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윤리 醫學倫理

〔라〕Etica Medicina · 〔영〕Medical Eth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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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 윤리학의 한 분야로 의료 분야에서 일어나는 여 러 가지 윤리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 1960년대 이후 뛰어난 의학의 발전으로 많은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였으나 신체 기관의 이식 · 임신 중절· 유전 공학 · 생명 연장의 기술 발전에서 오는 여러 윤리 적 문제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삶의 참다운 의미와 관련 된 윤리적인 문제에 직면함에 따라 의학 윤리에 관하여 많은 관심이 일어났다. 이에 새롭게 생명 의학 윤리(Biomedical Ethics)라는 학문이 생겨났다. 이 의학 윤리의 분 야 안에서는 의학의 발전과 함께 실제로 많은 윤리 문제 들이 다루어진다. 생명 의학 윤리는 생명 윤리(Bioethics) 와 의학 윤리의 합성된 용어로써 인간의 생명에 관한 문 제들을 포함하여 환경 문제 · 인구 문제 등을 포함하여 생명의 존엄성과 권리에 대한 문제들을 다루는 학문이 다. 최근에는 의학 윤리학이 생명 윤리학에 포함되어 다 루어진다. 〔형성과 변천의 역사〕 의학 윤리에 관한 역사적 고찰 은 근본적으로 의학의 역사를 의사와 환자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보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의사들의 개 별적인 진료 활동이나 공중 보건 활동을 규정하는 기본 원리란 근본적으로 의학 기술을 제공하는 의료인과 그 수혜자인 환자 간의 인간적 관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 다. 이런 의료인과 환자 사이의 인간적 관계가 시대와 장 소에 따라 어떻게 변천해 왔느냐 하는 것을 알아보는 일 이 곧 그 시대, 그 지역에서의 의료 상황을 이해하는 것 이다. 또한 무엇보다 의료인과 환자 간의 관계, 거기서 파생되는 윤리적 문제를 이해하는 길이 될 것이다. 원시 사회 : '의학 윤리' 라는 개념은 인류 공동 사회의 초기 단계에서 '집합적인 윤리적 판단' (collective moral judgment)에서 유래했으며, 건강 관리에 종사하는 직업인 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에서 시작되었다. 즉 인간 성(humanity)에 입각한 인간 평등 사상에 기반을 두고, 병들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공평한 의료 혜택의 분배 문제를 놓고 윤리적인 판단이 시작되었다. 원시 사회에서 의료는 환자들의 병을 치유하는 데 있 어서 조직적이고 분화된 기능이 없었고 때로는 종교적인 것과 주술적인 것이 혼합되어 있었다. 병에 대한 원인과 고통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시적인 치유의 개념은 자연, 초자연 또는 부족 사회 공동체의 성격에 많 이 좌우되고, 병의 치료에는 외부 세계로부터의 큰 도움 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의료인들로는 마술사 · 무 당 · 구마자(exorcist) · 사제 치유자(priest healer) 그리고 침술사 등 다양했다. 각 부족의 무당들은 근본적으로 자 신들의 치료의 힘을 초자연적인 곳에서부터 끌어 온다고 생각했고, 구마자 · 사제 치유자 등은 종교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죄 · 속죄 행위 등과 관련해서 병의 치유를 신의 자비와 용서의 행위로 보았다. 이 당시 의료인들의 치료 행위와 환자들 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다음의 세 가지 특 징을 갖고 있었다. 첫째로는 의료인들과 환자 간의 치유에 대한 믿음이 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치료를 하기 위하여 의료인들의 개인적인 도덕성이 중요시되었다. 둘째로는 의료가 의료 인의 개인적인 능력과 천부적인 능력(charisma)에 많이 의존하였다. 그의 치료 능력은 초자연적인 것이며 예외 적인 것으로 여겼으며, 환자들을 위하여 사용함에 있어 서는 대중에 봉사한다는 일념에서 임해야 하였다. 그래 서 규정된 치료비 이외의 금전을 환자들에게 요구할 수 없고, 환자와의 상호 교환으로 보답되어야 하였다. 셋째 로 의료인들은 특별히 도덕적으로 완성 단계에 있어야 하며, 개인적으로 고매한 인간성을 가져야만 하였다. 즉 개인의 이익을 위한 의료 행위를 해서는 안되며 치료는 반드시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고 도움을 준다는 의무감에서 행해져야 하였다. 그리스 · 로마 시대 :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는 히포크 라테스(Hippocratees, 기원전 460~377)와 갈레노스(Klandiess Galenos, 131~201) 같은 유명한 의사들이 많았으나 초기에 는 의학이 하나의 자격을 갖는 전문직으로 분리되어 있 지 않았다. 그러므로 엄격한 의미의 의학 윤리도 없었고 다만 "사랑을 가진 사람만이 훌륭한 의술을 펼 수 있다" 또는 "철학자가 의술을 할 때 더 많은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다" 등의 이상적인 의사상만이 있었다. 그러나 점차 그리스적인 자연 과학에 입각하여 의학을 발전시켰고, 전문직이 됨에 따라서 일반적인 의학 윤리 문제들을 논 하게 되었다. 이것이 종합되어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Oath of Hippocrates)가 생겨났다. 그리스 문화에서는 건 강의 보존을 인간의 큰 덕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건강을 관리하는 의사는 먼저 자신의 건강을 잘 지킬 것이 요청 되었다. 그리고 의사는 고매한 인격을 가진 신사여야 한 다고 여겼다. 의사들이 지켜야 하고 유의해야 할 사항들 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의사들의 보수와 치료비에 있어서 당시의 많은 의사들이 경쟁적으로 치료비를 인하하는 수치스러운 상 황을 비판하고, 이런 것으로 인해 의사의 명예에 손상이 되지 않도록 하며, 가난한 환자들에게는 무보수로 치료 할 것을 요구하였다. 둘째, 의사들은 환자의 치료 중에 알게 된 비밀을 지키며, 여자 환자들과 깊은 관계를 갖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셋째, 의사들은 심한 후유증을 남기는 수술과 낙태 수술을 하지 말아야 한다. 당시의 그리 스- 로마법에 의하면 아버지의 동의가 있을 때 낙태는 허용됐으나 의사들은 비록 어머니의 생명을 구하는 경우이더라도 낙태 수술을 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넷째, 의사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불치의 병이면 적절한 시기 에 치료를 중지하고 불필요하게 치료를 연장하여 돌팔이 취급을 당하면 안된다.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거나 죽을 위험이 있을 때는 직접 환자에게 알려 줌을 금하며 가족 들에게 알려야 한다. 다섯째, 불치의 환자를 안락사(euthanasia)시키거나 자살할 것을 권유하면 절대로 안된다. 여섯째, 어떠한 경우에도 인체 실험은 허용할 수 없다. 의학의 연구나 발전을 위해서 가능한 한 동물 실험을 권장하였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 대해서 "환자는 병 때문에 의사 와 벗이 된다" 라고 했다. 이것은 의사로서는 환자에 대 한 인간적 사랑과 치료 기술적 사랑이었고, 환자로서는 의사에 대한 신뢰와 감사의 마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중국 사회 : 2000년 간의 역사 동안 중국 사회 전반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은 공자의 사상이고, 이것은 현세 생활에 대한 인간의 사회적 규범이 대부분이었다. 같은 시대의 도교와 또 인도로부터 유입된 불교 사상도 사회 적 영향을 크게 미쳤다. 의학 윤리도 이 사상들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주로 의료인들과 환자들 간에 현실적인 상 호 관계에 역점을 두었다. 생명의 가치와 건강 문제를 소 중히 했기 때문에 환자들의 건강 관리와 치료를 어떻게 정성스럽게 잘해야 하는가에 중점을 두었다. 의사들이 환자 개인의 생명을 병에서 구해야 한다는 것은 그 개인 이 사회 구성원의 하나이기 때문이고, 또 의사들은 의학 지식 · 기술 · 약품에 대한 지식을 크게 발전시켜야 함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았다. 고대 중국의 의술에는 조상에게서 전수받은 세습적 의 술(ancestral medicine)과 주술적 의술(demonic medicine)이 있었는데, 이들 모두가 환자의 병 치료 방법으로 동물을 잡아 제사하고 주문을 외우고 부적과 묘약을 사용하였 다. 또 발전된 의술로 침술과 한약제 사용이 있었는데, 여기에도 다소 주술적인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 침술은 몸을 바늘로 찌름으로 몸 속의 악귀를 쫓는 것으로 생각 하였다. 음양 오행설이 중국 사회의 지배적인 기본 사회 적 개념이었고, 모든 병의 발생과 치유도 이 이치에 근거 하여 설명되어 왔다. 그래서 현대 과학적인 의학 개념을 도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어려움이 있었다. 12세 기에 이르러서야 한의학이 음양 오행설의 원리에서 독립 하여 새로운 현실적인 응용 의학으로 발전하였다. 그러 나 그 영향에서 벗어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7세기 전까지는 특별히 의학을 공부하는 학교와 기관이 없었 고, 고등 교육 과정 중에 의술을 포함시켰는데 이것은 자 신들의 친척들이 병이 나면 치료하기 위함이었다. 7세기 중반부터 전문적인 의학 교육 기관들이 설립되기 시작하였다. 최초로 의학 윤리에 대하여 저술한 학자는 손사막(孫 思邈, 581~682?)이었는데 그는 저서 《천금방》(千金方)에 서 대의(大醫)가 되는 길은 다음과 같다고 하였다. 첫째, 대의는 사람들로부터 신임과 존경을 받아야만 한다. 또 한 정상적인 감정을 갖고 중립을 지키며, 어떤 세속의 유 혹에 빠져서 부패됨이 없어야 한다. 둘째, 대의는 인간의 생명을 구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서 환자의 신분 · 인종· 외모 그리고 어떤 병을 앓고 있든지 차별을 두면 안된다. 셋째, 대의는 환자를 속이면 안되고 적어도 공평하고 수 고한 값만 치료비로 요구해야 한다. 또 의사들의 단체적 유대를 강조하였고, 의사들은 대중 앞에서 동료들을 욕 하면 안된다고 하였다. 넷째, 대의는 치료의 결과보다 과 정의 평가를 더 중요시해야 하고, 치료 중에 예후가 좋지 않을 때는 이에 대비하는 방법들을 익혀 두어야 한다. 이상의 의학 윤리들은 유교와 불교 사상 즉 인(仁)과 자비(慈悲)에서 유래하였고, 도교의 교리인 "착한 일을 하면 친구들로부터 보답을 받고 악한 일을 하면 악신으 로부터 보복당한다" 라는 데 기반을 두었다고 볼 수 있 다. 150년 후에 육지(陸贄, 754~805)가 유교 사상 안에서 의학 윤리 체계를 정립하였다. 그는 의사들은 모두 의학 지식과 의료 행위로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 을 위해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돈에 욕심을 부려 서 치료 행위를 하는 의사들을 응징하였고, 의사들이 진 정한 인술(仁術)을 베풀 때는 그 보답이 후대의 2~3세 대에서 틀림없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13세기 초에 유명한 의학자인 장고(張杲, 1149?~1227) 는 의학 윤리에 대한 12편의 짧은 이야기책을 집필하였 는데, 그는 전통적인 유교 사상에 입각한 윤리를 배격하 고 일반 의사로서의 특수한 윤리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의 윤리는 인과응보의 불교 사상에서 많은 영향을 받 은 것이다. 그의 책 중 《의료 행위에 대한 보답》에서 아 래와 같은 네 가지 주제를 기술했다. 즉 탐욕과 애타주 의, 남녀 환자에 대한 차별 대우, 양심적인 의료 행위, 낙태에 대한 문제였다. 그는 모든 의료 행위에 대한 보답 은 세속 밖의 다른 세계의 힘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하 였다. 그러므로 의사들은 돈 벌기 위한 목적으로 악덕 의 술을 펼 때는 반드시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하였다. 14세기에 의사 갈건손(葛乾孫, 1306~1354)도 다른 의 사들과는 달리 유교 윤리 사상에 반대해서 의학 윤리를 논하였다. 그는 훌륭한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학 서적 을 많이 읽고 병상에서부터 얻어지는 의학 지식의 수집 과 수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였다. 그는 실제로 당시 에 널리 유포되었던 초자연적인 힘에 의한 영험적인 치 료와 처방을 배격했으며, 경험에 의한 실증적 의술을 존 중하였다. 그러나 당시 그를 추종하던 의사들은 소수였 고, 그는 진보적인 사상을 가졌다는 비난을 받았다. 1580년경에 궁중 의사인 쿵 씬과 그의 아들 쿵 팅 씨엔 은 의사들이 특정한 환자를 단골 환자로 받지 말라고 경 고했다. 만일에 특정한 환자를 특정한 의사만이 치료한 다면 이것은 동료 의사들 간에 불신을 초래하는 것이고, 모든 의사들은 그 전문직 안에서 치료술이 동등하고 평 준화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특히 쿵 팅 씨엔은 《의사들 이 지켜야 할 열 가지 금언》(醫家十要)과 《환자들이 지 켜야 할 열 가지 금언》(病家十要)이란 소책자를 발간했 다. 그 내용은 의사들이 항상 백성 전체를 보고 치료에 임해야 하며, 환자들은 의사들의 처방을 잘 지켜야 하고, 치료는 될수록 병 초기에 해야 하며 치료 기간 중에는 성 (性) 관계를 피하고, 또 정통 요법이 아닌 것을 사용해서 는 안되며, 치료에 드는 비용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하 였다. 그는 특히 이 비용 문제에 있어서 "당신의 생명과 재산 중 어느 것이 더 귀중한가?" 라고 환자들에게 질문 하였다. 중국 제국 말기에 한의학은 전문적이고 실증적인 발전 이 계속되고 극치에 이르렀다. 서연조(徐廷祚)는 자신의 의학 윤리 서적에서 환자들과 의사들에게 충고하는 글들 을 기록하였다. 그는 의사들이 지켜야 할 윤리로써 의사 는 누구든지 도움을 청하는 환자를 사회적 · 경제적 위치 를 고려하지 말고 양심적으로 또 성실하게 치료해 주어 야 하고, 환자가 왕진을 요청할 때는 가능한 한 빨리 찾 아가야 한다고 하였다. 그는 환자들에게 치료 중에 의사 들에게 비밀이 있어서는 안되고, 의사는 환자를 위급한 경우뿐 아니라 일생을 통해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환자 의 모든 상태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 의사들은 밖에 나와서 치료한 사례들을 공개해서는 안된다고 하였 다. 중세기의 유럽 사회 : 중세기(4~16세기) 유럽 사회는 그 리스도교의 윤리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던 사 회이다. 그래서 의학 윤리는 히포크라테스의 사상을 기 반으로 하면서 그리스도교의 윤리가 부연되어 특히 가난 한 환자들에 대한 치료 행위가 강조되었다. 의사들의 의 료 행위는 전문직으로 자격을 얻도록 규정되고, 이들은 교회법과 세속법에 의해 규제를 받았다. 내과 및 외과 의 사 협회 등 전문 의사의 기구가 발달했고, 국가에 대한 의사들의 의무(예 : 공중 보건의 책임, 법의학)가 요구되었 다. 중세기의 오랜 기간 동안 유럽 여러 지역에서 그들의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의료 체제가 발전되었다. 중세 초기에는 인간의 질병에 대한 해석이 하느님의 벌, 또는 하느님이 인간을 시험하는 행위로 간주되어 병 의 치유 또한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의 결과로 보았다. 의 사들의 역할은 하느님의 치유 행위에 인간의 협조자, 하 느님의 도구(instument of God)로써 일할 뿐이라고 생각 하였다. 그래서 때로는 의사가 신앙 없이 투약으로만 병 을 고침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였다. 중세 사회에서 그리스도교의 기본 정신인 병들고 고통 받는 인간에 대한 사랑, 자선에 입각해서 환자를 방문하 고 치료하며 위로하고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 높 이 평가되었으며, 자선 행위에 있어서는 그리스도교인이 나 이교도들을 구별하지 않았다. 특히 13세기에 전 유럽 을 휩쓸었던 '페스트' 의 전염 시기에 큰 공헌을 하였다. 병원의 형태가 생기기 시작했으며, 이곳에 환자들을 집 중적으로 수용하여 치료했고 또 여행 중의 환자 · 고아 들 · 노인들 · 어린이 등의 환자들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병원들이 분화되었다. 많은 병원들이 교회와 수도자들에 의하여 운영되었다. 이 시기에 의사들이 지켜야 할 윤리는 그리스도교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었다. 의사는 훌륭한 성품을 갖고, 술을 많이 마시면 안된다고 하였다. 여자를 유혹하 거나 물건을 훔치는 자는 의사가 될 수가 없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에 의사들이 지켜야 할 사항들은 다 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특별히 성서의 가르침 에 입각한 자선 의료 행위가 강조되었다. 의사들은 환자 들에게 진정한 동정심이 필요하고 자비를 베풀어야 하며 환자들의 지위와 국적을 초월하여 같은 대우를 해야 한 다. 둘째, 의사들의 치료 행위가 돈을 벌 목적으로 가난 한 사람보다 부유한 사람으로, 무식한 사람보다 지식층 으로 편중해서는 안된다. 버림받고 가난한 환자에게는 무료로 치료해 주고, 부유한 사람들로부터는 병원 유지 에 필요한 돈을 받아야 한다. 셋째, 의사들의 치료 행위 에 병자성사와 같은 종교 의식과 고통의 의미로 환자들 에게 주지시키고 치료와 함께 공존하도록 하였다. 16세기의 교회법에는 의사들의 진료 행위에 대한 윤 리 문제가 포함되어 있었는데(martui aspilcueta enchiridion 25, 60~64), 이것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선과 의료비에 대하여 의사들은 가난한 환자에 대하여 무보수 로 치료해야 하며, 가난한 환자들의 치료 거부 행위는 죄악이다. 그 밖의 환자들에 대하여 치료비를 요구할 때는 그 사회의 관습, 노동의 적절한 대가에 입각해서 과도한 요구를 하면 안된다. 이것은 정의를 위반하는 행위며 죄 악이다. 또 많은 치료비를 벌기 위하여 환자의 치료 시간 을 연장하는 것도 큰 죄악이다. 둘째, 의사의 능력과 자 격에 대하여 의사가 충분한 의료 지식과 기술의 습득 없 이 의료 행위를 함은 죄악이다. 확실한 의학 지식과 진단 능력 없이 돈을 벌 목적으로 환자에게 투약하면 비록 병 이 회복되었어도 이것은 윤리적으로 큰 죄악이다. 셋째, 의술의 남용에 대하여 의사들은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 기 위하여 또는 환자의 요구에 의하여 독약을 주어서는 안된다(안락사). 이것은 큰 죄악이다. 또 환자들을 죄악 으로 인도하는 치료, 예를 들면 환자를 술취하게 하거나 낙태하게 하는 행위를 하면 안된다. 1234년에 교황 그 레고리오 9세(1227~1241)는 칙서를 통해 안락사와 낙태는 명백한 살인 행위라고 표명하였다. 이상의 교회에서 제시한 모든 의학 윤리의 지침은 중 세 사회의 시민법에도 거의 그대로 도입되었고, 전문의 들의 협회와 의과 대학에서도 그대로 규정으로 삼아 왔 다. 13세기 이후에 모든 의사들은 지방 관청으로부터 급 료를 받게 되었다. 그래서 의사들은 당연히 치료가 요구 되는 가난한 환자들을 돌보았으며 '페스트' 같은 전염병 이 만연될 때 지방 정부의 요청에 따라 조직적인 예방 조 치와 치료에 임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중세기 의료의 기 술적인 수준은 초보적인 것이었으나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이상을 실현토록 노력하였다. 근대 서구 사회 : 17세기부터 서구 사회의 의학은 고 대와 중세의 형이상학과 천문학 등의 영향으로부터 실증 적인 응용 과학으로 발전했다. 보렐리(G.A. Borelli, 1608~ 1679) · 시드넘(T. Sydenham, 1624~1689) · 말피기(M. Malpighi, 1628~1694) · 하비(W. Harvey, 1578~1657) 그리고 보 일(R. Boyle, 1627~1691) 등과 같은 많은 저명한 의학자들 이 생리학과 내과학을 크게 발전시켰다. 외과와 약학도 크게 발전했고, 대학의 의과 교육과 면허 규정의 제도들 이 엄격히 규제되었다. 또 종교 개혁 이후 서구 사회 및 문화에서는 점차 비종교화 현상이 두드러졌으나 의술의 시혜면에서는 그리스도교적 박애 정신과 비종교적인 칸 트 철학의 박애 정신이 병행하며 공존하였다. 실제로 의 사들은 환자들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자선의 마음을 심화시켜 갔다. 18~19세기에 서구 사회에는 의학 윤리 문제에 있어 서 4개의 큰 주류가 생겨났다. 첫째는 의료인의 관료화 다. 의사들은 환자들을 치료함에 있어서 국가적인 견지 에서 대중을 위하여 수행해야 한다. 그러므로 의사는 서 로 특정한 개인 이익이나 부당한 경쟁을 하면 안되고 국 가에서 요구하는 대로 치료의 의무를 충실히 해야 한다 는 주장이다. 둘째는 의사의 덕망에 관한 견해이다. 이 견해는 18세기에 영국에서 일어난 사조로 19세기에 이 르러 전 서구 사회로 확대되었다. 퍼시벌(T. Percival)은 1803년에 그의 저서 <의학 윤리》(Medical Ethics)에서 덕 망 있는 의사는 계몽주의 철학을 잘 이해하여야 하며, 의 술에 있어서 주요한 사회적 문제와 발전을 병행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흡(D. Hume, 1711~1776)의 표현처럼 의사 들은 도덕적인 감정, 직관 등으로 환자와 공감해야 한다. 의사들의 지식과 기술은 환자의 고통에 동정(sympathy) 하면서 그들의 병을 치료하는 데 특별히 사용해야 한다 고 하였다. 셋째는 규정 윤리와 직업상의 덕에 관한 것이다. 19세 기에 영국과 미국에서 발전한 것으로, 특히 미국에서는 1847년에 '미국 의학 협회' (A.M.A.)를 창설했고, 다양한 학회들이 생겨났다. 이들 단체들은 의사들의 환자 · 사회 · 동료들 및 의학 전문직에 대한 윤리 문제를 규정 화(codify)하려고 노력하였다. 영국에서도 똑같은 노력을 시도했다. 의사들의 신원(identification)을 명확히 하려고 했고, 의사들과 환자와의 관계, 의료의 전문직과 자율성 등을 규정하였다. 끝으로 넷째는 건강에 대한 권리 개념 이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의학 윤리가 의사의 환자에 대 한 의무에서 시작되었고, 이것이 전문직의 윤리로 발전 되었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환자들이 국가와 의사들에 대하여 자신들의 윤리 규정을 주장하였다. 이것은 프랑 스 혁명에 영향을 준 로크(J. Locke, 1632~1704)나 루소(J.J. Rousseau, 1712~1778)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환자들은 명확한 자연의 권리 중의 하나인 인간의 건강과 치료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였다. 그들은 의사들이 대중의 봉사 자로서 의무를 다할 것을 요구했고, 이것은 공중 보건 발 전의 계기가 되었다. 의사들은 환자들의 기본 권리에 기 반을 두고 치료에 임해야 함이 자신들의 의무라고 하였다. 현대 : 19세기 후반 버나드(C. Bernard, 1813~1878)의 생 리학, 비르호(R. Virchow, 1821~1902)의 세포 병리학 그리 고 파스퇴르(L. Pasteur, 1822~1895)나 코흐(R. Koch, 1843~ 1910)의 세균학 등의 공헌으로 의학은 점차 과학적으로 체계화되어 갔다. 그리고 환자 치료에 있어서 20세기 전 반까지도 대체로 수동적이었고 대중적이었으며, 의사와 환자의 관계도 수직적이었다. 20세기 중엽 이후부터 의 학의 고도의 기술화와 전문화된 '과학 의료' 는 그 발전 과정에서 비인간화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또 일반 민중의 교육 수준이 향상되고, 매스컴의 역할 증가 로 병과 의학에 대한 지식이 높아졌다. 한편 인권 신장에 따라 환자들은 치료받을 권리와 건 강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였다. 그래서 현대 의료는 사회 화하는 경향에 있으며 다음과 같은 특징으로 표현된다. 첫째, 현대의 의료는 진단 및 치료 방법이 대단히 전문화 되고 그 비용이 너무 비싸다. 그래서 수요에 맞는 공급이 충분히 따르지 못하고 있다. 둘째, 사람은 누구나 건강을 누리고 의료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정착되 었다. '세계 보건 기구 (W.H.O.)의 헌장은 "누구든지 인 종 · 종교 · 정치적 이념 · 경제적 · 사회적 지위에 따른 어떤 차별 없이 최고의 건강을 누리는 것은 인간의 기본 적 권리의 하나다" 라고 하고 있다. 셋째, 직업과 기능을 사회화하려는 경향에 의료도 포함되어 가고 국가의 간섭 을 많이 받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의료 사회화의 고도의 의학 기술 발전은 오 늘날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새로운 의학 윤리 문제들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첫째,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우애 와 신뢰가 아니고 상호 편의의 계약 관계로 변하여, 불신 풍조와 법적 소송이 증가하고 의사를 냉정한 전문 기술 직으로 대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둘째, 기술 · 경제 적인 문제로 의사들의 수련이 충분하여도 만족스러운 조 직과 자금이 따르지 못하면 사회화된 의료는 공평하고 유효하게 전달되지 못하고 특권층을 위한 의료 기관이 되기 쉽다. 또 의료 행위의 비능률화, 질적 저하를 가져 온다. 셋째, 진단과 치료 기술의 고도의 발전으로 오는 여러 윤리적인 문제들이 생긴다. 유전 공학과 그 생명 발 생 문제를 발전시켜 기형아의 태내 진단 및 낙태 · 인공 수정 · 시험관 아기 등 복잡한 문제들이 생겨났다. 그리 고, 인공 신장과 기타 만성 질환에 대한 기술 발전으로 생명의 연장 문제와 식물 상태의 인간에 대한 처리 문제 등 인간의 생명 존엄성과 관계되는 윤리 문제들, 즉 인공 수정, 인공 유산, 시험관 아기의 수태 문제, 장기 이식, 뇌사와 죽음의 판정 문제 등의 문제들이 계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의 의〕 여러 가지 대두되는 의료 문제들을 숙고해 볼 때 의료인들에게 의학 윤리는 대단히 중요하고 필수적인 분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건전한 윤리 의식을 가진 사 람은 일상 상황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을 올바로 이끌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윤리학은 의료인들 에게 이론적인 학문이 아니고 실천적이고 실용적이며 필 요 불가결한 것이다. 왜냐하면 윤리 의식이 부족한 의료 인은 의료 활동과 연구 중에 어떤 판단을 해야 할 상황에 서 가치관의 혼란을 일으키기 쉽고, 그 결과 비인간적인 행위를 유발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 낙태 ; 뇌사 ; 생명 윤리학 ; 안락사 ; 윤리학 ; 인공 수정 ; 장기 이식) ※ 참고문헌  문국진,《생명 윤리와 안락사》, 여문각, 1982/ 한국천 주교중앙협의회,《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1969/ 최창무, 《윤리 신학》 Ⅱ, 가톨릭대학교 출판부, 1989/ 한국 가톨릭 의사 협회, 《醫 學倫理》, 수문사, 1992/ 황경식 · 김상득 역, 《생의 윤리학이란?》, 서 광사, 1988/ T.L. Beauchamp · J.F. Childress, Principle of Biomedical Ethics, New York, Oxford Univ. Press, 1983/ T.L. Beauchamp · L. Walters, Contemporary Issues in Bioethiscs, California, Wadsworth Publishing Company, Belmont, 1982/ J. Connery, Abortinon, The Development of the Roman Catholic Perspective, Chicago, Loyola Univ. Press, 19771 N. 포션, <삶과 죽음, 그 영원한 숙제>, 《醫療倫理》, 연세 대학교 출판부, 1982/ W.T. Reich, Encyclopedia of Bioethics, vol. 1~4, The Free Press, New York, 1978/ R.M. Veatch, A Theory ofMedical Ethics, New York, Basic Books Inc., Publishers, 1981/ T.A. Shannon · J.D. Digiacomo, An Introduction to Bioethics, New York, Paulist Press, 1982. 〔金重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