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티노 Jusimus(100/110?~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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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티노의 저서 《트리폰과의 대화》 필사본(133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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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티노의 저서 《트리폰과의 대화》 필사본(1336년).


성인. 교부. 순교자. 2세기 호교론자들 중에 가장 뛰어 난 신학자. 축일은 6월 1일. [생 애] 유스티노의 생애에 대해 자세히 알 수는 없지 만, 《트리폰과의 대화》(Dialogue with Trypho the Jew)에 묘 사되어 있는 입교 과정과 그에 관한 순교록을 통해 어느 정도의 골격을 잡을 수 있다. 그는 100~110년 사이에 팔레스티나의 사마리아 지방에 세워진 플라비아 네아폴 리스(Flavia Neapolis)의 이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의 성장 과정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는 진리를 찾는 구도자의 자세로 꾸준히 탐구하는 학구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스토아 철학, 아리스토텔레스 철학, 피타고라스 철학 그리고 플라톤 철학에 연이어 몰두하였지만 만족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이사리아의 바닷가를 산책하던 중에 한 노인을 만나 인간의 모든 사상, 플라톤 사상 에도 한계와 부족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리스도 교에 입교하였다. 그는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토로한다. "그분은 이 모든 것과 여기에서 다 이야기할 수 없는 다 른 것들도 들려주고 나서는 나에게 이것들에 대해 숙고 해 보라고 권하면서 떠나갔다. 그후 나는 그분을 더 이상 뵙지 못했다. 그런데 내 영혼 안에 갑자기 섬광이 일어났 고, 나는 예언자들 그리고 그리스도의 친구들에 대해 사 랑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그분의 말씀을 마음속으로 곰 곰이 되새기면서 이 철학이야말로 참되고 유익하며 유일 한 철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철학자 가 된 과정과 이유이다. 나는 모든 이가 나와 같은 체험을 하여 구세주의 가르침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말기를 바란다"(《트리폰과의 대화》 8). 진리를 찾으려는 끈질긴 노 력이 그를 그리스도교로 인도해 주었던 것이다. 그가 그 리스도교에 심취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순교자들의 영 웅적인 태도에 감동했기 때문이다. "플라톤 학파의 제자였을 때 나 자신이 그리스도인들을 비난했었는데, 사람 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에 직면해서도 용감한 그들을 보면서 나는 그들이 악이나 탐욕 가운데 살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제2 호교론》 12). 유스티노가 에페소에서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교 신자가 된 것은 130년경이다. 그는 이후 구도자로서가 아니라 진리의 설파자, 신앙의 설교가로 길을 바꾸어 한평생 을 하느님께 봉헌하였다. 그는 평신도였으나 스승이며 복음의 사도가 된 것이다. 그는 132~135년 사이에 에 페소에서 유대인 트리폰과 종교에 관한 토론을 가졌으며, 이것을 토대로 155년에 《트리폰과의 대화》를 저술 하였다. 그는 순회 교사로서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며 가르치다가 안토니우스 피우스 황제(138~161)가 있는 로마 에 도착하였다. 그 후 로마에 머물렀으며, 로마의 자기 집에서 교리를 가르치는 학교(schola)를 세웠다. 그의 제자들 중에는 후에 호교론자가 된 타시아노(Tatiannus, +2세 기)가 있었다. 유스티노는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를 항의하는 2편의 《호교론》을 썼으나, 165년에 로마의 집 정관인 유니우스 루스티쿠스(Junius Rusticus, 162~168)에 게 고발되어 다른 6명의 동료와 함께 참수형으로 순교하였다. 《성 유스티노와 동료들의 순교록》(Martyrium S.Justini et sociorum)이 전해 오는데, 이것은 심문과 사형 선고 에 관한 공식 문헌을 토대로 쓰여진 것으로 역사적인 가치가 크다. [저 서] 《제1 호교론》 : 유스티노가 쓴 두 편의 《호교 론》은 그의 대표적인 저서인 동시에 2세기 호교론자들의 저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저서이다. 《제1 호교론》(Prima Apologia)은, "원로원과 로마의 모든 시민들로부터 부당 하게 미움을 받고 박해당하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인 프리스쿠스의 아들인 유스티노는 이들 모두를 위하여 안토니우스 피우스 황제께와 철학자이며 가장 훌 륭한 그의 아들(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께 우리의 요구와 주장을 이렇게 전하는 바입니다" 라는 말로 시작된다. 68 장으로 되어있는 방대한 《제1 호교론》은 황제에게 직접 쓴 것이다. 46장에 "그리스도께서는 150년 전에 귀리노 총독 치하에 있을 때에 태어나셨습니다"라는 말을 미루 어 보아 152년경에 쓴 것으로 여겨진다. 《제1 호교론》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제1부(1~20장)에서는, 그 리스도인들에 대한 근거 없는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사실을 잘 조사하여 그들이 당하고 있는 억울함을 없애 줄 것을 황제에게 간청하고 있다. 그는 허위 증언에 근거하 여 재판하는 공권력의 남용과 부당성을 비판한다. 그리고 무죄한 사람들이 왜 억울하게 고통과 박해를 받아야 하는지, 그 부당한 처사의 합법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항 변한다. 제2부(21~60장)에서는, 그리스도교와 이교 사상을 비교하면서 그리스도교 가르침의 우월성을 역설한다. 이교 설화에는 유치하고 저질적이며 부도덕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이에 반해 그리스도교에는 구 약의 예언자들이 그리스도의 신성을 증명하고 있다는 점과 교리의 합리성을 설파하면서 이교도들도 이 참된 진리의 교회로 귀의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제3부(61~68 장)에서는 그리스도교의 윤리적 가르침과 종교 예식의 우월성을 강조한다. 그리스도인들을 부도덕하다고 무고 (誣告)하고 박해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며, 또 그렇게 박 해하는 자들에게 하느님의 엄한 심판이 있으리라고 경고한다. 《제2 호교론》 : 15장으로 되어 있는 《제2 호교론》(Secunda Apologia)은 161년경에 로마의 집정관 유니우스 루 스티쿠스로부터 부당하게 박해받아 순교한 3명의 처형 문제를 항의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다. 유스티노는 단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유로 가혹하게 처벌하는 것에 항의 하면서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악랄하고 풍자적인 비웃음 에 반박한다. 박해는 진리와 덕행을 증오하는 악마들의 선동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그 원수들은 구약의 의인 들뿐만 아니라 이교 세계의 의인들도 박해하였다. 만일 하느님이 당신의 제자들을 시련과 난관을 통해 덕행과 보상에로,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과 행복에로 인도하 시기를 원하시지 않았다면 악마들은 그들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박해는 결국 그리스도인들이 믿는 종교가 이교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기회를 준다 는 것이다. 《제2 호교론》은 《제1 호교론》의 후편 또는 보완편이라 할 수 있다. 《트리폰과의 대화》 : 2편의 《호교론》이 이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호교적 저서라면, 《트리폰과의 대화》는 교회 역사상 최초로 유대인들을 향해 쓴 호교적 저서이다. 이 저서는,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132년과 135년 사이에 에페소에서 실제로 있었던 유대교 랍비 트리폰과의 대화 를 토대로 155년에 편집된 글이다. 불행히도 머리말과 74장 대부분이 상실되었다. 142장으로 되어 있는 방대 한 이 저서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도입 부분 (2~8장)에서 유스티노는 자신이 받은 교육과 그리스도 교로 입문하게된 경위를 고백하고 있다. 제1부(9~47장) 에서는 구약성서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관점을 설명하는 데, 구약의 율법은 한시적인 권위를 가질 뿐이지만 신약 의 가르침은 전 인류를 위한 새롭고 영원한 법이라고 역 설한다. 제2부(48~108장)에서는 그리스도교가 그리스 도를 하느님으로 흠숭하는 이유와 정당성을 설명한다. 제3부(109 ~142장)에서는,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의 계명을 따르는 민족들이 새로운 이스라엘, 하느님의 참다운 선민이 된다고 설파한다. 이 저서는 그리스도의 가르침 을 따르는 신약이야말로 구약의 완성이며, 따라서 구약 보다 우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구약만을 믿는 유 대인들에게 그리스도교로 개종할 것을 권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신학 사상] 로고스(말씀)이신 그리스도 : 유스티노는 하느님의 초월성을 강조하면서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중 재자인 '로고스' (λόγος)에 관한 신학을 전개하였다. '로고스' 는 요한 복음 1장에 나오는 하느님의 '말씀' 이신 성자 그리스도이다. 이 '로고스'로는 하느님이 만물을 창 조하실 때에 함께 역사(役事)하셨으며, 구약의 성조들과 예언자들에게 나타나셔서 계시하셨고, 인간으로 육화하 여 만민을 구원하셨으며, 세상 마지막 날에 심판하러 오 실 분이다. 따라서 로고스는 창조 · 구원 · 종말에 이르기 까지 전 구세사에 역사하신다. 유스티노는 이 로고스-그리스도론의 근거로 "그분은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고 또 장차 오실 분"(묵시 1, 8)이라는 말씀을 제시한다. 그리스의 옛 철학자들은 자신들보다 훨씬 앞서 살았던 모세의 율법에서 영향을 받았는데, 모세는 로고스로부터 계시를 받았다는 것이다. 유스티노는 '계시하시는 로고 스' 와 '계시를 받는 인간' 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로고스' 를 계시의 "씨앗을 주는 로고스" (λόγος σπερματικός)라 하고, 인간이 받은 계시를 "로고스의 씨앗”(σπέρματα του λόγου)이라고 부른다. 이로써 그는 범신론적 오해를 없앴다. 계시 자체이신 로고스께서 친히 강생하 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그분으로부터 직접 가르 침을 받은 신약의 그리스도교는 완전한 진리의 계시를 받은 것이다. 따라서 계시의 강도에 있어서 그리스도교 는, 부분적으로 받은 구약의 유대교, 그리고 그 유대교로 부터 영향을 받은 그리스의 철학자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완전한 진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 도교의 우월성을 강변하는 이 '로고스-그리스도론' 은 후기 교부들의 그리스도론 신학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마리아론 : "우리는 주님께서 동정녀를 통해 사람이 되신 것은, 뱀에서 연유된 불순종을 처음 시작된 길과 똑같은 길을 통해 끝장내기 위해서라고 이해하고 있다. 하 와가 타락하기 전에는 처녀였지만 뱀의 말을 잉태하면서 불순종과 죽음을 낳았다. 그러나 동정녀 마리아는 천사 가브리엘이 좋은 소식을 전하자 믿음과 기쁨을 잉태하셨다. 즉 '주님의 영이 내려오실 터이니, 지극히 높으신 분 의 힘이 감싸 주실 것이오. 태어나실 분은 바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오' 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였다. 마리아는 '당신 말씀대로 제게 이루어지기 바랍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므로 그녀에게서 나실 분은, 우리가 이미 입증한 대로, 성서가 누차 말하였던 분이며, 하느님은 그분을 통해 뱀을 그 졸개들과 그를 닮는 사람들과 함께 파멸시키셨다"(《트리폰과의 대화》 100, 4-6). 사도 바오로가 아담의 불순종으로 인한 범죄와 인간에게 내려진 죽음을 제2의 아담인 그리스도가 하느님께 순종함으로써 인류를 구원 하고 새로운 생명을 주셨다는 신학을 발전시켰듯이(로마 5, 13-21), 유스티노는 하와와 마리아를 같은 구도 안에 도입시켜 구세사 안에서 마리아의 역할을 부각시켰다. 이것은 교회 역사 안에 나타난 최초의 마리아론이라 할 수 있으며, 후에 성 이레네오(130~200)는 같은 맥락에서 이 마리아론을 더욱 발전시켰다. 성체성사 : 성체성사에 관한 언급이 《제1 호교론》 65~67장에 두 번 등장한다. 하나는 세례성사를 받은 신영세자들을 위한 성찬 전례인데(65~66장), 순서는 다 음과 같다. 신자들은 새로운 형제가 된 신(新)영세자들 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서로 평화의 인사를 나눈 다음, 본격적으로 성찬 전례에 들어간다. 부제가 빵과 포도주 와 물을 준비한 다음, 장로는 제물 위에 성삼위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장엄한 기도를 바치면 회중이 "아멘" 하 고 응답하며, 이어서 성체를 영하게 된다. 성찬 전례에는 세례를 받은 신자만 참여할 수 있으며, 축성된 빵과 포도 주는 주님의 몸과 피가 된다고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이어서 67장에는 매 주일에 바치는 성찬 전례가 묘사되어 있는데, 순서는 이러하다. 도시에 사는 신자나 시골에 사 는 신자나 모두 함께 모여 먼저 독서를 들은 다음 사제의 강론을 듣고, 모두 일어나서 기도(오늘의 '보편 지향 기도'에 상응함)를 바친다. 그 다음 빵과 포도주와 물의 제물을 준비한 다음의 순서는 신영세자들을 위한 성찬 전례와 같다.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주일(主日)에는, 성찬 전 례에 참례하는 것과 함께 전례의 정신에 따라 사랑을 실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부유한 사람은 더 많은 것을 봉헌하고 가난한 이웃 특히 고아, 과부, 병자, 감옥에 갇 힌 형제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 교부 ; 호교가) ※ 참고문헌  J.C.T. Otto, Corpus Apologetarum I-V , Jena, 1968/ A. Hamman, 《DSp》 8, pp. 1640~1647/ C. Andresen, Justin und der mittlere Platonismus, 《ZNTW》 44(1952/ 1953), pp. 157~195/ R. Holte, Logos spermatikos. Christianity and Ancient Philosophy according to St. Justin's Apologies, 《StTh》 12, 1958, pp. 109~168/ D. Bourgeois, La sagesse des Anciens dans le mystère du Verbe. Evangile et philosophie de sanit Justin, Paris, 1981. [李瀅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