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理性 〔라〕ratio 〔영〕r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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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인 능력 전체. 감각적인 지각 능력과는 다르다. 이지(理智) · 이해 · 사고 · 판단 · 지각 · 분별 · 양식(良 識) · 도리 · 합리성 · 현명 · 이유 · 까닭 · 동기 · 근거 · 견해 · 의견 · 의도 · 계획 · 생각 · 지식 · 이론 · 학설 · 주의(主義) · 철학 · 학문 체계 · 개념 · 이념 · 논거 · 논증 · 추리 · 추론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윤리 신학에서 이성은 밝은 빛으로, 감성적 욕망은 어둡고 맹목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개 념〕 이성은 라틴어로 '라시오' (ratio)이고, 그리스어로는 '로고스' (λόγος)인데 "비례"와 "균형"을 의미한다. 이성은 사물을 올바로 판단하고 식별하는 힘이며, 선과 악을 선별하는 능력이다. 인간은 이성이 있기에 여타의 동물들과 구별된다. 또한 이성은 본능 · 충동 · 감정적 욕구를 통제하면서 신중하고 사리에 맞는 행위를 하게 된다. 일반적 의미로는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거나 사물을 판단하는 정신의 작용이며, 철학적 의미로는 존재 일반을 지배하는 근본 원리이다.
칸트(I. Kant, 1724~1804)는 이념에 따라 오성(悟性)의 작용을 체계화하는 능력을 이성이라고 하였다. 그는 본능과 감성적 욕망에 따른 행동과 비교하여 당위 의식(當爲意識)에 따라서 결정된 행위를 이성적인 것으로 보고있다. 인간이 윤리적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은 인간 안에 자율적으로 자기 행위를 결정하는 이성적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개념적이고 논증적인 인식 능력을 이성이라고 칭하고, 직관적으로 존재를 인식하는 보다 높은 차원의 인식 능력을 오성 또는 지성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칸트에 이르러 오성을 감각의 다양한 인식을 통일하는 제약을 받는 인식 능력으로 보고, 이성은 판단의 일반 원칙을 제시하는 제약 없는 인식 능력으로 정의되었다.
〔윤리 신학적 의미〕 하느님은 인간을 이성을 갖고 살아가는 존재로 창조하셨다. 하느님은 이성을 통해 인간에게 자율성과 자제력을 갖춘 인격적 존엄성을 부여한다. 그래서 인간은 스스로 하느님을 찾고 자유로이 섬기며, 하느님은 인간을 충만하고 행복한 완성에 이르게 한다. 곧 인간은 이성을 갖고 있기에 하느님과 닮은 것이며, 자유를 행사하며, 자신의 행위를 자제할 수 있도록 창조된 것이다. 자유는 이성과 의지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은 누구나 자유롭고 책임있는 존재로 인정받아야 하는 천부적 권리를 지니고 있다. 자유를 행사할 권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분리될 수 없으며, 도덕적 · 종교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인간 행위의 윤리성을 판가름하는 요소로 세 가지를 드는데, 곧 선택된 대상, 추구하는 목적이나 의향, 행위의 상황 등이다. 그중 선택된 대상은 의지가 의도적으로 지향하는 선을 의미한다. 바로 인간 행위의 재료가 된다. 선택된 대상은 이성이 인식하고 그것이 참된 선인가 아닌가를 판단하여 그 행위를 윤리적으로 규정하게 된다. 물론 윤리적으로 선한 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대상과 목적, 상황이 모두 다 선해야 한다. 배교 · 살인 · 간음 등의 구체적인 행위의 선택은 항상 윤리적으로 악한 것이다. 그런 선택 안에는 이미 이성과 의지의 무질서인 윤리적악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행선악피(行善惡避)를 명령하는 윤리적 양심의 소리를 듣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을 위해 철저한 양심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양심은 교육과 윤리적 판단의 계발에 의해 바르게 자리잡는다. 양심 교육은 평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나 어린 시절에 집중적으로 시켜야 한다. 이때 공포 · 이기주의 · 교만 · 죄의식 · 자기 만족에 대한 충동 등에서 보호를 받게 되어 원만한 인격을 지닌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 윤리적 양심은 최고선인 하느님을 기준으로 하여 진리의 권위를 증명하고 있고, 인간은 이 최고선에 이끌려 그 계명을 수용하게 된다. 이성의 판단은 윤리적 양심을 주도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으로 인간은 미래에 할 행위, 현재 하고 있는 행위, 이미 행한 행위의 윤리적 가치를 식별하게 된다. 인간은 양심의 판단을 통해 하느님의 법이 명령하는 것을 인식한다. 그런데 윤리적 선택에서 양심은 이성과 하느님의 법에 합치하는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도 있고, 반대로 이성과 하느님의 법에서 벗어난 그릇된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늘 정당하고 선한 것을 찾도록 노력해야 하며, 하느님의 법에 담긴 뜻을 식별해야 한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성령의 도우심, 신중함의 덕행, 사려 깊은 자들의 충고와 조언 등이 요청되며, 시대의 징표를 잘 읽을 필요가 있다. (→ 시대의 징표 ; 양심, 윤리 신학에서의 ; 양지양능, 윤리 신학에서의 ; 지성)
※ 참고문헌  가톨릭대학교 교리 사목 연구소 · 주교 회의 교리교육위원회 역, 《가톨릭 교회 교리서》 3 · 4,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6, 1730~1735, 1749~1756, 1777~1788항/ 〈사목 헌장〉 17, 〈종교 자유 선언〉 2,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86/ 윤 형 중, 《상해 천주교 요리》 中, 가톨릭출판사, 1990, pp. 343~354/ 《가톨릭 사전》, p. 946/ B. Haering, La legge di Cristo I , Morcelliana, 1972, pp. 30~31, 56. 〔李容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