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덕

完德

[라]pertectio Christina · [영]Christian perf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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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통하여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지복직관 (至福直觀, visio beatifica)을 이루고, 나아가 개인의 완전 한 성화(聖化, sanctificatio)를 이루는 것.
어떤 것이 완전하다는 것(perfectio, perficere)은 지나치 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으며 무엇이 완성되었거나 끝난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인간 본성은 완전한 것을 추구한 다. 예를 들면 피아니스트가 완벽하게 악기를 연주하고 기술자가 제품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나 예술가가 자기 의 분야에서 완전하게 예술품을 만드는 것이 여기에 속 한다. 이와 같이 완전한 것을 추구하는 인간이 덕행을 닦 되 적당히 닦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덕을 닦아 온전한 인간이 되려고 한다. 인간 본성이 이러하므로 올바른 사 상과 철학 그리고 고등 종교들은 모두 완전을 지향하고 추구한다. 불법승 삼보(佛法僧三寶)에 귀의하고 사제 팔 정도(四諦八正道)를 지키면서 정진하는 불자(佛子)들의 모습도 그리스도인이 완덕에 도달하려고 수행하는 것과
같다.
그리스도교적 관점에서 보는 완덕은 이상적인 그리스 도인 생활의 최종 목표이며, 개인의 수행(修行)과 하느 님 은총의 도움으로 성취된다. 그것은 다름아닌 성인(聖 人)이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완덕] 그리스도인의 완덕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으로써, 일차적으로는 지복직관을 말 하며, 이차적으로는 영성 생활의 목적인 개인의 성화를 의미한다. 성화란, 모든 그리스도인이 완덕의 모범인 예 수 그리스도의 "하늘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여 러분도 완전해야 합니다"(마태 5, 48)라는 가르침과 "하 느님께···그 부르심으로 거룩하게 된"로마 1, 7) 모든 이 들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1데살 4, 16)과 "우리 모두 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 일치하여, 완 전한 사람이 되고 그리스도의 충만함의 완숙한 경지에까 지 이르게 됩니다"(에페 4, 13)라는 사도 바오로의 가르 침을 따라 하느님 은총의 도움으로 수행에 힘쓰면서 성 덕의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 회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성덕에 불림을 받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교회 40항).
영성 생활의 목표인 성화나 완덕은 궁극적으로는 사후 (死後)에 이루어지나, 지상 생활에서 완덕의 도달은 영 혼이 하느님의 은총과 결합된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세 례성사를 통하여 성화 은총을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영혼은 은총 지위에 있으므로 완덕에 이를 수 있는 씨앗 을 받았다. 그러므로 은총의 도움으로 덕행들을 쌓아 나 가되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사랑의 생활을 해 나감으로 써 이상적인 완덕에 도달할 수 있다.
[완덕의 요소] 사랑 : 그리스도인 완덕의 제1차적인 요소는 사랑이다. 그리스도인의 완덕은 사랑의 완성에 있으며, 이 사랑은 완덕의 주요한 요소이고 가장 본질적 이며 특징적인 요소이다. 사랑의 척도에 따라 덕행과 완 덕이 결정된다. 그러므로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완전한 사랑에 도달한 이는 실제적으로 완덕에 도달했다고 본 다.
성서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율법과 예언서 의 가르침은 사랑의 이중성(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에 있다고 가르쳤다(마태 22, 35-40 ; 마르 12, 28-31). 사도 바오로도 여러 서간에서 이와 동일하게 가르쳤다(골로 3, 14 ; 로마 13, 10 ; 1고린 13, 13). 교부들과 교회의 공식적 인 가르침은 이런 성서의 가르침을 재확인하고, 완덕이 사랑의 완성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Joseph de Guibert, S.J, Documenta ecclesiastica Christianae perfectionis studium spectantia, Roma, Gregorianu, 1931, n. 266) .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5~1274)는 모든 생명체와 같이 완전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궁극 목적은 하느님과 일치하여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행복이며, 이 는 지복직관의 상태라고 하였다. 이를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을 통해 인간은 자신의 궁극 목적인 하느님과 온전히 일치할 수 있다(《신학 대전》 Ⅱ-Ⅱ , q. 184, a. 1 : I , q.6. a.3 ; q. 73, a. 1 ; I q. 44, a.4 ; q.5, a.2).
사랑과 다른 덕행들과의 관계 : 다른 덕행들은 인간의 최후 목적인 하느님과의 일치를 도와 주는 준비에 불과 하다. 윤리덕은 인간을 하느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방법 에 합당한 질서를 확립하여 간접적으로 인간을 하느님께 로 이끈다. 신학적 덕행인 믿음[신앙, 信德]과 희망[바람, 望德]은 인간을 하느님과 연결시키고 결합시키지만, 직 접적으로 하느님과 일치시키지는 못한다. 이 덕행들은 하느님에 관한 불명료하고 불완전한 인식을 제공할 뿐이 다. 하지만 사랑[愛德]은 인간을 직접적으로 하느님과 일 치시키며 그리스도인 완덕의 본질을 이루고 다른 덕행들 의 형상(形相, forma)과 감독자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사랑 자체인 하느님과의 관계를 친숙하게 하며 일치시키 는 사랑은 인간 공동체 안에서도 상호간 친밀한 관계를 확립시킨다.
하지만 기타 덕행들이 완덕과 무관한 것은 아니다. 그 리스도인 완덕이 사랑의 완성에 있으나 다른 덕행들이 우연적이거나 완덕의 도달에 불필요한 요소라고 할 수는 없다. "의로운 사람은 그의 신실함으로써 살리라"(하바 2, 4)는 말씀처럼, 여러 가지 덕행들은 하느님을 섬기고 이웃에 봉사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덕행들의 정 점인 사랑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며, 완덕 추구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완덕에 도달했다고 보이는 이들의 시성(諡聖) 자료에는 사랑의 행위만이 아 니라 기타 덕행들의 실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 을 보더라도 기타 덕행들의 실천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 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완덕이란 신앙과 윤리 생활의 통합 된 충만함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랑의 완성을 목적 으로 하되 기타 윤리 덕행들은 그 목적을 향한 수단들이 되는 것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므로 인간 완 성의 궁극 목적인 하느님과의 일치(완전한 행복과 지복직관 의 상태)는 다른 모든 덕행들을 실천하게 하고 모든 성화 수단을 지배하며 완덕에 이르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게 한다. 사랑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만이 아니라 실제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기타 덕행들의 실천과 모든 활동을 하느님께 대한 사랑에서 행함으로써 완덕에 도달하게 된다.
[완덕의 단계] 영혼이 은총의 도움으로 하느님을 사랑 하는 데 방해되는 것을 제거하는 작업을 높은 차원에서 는 수덕 생활(vita ascetica)이라고 한다. 완덕을 지향하는 영혼은 수덕 생활을 단계적으로 해 나감으로써 덕행들을 꽃피우고 열매 맺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정화 · 조명 · 일치의 세 단계로 분류해 왔으나, 초보 · 진보 · 완성의 단계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정화의 단계 : 첫 번째 단계는 모든 대죄는 물론, 소죄 도 피하며 결점까지도 제거하는 정화의 단계 또는 정화 의 길(via purgativa)이다. 죄는 근본적으로 완전한 하느님 과 함께 할 수 없으므로, 죄를 끊고 자신을 정화하는 것 은 완덕을 추구하는 영혼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과거의 수덕 신학은 무조건 죄를 끊는 방법에서 시작했 으나, 현대는 보조 학문의 도움을 받아 먼저 자신의 기질 (氣質, character)과 가계(家系)와 후천적인 역사성을 파
악한 후 장단점을 인식하고 죄와 결점에 떨어지는 원인 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죄를 거슬러 투쟁하며 불완전함 까지도 제거하려고 노력한다. 윤리적으로 대죄와 소죄를 구별할 수 있으나 사랑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완덕의 길에서는 대죄와 소죄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죄 그 자체는 비록 미소하다 해도 완전한 하느님과 공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느님 은총의 도움을 받아 유혹과 의 싸움 · 감각의 절제 · 고행 · 완덕을 향한 청원 기도· 영성 지도 등은 정화의 길에서 필수적이다. 특히 초보자 는 올바른 지도를 받음으로써 완덕의 길에 앞당겨 나아 갈 수 있다. 정화의 수준 높은 단계는 내적 감각 · 정욕 · 지성 · 의지의 정화이며, 마지막 단계는 오직 하느님만이 행하는 수동적 정화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십자가의 성 요한(Joannes a Cruce, 1542~1591)이 《어두운 밤》(Noche oscura)에서 제시한 감성과 심령의 밤을 통과하는 것으로 써 고차원의 정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조명과 일치 의 단계를 미리 맛보게 된다.
조명의 단계 : 하느님 은총의 도움으로 죄의 생활에서 벗어나 수행하는 영혼은 이미 완덕을 향해 정진하고 있 으므로, 은총과 주입 덕행 및 성령의 선물들을 받고 있 다. 그러면 지성과 의지가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 니라 신앙의 지도를 받아 작용하게 된다. 이 상태는 영혼 이 제반 활동에 있어서 신앙인다운 판단을 내리게 되며, 하느님 중심으로 살아가게 된다. 따라서 습득 덕행을 실 천하고 더욱 높은 단계의 정화를 하므로 기도와 성사 생 활에 더 충실하게 된다. 아빌라의 데레사(Theresia ab Avila, 1515~1582)가 제시한 기도의 아홉 단계 가운데 두 번째 단계부터 조명의 단계가 시작된다고 보여진다.
일치의 단계 : 이 단계는 가장 높은 단계로서 기도 생 활에 있어서는 지성보다 의지가 더 우세한 단계이다. 아 빌라의 데레사가 제시한 정감의 기도 단계에서 정적의 기도, 순응 · 일치의 기도, 변형 · 일치의 기도 등에서 영 혼이 체험하는 영적 상태이다. 낮은 단계에서도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의 일치를 체험하지만, 최고봉인 변형 · 일 치의 단계에서 영혼은 지상에서도 이미 천상을 맛보게 된다. 교황 그레고리오 1세(590~604)의 표현처럼 이 세 상에서 관상 기도를 통해 천국의 아름다움을 미세하게나 마 맛본 영혼은 절대로 죄를 범하지 않는 단계이기도 하 다. 왜냐하면 이 지상의 삶이 끝나면 천국에서 누릴 그 삶이 너무나 아름답고 존귀하기 때문이다(《PL) 76 Mora- lium in Lib. XXXII -In Caput XLIB. Job : 275B-277A ; 291D-292C ; Hom. in Ezech., 《PL》 76 : 1060B-C, 1070A-1071B). 깊은 영성 생활을 하는 이들은 이런 높은 단계의 체험은 하지 못하 더라도 영성체나 성체 조배 · 기도 · 묵상 · 관상 등을 통 하여 하느님과 순간적으로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의 분류는 일반적이다. 초자연적 생활은 굴곡이 심하며 초보의 단계에 있는 영혼이 조명, 일치의 단계를 맛보기도 하며 진보된 영혼도 초보의 단계를 다시 밟아 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일반적인 단계의 분류에 구애 받지 말아야 한다. 원칙은 완덕의 열망으로 불타는 영혼 은 성령의 인도에 모든 것을 맡기면서 하느님과의 일치
를 통해 사랑을 완성하도록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 의] 완덕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다. 모든 그 리스도인이 완덕에 불림을 받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의무에 속하는 것이나(마태 5, 48) 그 열망을 키워 나가기 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각자의 신분과 생활 양식에 따라 이 근본적인 의무를 수행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각자의 삶을 완덕에 대한 열망에로 향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 다. 원칙 중 하나는, 모든 그리스도인은 만유 위에(super omnia) 사랑인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도록 노 력해야 한다(신명 6, 5 ; 마태 22, 34-40)는 것이다. 여러 가지 신심 수업과 영성 지도자의 안내를 받아 이 열망과 의무를 구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 의무를 더욱 구체 적으로 드러나게 수행하는 이들은 수도자들과 재속 회원 들이다. 그들은 회헌이 규정한 방법과 특별한 카리스마 를 통해 청빈 · 정결 · 순명의 복음 삼덕을 실천함으로써 완덕의 열망과 의무를 수행한다(교회 43~44항 ; 수도 1항 ; 교회법 573조, 710조, 731조). (→ 대신덕 ; 덕 ; 동정성 ; 사랑 ; 사추덕 ; 성덕 ; 수덕 ; 수덕 신학 ; 윤리덕)
※ 참고문헌  S. Légasse, 《DSp》 XII -1, pp. 1074~1081/ Jordan Aumann, Spiritual Theology, Sheed and Ward, London, 1980/ -, The Meaning of Christian Perfection, St. Louis, 1956/ R.N. Flew, The Idea of Perfection in Christian Theology, Londres, 1934/ J. de Guibert, Theologia spiritualis Ⅱ. Quaestiones selectae de natura et causis perfectionis christiane, Rome, 1932. [田達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