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 輪廻 〔산〕saṃsā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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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남과 죽음이 끝없이 반복된다는 힌두교 및 불교의 교리. 〔어 의〕 윤회는 범어(梵語) 'saṃsāra' 의 번역어로 한역 (漢譯) 불교 경전에서 윤회 이외에 생사(生死), 생사윤 회(生死輪廻), 윤회전생(輪廻轉生), 유전(流轉), 윤전 (輪轉) 등으로 번역되기도 하며, 영어로는 transmigration, metempsychosis, rebirth 등으로 번역된다. saṃsāra는 '함께' 를 뜻하는 접두어 sam-과 '가다, 움직이다, 흐르다, 달리 다' 등을 의미하는 어근 sṛ의 합성어인 sam-sṛ로부터 파생 된 명사로, sam-sṛ는 '함께 가다, 함께 흐르다, 나아가다. 움직이다, 회전하다' 등을 뜻한다. saṃsāra를 윤회 즉 바퀴의 회전으로 한역한 것은 sam-sṛ의 의미 가운데 '회전 하다' 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윤회란 생사 혹은 생사 윤회라는 말 그대로 바퀴가 회전하듯이 태어남과 죽음이 끝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인간이 죽은 후에 완전히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가 남아서 새로운 육신을 받 아 다시 태어난다고 하는 믿음은 물활론적, 애니미즘적 인 많은 원시 종교에서 찾아볼 수 있어, 인도뿐 아니라 여러 민족의 종교 속에서도 발견된다. 고대 그리스의 오르페우스교와 그에 속하는 피타고라스 학파도 영혼의 윤회설을 믿었고, 플라톤 학파와 신플라톤 학파도 윤회설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윤회설이 철학적으로 합리화되고 또 그것이 전체적 교리 체계에서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는 것은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등 인도에서 발생한 종교나 철학 체계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인도의 주요 종교나 철학 체계 들은 해탈(mokṣa, mukti)을 삶의 궁극적 목표, 최고선(最 高善)으로 여기는데, 해탈이라는 개념은 생과 사의 반복 적 순환, 즉 윤회의 개념을 떠나 이해될 수 없다. 해탈 즉 구원이란 생(生) · 노(老) · 병(病) · 사(死) 혹은 생 · 사(janma-maraṇa)로 대표되는 윤회의 속박과 고(苦, duḥkha)로부터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도의 윤회 관념은 그것의 논리적, 철학적 근거인 업(業, karma)의 관념과 불가분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변화하는 세계의 모든 현상은 인과 법칙(law of causality)에 따라 원인으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결과로 나타나며, 모든 결과 는 반드시 원인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인간의 행위 〔업〕는 마음이나 입, 몸의 행위든 그것이 원인이 된 결과 를 맺게 된다〔果報〕는 것으로, 선업(善業)의 인(因)은 선과(善果)를 낳고, 악업(惡業)의 인은 악과(惡果)를 낳는다는 인과응보(因果應報) 사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윤회 사상의 기원〕 윤회 사상이 뚜렷한 형태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8~6세기 무렵에 형성된 《우파 니샤드》에 이르러서이고, saṃsāra라는 용어도 처음 등장 한다. 그에 앞선 《리그 베다》는 사자(死者)의 혼이 소멸 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쌓은 품성에 따라 하늘로 혹은 땅으로 간다는 생각을 보여 주고 있으며, 《브라흐마나》에 서는 제행(諸行)과 의무(dharma)의 바른 수행 여부에 따라 내세에 하늘(svarga)에서 행복을 누리거나 아니면 악 업의 결과로 거듭되는 죽음을 치러야 한다는 인과 업보 사상을 보이는데, 이들에 이어 《우파니샤드》는 업의 인 과율에 따른 윤회 사상을 발전시켰다. 윤회설이 가장 잘 나타난 초기 문헌은 《브르하드아란야카 우파니샤드》 , 《찬도갸 우파니샤드》로써 이들에 의거하여 고대 인도의 윤회 사상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브르하드아란야카 우파니샤드》는 사자의 혼이 재생하는 양태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이에 따르면 죽음 이란 노년이나, 질병, 사고 등으로 육신이 더 이상 감각 적으로 감지되지 않는 윤회의 주체인 미세신(微細身)의 활동을 감당할 수 없을 때, 마치 망고나무나 무화과나무의 열매가 줄기로부터 떨어지듯이 미세신이 육신으로부터 벗어나는 현상이다. 임종시 호흡이 곤란해지는 것은 육신 속의 미세신이 육신을 떠나고자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하며, 미세신이 육체를 떠날 때 과거의 경험과 업 이 남긴 잠재적 흔적까지 그것을 따라간다고 한다. 그리고 육체를 떠난 미세신 혹은 영혼(jīva)은 낡은 육신을 버리고 새 육신으로 접근하는데, 이때 미세신에 수반된 전 생의 선 · 악의 업과 욕망에 따라서 새로운 몸이 결정된다. 자신이 지은 행위와 같이 결과가 형성되며, 선행자는 좋게 되고 악행자는 나쁘게 된다. 덕행에 의해 복을 받 고, 악행에 의해 나쁜 결과가 나타난다. 업의 근본적 원 인은 욕망(kāma)이며, 욕망에 따라 의도가 생기고, 의도에 따라 업이 생기고 업에 따라 결과가 나타난다. 이와 달리 전생의 선악의 행위에 따라 다른 세계에서 과보를 받은 후에 이 세상에 재생한다는 것이 이른바 5 화 2도설(五火二道說)이다. 즉, 하늘도 욕망하지 않고, 지옥에 떨어질 악행도 저지르지 않은 영혼은 5화의 길을 거쳐 곧바로 재생한다고 한다. 시신을 화장할 때 윤회하 는 영혼을 상징하는 신앙(śraddhā)이 신〔天〕에게 올라가 하늘, 대기, 땅, 남자, 여자라는 제화(祭火)에게 차례로 봉헌되고, 그것이 소마→비→음식→정액→태아로 바 뀌어 새 몸으로 태어난다는 것이 5화설이다. 하늘의 쾌락을 성취하려는 목적으로 제사를 수행했던 영혼은 연기의 길(dhūmayāna)을 따라 선조의 세계(pitṛ-loka)에 이른다. 시신의 화장 시에 먼저 연기로 가서 그로부터 밤으로, 달이 기우는 15일로, 그로부터 해가 남쪽으로 지나 가는 6개월로, 다시 그로부터 선조의 세계로, 그로부터 달로 간다. 그곳에서 음식이 되어 신들과 더불어 즐긴다. 과보를 다 누린 후엔 허공과 대기를 지나 5화의 길을 따 르는 자들과 함께 재생하며, 지상에 태어나기를 바라지도, 또 하늘에서 선조들과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바라지도 않는 영혼은 신들의 길(devayāna)을 따라 범계(梵界, Brāhmaloka)에 이른다. 이들은 먼저 빛을 통해 낮→달이 차는 15일→해가 북쪽으로 지나가는 6개월→신들의 세 계→태양→번개로 가고 마지막에 영원히 돌아오지 않 는 범계로 간다고 한다. 업과 윤회의 궁극적 원인에 대해서 《우파니샤드》의 철인 야갸왈캬는 욕망을 강조하는 데 대해 웃달라캬는 무 지(avidyā)를 강조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후대에 성립 된 힌두나 불교의 철학 체계에서는 무지(혹은 무명[無明]) 를 욕망과 업, 그리고 윤회의 근본 원인으로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무명, 혹은 무지란 단지 현상계에 대한 지식의 결핍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과 참 나의 실상에 대한 형이상학적 미혹 혹은 착각을 의미한다. 인도의 모든 종교와 철학의 근본 목적은 그러한 형이상학적 미혹 혹은 착각을 제거함으로써 그릇된 집착과 욕망에서 비롯된 업을 소멸시키고 마침내 생사윤회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려는 것이다. 후대에 형성된 힌두와 불교, 자이나의 종교 · 철학은 고(古) 《우파니샤드》기에 형성된 업과 윤회 개념을 수용하여 독자적 방식으로 재해석하였다. 대부분의 인도 철학 학파들은 구체적인 설명 방식은 다소가 다르 지만 윤회와 그것의 논리적, 실천적으로 불가분적인 개 념인 업과 해탈을 그들 체계의 중요한 부분으로 수용하고 있다. 〔불교의 윤회설〕 고 《우파니샤드》기에 형성된 업 · 윤 회의 관념은 한편으로는 힌두 철학 속에 수용되었고, 다 른 한편으로는 반베다적인 자이나교와 불교에도 수용되 었다. 업인낙과(業因樂果), 악인고과(惡因苦果)의 인과 응보 사상은 윤회설과 결합되었으며, 윤회의 세계는 전 생에 지은 업에 따라서 천(天) · 인(人) · 축생(畜生) · 아귀(餓鬼) · 지옥의 5도(五道, 혹은 五趣), 혹은 아수라(阿 修羅)를 첨가하여 6도(六道, 혹은 六趣)로 구분된다. 지옥계도 다시 여러 가지로 구분되고, 천계도 17천, 혹은 22천으로 구분되며, 가장 높은 것은 색구경천(色究竟 天) 혹은 윤회계〔有〕의 정상이므로 유정천(有頂天)이라 고 불린다. 그리고 유정천으로부터 지옥까지의 세계들은 계층적으로 욕계(欲界) · 색계(色界) · 무색계(無色界)의 3계에 배당된다. 선업이건 악업이건 업을 짓는 한 6도 혹은 3계의 윤회계 안에서 끝없이 생사를 반복한다. 불교의 윤회 관념은 초기 불전에서부터 발견되는데, 윤회가 무지와 탐애, 그리고 그로부터 일어나는 업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시간적으로 시작을 알 수 없다고 하는 점에 서 《우파니샤드》의 사상과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초기 불교에서 성립된 윤회설은 후대의 부파 불교(部 派佛敎) · 대승 불교(大乘佛敎)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되었다. 초기 불교의 핵심적 교리는 3법인 · 4성제, 그리고 4성제의 다른 표현 방식인 연기(緣起)설인데, 부파 시대에 와서 이 연기설은 12지(支) 연기로 정착되었고, 또 원래 고의 원인과 고를 소멸시키는 과정을 순관 (順觀)과 역관(逆觀)으로 보여 주기 위한 연기설을 설일 체유부(說一切有部)에서는 과거 · 현재 · 미래의 3세에 걸친 윤회의 현상과 연관 지어 해석하였다. 다시 말해서 무명 · 행(行)은 과거의 2인(二因)이고, 식(識) · 명색 (名色) · 육입(六入) · 촉(觸) · 수(受)는 현재의 5과(五 果)이며, 애(愛) · 취(取) · 유(有)는 현재 3인(三因), 생 · 노사는 미래의 2과로써 이것을 삼세중인과설(三世 兩重因果說) 혹은 업감연기설(業感緣起說)이라고 부른다. 《구사론》(俱舍論)에서는 윤회계를 세간(世間, loka)이 라고 표현했고, 세간은 업을 인으로 번뇌〔煩惱〕를 연으로 가진 결과라고 보았다. 다시 말해서 업은 세간〔迷界〕 의 직접적 원인이고, 번뇌는 업이 생성되도록 돕는 조건이다. 세간은 물질 세계〔器世間〕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생 명체들〔有情世間〕인 중생들로 이루어지며, 후자는 다시 3계 · 5취 · 4생으로 구분된다. 아래로 지옥으로부터 위로 천에 이르기까지의 5취는 계층적으로 3계에 배당된다고 했는데, 먼저 지옥 · 아귀 · 축생 · 인간, 그리고 여 섯의 욕천(欲天=六欲)은 욕계에 속하고, 선정(禪定) 수행 중에 초선(初禪, 三天), 제2선(第二禪, 三天), 제3선 (三天), 제4선(八天)은 색계에 속하고, 공무변처천(空無 邊處天) , 식무변처천(識無邊處天) 무소유처천(無所有 處天) , 비상비비상처천(非想非非想處天)은 무색계에 속 한다. 5취 가운데 지옥 · 아귀 · 축생은 전생에 악업을 지 은 과보로써 3악취라 부르고, 인간은 선 · 악업을 함께 지은 과보로 낙과 고를 함께 겪어야 하는 중생이며, 천 (天, deva)은 전생에 선업을 쌓은 과보로 오직 낙만을 누리게 된다. 인과응보와 윤회 사상은 동남아, 동북아 등 불교적 전통을 유지해 온 나라들에 있어서 민중들의 일상적 의식이나 도덕 관념에 깊은 영향을 주어 왔고, 그것은 민담이나 설화 등의 대중 문화 속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 불교) ※ 참고문헌  Bṛhadāraṇyaka Upaniṣad/ Sāṃkhya-Kārikā/ Abhidharma-Kośa(俱舍論)/ 《攝大乘論》/ Wendy Doniger O'Flaherty(ed by), Karma and Rebirth in Classical Indian Traditions,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80/ 石上玄一郎, 박희준 역, 《윤회와 전생》, 고려원, 1989. 〔李芝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