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설정되었으며 만물과 모든 사 람들을 하느님께로 이끌어 완성시키는 직무. 교회와 하 느님의 백성인 신자들은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한다. 이는 다스리는 권한이 아니라 목자가 양을 이끄는 것처 럼 하느님께로 이끄는 것이며, 봉사하는 것이다. "그리 스도께서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모든 사람들을 당신께로 이끄심으로써 당신의 왕권을 행사하신다(요한 12, 32). 왕이시며 우주의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봉 사를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봉사하고 또한 많 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속전으로 자기 목숨을 내주러 오 셨기' (마태 20, 28) 때문에 모든 사람의 종이 되셨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다스린다는 것은 곧 그리스도께 봉 사한다는 것이다' (교회 36항). 교회는 특히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 속에서 교회 창립자의 가난하고 고통받 는 모습을 발견' (교회 8항)하여 그들에게 봉사한다. 하 느님의 백성은 그리스도와 함께 봉사하는 이 소명에 맞 갖게 삶으로써 '왕다운 품위' 를 실현한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786항).
I . 교의 신학에서의 왕직
[개 념] 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온 목적은 하느님 영광의 현양과 인간의 구원을 위해서이다. 하느님의 영
광을 현양하는 것과 인간의 구원은 별개의 사실이 아니 고, 동일한 사실의 양면이다. 영원한 목자인 그리스도는 이 구속 사업을 영구히 계속하기 위하여 교회를 세우기 로 결정하였다. 교회를 세우시면서 그리스도가 원한 것 은 자신이 성부께로부터 받은 사명과 임무를 계속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교회의 직무는 그리스도의 직무의 연 속이다.
그리스도는 이중적 의미에서의 왕이다. 그는 본성상 왕이다. 그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모든 것의 상속자이다. 그는 창조주 하느님이시기에 모든 피조물 위에 지배권을 가진다. 그리고 그리스도는 신인(神人)으로서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재자가 되기에 직무상 왕이다. 따 라서 그는 이중적 왕국을 갖는다. 본성상 왕으로서의 왕 국은 보편적이며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모든 실재 (實在)를 포함한다. 이 왕국의 왕권은 삼위의 하느님 모 두에게 공통된다. 그리고 직무상 왕으로서의 왕국은 특 별하고 제한적이다. 이것은 오직 하느님께 뽑힌 자들에 게만 관련이 있다. 이 왕국은 성부에 의해 그리스도에게 주어졌으며, 그리스도는 성부로부터 발휘될 권위를 받았 고 그 권위를 성부께 의지한다. 그리고 선택된 자들이 그 소명을 효과적으로 완수할 때, 그리스도는 그 왕국을 성 부께 돌려 드릴 것이며 하느님은 모든 것 안의 모든 것이 되실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왕직이다. 따라서 왕직은 한마디로 만인과 만물을 하느님께로 이끌어 완성 시키는 직무이다. 교회의 왕직은 바로 이 그리스도의 왕 직에 참여한다. 하느님의 계획은 교회를 통하여 모든 만 인과 만물을 완성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래 왕은 사람들의 안녕과 평화, 즉 행복을 책임지는 존재이다. 인류 역사에서 그 어떤 왕도 인간에게 진정한 행복, 완전한 행복 즉 구원을 가져다 주지 못했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인간에게 진정으로 완전한 행복인 구원을 가져다 주셨다. 따라서 교회는 그리스도를 왕 중의 왕이 라 부르며, 연중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지 내고 있다.
[성서에 나타난 왕직] 구약성서 : 멜키세덱은 사제직 에서만이 아니라 왕직에서도 그리스도의 전형이다. 왕좌 의 사제이신 그리스도에게서 그런 것처럼, 이 두 직은 멜 키세덱에게서도 만난다. 왕으로서의 그의 자질 때문에 그는 정의의 왕, 정의로운 왕이라는 뜻을 가진 멜키세덱 이란 이름을 얻는다. 그는 통치의 지위로부터 살렘 왕, 즉 평화의 왕이라는 칭호를 얻었다(히브 7, 1 : 이사 9, 6). 그 지혜와 군사적 기술, 용기와 용맹성, 전쟁과 승리, 정 의로운 통치 등으로 다윗은 왕직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탁월한 전형이었다. 그러므로 그의 원형(antitype)인 그리 스도는 뒷날 유대인들에게 그들의 왕 다윗이라 불린다 (예레 30, 9 ; 에제 33, 23). 솔로몬 또한 왕으로서 그리스 도의 전형이다. 그러기에 그리스도는 때때로 솔로몬, 솔 로몬 왕이라 불린다(잠언 3, 7-11 ; 8, 11-12). 그리고 당 신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여기에 솔로몬보다 더 큰사람 이 있다" (마태 12, 42)고 하였다.
창세기 3장 15절에 그에 대한 예언이 처음으로 나타
나는데, 이는 '여자의 씨' 가 '뱀의 머리' 를 부수어야 한 다. 즉 악마와 악마의 모든 행태를 파괴해야 한다는 것으 로, 그리스도가 왕의 권능을 행사하는 것이며 승리의 왕, 자신과 백성의 적에 대한 승리의 정복자로서의 그리스도 를 표현하는 것이다. 발람은 "야곱에게서 한 왕이 솟는 구나" , 왕홀을 쥔 자, 왕이 "이스라엘에서 나온다" (민수 24, 17)고 예언했는데 이 예언은 동방의 현자들을 유대 인의 왕의 탄생을 알기 위하여 유대 땅으로 인도했다. 그 리스도에 관한 이사야의 예언에서는 "우리에게 주시는 아드님, 그 어깨에는 주권(통치권)이 메어지겠고"(이사 9, 6-7), 예레미야의 예언에서는 "그는 현명한 왕으로서 세 상에 올바른 정치를 펴리라"(예레 23, 5-6)고 하였다. 이 외에도 "나 대신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 너에게서 난다" (미가 5, 2), "시온의 딸에게 알려라. 네 임금이 너에게 오신다" (즈가 9, 9 ; 마태 21, 4-5)와 같은 왕으로서의 그 리스도에 대한 예언은 구약성서에 많이 언급되어 있다.
왕들이 즉위식에서 왕관을 받듯, 그리스도는 하늘에 올라 영광의 관을 받으셨다. 그리고 왕들이 왕좌에 앉듯 이, 이사야는 영광의 주님이 왕좌에 들어올려져 앉아 계 심을 보았다. 우리 주 그리스도는 모든 적을 물리쳤을 때 성부와 함께 왕좌에 앉으셨으며, 그의 왕좌는 영원한 것 이다. 그리고 그는 다시 세상을 심판하러 와서 당신의 왕 직을 이행할 때, 그의 위대함, 순수함, 정의의 상징인 흰 옥좌에 앉으실 것이다(이사 6, 1 : 시편 45, 6). 왕들이 왕 위의 상징으로 왕홀을 손에 들고 있듯, 그리스도는 "정 의의 왕홀"을 들고 계신다. 그는 자신의 충성스런 백성 들에게는 인자, 은총, 자비의 황금 빛 왕홀을 내어 놓으 며, 적을 다스리실 때는 쇠로 된 왕홀을 휘두른다(시편 45, 6). 또한 왕들이 때로 장엄하고 위엄 있는 의복으로 치장하듯, 그리스도는 위엄 그 자체로 차려 입으신다. "야훼께서 위엄을 옷으로 입으시고 왕위에 오르셨다" (시 편 93, 1).
신약성서 : 그리스도는 육화의 상태에서 왕이었다. 별 의 인도로 아기 예수를 방문하게 된 동방 박사들이 그를 왕으로 이해했듯이, 그리스도는 왕으로 태어났다. 성모 마리아에게 그리스도의 잉태를 전달한 천사도 그녀에게 당신의 아들은 "크게 되어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 불릴 것입니다. 주 하느님께서 그의 조상 다윗의 옥좌를 그에게 주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는 영원히 야곱의 가 문 위에 군림할 것이며 그의 왕권은 끝이 없을 것입니 다"(루가 1, 32-33)라고 일러주었다. 이사야의 예언대로 태어난 그 아기는 자신의 어깨에 주권을 얹게 될 것이며, 평화의 왕이 될 것이다. 그는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 습니다"는 말로 공적 삶을 시작하였는데, 이는 장차 생 겨날 자신의 왕국을 의미한다. 또한 그리스도는 많은 사 람들에게는 아니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왕으로 알려졌 다. 나타나엘은 그리스도가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라는 확신에서 다음과 같은 신앙 고백을 한다. "랍비, 랍비는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요한 1, 49). 그리스도가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따르는 사람들 은 그리스도의 왕족성과 위엄을 외친다. "다윗의 아드님
께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축복받으소서 지극히 높은 곳에서 호산나!"(마태 21, 4-5. 9 ; 루가 19, 38). 더구나 그리스도는 지상에서의 삶 동안 성부로부터 심판을 행할 권리, 즉 정의로 왕권을 발휘할 권리를 받았 다(요한 5, 22 ; 마태 11, 27). 그리고 부활하시어 승천하 시기 전 "하늘과 땅의 모든 권능을 받았다"고 선포하면 서 제자들에게 세례를 베풀 권한을 부여하고 그들의 임 무를 새롭게 하며 세상 끝 날까지 그들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한다(마태 28, 18-20).
하늘에 오른 예수가 "주님이 되셨고 그리스도가 되셨 다" (사도 2, 36)는 것은 그가 그전에는 주님도, 그리스도 도 아니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분으로 선포되었으 며 보다 더 명백하게 현시된 것이다. 그리고 그는 구세주 로서만이 아니라 왕으로 높이 들어올려졌고 모든 천사와 권능과 세력이 그에게 굴복하게 되었으며, 성령을 사도 들에게 풍성히 내려 주어 그의 복음이 세상 곳곳에 번져 가 당신의 왕국을 키우셨다. 이 왕국은 보잘것없이 시작 하지만 겨자씨처럼 커져 감으로써 그리스도는 이 세상에 서 당신의 왕직을 수행하고 계시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왕직] 세속 통치자의 필수 조건을 잘 알 았던 다윗은 사람을 다스리는 분은 정의로워야 하며 하 느님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때 그는 메시아
에 대한 관념을 머리에 담고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2사무 23, 3-4). 시온 왕의 특성은 무엇보다도 정의로워야 한다. 정의로 통치하는 왕, 정의와 평등의 법 으로 다스리는 왕, 공정한 판단을 하는 왕이다. 왕홀도 정의의 왕홀이며, 왕좌 도 정의로 세워지고, 그의 옷도 정의의 띠로 메워진다(예레 23, 5-6 ; 이사 9, 7 ; 11, 4-5 ; 시편 45, 6 ; 즈가 9, 9). 또 다른 특성은 하느님을 두려워해야 한 다. 하느님을 두려워하기에 어떤 외향 이나 취향에 이끌림 없이 공정한 판단 을 하게 된다(이사 11, 2-3). 또한 왕은 하느님의 천사처럼 지혜로워야 한다. 백성의 안전과 안녕을 지키기 위하여서 는 적의 계획을 꿰뚫을 수 있을 만큼 현 명해야 한다. 그는 모든 지식과 지혜의 보물을 지니고서 그 지혜로 통치하고 판단하신다. 여기에 '용기의 영' (Sprite ofmight, 이사 11, 2)이 더하여져 재판하 고 법을 시행하며 백성에게 복종을 명 할 권위와 권능을 지니게 된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능이 그에게 주어지며 그 는 그 권능을 행사한다. 그는 전지전능 한 하느님이며 바로 하느님으로서 다스 리신다(마태 28, 18 ; 묵시 19, 6).
백성 없는 왕은 왕이 아니다. 하느님 으로서의 그리스도의 왕국은 모든 피조 물에 미친다. "야훼께서는 하늘에 옥좌
를 차리시고 온 누리를 다스리신다"(시편 103, 19). 그러 나 중재자로서의 그의 왕국은 특별하고 제한적이며 이스 라엘, 야곱의 가문, 신성한 시온 언덕이라 불리는 어떤 정해진 사람들만을 지배하신다. 그러기에 그리스도는 '이스라엘의 왕' 이라 불려지고 '야곱의 가문' 을 다스리 신다고 이야기되며 '거룩한 시온 산' 위에서 왕으로 세 워졌다(요한 1, 49 : 루가 1, 33 : 시편 2, 6 ; 묵시 15, 3). 그러나 이 이스라엘, 야곱의 가문은 정치적 체제로서의 유대 민족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또한 그리스도 를 그들의 통치자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이스라엘을 뜻 하는 것도 아니고, 이스라엘 중 은총으로 선택된 사람들 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스도는 이스라엘 가문 의 잃어버린 양 떼를 찾아 다스리고 돌보시기 위해 오셨 지만, 유대인 · 이방인 모두로 이루어진 영적인 이스라엘 통치를 위해 오셨다. 하느님은 모든 민족 가운데 특별히 이스라엘을 선택하셨고, 당신의 피로 구속하시고 당신의 영으로 부르시며 그리스도 안에서 그들은 영원히 구원받 는다. 그리스도의 영과 은총으로 신앙을 고백한 모든 이 들은 눈에 보이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되었다. 그들은 자 발적으로 그리스도의 백성이 되어 "주님의 길은 바르고 참되십니다"(묵시 15, 3)라고 노래한다. 하느님의 교회는 그리스도의 왕국이며, 그 구성원이 그리스도의 백성이
다.
그리스도는 당신의 왕직(목자직)을 십자가에서 완성하 였다. 십자가는 이스라엘의 현세적 메시아 대망을 완전 히 무산시키면서 그의 통치의 본질이 세상의 것과 다른 것임을 분명히 해주었다. 그의 통치는 주종 관계의 바탕 에서 이루어지는 강압이 아니라, 상호 위격적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봉사였다. 예수는 자기가 잃어버린 자들을 찾아내기 위해서 보냄을 받은 목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 었다(루가 15, 4-7 ; 마태 18, 12-14). 그는 자기 양들을 위 해 자기 목숨을 바치는 분이요, 자기 양들을 아는 분이 다.
목자에 관한 신약성서의 언급에는 왕으로서의 존엄한 지위가 내용상 이미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활 이후의 원시 교회 공동체에서는 예수를 그리스도와 주님 으로뿐 아니라 왕으로도 지칭하였다. 그러나 예수는 십 자가에서의 왕이다(마르 15, 2. 9. 12. 18. 26). 그리스도 왕권에 관한 그리스도교적 해석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 는 곳은 빌라도로부터 재판받는 장면이다. 여기서 예수 는 자신의 왕국을 두 가지로 특징지었다. 하나는 그의 왕 국이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진리를 증언"하는 것이다(요한 18, 33-37). 그의 통치는 제자들이 그에 대한 신앙에 의거해 성사를 주면서 그를 뒤따르는 가운데 이루어진다(마태 28, 19). 그리스도 왕 권의 특징은 하느님께로의 헌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한 봉사에 있다.
그리스도 왕은 지상에서와 마찬가지로 부활 후에도 당 신 백성을 살리시고 다스리신다. 그 왕은 지상에서 인간 에게 봉사하신 것처럼, 오늘날도 겸손한 방법으로 인류 를 살리신다. 그러므로 교회의 일꾼들은 겸손한 봉사의 자세로 성사 집행과 교회 활동에 임할 때, 그리스도 왕권 을 참되게 행사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왕직은 무 엇보다도 임금과 백성 사이의 상호 관계에 놓여 있다. 그 래서 이 왕직을 수행하시는 그리스도는 자기 자신을 낮 춤으로써 우리를 올려 주었다. 즉 하느님이시면서도 우 리와 같이 되어 우리를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시킨다. 지 상에서와 같이 부활 후에도 영원히 인간성을 벗어 버리 지 않는 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영원히 살리는 참된 우리의 왕으로 남아 계신다.
[교회의 왕직] 하느님은 교회를 통하여 만물을 완성시 키려는 계획을 갖고 계시므로, 교회가 그리스도의 왕직 에 참여하고 있음은 확실하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왕직 에 참여하고 있다면 당연히 그의 통치권에도 참여한다. 그래서 그리스도는 사도들에게 "내 양을 먹여 기르시오" (요한 21, 15-17)라고 명하셨으며, 사람들이 형제들의 충 고를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시오. 교회의 (말도) 귀담 아듣지 않거든 당신은 그를 이방인이나 세리처럼 여기시 오"마태 18, 17)라고 하면서 교회가 신자들을 다스릴 권 한이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통치권은 교회 공동체 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입법, 구체적인 행위가 제시된 규범에 맞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사법, 그리고 판단한 것 을 시행하는 행정을 포함한다. 그리고 진리를 가르치는
교도권과 은총을 중재하는 신품권을 지탱하는 권한이다.
한 공동체 안에서 모든 구성원이 실제로 동등한 통치 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 하는 모든 신자들의 권한은 각자의 직분에 상응하는 차 이와 한계를 가진다.
모든 신자의 왕직 : 천주 성부께 죽기까지 순종한 그 리스도는 당신 제자들에게 '왕적 자유' 라는 선물을 주셨 다(로마 6, 1-23 참조). 그래서 바오로는 "자유를 위하여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해방하셨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은 이제 굳건히 서서 다시는 종살이 멍에에 얽매여 있지 않도록 하시오"(갈라 5, 1)라고 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자 유를 찬양하였다. 왕이 되려면 무엇보다 먼저 노예의 신 분을 벗어나야 한다. 즉, 모든 신자는 그리스도와 함께 죄악의 지배에서 해방되어 영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 (로마 8, 1-17 ; 1고린 2, 10-16 갈라 5, 16-26).
그리스도의 권능과 통치의 범주는 모든 창조물이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능을 받았습니다"(마태 28, 18). "하느님께서는 만물을 그분 발 아래에 굴복시키셨 고 그분을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습니다"(에페 1, 22). 따라서 모든 신자의 왕직은 자기 자신을 다스리 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이 세상에 하느님의 주권을 확립하는 데까지 이른다.
신자들은 힘을 결집시켜 세상의 제도와 상태가 죄로 유입될 때 그것들을 고침으로써 제도와 세상의 환경이 정의의 규준에 부합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 써 그들은 문화와 인간이 행하는 일들에 도덕적 가치를 심어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신자의 왕직 수행은 당연히 세상의 모든 선한 것을 수락하고 확장하며 악한 것을 거 부하고 하느님의 뜻에 맞지 않는 것을 하느님의 뜻에 맞 도록 교정하는 행위로써 이루어진다. 사회 개발과 사회 의 복음화 사명 수행에 있어서 "평신도들은 가장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으니"(교회 36항) "영혼이 육신 안에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안에서 그 혼이 되어야 한 다" (교회 38항).
교회 안에서 평신도들은 교회법에 따라 통치력의 발휘 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 따라서 교회는 특별한 공의회, 교구 시노드, 사목 협의회 등에 그들을 참여시킨다. <교 회 헌장>(Lumen Gentium)은 평신도의 교회 내적인 왕직 수행에 대한 수동적 사고를 재고하고 있다. "평신도들은 그들이 갖춘 지식과 능력과 덕망에 따라 교회의 선익을 관련되는 일에 대하여 자기 견해를 밝힐 권리가 있을 뿐 아니라 때로는 그럴 의무까지도 지닌다"(교회 37항). 성 직자들은 "교회 안에서 평신도들의 품위와 책임을 인정 하고 향상시켜야 한다. 기꺼이 그들의 현명한 의견을 참 작하고, 신뢰로써 그들에게 교회에 봉사하는 직무를 맡 기며, 행동의 자유와 여유를 남겨 주고, 더 나아가 자발 적으로 활동을 하도록 그들을 격려하여야 한다. 평신도 들이 제기하는 계획과 요청과 열망에 어버이다운 사랑으 로 관심을 기울여 그리스도 안에서 이를 깊이 헤아려야 한다" (교회 37항).
성직자들의 왕직(직위적 통치권) : 성품성사를 받아 교
계 제도에 참여한 성직자들은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 의 통치권에 참여하므로 유권적으로 교회를 다스린다. 성직자들의 이 통치권을 교회법적 통치권이라 하는데, 엄밀한 의미에서 통치권을 가진 사람들은 사도단의 후계 자인 주교단이다. 주교가 아닌 성직자들은 주교에게 종 속되어 통치권을 행사한다.
이 통치권 행사에는 교도권이나 신품권보다 인간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왕직을 십자가에서 완성하셨음을 본받아 성직자 들은 교회 공동체에 대한 철저한 봉사 정신으로 이 권한 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성직자들의 직위적 통치 권은 명령하는 자와 순명하는 자의 관계에서만 고려할 것이 아니고 교회 공동체와 공동체에 봉사하는 자의 관 계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성직자는 특수한 경우 외에는 평신도들을 복음의 정신 으로 무장시키고 그들의 영성 생활이 깊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더 효과적으로 세상에 대한 왕직을 수행하는 길이다(평신도 25항).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함에 있어서 평신도들은 세상 안에서 자신들의 위치 와 능력을 활용함으로써 성직자보다 더 실질적이고 효과 적으로 그리스도의 왕권을 증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의 직무에는 예언직 · 사제직 · 왕직이 있는데 그 중에서 예언직과 사제직에 상응하는 교도권과 신품권을 행사함에 있어 인간은 하느님의 도구에 불과하지만 사목 적 통치권을 행사하는 데는 매우 많은 인간적 요소가 개 입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교회는 초기부터 직위에 따른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지배하려 들 지 말고 섬길 것(루가 22, 26)과 영예나 권세욕을 멀리할 것과 그 직무를 짐스럽게 여기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1베드 5, 1-4). 특히 베드로 전서에는 지도자의 역할이 타인의 재능과 활동 능력을 자기를 위하여 이용함에 있 지 않고 그것대로 활동하게 하는 데 있음을 강조하고 있 다. "각자가 받은 은총의 선물이 무엇이든지, 그것을 가 지고 서로 남을 위해서 봉사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 께서 주신 갖가지 은총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1베드 4, 10).
그리스도는 오직 사랑으로만 이 권위가 발휘되어야 한 다는 원칙을 일생 고수하셨다. 따라서 교회의 왕직은 사 랑을 바탕으로 섬김과 봉사, 그리고 지혜와 슬기로써 수 행되어야 한다(교회 21항). (→ 그리스도 왕 ; 목자 ; 봉 사 ; 사제직 ; 예언직)
※ 참고문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한국천주교중앙협의 회, 1995/ 정하권, 《교회론》 Ⅱ , 분도출판사, 1981/ R. Schnackenburg, Signoria e Regno di Dio, Bologna, 1971/P. Grelot, 왕, 《성서 신학 사전》, 광주 가톨릭대학교, 1984, pp. 441~445/ J.C. Murray, Kingdom of Christ, 8, pp. 188~191/ M.J. Cantley, Kingdom of God, 8, pp. 191~195/ P. Hiinerman, Regno di Dio, 《SM》 6, Brescia, 1976, pp. 750~767. [徐炅敦]
: II . 교회법에서의 왕직 (⇨ 통치권)
왕직
王職
[라]Munus Regale · [영]Kingly Office
글자 크기
9권

예수는 십자가를 통해 자신의 왕직이 세상의 것과 다름을 보여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