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 忍耐 〔라〕patientia 〔영〕pat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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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기다림. 용덕(勇德)과 관련된 윤리덕.
〔성서에서의 의미〕 성서에서 인내는 야훼 하느님과 그리스도와 직접 관련되어 있는 신앙적 자세이다. 구약에서 '인내' 란 의미로 사용되는 “아카크”(אָכַּק)는 분노와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절제하고 잠재우는 인간의 가장 인격적인 태도를 의미한다(이사 42, 14 ; 에즈 5, 10). '기다리다' 와 '인내하다' 는 의미를 지닌 "하카" (חָכָה)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미래 지향적인 태도와 관련되어 있다. 인내는 의인의 덕목이며(하바 2, 3 ; 스바 3,8), 그 예는 이사악과 아브라함과 예언자들, 욥을 통해서 드러난다. 구약성서에서 하느님의 인내는 그의 자비로운 속성과 결부되며(이사 30, 18), 심판의 보류와 인간의 회개가 뒤따른다. 그렇기에 그분은 "자비하시고 은혜로우며 화를 참으시고 사랑이 넘치는" (시편 103, 8) 분이며, 은혜를 베풀어 주실 날을 기다리는 분이다(이사 30, 18).신약성서에서 '인내' 란 의미로 사용되는 "휘포모네"(ὑπομονή)는 본래 '기다림' , '대기함' 이란 의미로 사용되었다. 기다림이란 맥락에서 인내(2데살 3, 5), 축복과 약속의 성취에 대한 인내(야고 5, 11 ; 히브 10, 36) 등을 가리킨다. 인내는 그리스도인들의 덕목이기에(히브 12,1-2), 믿음 안에서 박해를 참고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묵시 13, 10 ; 14, 12).
구약의 선택된 백성에게 인내는 전능하신 하느님의 약속을 신뢰하는 기다림(시편 22, 25 ; 27, 3 ; 34, 19 ; 126, 5 등)이며, 그리스도인에게는 파스카 신비에 대한 믿음(히브 12, 1-12)과 미래의 하느님 나라를 향해 지향된 희망(로마 5, 4-5) 그리고 현재에 앞당겨 실현하는 애덕(로마 8, 35)의 표현이다. 바오로 사도에 의하면 하느님이 현재의 때(로마 3, 25-26)에 구원의 정의를 나타내신다는 관점에서, 구약의 시대는 인간들의 죄를 하느님이 참아주신 때이다. 예언자들은 하느님의 의노와 심판의 주제를 간과하지 않으면서 그분의 인내로운 용서를 훨씬 더 강조하였다. 그리고 선택된 백성은 긴 역사 여정에서 하느님의 인내에 대하여 언제나 더 깊이 인식해 갔다(출애34, 6-7 ; 이사 55, 6-9 등).
신약성서에서 예수는 죄인들과의 만남과 가르침 그리고 행위를 통해 인내하는 하느님의 자비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었다. 그리고 성급함과 복수심을 드러내는 제자들을 꾸짖었고 여러 비유들을 통해 하느님의 인내를 드러냈다(루가 9, 55 ; 13, 6-9). 실로 예수는 자신의 전 생애에서 인내의 모범을 보였다. 사도들은 이 세상 생활은 하느님의 관용의 때이지만, 끝까지 악을 고집하는 이에게 분노의 날이 올 것임을 경고하였다(2베드 3, 9-15 ; 로마 2, 5 ; 히브 3, 7-12). 하지만 인내함으로써 얻게 되는 대가도 이야기하였다. 즉 위로(2고린 1, 6)와 칭찬(2데살1, 4)을 받고, 하느님께서 약속해 주신 것을 받을 것이다(히브 10, 36). 즉 구원을 받아(마태 10, 22) 영원한 생명을 얻고(루가 21, 18-19 ; 로마 2, 7-8), 생명의 월계관을 받을 것이다(야고 1, 12).
〔교부들의 견해〕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박해의 상황에서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신비를 생생하게 체험하면서 생활하였다. 그들은 혹독한 시련 중에 은총을 통한 인내의 무장으로만 신앙 생활을 충실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교부들의 가르침에 의하면, 그리스도교적 인내는 희망 안에서의 항구성이다. 그리스도를 모방하기 위한 십자가를 통한 희망이며 부활의 기다림이다. 그분을 사랑하는 용기로 고난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은 그분과 일치하고자 하며, 그분처럼 되고 그분과 함께 십자가를 지고자 하는 열망으로 변한다. 그리하여 그분을 위해 고통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나아가 그리스도의 모방으로써, 그리고 최고의 사랑의 증거로써 순교를 기쁘게 받아들인다.
결국 교부들에 의하면, 인내는 지상 여정에 있는 그리스도인이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대신덕(對神德)에 따라 성실히 처신하며 사는 방법이다.
〔신학적 견해〕 인내는 대신덕 특히 희망의 덕〔望德〕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지만 용덕과도 밀접히 관련된 윤리덕이다. 인내는 용덕의 잠재적 부분으로써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는 인간에게 강한 용기를 준다. 인내는 정해진 목표에 이르기 위하여 희망과 기다림 중에 고통과 불행을 극복해 내는 덕이다. 인내의 덕과 용덕의 관계가 긴밀하지만, 고유성에 있어서는 서로 구별된다. 용덕이 두려움에 대해 상대적인 것이라면, 인내의 덕은 낙심에 상대적인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고통이 죄로 인한 필연적인 벌이 아니고 하느님 나라에 대한 믿음의 시험이며 그리스도의 구원을 위한 수난에 협력하는 것(필립 3, 10 ; 로마 8, 17)으로 이해하면서, 고통에 대한 인내의 의미와 가치를 깨달을 수있다. 인내는 성령의 열매(갈라 5, 22 ; 골로 1, 11)이고 참된 행복(마태 10, 22)을 얻는 방법이며, 그리스도의 인내를 본받는 것이다(사도 8, 32 ; 히브 12, 2).
인내는 은총 없이는 불가능하다. 초자연적 생명의 원리로서 은총은 모든 주부덕(注賦德)의 근본이므로, 인내의 덕에 있어서도 근본이다. 은총은 인내의 습득덕(習得德)을 닦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리스도인은 은총의 도움으로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신비 안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인내의 덕을 단계적으로 성숙시켜 나갈 수 있다. 인내의 덕을 가꾸어 가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초자연적 동기를 키워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즉 예견하고 섭리하는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고 그에 일치하기,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에 대한 진지한 묵상, 자신의 결점을 고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구원 사업에의 협력을 위한 적극적 참여 등이다. (→ 대신덕 ; 덕)
※ 참고문헌  M. Spanneut, 《DSp》 XII - 1, pp. 438~474/ R. Doherty,《NCE》 10, pp. 1086~1087/ T. Goffi, Dizionario enciclopedico dispiritualita, vol. 3, Citta nuova, Roma, 1975, pp. 1893~1896/ G. Gatti,Dizionario enciclopedico di teologia morale, Paoline, Roma, 1981, pp.728~732. 〔朴載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