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疑心

〔라〕dubium · 〔영〕dou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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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모순을 일으키는 두 가지 또는 그 이상의 판단 사이에서 판단하는 주체가 확실한 태도를 결정하지 못하고 주저하고 망설이는 불확실한 상태. 이러한 의심의 상태는 확실성의 결여에서 비롯된다. 그 결과 확고한 태도 결정을 유보하게 된다. 의심은 무지와는 구별되고 아울러 단순한 추측 또는 의견을 동반하는 개연성과도 구별된 다. 의심은 사고의 분명한 결정을 통해 의심을 극복하는 확실성에 대립한다. 동시에 의심은 참된 인식의 가능성을 문제 삼는 인식론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발생과 종류〕 의심은 불확실한 인식, 서로 모순을 일 으키는 다양한 이론과 견해, 초자연적인 계시에 대한 잘 못된 해석 그리고 모든 전제와 가정을 삼단 논법의 형식 을 빌어 증명하려는 자세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부터 발 생한다. 그 결과 판단의 유보 또는 포기, 특정한 견해에 대한 개연성의 수용 등의 태도가 나타난다. 의심은 적극적인 의심(양자 택일을 위해 상당한 이유가 있 는 경우)과 소극적 의심(양자 택일을 위한 별다른 이유가 없는 경우), 객관적 의심(의심의 극복을 위한 이유가 인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사태 자체에 있는 경우)과 주관적 의심(주 체의 지식과 의지의 결여로 인해 의심이 발생하는 경우), 부분 적 의심(의심이 특정한 대상이나 존재 영역에 해당하는 경우) 과 일반적 의심(의심이 특정한 대상을 겨냥하지 않는 일반적 인 회의론의 경우), 실제적 의심(주체가 실제로 의심을 하는 경우)과 가상적 의심(의심이 허구나 가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 우), 방법론적 의심(지식의 근거를 반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잠 정적으로 사용하는 의심으로써 실제적 의심이나 가상적 의심의 양상을 띨 수 있으며 또한 부분적 의심 또는 일반적 의심의 양상 을 띨 수도 있다)과 회의론적 의심(장기적으로 의심을 고집하 는 경우) 등으로 그 종류를 나눌 수 있다. 〔신앙에 대한 의심〕 신앙에 대한 의심(dubium fidei)은 교의 신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신앙 행위 자체와 신앙의 속성에 대한 이해부터 출발해야 한다. 교회는 신앙 행위 를 하느님의 각별한 은총에 기초하고 있는 인간의 자유 로운 행위로 이해한다.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 느님께서 계시하신 진리의 수락을 그 대상으로 삼는다. 신앙을 이성적인 방법으로 증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은 마지막까지 그 본질을 해명해 낼 수 없는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바로 여기에 신앙에 대한 의심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러한 사실은 신앙의 확실성은 반 드시 의심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아울러 신앙은 그 내용에 대한 조건 없는 수락 행 위이기 때문에 신앙에 대한 의심은 신앙에 대한 의무를 침해한다. 신앙에 대한 의심은 자칫 신앙에 대한 거부로 이어지기도 한다. 윤리 신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신앙에 대한 의심은 죄스러운 행위에 속한다. 왜냐하면 신앙에 대한 의심은 하 느님의 계시 진리에 직접적으로 대립하기 때문이다. 신앙에 대한 의심은 적극적으로는 계시 진리를 분명하게 의심하는 양상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소극적으로는 계시 진리에 대해 확고한 응답을 주저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인간의 자유로운 결단과 수락에 기초하고 있는 신앙에 대한 의심은 이단 또는 배교의 모습을 띠는 중죄에 해당한다. (→ 배교 ; 신앙 ; 회의주의) ※ 참고문헌  Jan P. Beckmann, 《LTnK》 10, pp. 1512~ 1513/ K. Rahner, Kleines theologisches Wöiterbuch, Freiburg, 1961, p. 393. 〔安明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