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신학
倫理神學
[라]theologia moralis · [영]Moral The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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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권
그리스도인의 생활 원리와 실천적 규범을 탐구하는 신학의 한 분야. [명 칭] 가톨릭과 라틴 문화권에서는 '윤리 신학' (Theologia Moralis, Théologie Morale, Moral Theology)이라는 용어 를 사용하며, 북유럽과 영미 계통에서는 '그리스도교 윤리학' (Christian Ethics, Christliche Ethik, Christlichen Sittenlehr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교회 역사에서 그리스도교 윤리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삶의 가치를 형성하고 이끌어 왔던 매우 중요한 것으로써, 그리스도인의 생활 전체를 좌우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교 윤리학, 즉 윤리 신학은 오랜 역사를 거쳐서 형성되어 왔으며, 신학의 한 분야로써 고유한 역사를 지니고 발전되어 왔다. 윤리 신학이 전문적인 신학 용어로 정착된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그 내용은 고대 교회까지 소급된다. 이미 그리스 교부들과 라틴 교부들은 이교(異敎)의 윤리학보 다 뛰어난 생활 규범으로써 그리스도교의 고유 윤리관을 제시하였었다. 중세기에 신학은 이론적인 면과 실천적인 면으로 양분되었으며. 이와 함께 교의 신학의 연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생활의 윤리면을 특성 있게 다루는 윤리 신학의 분야가 부각되었다. 비록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서는 아니었지만, 윤리 신학이 점차적으로 고유한 분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중세 후기부터였다. 특히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는 <신학 대전》(Summa Theologica)에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기원전 384/383~ 322/321)의 《니코마코스 윤리학》(Ethica Nicomachea)을 응용하여 윤리의 기본 문제들과 각론에 해당하는 분야를 자세히 다루었다. 여기에서 그는 윤리학과 윤리 신학의 구분을 짐작할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을 제시하였다. 즉 "이 윤리 신학은 하느님과 인간을 일치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으로 신학을 강의할 때는 덕을 가장 공통적인 주제로 삼아야 한다" . 스콜라 철학의 황금기를 거치면서 신학도 각 분야에서 커다란 발전을 이룩하였다. 이 발전은 르네상스 이후 근 대화 과정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소위 종교 개혁자들이 신앙만을 강조하였기에 가톨릭은 믿음에 상 응하는 행동을 호소하면서 성사 생활을 제도적으로 강조하게 되었다. 즉 17세기에 들어오면서 가톨릭 교회는 종 교 개혁에 대응하여 윤리적인 삶을 중요시하는 교회 생 활과 고해성사를 강조하면서 덕과 윤리를 생활 규범의 측면에서 많이 다루었던 것이다. 윤리 신학이라는 고유 명칭은 이때부터 통용되기 시작하였다. 그 후 이 용어는 가톨릭 교회 안에서 점차 일반화되었으며, 17세기 후반 에는 프로테스탄트에서도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윤리 신학은 신학의 독립된 고유한 분야를 지칭하는 용어로 널리 통용되었다. [개 념] 신학은 무엇보다도 믿음의 학문이다. 믿음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신학은 신학으로서의 특성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윤리 신학은 신학의 한 분야이기 때문에 이러한 신학의 범위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윤리 신학이란 믿음의 학문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 여 드러난 하느님의 신비와 인간 구원의 길을 알리는 학 문이다. 그리고, 영원한 생명에로 부름받은 인간의 생활 원리와 규범을 연구하는 학문, 즉 구원을 위한 인간 생활 을 그리스도교적 계시 진리에 근거하여 이해하는 학문이다. 또한 윤리 신학은 하느님의 구원 의지를 받아들이고 그에 응답하는 인간이 인간의 역사를 구세사로 이해하면서 참 삶의 길과 의미와 방법을 학문적으로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신학의 한 분야이다. 계시 진리를 믿음의 빛으로 조명받고 교회 교도권의 지도를 받아 이해하는 가운데 그리스도인의 생활 원리와 규범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윤리 신학은 인간 지성이 아니라 계시 진리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이 계시 진리를 통해 구원의 참 진리를 파악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윤리 신학은 그리스도인의 생활 원리와 실천적 규범들을 탐구한다. 따라서 윤리 신학은 신앙에 기초를 둔 인간관과 세계관을 전제하는 학문이기에, 무엇보다도 성서학과 교의 신학을 통하여 윤리의 주체인 인간을 이 해하고 인간에게 요청되는 길을 모색하는 학문이다. 그 래서 윤리 신학은 실존적인 윤리 분야를 고찰하여 기존 의 윤리적 가치와 규범에 대한 검토와 평가를 하고 삶의 현장에서 발견되는 모든 윤리적 가치와 규범, 그리고 그에 대한 체험들을 관찰하고 정리하여 평가한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윤리 신학은 특정 종 교나 종파를 위한 윤리 체계가 아니라 인류 전체를 위한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윤리적 가치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즉 개인을 위해서는 인격의 완성과 인생의 목적을 제시하 고, 사회적으로는 공동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원리와 윤리 적 규범들을 다룬다. 따라서 윤리 신학은 풍습이나 관례, 기존 윤리 규범 또는 새롭게 발견된 가치 같은 윤리적 현 상들을 귀납적으로 수집하고 평가하는 일을 한다. 뿐만 아니라, 윤리의 주체인 인간과 윤리성의 원천이자 목표인 하느님의 말씀, 곧 예수 그리스도를 근원으로 하여 윤리 의 기준과 방향을 정립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윤리학보다 윤리 신학의 범위는 훨씬 넓다. 윤리 신학은 신학의 한 분야로써 하느님의 계시에 따 라 하느님께 대하여, 그리고 인간 자신에 대하여 연구하 는 학문이다. 윤리학이 인간의 지성에 바탕을 두고 바른 인간 행위와 인간으로의 완성의 길을 모색한다면, 윤리 신학은 계시 진리가 신자들의 실제 생활에 어떻게 반영되고 어떻게 구원에 합당한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지 고 찰하고 공통성과 가치 질서를 찾아내어 정리하고 평가하는 것이 그 임무이다. 그렇다고 해서 윤리 신학이 신자들의 개인 생활 전 영 역에 적용할 수 있는 생활 규범을 만들어 낸다거나 만들 어 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윤리 신학은 그러한 능 력도 없으며 또 그것을 만들어 낼 수도 없다. 또 그것을 시도해서도 안된다. 왜냐하면 인간의 생활에는 예외가 있으며, 각 개인은 자신의 역사적 실존에 있어서 유일한 존재이며 그의 행동은 반복될 수 없는 한 번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각 개인의 행동을 측정하는 윤리 규범을 논 한다는 것은, 한 인간의 행동이 절대적 자유에서 이루어 지고 비반복성을 갖는다 하더라도 한 인간의 행동이기 때문에 인간으로서의 공통성 안에 속하고 또 실제로 유 사성과 같은 원리를 갖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므 로 윤리 신학은 바로 이 공통성과 유사성 안에서 일정한 법칙을 발견하고, 이 법칙을 이용하여 그리스도교인의 교육과 그들의 공동 생활 및 사회 생활의 윤리관을 형성시켜 주기 위한 원리이다. 따라서 오늘날 윤리 신학은 크게 두 부분으로 전개되 는데, 윤리적 제 문제를 다루기 위한 '기초 윤리 신학' 과 그리스도인의 생활 윤리를 다루는 '특수 윤리 신학' (윤리 신학 각론)으로 전개된다. 특히 특수 윤리 신학은 인간의 생활권을 네 가지로 구분하여, 대신(對神) 윤리 · 개인 윤리 · 대인 윤리 · 사회 윤리로 나누어서 다룬다. [특 성] 신학은 계시 진리에 대한 지식만을 내용으로 해서는 안되며, 인간이 어떻게 하면 하느님의 뜻과 경륜 에 준하여 자기 생을 영위해 갈 수 있는가를 제시해야 한다. 이것이 윤리 신학의 과제이다. 따라서 윤리 신학은 구원의 진리에 비추어 인간 행동을 연구 대상으로 삼으 며, 인간의 초자연적 소명과 전망에 비추어 인간이 과연 어떤 형태의 삶을 영위해야 하는가를 탐구하며, 계시 속에서 그리스도인 생활의 가치와 규범을 모색한다. 그런데 계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간의 소 명과 전망이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하느 님께서는 천지 창조 이전에 이미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 를 뽑아 주셨습니다"(에페 1, 4). 인간이 본 떠 만들어진 모상이 그리스도였고 그분 안에서 우리가 구원을 받았으 며, 생명과 운명의 공동체로 불림을 받았다. 따라서 윤리 신학은 그리스도 안에서 창조되고 구원되었다는 근본 사 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윤리는 보편적인 규칙을 통해 대 체시킬 수 있는 일정한 외적인 태도만을 중요시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하느님의 동의에 토대를 두고 있 는 인격적인 요구를 중요시한다. 이 하느님의 동의는 예 수를 통해 인류의 역사 안으로 깊이 개입하고 있다. 인간은 이러한 하느님의 사랑을 수용하고 그 사랑에 응답해야 하며 인간의 삶의 역사 안에 특히 이웃 사랑 안에 그 사랑을 제시하여야 한다. 또한 그리스도교 윤리는 그 본질에 있어서 하나의 경직된 요구 또는 강요가 아니라, 하나의 가능성 또는 해방이다. 그리스도교적 의미의 사랑은 인간이 자신의 힘으로 투쟁해서 강제적으로 쟁취할 수 있는 어떤 무엇 또는 준 엄하신 하느님이 독재적으로 요구하는 어떤 무엇이 아니다. 사랑은 하나의 응답이다. 인간은 신앙과 은총의 체험 을 통해서 사랑에 응답할 수 있게 된다. 이웃과 자신의 삶 에 대한 태도 안에 제시해야 할 하느님의 사랑은 물론 영 웅적인 노력을 요구할 수도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행한 철저한 헌신은 죽음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헌신에의 동참 요구와 철저한 그리스도교 윤리에 대한 토대를 제공해 주 고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윤리의 특성을 수많은 계 명과 경직된 의무들의 집합으로 여긴다는 것은 그리스도 교 윤리 자체를 오해하는 데서 연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교 윤리는 구체적이고 일회적인 역사에, 동시에 보편 유효한 법칙에 의존하는 자연적인 구조 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것은 바로 예수 추종이다. 그 결 과 예수 추종은 예수 그리스도의 일회적인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예수 추종은 이웃과 사회에 봉사하고자 하는 인간의 삶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원리를 향해서도 방향지어져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사제 양성에 관한 교령> 16항은 그리스도교적 윤리가 단순히 복음 선 포의 기능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윤리 신학에 요구되는 학문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그리 스도교적 삶의 문제와 관련되는 현대의 성서 주석을 토 대로 하는 성서의 활용, 둘째는 지난 수세기 동안 발전한 윤리적 이념(사상)에 대한 지식, 셋째는 교회와 교회 안에 수용된 윤리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전통의 지식, 넷째는 교도권에 대한 정확한 인식, 해석 그리고 가치 평가 등이다. 이 경우 기초 신학이 제공하는 해석과 평가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 교도권에 대한 문서들의 수집과 제시가 요구되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울러 이런 문서들의 해석과 평가에 있어서 확실한 기준 에 대한 필요한 고찰은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다 섯째, 성서와 전통의 가르침에 대해 투철해야 한다. 왜냐 하면 성서와 전통의 소여(所與)들은 계시된 진리의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신학을 전개시키기 때문이다. 아울러 분명한 토대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윤리적 자연법의 진리에 대한 호교론적인 해명뿐 아니라 더 철 저한 해명이 요구된다. 물론 윤리 신학이 윤리적 진리의 의미를 철저하게 이해하고 그 가치를 심오하게 포착하는 시도를 포기한다면, 윤리 신학의 학문적 특성은 충분하게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윤리 신학의 학문성에 비추어 먼저 윤리 신학 은 성서를 연구하는 성서학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삶을 위한 윤리 규범을 제 시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조직 신학은 성서의 가르침과 성서를 보관하고 전달하는 교회의 가르침을 보다 폭 넓고 깊이 있게 인식하기 위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윤리 신학은 교의 신학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교의 신학이 하느님과 하느님의 구세 경륜을 연구하 는 학문이라면, 윤리 신학은 하느님의 구원 계획과 초대 에 응답하는 인간과 인간의 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윤리 신학은 실천 신학과도 밀접한 관계를 지 녀야 한다. 실천 신학인 사목 신학은 교회 구성원들의 의 무나 권리를 실생활의 측면에서 다루고, 교회법은 교회 공동체 안의 개인이나 단체 또는 단체를 대표하는 책임 자들의 의무와 권리를 다룬다. 다만, 윤리 신학이 그리스 도의 삶을 원리와 내용 면에서 그리고 내적이고 영적인 면에서 다루는 반면, 사목 신학이나 교회법은 외적이고 사회적인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취급한다는 점이 다르다. 또한 윤리 신학이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관한 원리와 원 칙 규범들을 연구하는 것이라면, 영성 신학은 그 삶의 방 법에 대한 원리와 원칙들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분야이 다. 그리고 윤리 신학은 인문 과학이나 자연 과학에도 관 심을 가져야 하는데, 인문 과학과 자연 과학이 자연과 인간의 실제적 현상을 파악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날 인간 복제와 유전 공학의 발달로 인한 인간 존엄성 위협과 생명 경시 풍조에 대항하여 윤리 신학은 생명 윤리와 의학 윤리의 확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이다. 그렇기에 윤리 신학은 자연 과학의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활용해야 하며 또한 계시 진리 와 신앙에 입각한 인생관 내지 세계관을 그 분야에 제시 할 수 있어야 한다. (→ 기초 윤리 신학 ; → 신학) ※ 참고문헌 안명옥, 《윤리 신학의 단편적 이해》, 가톨릭대학 출 판부, 1989/ 최창무, 《윤리 신학》 I · I 가톨릭대학 출판부, 1989/ A.K. Ruf O.P., Grundkurs Moraltheologie I, Gesetz. und Norm, Freiburg, Herder, 1. Auflage, 1975/ H. Rotter . G. Virt, Neues Lexikon der christlichen Moral, Innsbruck · Wien, Tyrolia-Verlag, 1. Auflage, 1990. 〔金政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