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스크리트어 헤투-프라트야:(lctu-pom)에이를 번역한 불교 용어로써 인(因)과 연(緣)을 합쳐서 부르는 말. 결과를 만드는 직접 · 간접적인 원인. 어떠한 결과가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 이상의 원인이 있어야 한다. 그들 중 직접적(親因)이고 내적(內因)이며 주된[主因] 원인을 인'인' 이라고 하며 간접적(疎因)이고 외적[外因]이며 보조적(從因)인 원인을 '연' 이라고 한다. 또한 원인을 인이라 하고 조건을 연이라고도 하는데, 인과 연을 한꺼번에 합쳐서 인이라고 하기도 하고 연이라고 하기도 한다.
어떠한 결과든 반드시 인과 연이 화합하여 일어난다. 예컨대 토마토가 열리기 위해서는 토마토 씨앗과 함께 토양, 수분, 햇빛 등이 있어야 한다. 씨앗이 있어도 토양, 수분, 햇빛이 없으면 토마토는 열릴 수 없고, 반대로 후자가 있어도 전자가 없으면 역시 토마토는 열리지 않는다. 이러한 이치를 두고 인과 연이 화합하여 결과가 생긴다고 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결과는 자신이 인이 되고 자신을 둘러싼 여러 환경과 조건들이 연이 되어 생겨난다. 아무리 좋은 환경과 조건이 갖추어져 있더라도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는 생기지 않으며, 반대로 아무리 본인이 원하더라도 환경과 조건이 구비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옷자락 한 번 스치는 데도 오백 생의 인연이 있다"는 말은 그러한 작은 결과가 있기까지에도 무수한 인과 연이 합쳐졌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버터라는 하나의 결과가 있기 위해서는 우유라는 재료와 적당한 온도라는 조건이 있어야 하는데 이때 우유는 인이고 온도는 연이다. 그러나 인으로써의 우유와 연으로써의 온도에 의해 결과로써의 버터가 생겼지만, 버터는 다시 인이 되어 적당한 연과 함께 치즈라는 결과를 낳는다. 또 치즈는 사람이라는 인과 결합하여 건강이라는 결과를 낳는 연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인-연-과는 끝없이 서로 뒤섞이고 연속하며 상호 작용한다.
따라서 일체의 모든 존재는 인연으로 생겨나고 인연으로 소멸한다. 불교에서는 이처럼 일체의 모든 존재들이 인연으로 생겨나고 소멸하는 도리를 인연 생멸(因緣生滅)의 진리라고 하며, 줄여서 인연법(因緣法), 인과법(因果法), 혹은 연기법(緣起法)이라고 한다. 불교에서 인연의 도리를 진리(法)로써 강조하는 것은 우주와 인생의 모든 존재와 현상이 어느 하나도 서로서로 원인과 결과로써 얽혀 있지 않은 바가 없음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다. 이 세상에는 남을 떠나 홀로 존재할 수 있는 절대적 자존자(自存者)는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불자들은 우주 삼라만상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상호 작용한다는 이러한 상의 상관성(相依相關性)에 대한 깨달음이 모든 인간 고통의 원인인 이기심과 집착심으로 인한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게 해준다고 믿는다. 이기심과 집착심으로 인한 욕망은 연기법에 대한 무지, 즉 우주와 인생의 상의 상관성에 대한 무지로부터 비롯되며, 이기심과 집착심은 결국 인간의 궁극적 한계인 죽음의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무지에 대한 깨달음이 죽음까지 포함하는 인간의 모든 고통을 초극할 수 있게 해준다고 믿는 것이다. 불교는 우주와 인생의 모든 현상을 육인(六因) 사연(四緣)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 참고문헌 E. Conze, Buddhism It's essence and development, Harper and Row, New York, 1992/ M. Eliade ed., The Encyciopedia of Religion, Macmillai Publishing Company, New York, 1987/ E. Lamotte, trans. by Sara Webb-Boin, History of Indian Buddhism, 1988/ Walpola. S. Rahula, What the Buddha Taught, Goreon Fraser, 1978/ E.J. Thomas, The History ofBudhist Thought, New York, 1963/ 교양 교재 편찬위원회, 《불교학 개론》, 동국대학교 출판부, 1981/ 小口偉一, 堀一郎 監修, 《宗教學辭典》, 東京大學出版會, 1973/ 中村 元, 鄭太爀 역, 《原始佛敎》, 東文選, 1993/ 平川彰, 李浩根 역, 《印度佛教 歷史》 上, 民族社, 1993. [尹泳海]
인연 因緣 [산]hetu-pratyaya
글자 크기
9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