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론 唯物論 (라)materialismus [영]materialiism

唯物論

[라]materialismus · [영]materi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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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론을 현실에 적용시킨 포이에르바흐(왼쪽)와 마르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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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론을 현실에 적용시킨 포이에르바흐(왼쪽)와 마르크스.


물질을 제1차적 근본적인 실재로 생각하고, 마음이나 정신을 부차적 · 파생적인 것으로 보는 철학설.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이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과 파악할 수 있는 것에 앞서서, 또 이런 것을 넘어서서 그것을 근거 지어 주는 것(신 · 정신 · 세계 이성 · 이념)에 의해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는 질료성(물질성) 에 의해서, 행동은 작용 원인(인과 관계)에 의해서만 규정 된다는 견해이다. 결국 유물론은 정신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물체의 실체만 인정하는 것이다. 유심론(唯心 論)의 반대 주장이다. [개 념] 유물론이라는 개념은 18세기 중반 독일, 프랑 스 및 영국의 철학 서적에 동시에 등장하였다. 유물론의 개념을 최초로 언급한 철학자는 스피노자(B. de Spinoza, 1632~1677)였다. 그는 하나의 물질적인 실체만 인정하였고, 인간의 영혼도 물질적인 실체라고 하였다. 따라서 정신은 모두 부인하였다. 흡스(T. Hobbes, 1588~1679)도 물체가 없는 실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렇게 물질적인 실체만 인정하고, 영혼 또는 정신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사상이 유물론이다. 이런 사상을 보다 더 일반적으로 설 명하자면, 자연적인 물체의 발생과 작용을 물질의 성질에서만, 즉 크기 · 무게 · 모양 · 관계 및 혼합 등에서만 이끌어 내려고 하는 생각(사상)을 유물론이라고 한다. [유래와 형성] 유물론의 기원이 된 사상은 이미 그리 스 시대부터 전개되었다.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 (Demokritos, 기원전 460~370)의 원자론이 유물론의 기원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물질인 원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물들이 서로 다른 것은 그 사물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인간의 영혼도 물질인 원자로 구성되어 있으나 다만 원자가 미세할 뿐이라고 한다. 근세 프랑스에서는 백과 전서파(라 메트리 · 엘베시우 스 · 디드로 · 홀바흐)와 가생디(P. Gassendi, 1592~1655), 보 일(R. Boyle, 1627~1691) 등이 다시 발견한 고대의 원자론 (데모크리토스와 에피쿠로스의 사상)을 바탕으로 유물론을 발전시켰다. 또 인체의 생리학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받 아들이고 진보한 새로운 자연 과학, 곧 물리학에서의 기계론을 바탕으로 기계론적 · 생리학적 유물론도 발전시 켰다. 이런 유물론은 인간을 기계와 같은 것으로 파악하였다. 그리고 영혼을 기본적으로는 생리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 또는 육체적인 삶에서 생기는 부수 현상이 라고 이해하였다. 이런 유물론은 자연히 무신론적, 반종 교적인 경향을 띠게 되었다. 이런 경향은 프랑스 · 독 일 · 영국 등지에서 동시에 나타나 유심론과 관념론에 반대하는 노선을 구축하였다. 유물론은 옳고 그름을 떠나 종교를 반대하는 쪽으로 발전하여, 오늘날까지도 종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물론에 대한 비판] 독일의 철학자 칸트(I. Kant, 1724~ 1804)는 유물론을 거부하였다. 그는, 유물론은 그 반대 개념인 유심론과 마찬가지로 존재를 해명하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고 하였다. 그는 선험적인 관념들이 "유물론, 곧 자연주의와 숙명론이 이성의 영역을 좁혀 나가는 뻔뻔스러운 주장을 이겨 낼 수 있다" 고 주장하였다. 또한 선험적인 관념들이 유물론을 이겨 내야만 "도덕의 이념들이 쓸데없는 생각의 분야를 벗어나서 제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고 하였다. 헤겔(G.W.F. Hegel, 1770~1831)도 간략하게나마, 역사 적 · 체계적으로 유물론에 반대하였다. 하지만 프랑스 유물론의 계몽적인 경향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그 의의를 평가하고 있다. 즉 그때까지의 문화 전체에 대한 유물론의 공헌은 인정해야 한다고 보았다. 전반적으로 유물론에 대한 그의 생각은, 프랑스의 무신론, 유물론 및 자연 주의는 종교의 전제와 타당성에 반대하는 느낌을 주고 있으며, 법률과 도덕의 규칙들을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 왔다는 것이었다. 사실 유물론처럼 인간을 동물의 일종 으로만 본다면 종교 · 도덕 · 법률이 설 곳이 없어져 버리 는 것이기 때문이다. [학문적인 발전과 내용] 유물론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 하고, 유물론은 그 후 많은 철학자들을 통해 여러 방향으 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유물론을 이론에만 치우치지 않고, 현실에 적용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포 이에르바흐(L.A. Feuerbach, 1804~1872)이다. 그는 마르크스(K.H. Marx, 1818~1883) , 엥겔스(F. Engels, 1820~1895) 및 마르크스주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포이에르바흐는 인간을 감각적인 존재인 동시에 자연에 의존하고 있는 존재라고 하여, 자기 철학의 중심에 내세웠다. 그래서 그 의 유물론은 '인간학적인 유물론'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는 고통을 받고 있는 인간이 기초적인 유물론을 형성 한다고 하였다. "의학, 특히 병리학이 ···유물론의 근원이다. 그리고 이 근원은 철학을 통해서도 없어질 수 없다. 인간은 비록 기근이나 목마름과 같은 조그만 고통이라 하더라도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렇게 고통을 당하고 있 는 한 인간은 유물론자로 될 수밖에 없다." 또 포이에르 바흐는 인간을 "먹는 바의 것"이라고 하여, 잘 먹느냐 잘 못 먹느냐에 따라 인간의 의식도 달라진다고도 하였다. 여기서 소위 계급 의식이 생긴다. 이러한 포이에르바흐 의 유물론은 후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쳐,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근원이 되었다. 포이에르바흐의 유물론을 직접 이어받은 마르크스는 프랑스의 유물론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그의 견해로는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와 프랑스 유물론의 역사는 기성 종교나 신학에 대한, 곧 기성 정치 제도들에 대한 투 쟁일 뿐만 아니라, 17세기의 형이상학에 대한 결정적인 투쟁이다. 그는 17세기의 형이상학이 무너진 것은 18세 기의 유물론 덕택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신학에 반대 하고, 형이상학에 반대하여 유물론을 실천적인 생활 영역에 끌어들였다. 종교를 비판한 그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라는 유명한 말도 남겼다. 그의 이론을 실천으 로 옮긴 여러 공산주의 국가들에서 이 말은 종교를 탄압 하는 결과를 빚었다. 더 나아가 마르크스는 이렇게 하여 후에 꽃을 피우는 역사적 유물론과 변증법적 유물론의 터전을 마련하였다. 즉 공산주의 혁명 철학의 기틀을 마 련하였다. 마르크스와 함께 유물론을 한층 더 발전시킨 사람은 그의 친구 엥겔스이다. 그는 "유물론이란 자연을 유일한 현실" 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18세기의 유물론은 "사고(생각)와 앎의 모든 내용은 감각적인 경험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고 하며, "미리 감각 속 에 없었던 것은 오성 안에도 없다" 라는 공식을 정립하였다. 하지만 그는 18세기 유물론의 커다란 부분을 이루는 프랑스 유물론이 주장하는 '자연 과학에 있어서의 결정 론' 에는 반대하였다. 기계론만으로는 세계를 다 해명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유물론은 여러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대표적인 예는 분트 (W. Wundt, 1832~1920)의 '심리학적인 유물론'이다. 역사가 이어지면서 유물론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눠졌다. 그 첫 번째가 '자연 과학적인 유물론' 이다. 이 주장 은 모든 것을 물질이라고만 보고 정신을 배제한 오류를 범하였으나, 사물들의 물질적인 요인들을 깊이 연구하여 근세 자연 과학의 발전에 공헌하였다. 두 번째는 마르크스와 엥겔스를 이어받아 발전한 경제적인 유물론' 이다. 경제적인 유물론에서는 마르크스의 주장을 이어받아 정 신적인 발전까지도 '경제적인 하부 구조' 에 기초한다고 주장하였다. 곧 물질이 하부 구조이고, 정신은 그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상부 구조라는 것이다. 즉 정신이라는 상부 구조는 하부 구조인 물질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부자는 부자의 정신을, 가난한 자는 가난한 자의 정신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이렇게 사회에서 물질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전제 조건을 바 탕으로 사회적인 역사 철학과 사회 이론이 생겨났다. 여기서 유물론과 관념론이 확연하게 구별된다. 따라서 유 물론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기본이 된다. 또한 마르크 스주의 철학자들은 프랑스의 유물론도 마르크스주의의 중요한 선구자요, 길을 마련해 준 사상이라고 본다. 마르크스주의는 역사가 인간 정신의 발달사가 아니라 물질의 발달사라고 주장하였다. 유물론은 처음에는 주로 이론적 · 철학적으로 발전하였으나 마르크스와 엥겔스 이후 이론보다 실천, 곧 종교 비판과 사회 개혁에 이바지하려는 실천 철학으로 발전하였다. 이런 유물론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레닌(V. Lenin, 1870~1924)이다. 그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자기들의 철학을 '변증법적인 유물론' 이라 강조했다고 주장하였다. 이 변증법적 유물론은 '유물 변증법' 이라고도 한다. 이 말은 마르크스가 헤겔의 '관념론적인 변증법' 과 구별하여 자기의 방법을 '변증법적인 방법' 이 라고 한 데서 비롯되었다. 마르크스는 이 변증법적인 방법이 "유물론에 기초하고 있다" 고 하였다. 마르크스는 헤겔의 관념론적인 변증법은 "거꾸로 서 있다" 고 보고, 신비주의의 너울에 가려 있는 합리적인 핵심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이것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하였다. 앵겔스는 이 방법을 '변증법적 유물론' 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변 증법적인 유물론에 바탕해서 "사회주의가 유토피아에서 과학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그들 이전의 유토피아적인 사회주의와 그들 자신들의 과학적인 사회주의를 구별하였다. 이 과학적인 사회주의는 공산주의 혁명의 도구로써 활용되었다. 변증법적인 유물론의 아버지라 불리는 엥겔스는 변증법을 한층 강조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세계는 이미 완성된 사물들이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과정(되어 가고 있는 과정)들이 모여 있는 것이다" . 이 말 은 변증법을 단적으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곧 변증법이 란 운동(움직임)이요, 자연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물을 움직임 속에서 파악하려는 것이 변증법 이다. 따라서 사회도 움직임 속에서 파악해야만 한다. 사 회 안에는 여러 가지 모순들이 들어 있는데, 이 모순들이 원동력이 되어 사회가 발전해 간다는 것이다. 변증법은 사물을 정지된 상태에서 파악하려는 일반 논리학과는 정 반대이다. 또한 유물론자들은 사회마저도 정지되어 있는 상태로 이해하지 않고 변화 속에서 본다. 여기서 다시 새로운 관점이 생겨나는데, 그것은 곧 역 사에 대한 이해이다. 관념론자들이 역사를 관념이 발전 해 온 과정, 즉 정신이 발전해 온 과정이라고 이해하는 것과는 반대로 유물론자들은 역사란 물질이 변화해 온 과정이라고 이해하였다. 그래서 "역사를 유물론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역사관을 '유물 사관' 또 는 '역사적인 유물론' 이라고 한다. 역사적 유물론은 물 질의 변천이 인간의 의식을 규정한다고 주장하였다. 정 신을 규정하는 것은 물질이라는 것이다. 이런 역사관의 귀결은, 역사란 곧 계급 투쟁의 역사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산주의자들의 투쟁 목표는 유산 계급을 쳐부수 고 무산 계급의 독재를 실현하는 것이 된다. [평 가] 2천 5백 년 전 그리스에서 발생한 유물론은 처음에는 철학 이론 가운데 하나였으나, 지난 세기에는 사회 혁명 철학으로 발전하여 실제로 큰 성과를 거두기 도 하였다. 과거에 소련을 비롯한 동구 공산권의 혁명 이 념이었던 것은 바로 이렇게 발전해 온 유물론이었다. 따 라서 유물론의 정당성은 인정되는 듯하였다. 그러나 1970년 이후 유물론에 바탕을 두었던 공산 국가들은 거 의 허물어지고 말았다. 이것은 유물론에도 오류가 있음 을 간접적으로 시사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발전 과정을 보면 유물론 못지않게 관념론도 커다란 역 할을 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신이 물질을 이끌어 온 것은 하나하나 예를 다 들 수 없을 정도이다. 따라서 관념론이나 유물론만으로는 인간과 사회 현상을 충분하 게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주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 독일 관념론 ; 마르크스 ; 마르크스주의 ; 백과 전서파 ; 스피노자 ; 포이에르바흐) ※ 참고문헌  M. Miiller · A. Halder, 강성위 역, 《철학 소사전》, 이 문출판사, 1988/ 《HWP》/ 《PhW》/ G.J. Stack, Encyclopedia of Philosophy 6, ed. E. Craig, Routledge, New York, 1998, pp. 170~173. [姜聲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