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례 儀禮 rit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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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 실재에 대한 종교적 믿음과 관련된 정형화된 행위 체계. 〔의례의 정의〕 의례는 정의하기가 매우 힘든 복합적인 문화 현상이다. 좁은 의미에서 의례는 궁극적 실재에 대 한 종교적 믿음과 관련된 정형화된 행위 체계를 의미한 다. 미사, 예배, 예불, 희생, 제사, 굿 같은 종교 의례가 그것이다. 이 정의는 의례의 범위가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범위가 너무 좁아 종교의례 이외의 다른 많은 행위 체계를 배제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넓은 의미에서 의례는 문화 속의 모든 정형화된 행위 체계를 가리키기도 한다. 여기서는 주술은 물론 예절, 정치 집회, 국가 예전, 축제, 음악회, 스포츠 등도 모두 의례에 포함된다. 이 정의는 의례의 범위를 세속 의례까지 포괄하는 문화적 행위 체계 전반으로 넓힌다는 장점이 있지만, 경계가 너무 모호한 나머지 모든 인간 행위가 의례가 되어 버려 결국 의례 개념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든다는 단점이 있 다. 좁은 정의든 넓은 정의든 나름의 장점과 단점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들은 사실 명확히 구분되는 것도, 어느 하나가 전적으로 옳은 것도 아니다. 사실 이들은 연속체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의례를 이해하기 위해 서는 이 연속체 위에서 나름의 작업 정의를 마련하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요청된다. 〔전례학과 의례연구〕 의례에 관한 연구는 크게 전례학과 의례 연구로 나누어진다. 전례학(Iinturgics)은 특정 종 교의 학자들이 신학적 토대 위에서 그 종교의 의례를 연구하는 것이다. 그 주된 작업은 의례의 기능과 의미를 신학적 언어로 설명하고, 해당 종교의 역사와 의례 변화의 관계를 서술하며, 새로운 의례를 개발하는 것이다. 한편 종교학과 인류학 등 종교 연구 분야에서 행하는 의례 연구(ritual studies)는 의례의 기능과 의미를 좀더 넓은 사회 적 · 문화적 맥락에서 설명하고, 의례 변화를 종교사 및 문화사와 관련지어 서술하며, 다양한 의례를 비교하여 그 차이와 공통점을 밝힘으로써 의례를 통해 인간 문화 자체를 이해하는 데 주력한다. 그러나 전례학이 의례 연 구의 연구 대상이 되기도 하고 전례학자가 의례 연구자 의 이론을 수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사실상 유기적인 공조 관계가 존재한다. 〔의례의 분류〕 의례의 다양성과 복합성은 의례 분류의 문제를 제기한다. 인류학자 뒤르켐(É. Durkheim)은 성스 러운 것에 대한 금지에 근거한 소극적 의례와 성스러운 것과의 쌍무적 관계에 근거한 적극적 의례를 구분하고 각각의 예로 금기와 희생 제의를 들었다. 같은 시기의 인 류학자 반 게넵(A. van Gennep)은 소극적 의례와 적극적 의례 외에 모방 원리에 근거한 감응 의례와 접촉 원리에 근거한 전염 의례, 정령신앙에 근거한 애니미즘 의례와 초자연력 신앙에 근거한 아니마티즘 의례, 신앙 대상과 의 관계 정도에 따른 직접 의례와 간접 의례를 구분하고, 의례를 이해하려면 이 네 범주를 교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많은 종교학자와 인류학자들도 나름의 의례 분류를 제시했다. 대표적으로 인류학자 월 리스(A.F.C. Wallace)는 초인간적 특성을 통제하기 위한 강화 의례, 인간에게 효과를 안겨 주기 위한 치료의례, 사회의 결속력을 강화시키는 사회적 강화 의례, 개인적 곤경을 극복하게 해주는 구원 의례, 사회 집단의 곤경을 해결하기 위한 재생 의례 등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의례를 분류하려던 기존의 시도들은 오늘날 심각한 비 판을 받고 있다. 인류학자 그라임스(R.L. Grimes)는 기존 의 산만한 의례 분류가 이해를 돕기는커녕 혼란만 가중 시켜 왔다고 비판하면서 의례의 유형을 구분하는 대신 의례적 감수성의 양태를 구분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의 례적 감수성의 양태를 여섯으로 나눈다. 본능 차원에서 추동되는 행위 패턴인 의례화, 개인 간의 사회 관계에 따 른 예법, 집단 정체성을 강화하고 집단 간의 정치적 관계 를 규정하는 의식, 초자연적 힘과 관련된 주술, 존재론 적 · 우주론적 이상 추구와 관련된 전례, 놀이를 통해 사 회와 우주를 재생시키는 축제가 그것이다. 이 여섯 양태 는 별개의 의례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하나의 의례 안에 여러 양태가 공존하기도 한다. 한편 종교학자 벨(C. Bell) 역시 기존의 의례 분류를 비판한다. 이는 그녀가 고정된 실체로서 의례란 없으며 다만 특정 행위를 의례로 규정 하는 권력 과정이 있을 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 역시 최소한의 의례 분류는 불가피함을 인정하면서 나름의 분류 방식을 제시하였다. 그녀는 의례적 행위의 기본 장르로써 통과 의례, 역법 의례, 교환과 소통 의례, 고통 의례, 금식과 축제, 정치 의례 등을, 그리고 유사(의 례적 행위로써 형식주의, 전통주의, 반복 행위, 규칙) 지배 행 위, 신성 상징주의, 퍼포먼스 등을 구분하였다. 어떤 분류 방식이든 그것이 연구자 개인의 관심을 반 영할 뿐이라는 점에서 비판자들의 지적은 타당하다. 그 러나 복잡하고 다양한 의례를 이해하기 위해 분류와 유 형화는 불가피하며, 일정한 한계 안에서 이는 필수적일 수도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비판자들 스스 로도 다시금 새로운 분류 방식을 제안하기도 한다. 따라 서 중요한 것은 의례 분류 방식을 절대화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의례분류 방식을 개발하는 일일 것이다. [초기 의례 이론] 의례 연구는 인류학에서 먼저 시작 되었다. 원주민 사회와 문화를 연구한 19세기 인류학자 들은 의례에 관한 많은 민족지를 작성하였고, 이 토대 위 에서 20세기 초부터 다양한 의례 이론이 나오기 시작했 다. 반면 역시 19세기에 고대 근동과 동양의 종교 문헌 연구에서 시작된 종교학은 20세기 중반에 와서야 비로 소 의례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의례 이론 이 체계화되고 연구 성과가 축적되면서 두 학문 분야의 작업은 서로 수렴되었고, 결국 의례 연구는 두 학문 분야 의 통합적인 공동 연구 영역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특히 오늘날은 문화와 종교를 추상적 사고 체계가 아닌 구체 적 행위 체계로 만들어 주는 의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 서 의례 연구가 인류학과 종교학의 핵심 연구 영역이 부상하고 있다. 오늘날의 의례 연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뒤 르켐과 반 게넵이다. 뒤르켐은 의례가 사회 통합의 핵심 기제라고 보았다. 그는 종교의 토대를 성과 속의 구분에 서 찾았는데, 여기서 성이란 구분되고 금지된 것을 말하 며 성과 속은 별개의 실체가 아니라 서로 뒤엉켜 있는 관 계 범주일 뿐이다. 이러한 성속론에 따라 뒤르켐은 종교 를 성스러운 것과 관련된 믿음과 의례의 결합체로써 신 자를 도덕 공동체로 통합시키는 체계라고 정의하였다. 그에 따르면 신이란 사회 자체의 성스러움을 나타내는 집합 표상이며, 의례는 집합 흥분을 통해 사회 구성원을 이 집합 표상과 결합시킴으로써 사회를 통합시키는 기능을 한다. 그렇기에 의례는 성스러운 것과 관련된 인간의 처신 방법을 규정한 행동 규범이다. 뒤르켐의 이론은 인류학과 종교학의 의례 연구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그는 의례를 통해 사회 통합에 기여한다는 거대 논제를 제공한 것일 뿐 의례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틀을 제공 한 것은 아니었다. 체계적인 의례 연구의 틀을 제공한 이는 반 게넵이다. 반 게넵은 뒤르켐처럼 커다란 논제를 좇기보다는 인생 과정상의 지위 변화에 수반되는 통과 의례(rite de passage) 를 주로 연구하였다. 뒤르켐과 마찬가지로 반 게넵 역시 종교의 바탕을 성과 속의 구분에서 찾는다. 새로운 지위 를 갖게 되는 사람은 과도기적 존재로서 위험과 혼란을 수반하며 따라서 성스러운 존재로 여겨지게 된다. 여기서 성스러운 과도기적 존재의 위험과 혼란을 제거하고 그 사람에게 새로운 지위를 부여하여 공동체 안으로 받 아들이기 위하여 통과 의례가 요청된다. 반 게넵 이론의 독특성은 통과 의례가 분리 의례, 전이 의례, 통합 의례 의 3단계 하부 의례로 이루어져 있음을 밝힌 데 있다. 먼 저 의례 참여자를 일상 세계로부터 분리시키는 상징적 · 실제적 행위들로 이루어진 분리 의례가 행해진다. 이어 의례 참여자가 기존의 정체성을 박탈당한 채 일정한 고 난을 겪으면서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받는 전이 의례가 진행된다. 끝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된 의례참여자 를 사회로 다시 받아들이는 통합 의례가 행해진다. 그러 나 장례식에서는 분리 의례가, 결혼식에서는 통합 의례 가, 임신 금기나 입문식에서는 전이 의례가 강조되는 데 서 볼 수 있듯이, 통과 의례마다 강조되는 하부 의례는 항상 달라진다. 뒤르켐 이론과 달리 반 게넵 이론이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그러나 통과 의례 3 단계 이론의 독창성은 지금까지도 이 이론을 가장 중요 한 의례 이론의 하나로 자리잡게 하고 있다. 〔의례 연구의 주요 경향〕 뒤르켐과 반 게넵 이후 의례 연구의 경향은 크게 기능주의, 상징주의, 구조주의로 나 누어진다. 기능주의(fuctionalism)는 뒤르켐의 영향을 받 은 사회 인류학에서 주로 나타난다. 사회인류학 창시자 래드클리프 브라운(A.R. Radcliffe-Brow)은 의례가 신화, 친족 제도, 사회 조직과 기능적 일치를 이루면서 사회 통 합에 기여한다고 보았다. 마찬가지로 말리노프스키(B.K.Malinowski)도 의례가 신화, 사회 제도, 경제 활동과 함께 사회를 통합하는 문화적 힘으로 기능한다고 보았다. 한 편 사회 인류학 후속 세대는 의례 안에서 작동하는 사회 적 갈등의 역동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글룩크만(M. Gluckman)과 그의 제자 터너(V. Turner)는 의례가 사회 문화적 통합성을 강화하는 방식뿐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적절히 다루는 방식을 통해서도 사회 통합에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글룩크만은 의례가 반란이나 저항에 선수를 침으로써 사회 분열을 방지하고 사회를 효과적으로 통제 하는 안전 밸브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터너는 의례가 사회의 기존 질서를 유지하는 구조를 제시하는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가능하게 하는 반(反)구조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의례는 이러한 변증법적 과정을 통해 주기적으로 사회 질서를 전복시키고 욕망과 정서를 고양시킴으로써 사회의 에너지를 갱신한다는 것이다. 터너는 이 반 구조적 특성을 코뮤니타스(communitas)에서 찾았다. 코뮤니타스는 통과 의례의 두 번째 단계인 전이 단계의 리 미널리티(liminality) 상태에서 형성되는 강하고 독특한 공동체성을 가리킨다. 이도 저도 아닌 과도기상의 상징적 죽음 상태를 의미하는 리미널리티는 반 게넵의 이론 을 세련화한 것이지만, 이를 코뮤니타스와 관련짓고 이에 근거하여 의례가 사회 갈등을 처리함으로써 사회 통 합에 기여한다는 논지를 이끌어 낸 것은 터너만의 독창적인 통찰이다. 이와 같이 문화적 통합을 강화하는 방식 에 초점을 맞추거나 사회 갈등을 처리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기능주의자들은 모두 의례가 사회 통합에 기여한다는 뒤르켐의 논제에 동의하면서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고 하겠다. 상징주의(symbolim)는 종교 현상학에서 주로 취하는 입장으로 의례를 상징의 일종으로 보고 그 의미를 해석 하고자 한다. 엘리아데(M. Eliade)에 따르면 종교적 인간 은 진부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신비적 실재인 성스러움 과 지속적으로 만나기를 희구하는데, 의례는 바로 이런 만남의 계기를 제공한다. 그는 의례를 성현(hierophany) 즉 성스러움의 드러남에 초점을 둔 의식적이고 자발적이 며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상징적 행위로 정의한다. 의례 는 원초적 시간과 관련된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개인이 자아를 초월하여 지속적이고 진정한 형식의 공동체로 결 합될 수 있게 해준다. 여기서 의례란 원형(archetype) . 즉 원초적 시간에 행해졌던 행위에서 비롯된 드라마이다. 이 원초적 드라마는 의례를 통해 재현되는데, 이때 인간 은 성현과 만남으로써 성스러운 실재에 대한 경험을 회 상하고 갱신하게 된다. 엘리아데는 반 게넵의 통과 의례 이론을 존재론적 언어로 재서술함으로써 이를 의례 일반 에 관한 종교 현상학적 이론으로 다듬었다. 모든 의례는 죽음을 상징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인간의 실존적 한계를 승인하는 데서 시작된다. 상징적 죽음 이후에는 성스러 운 시간과 공간이 펼쳐지며, 그 안에서 인간은 초월적 실 재와 만나게 된다. 그후 존재론적으로 변화를 겪은 개인 은 다시 일상으로 회귀하게 된다. 결국 인간은 의례를 통 해 주기적으로 원초적 시간과 공간을 다시 살고 태초의 사건을 반복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 다. 최근에 이렇게 의례가 감각적 내지 이데올로기적 차 원을 넘어 초월적이고 영적인 존재와 우주론적인 구조를 지향한다고 보았던 엘리아데의 입장은 스미스(J.Z. Smith) 에 의해 대폭 수정되기 시작했다. 스미스는 의례에 내재 된 보편적 패턴에 관심을 갖는 대신 역사적으로 특정한 의례가 어떻게 질서와 의미의 패턴을 창출하는지에 관심 을 가졌다. 의례의 실체적 측면 못지않게 상황적 측면도 강조하는 그는 의례가 이 세상에서 사물이 어떻게 조직 화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이상화된 방식을 묘사해 준다고 보았으며, 따라서 의례가 현실과 이상 사이의 불일치를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구조주의(stucturalism)는 의례에서 나타나는 인간 사 고의 구조에 관심을 갖는다. 구조주의는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C. Lévi-Strauss)가 친족 체계나 신화를 분석하 면서 제시한 입장이지만, 그는 이를 의례 연구에 적용하 지 않았다. 구조주의적 의례 연구를 시도한 이는 인류학 자 리치(E.Leach)이다. 그는 의례가 일종의 정보 전달 언 어라고 보았다. 의례는 자연과 사회에 관한 지식과 정보 를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하는 장치라는 것이다. 레비-스 트로스가 신화 속의 메시지를 밝히려 했다면, 리치는 의 례 속의 메시지를 밝히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리치는 여 기서 더 나아가 단순한 메시지 전달을 넘어선 커뮤니케 이션 체계로써 의례 개념을 제시했다. 의례는 특정한 정 보를 담고 이를 유통시키는 상징-문화 체계로써, 발화자 가 수신자에게 약호화된 기호를 사용하여 언어적 메시지 를 전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징-문화 체계 역시 발신 자에게서 수신자에게로 가는 정보를 담고 있는 커뮤니케 이션 체계라는 것이다. 상징적-문화적 메시지 전달자는 정보를 약호화하고, 메시지 수신자는 전달된 메시지를 적절한 규칙에 따라 해석함으로써 약호를 해독하게 된 다. 이 입장에 따르면 의례의 각 요소들은 커다란 정보 체계의 일부로써 그 자체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 니라 다른 요소들과의 대비를 통해서만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리치의 의례이론은 전체적인 상징-문화 체계 내에 서의 위치에 따라 의례 행위의 의미가 달라진다고 보고 이를 해독하는 구조주의적 의미론을 제안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리치는 반 게넵의 통과 의례 이론에 시간 적 측면을 부여하여 통과 의례가 일상적인 속된 시간으로부터 분리되어 비일상적인 성스러운 시간 속에서의 전 이를 겪고 다시 일상적인 속된 시간으로 재통합되는 구조를 갖는다고 설명했는데, 이것 역시 의례에 나타난 인간의 사고 구조를 파악하고자 하는 구조주의적 관점을 반영한다. 〔의례 연구의 최근 경향〕 최근 들어 의례 연구의 경향 은 더욱 다변화되고 있으며, 종교학 · 인류학 · 사회학 등 여러 학문 분야의 통합적 연구로써 성격이 강해지고 있 다. 이를 잘 보여 주는 것이 세속 의례에 대한 관심의 증 가다. 이 분야를 개척한 보콕(R. Bocock)은 세속 의례가 사람들이 현존 사회 질서를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과정과 밀접히 관련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무어(S.F. Moore)와 마이어호프 (B.G. Meyerhof)는 종교가 사회 자체를 표상한다는 전제 아래 프랑스 혁명의 유사 종교적 특성 을 지적했던 뒤르켐의 입장에 근거하여 다양한 세속 의 례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세속 의례가 어떻게 사회적 이 데올로기 를 정교화하는지를 분석했다. 이 밖에도 TV, 영화, 전시회, 스포츠, 외과 수술, 학교 의례, 국민 의례 등의 다양한 세속 의례에 대해서 각 학문 분야의 연구자 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아 오고 있다. 의례를 분석하는 틀로 언어 이론을 끌어 오려는 시도 도 이루어지고 있다. 슈탈(F. Staal)은 의례의 상징적 의 미를 해독하려는 시도가 연구자의 주관적 관념을 투영하 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좀 스키의 변형 생성 문법을 원용하여 의례의 심층적 인지 구조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그는 의례란 그 자체 안에 어 떤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구성 요소들 간의 관 계 규칙으로만 존재할 뿐이며, 따라서 의례 연구의 과제 는 이 규칙을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인지 구조를 파악하 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로슨과 맥컬리(T. Lawson & R. McCauley) 역시 촘스키 이론을 원용하여 의례를 언어와 비슷한 구조를 갖는 행위 표상 체계로 규정하고 그 규칙 을 탐구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슈탈이 의례에서 의미를 아예 배제한 것과 달리 구조주의적 차원의 의미를 재도 입함으로써 최소한의 의미 영역을 확보하고자 시도했다. 언어 이론을 원용하는 입장은 의례 연구를 다변화했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몸짓의 체계인 의례를 언어 현상의 일종으로 환원함으로써 의례에 대한 이해 자체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페미니스트 진 영에서도 의례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페미니스트들은 실제 의례나 의례 이론에 담긴 가부장성과 남성 중심주 의를 지적한다. 제이(N. Jay)는 다양한 희생 제의를 분석 함으로써 희생 제의가 젠더 불균형의 토대 위에서 가부장적 사회 구조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 냈 으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나 인간의 원초적 폭력성을 거론하는 남성들의 의례 이론이 남성 중심주의를 반영한 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비넘(C.W. Bynum)은 중세 서구에서 금식이나 축제 같은 의례가 여성의 종교적 · 일상적 삶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분석하였으며, 또한 터너의 의례 이론을 페미니즘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발생 구조 이론도 최근의 새로운 의례 연구 경 향 중 하나이다. 다킬리(E.d'Aquili)와 러플린(C. Laughlin) 은 생물학과 동물 행동학을 원용하여 의례가 신경 체계에 어떤 작용을 하며 뇌가 의례 행위를 어떻게 매개하는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는 생물학적 환원주의라는 비판이 가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기존 의례 연구의 기능주의나 상징주의 편향이 자칫 낭만적인 안이함으로 기우는 데 대 해 경종을 울린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의를 갖는다. 이 밖에 최근의 주목할 만한 경향으로 퍼포먼스 이론 이 있다. 이는 드라마, 춤, 음악, 의례를 비롯한 다양한 인간의 행동을 서로 비교함으로써 의례를 퍼포먼스의 일 종으로 이해하는 입장이다. 이 입장은 의례와 연극을 관 련 지었던 후기의 터너가 제시한 바 있지만, 그 대표 주 자는 터너의 영향을 받은 연극인류학자 쉐크너(R. Schechner)이다. 그는 의례를 인간의 몸짓으로 이루어지는 다 양한 행위 문화 안에 위치시킴으로써 의례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근 들어 이러한 입장의 연구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의례 연구의 전망〕 인간 문화와 종교는 레고메나(legomena)와 드로메나(dromena) 즉 언어 및 사고 차원과 행위 및 실천 차원의 복합체이다. 지금까지 문화와 종교 에 대한 관심은 주로 레고메나 차원에만 기울어져 있었다. 최근 들어 의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경향을 비판하면서 문화와 종교를 레고메나 측면과 드로메나 측면 모두에서 균형 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관심의 전환을 반영한다. 의례는 문화와 종교의 드로메나적 측면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영역이기 때문이 다. 결국 의례는 종교인의 실제 종교 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뿐 아니라, 문화와 종교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자들에게도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으로 열려 있는 셈이다. (→ 경신례, 종교학의) ※ 참고문헌  C. Bell, Ritual : Dimensions and Perspectives, Oxford, Oxford Univ. Press, 1997/ É. Durkheim, Lesformes élémentaires de la vie religieuse, Paris, 1912/ M. Eliade, The Sacred and the Profane, New York, Harcourt Brace, 1959/ A. van Gennep, Les rites de passages, Paris, 1909/ M. Gluckman, Order and Rebellion in Tribal Africa, New York, 1963/ R.L. Grimes, Begimingss of Ritual Studies, Columbia, Univ. of South Carolina Press, 1995/ E. Leach, Culture and Comomunication, Cambridge, Cambridge Univ. Press, 1976/ B. Malinowski, Argonauts of the Western Pacific, London, Routledge, 1922/ A.R. Radclifffe-Bron, Andaman Islanders, London, Routledge, 1922/ J.Z. Smith, To Take Place : Toward Theory in Ritual, Chicago, Chicago Univ. Press, 1987/ V. Turner, The Ritual Precess, Chicago, Aldine, 1969/ 정진홍, <몸짓과 제의>, 《종교학 연구》 18, 1999/ 황선명, 〈종교 인류학의 의례 연구>, 《종교 연구》 17, 1999.〔金潤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