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결과의 원리 二重結果 ― 原理 〔라〕Principium dupli- cis effectus 〔영〕The Principle of the Double Effect

글자 크기
9
어떤 정당한 목적을 위한 행위를 하는 가운데 결과적으로 물리적인 악(惡)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이 악이 허용될 수 있다는 원리.
〔의미와 조건〕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인간 행위에서 선한 목적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 행위의 수단이 악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물리적인 악(惡)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과거부터 윤리 신학자들은 이 경우 악이 허용될 수 있는 근거로 '이중 결과의 원리' 를 제시하였다.
'이중 결과의 원리' 는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의 '정당 방위의 논제' 에서 비롯되었다. 즉 토마스 아퀴나스는 "하나의 행위는 두 가지 결과, 즉 의도된 결과와 의도되지 않은 결과 등 두 가지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윤리적 행위들은 의도된 결과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지, 우유적(遇有的, per accidens)인 요소로써, 의도되지 않은 결과에 의해서 구성되지는 않는다"(Summa Theologiae, Ⅱ- II , q. 64, a. 7)고 말하였다. 이로써 누구든지 행위 안에서 악한 결과가 우연히(물리적인 필연성 없이) 생긴 경우에만 그 악한 결과를 허용할 수 있다는 점을 체계화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집 안에 어떤 침입자가 들어와 내 재산과 생명을 위협한다고 할 때, 이를 보호하기 위한 방편으로 침입자를 물리치는 과정에서 어떤 행동을 취한 결과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침입자가 죽었다면, 악한 결과인 침입자의 죽음을 윤리적으로 정당하게 허용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곧 하나의 행위에 의해서 내가 내 생명이 유지되었다는 선한 결과와 그 침입자가 죽었다는 악한 결과라는 두 가지 결과가 나타났는데, 그중 악한 결과가 허용될 수 있다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는 원리가 이중 결과의 원리인 것이다. 이 원리의 요점은 실천적인 것으로써, 어려운 상황의 해결을 돕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측면이 강조되는 것이다. 이 원리에서 반드시 유의해야 할 것은 물리적인 악은 결코 정당한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없으며, 다만 결과적으로 수단이 허용되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윤리 신학자들은 이 원리가 적용되기 위한 다음의 네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첫째, 행위 그 자체가 악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둘째, 악한 결과와 선한 결과가 적어도 동시에 그 행위에서부터 직접 나와야 한다. 셋째, 행위자의 지향이 선해야 한다. 즉 행위자는 악한 결 과를 의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간접적인 결과로 악을 허용하는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시민들의 생활에 있어서 차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거나 모든 교통 수단은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또한 거대한 기술의 이익은 건강의 위험과 환경 오염을 동반한다. 만일 이러한 일들에 있어서 간접적으로 나타난 악한 결과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모든 모험적인 일들은 대부분 선한 결과를 가져온다 하더라도 허용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 이중 결과의 원리가 적용되면 간접적인 악한 결과로써의 위험과 환경의해악을 윤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당성에 따른 논쟁〕 '이중 결과의 원리' 는 가톨릭윤리신학의 주요 원리이기는 하지만, 1960년대 말부터 큰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의 논쟁인데, 첫째는 윤리적 절대성에 대한 전통적 가르침에서 생겨나는 문제이며, 둘째는 직접과 간접의 구분과 관련된 문제이다. 첫째 문제는 전통적으로 악한 결과는 행위의 직접적인 결과가 아닐 때에만 허용되었다는 점에서 현대에 제기되는 여러 문제들과 부딪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둘째 문제는 직접 · 간접의 구분이 행위의 선후 구별과 연관되어 이해될 때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이다.
예컨대,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한 전쟁에서 군대가 적의 요새를 공격한다고 가정할 때 그 요새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바깥 보루인 시가지를 먼저 함락시켜야 할 것이다. 이때 시민 거주지를 점령하기 위한 함포 사격이 이루어진다면, 공격의 대상이 죽기 전에 시민들이 먼저 죽게 되는 결과가 생겨날 것이다. 이러한 경우 시민들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의도된 악한 결과로 보아야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현대의 해석은 이 행위의 진행을 볼 때 여러 과정들이 함께 포함되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요새 점령이라는 하나의 물리적 행위가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 행위가 직접 의도하지 않은 시민들의 죽음은 결국 윤리적으로 허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어떤 한 행위에 있어서 '행위의 목적' (finis operis)과 '행위자의 목적' (finis operantis) 사이의 구분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총으로 사람을 쏘아 죽인다고 할 때, 총알을 재는 물리적인 행위와 살인은 법적으로 구분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윤리적으로는 분리될 수 없다. 이 행위 안에는 몇 가지의 물리적 행위가 함께 들어가 있다하더라도 단 하나의 윤리 행위가 있을 뿐이며, 이 하나의 행위가 그 행위들 전체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중 결과의 원리' 가 가져다 준 중요한 업적 중 하나로써 '상당한 이유' 가 어떤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지를살펴보아야 한다. 이 개념은 윤리 신학자들이 전통적으로 명령적인 자연법과 금령적인 자연법을 구분할 때 사용하곤 했었다. 자연법에 있어서 금령적인 법은 항상 행위를 구속한다. 예컨대 '살인하지 마라' 는 법이 좋은 예이다. 그러나 '상당한 이유' 는 '생명을 보호하라' 는 법과 같은 상대되는 명령적인 법에 직접으로 복종하는 것을 허용한다. 곧 정당 방위의 차원에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살인이라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한다면, 그 결과를 윤리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명령적인 법은 금령적인 법보다 범위가 더 넓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악을 두려워하는 것보다 선에 대한 열망이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렇게 '상당한 이유' 라는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이중 결과의 원리' 에서 문제로 제기된 '간접적' · '직접적' 이라는 말의 참된 의미를 알 수 있다. 즉 악한 결과란 상당한 이유가 있고 없음에 따라서 간접적 혹은 직접적이 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중 결과의 원리' 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이유' 의 참된 척도는 목적에 대한 행위의 비례에 있다. 곧 행위가 추구하는 가치에 상응할 때 상당한 이유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화염을 피하기 위해 건물 옥상으로 피신했고, 결국에는 거기서 뛰어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가정할 때, 이 행위는 자살하기 위해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행위와 구분된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이해한다. 뛰어내리는 행위는 동일한 행위일지라도 '상당한 이유' 가 있고 없음에 따라 윤리적으로는 다르게 평가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중 결과의 원리' 에 대한 현대적 해석은 악한 결과를 허용할 수 있을 뿐이라는 말보다는, 만일 상반되는 가치와 최대치와 비교하여 직접적으로 반대되지 않는다면 그 악한 결과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의 의〕 '이중 결과의 원리' 는 윤리적 판단을 위한 무수한 특수 원리들을 수용하는 폭 넓은 원리이다. 윤리 규범의 여러 예외들은 '이중 결과의 원리' 의 실제적인 적용에 불과하다. 사형이나 정당 방위로써의 살인, 산모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의 낙태가 그 좋은 예이다. 나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그 침입자가 정말 불의한 자인지를 아는 것이 우선은 아니며, 다만 그 죽이는 행위를 윤리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도록 하는 '상당한 이유' 가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이 원리는 '개연론' (蓋然論, Probabilismus)을 잘 설명해준다. 개연론의 목적은 악을 허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선을 추구하는 완전한 자유를 보장하려는 데 있다. 확실하지 않은 죄의 공포 때문에 결과적으로 윤리적인 선이 방해를 받아서는 안된다. 직접적인 확실성이 불가능한 경우에 가치를 찾는 행위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고, 이로써 '이중 결과의 원리' 가 적용되는 것이다. (⇦ 자기방어 ; 정당 방위 ; → 개연론 ;양심)

※ 참고문헌  Cornelius J. Van Der Poel, The Principle of Double Effect, Charles E. Curran (Ed.), Absolutes in Moral Theology?, Washington-Cleveland, 1968, pp. 186~210/ S.J. Peter Knauer, The principle of the double effect, Herder and Herder, 1967, summer, vol. 15, no. 2, pp. 100~104./ K.H. Peschke, General Moral Theology―Christian Ethics, vol.I , C. Goodliffe Neale, Alcester and Dublin, 1st ed., 1986(김 창훈 역, 《그리스도교 윤리학―제1권 기초 윤리 신학》, 분도출판사, 1990, pp. 362~372)/ 유봉준, 《기초 윤리신학》, 가톨릭출판사, 1978, p. 95. 〔李東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