 참조) 양상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F. Josephus, 37/38?~100?)는 하 스모네 왕조의 요한 히르카누스에게 예언의 은사가 내렸 으며(《유대 전쟁사》 1, 68), 튜다(서기 44년경 ; 《유대 고대 사》 20, 97 ; 참조 : 사도 5, 36)와 '이집트인' (서기 58년경 ; 《유대 고대사》 20, 169 ; 《유대 전쟁사》 2., 261 ; 참조 : 사도 21, 38)이 자신들을 예언자로 선포했다고 전한다.
[새로운 예언자의 등장] 세례자 요한의 등장과 함께
이스라엘에 예언이 회복된다. 요한은 자신을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라고 불렀지만, 그가 회개의 세례를 베풀며 하느님께서 하실 일을 백성들에게 선포한 일은 예언자의 역할과 동일하였다(요한 1, 6-23) . 그 시대에 살았던 유다 인들도 요한을 예언자로 존경했으며, 예수는 그를 사람 들이 기다렸던 엘리야로 인식하였다(마태 17, 9-13 ; 루가 1, 17 참조).
예수 역시 예언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나자렛 회 당에서 보잘것없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구원 활동을 선포 하는 예언자의 사명을 받았음을 밝혔다(루가 4, 16-22). 또 제자들을 보내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마태 11, 3)인 지 여부를 묻는 세례자 요한에게, 예수는 이사야의 예언 을 들어 자신을 알려 주었다(마태 11, 5 ; 참조 : 이사 26, 19 ; 29, 18-19 ; 35, 5-6 ; 61, 1). 자신을 죽이려는 움직 임을 감지하고도, 예수는 "예언자가 예루살렘이 아닌 다 른 곳에서야 죽을 수 있겠느냐?" 하고 말했다(루가 13, 33).
예수가 예언자임을 의심한 시몬 같은 바리사이파 사람 도 있었지만(루가 7, 39), 사마리아 여자(요한 4, 19)를 비 롯한 많은 유대인들이 예수의 놀라운 권위와 기적 행위 를 보고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오신 예언자" 로 여겼다 (마태 21, 11 ; 참조 : 마태 21, 46 ; 루가 7, 16 ; 요한 9, 17). 엠마오로 가던 예수의 제자들도 예수를 "하느님과 모든 백성들 앞에서 그 하신 일과 말씀에 큰 능력을 보이 신 예언자였다" 고 소개했다(루가 24, 19).
신약성서 저자들은 메시아에 관한 예언 대목(이사 7, 14-15 ; 52, 13-53, 12)뿐 아니라 구약성서 전체를 "예 언의 말씀" (2베드 1, 19)으로 간주하여, 예언되었던 새 세계의 희망과 기대가 예수의 삶과 활동에서 온전히 성 취되었다고 주장했다(마태 1, 23 : 2, 5-6. 15. 17-18 ; 3, 3 참조). 그리하여 예수는 예언자인 동시에 그를 넘어 그 리스도요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선포하였다. 결국 예언자 들이 열심히 찾고 연구한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에 관 한 내용이며(1베드 1, 10-11), "예수께서 계시하신 진리 야말로 예언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묵시 19, 10)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초기 그리스도교의 예언] 예수에게 머물렀던 하느님 의 영은 초기 그리스도인들을 통해서도 활발한 예언 활 동을 펼쳤다. 초기 교회는 이를 요엘이 전한 예언이 성취 되고 새 시대가 열렸다고 풀이했다(사도 2, 14-21). 성령 의 예언 은사로 인해 교회는 큰 활력을 얻었다. "하느님 의 말씀을 받아 전하는" 예언의 은사는 "사람들을 키워 주고 격려해 주고 위로해 주어 교회에 도움을 주기"(1고 린 14, 3-4) 때문이다(1고린 14, 1 ; 1데살 5, 19 참조).
예언자들은 초기 교회에서 사도에 버금가는 역할을 공 적으로 수행했다(1고린 12, 28). 바오로 자신은 이방인 사도직을 주장하긴 했지만 사실상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전한 예언자라 할 수 있다(1고린 13, 2 ; 14, 6. 37). 그는 출생하기 전부터 하느님의 선택과 소명을 받았다고 믿었 으며(갈라 1, 15 ; 비교 : 예레 1, 5) "주님께서 보여 주신 신비로운 영상과 계시"도 체험했다(2고린 12, 1-10).
초기 교회에서 예언자들이 수행한 역할을 분명하게 다 파악할 수 없지만, 그들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하느님 의 뜻을 선포하며 이행하도록 앞장선 것 같다. 안티오키 아 교회에 있던 예언자들은 성령의 인도를 받아 바르나 바와 바오로를 선교사로 파견했다(사도 13, 1-3). 예루살 렘 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을 전한 유다와 실라도 예언자 로서 복음을 선포하였으며(사도 15, 27-32 : 디도 10, 3) 전도자 필립보의 네 딸도 모두 예언자였다(사도 21, 8-9) 그리스도인 하가보가 예언한 기근은 클라우디오 황제 때 실제로 발생했다(사도 11, 27-29 ; 참조 : 《유대 고대사》 20, 101). 또 하가보는 예언 행위를 통해 바오로의 앞날을 예 언하였다(사도 21, 10-11).
예언 은사로 인해 교회에 활력이 생겼지만 동시에 무 질서와 혼란도 야기되자, 바오로는 이 은사의 사용에 대 해 일정한 규칙을 세웠다(1고린 14, 29-33). 무엇보다도 예언하는 사람은 "자기 심령을 자제할 수 있어야 한다" (1고린 14, 32)고 하여 몰아 상태에 빠져 자의식을 잃어 버리는 이교도의 방식을 거부하고 평화와 질서 속에서 예언하도록 자제할 것을 이른다.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초기 교회에는 거짓 사도(2고린 11, 13 ; 갈라 1, 6), 거짓 교사(2베드 2, 1)와 함께 다른 복 음을 전하는 거짓 예언자가 등장했다(마태 7, 15 ; 24, 11. 24 ; 2고린 11, 47 ; 묵시 2. 20-23 ; 16, 13 ; 19, 20 ; 20, 10). 따라서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예언자가 많기 때문에 "그들이 성령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인지 아닌지를 시험해" 보아야 했다(1요한 4, 1). "예언은 인간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성 령에 이끌려서 하느님께로부터 말씀을 받아 전한 것이 기 때문이다(2베드 1, 21).
Ⅳ. 현대 사회에서의 예언
신구약 성서에서 예언자는 그들 자신의 세대에 하느님 을 대신하여 말한 이들이다. 오늘날 우리는 그들이 하느 님의 사람으로 치열하게 살았던 믿음의 삶에서 많은 것 을 배우고 느끼게 된다. 나아가 예언자 자신보다 더 중요 하고 위대한, 그들이 전한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 게 된다. 그들이 온 삶으로 증거했듯이, 그 말씀은 과거 에 머물지 않고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살아 있으며 실제 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예언자들은 이 사실을 확연 히 깨달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 말씀을 위해 살 았고 또 죽기까지 하였다.
하느님은 지금도 당신의 백성에게 당신과 사랑과 뜻을 일러주시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택하신다.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직, 왕직에 참여하는 그리스도인들은(평신 도 2항), 오늘날 시대의 징표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읽으 며, 삶을 위협하는 여러 형태의 불의와 폭력에 직면하여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들은 미래 에 이루어질 종말의 시기에 주목하지 않고 '오늘 이 자 리' 에서 예언자의 최고 모범이신 예수의 뒤를 따르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참 예언과 거짓 예언의 분별은 여전히 긴요한 과제이다. (⇦ 예언자 ; → 예언서 ; 예언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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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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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נְבוּאָה · [그]προφητεία · [라]prophetia · [영]prophe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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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훼로부터 부르심을 받아 선견자로 불린 사무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