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의신학

教義神學

〔라〕theologia dogmatica · 〔영〕dogmatic theology

글자 크기
1

교의신학 또는 교리신학(敎理神學)이라고 번역되는 'theologia dogmatica' 는 조직신학(組織神學)의 분과이다. 본래 'δόγμα' (dogma) 즉 주장, 원리 등의 뜻을 가진 단어 가 성서에서는 법령이라는 뜻으로(사도 17, 7 ; 루가 2, 1) 또는 믿고 실행해야 될 근본 명제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에페 2, 25 ; 골로 2, 14 ; 사도 16, 4). 3세기까지의 교부들도 신약성서의 뜻대로 믿을 것과 지킬 것을 다 '도그마' 라 하였다. 4세기부터는 불변하게 확정된 계시 진리라는 한정된 뜻으로 사용되어 일반 교리 전반에서 구별되었다. 중세 초기의 저자들도 한정된 의미로 사용 하였으나, 전성기의 스콜라 신학자들은 이 말 대신에 신 조(信條, articuli fdei)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사실상 교회 초기부터 서서히 발전한 신학은 중세 말 기까지도 특정 분과(分科)로 세분화되지 않았다. 신학자 들은 계시된 모든 진리를 논하면서 때로는 사변적인 결 론, 때로는 실천적인 지침을 나름대로 체계화하였다. 그 러나 스콜라 신학의 전성기를 지나 14세기부터 신학의 여러 분야는 보조 학문의 발전과 더불어 세분화되기 시 작하였고 15~16세기는 신자들의 윤리적 실천 사항들을 다루어 고해(告解) 사제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참고 서적들이 출간되면서 윤리신학이 독립되었다. 이어 주로 믿을 교리만 다루는 책들도 편찬되었는데, 1634년 갈리스도(G. Calixtus)에 의해 처음으로 '교의신학' (theologia dogmatica)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었고 곧바로 널리 보급되었다. 학술 용어로 'dogma' 는 하느님이 확실히 계시하셨고 신자들이 믿어야 할 것으로 교회가 공인한 신앙 교리를 뜻한다. 즉 하느님의 계시와 교회의 공인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채워져야 어떤 명제가 '도그마' 로 인정되는 것이 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교의신학을 칭할 때 사용되는 'dogmatica' 라는 형용사는 명사 'dogma' 보다는 더 넓은 뜻으로 믿을 교리 전반을 가리키기 때문에 믿고 지켜야 할 계시 진리를 연구하는 것이 신학이라면 모든 신학은 다 교의신학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교의신학은 실제로 윤리 부분을 제외한 교리 전체를 취급한다. 따라서 교의 신학은 신학 전체 안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며, 윤리 신학, 영성신학, 사목신학의 근거와 방향을 제공한다. 〔대상과 방법〕 교의신학이 취급하는 질료적 대상은 하 느님께서 계시하시고 거룩한 전통 안에 보관된 신앙의 유산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신 후 당신이 누 구이시며 인간과 어떤 관계에 계시며 인간이 무엇을 어 떻게 해야 하는지 계시하셨다. 이 계시를 인간들에게 통 고하는 방법으로 하느님의 백성을 선택하시고, 이 백성 의 살아 있는 전통을 통하여 만인에게 계시가 전달되도 록 마련하셨다. 그러므로 구체적으로는 하느님 백성의 전통 안에 보관되고 이해되는 하느님의 말씀이 교의신학 의 재료이다. 그런데 교의신학의 대상을 연구할지라도 단순히 인간 의 이성적 능력으로 한다면 종교 철학이나 고전(古典) 연구일 뿐 신학은 아니다. 교의신학이 논하는 모든 재료 의 주체(subjectum)는 바로 '하느님으로서의 하느님' (sub ratione deitatis)이시다. 그런데 존재의 원리로서의 하느님 은 철학으로 추구할 수 있지만, 하느님으로서의 하느님 은 자연 이성의 힘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고 계시를 수용 하는 신앙으로써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의신학 을 연구하는 이성은 신앙의 빛으로 조명된 이성이다. 따 라서 교의신학의 형상적(形相的) 대상은 신앙으로 조명 되고 인도된 이성이다. 교의신학의 대상을 이해하면 그 방법론도 이해할 수 있다. 교의신학을 연구한다는 것은 철학적 사색으로 신 과 인간과 세계에 대하여 종교적 명제들을 설정한 후, 그 명제들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성서나 성전에서 적당한 구절을 인용하여 논리적으로 짜집기하는 작업이 아니다. 교의신학의 모든 명제들은 신앙의 유산 안에 잠 재적으로라도 포함되어 있어야 하고 거기서 도출되어야 하며, 신앙의 유산 안에서 검증되고 설명되어야 한다. 결론도 신앙의 유산과 배치되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교의신학의 방법론은 '이해하기 위해 믿는다' (credo ut intelligam)에서 출발하여 계시의 원천이신 하느님과 계시 의 전달 통로인 하느님 백성에게 맡겨진 말씀을 신앙으 로 비추어진 이성으로 추구하고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론은 항상 성서와 성전에 잠재적으로라도 포함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교의신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사물이나 명제에 대하여 먼저 성서와 성전의 가르침을 충분히 조사 · 파악 한 후에 이성적 판단과 추리를 전개해야 한다. 이성적 추리에 있어서도 그 명제의 대전제나 소전제 중 적어도 하나는 신앙의 유산에서 나온 것이어야 그 결론을 신학 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원조가 범죄하지 않았다면 인류의 구원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교 의신학자의 유일한 대답은 "나는 모른다" 이다. 원조가 범죄하지 않았다는 계시를 받은 바 없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대하여 아무리 구구한 답변을 할지라도 그것은 가설에 대한 가답일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답변은 종교 철학적 사색일지언정 교의신학적 해답은 아니다. 〔체계와 분과〕 계시 자체와 그 계시를 교회가 이해하 여 정식화(定式化)한 도그마는 가톨릭 신앙의 대상이므 로 모든 이가 동일한 신앙의 친교 안에 일치해야 된다. 그런데 어떠한 신학도 신앙 내용을 인간 이성으로 완벽 하게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에 동일한 신앙의 친교 안에 머물면서도 해설 방법이나 유형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유사하고 상이한 신학 체계가 있을 수 있다. 특정 신학자가 속한 시대나 지역의 사고 방식, 사상 전 통, 문화적 배경의 차이에서 서로 다른 학문 체계가 성 립될 수 있다. 동방 교회의 신학과 서방 교회의 신학이 확연히 구별되는 것이 그 예이다. 신학 연구에 원용하는 철학이나 지적 풍토, 방법론의 차이에서 여러 가지 신학 파가 파생된다. 플라톤 철학을 따르느냐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따르느냐에 따라 체계가 달라지고, 체계의 출발 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아우구스티노 학파, 토마 스 학파, 스코투스 학파의 체계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는 하느님 자신을 출발점으로 하여 인간 구원의 경륜을 거쳐 궁극적으로 하느님께 돌아가는 도식으로 각 논제를 배열한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하느님으로부터 나와서 (Exitux a Deo) 하느님께로 돌아간다(Redius ad Deum)"라 고 표현하였다. 이 도식에 의하여 교의신학의 여러 분과 를 배열하면 대략 다음과 같은 질서가 성립된다. ① 기초신학(基礎神學) : 개별 교리를 논하기 전에 그 리스도교 교리 성립의 근거가 되는 계시 자체에 대한 신 학적 이해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하느님의 계시가 가능 한 것인지, 하느님의 계시가 역사 안에 실제로 주어졌는 지, 어떤 방법으로 계시가 전달되고, 인간이 어떻게 이 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지, 계시를 수용하는 신앙이란 무 엇인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구를, 개별 교 리를 설명하는 기초가 되는 기초 신학, 또는 계시론이라 한다. 또한 그리스도교 교리와 신앙의 정당성을 총체적 으로 옹호한다는 뜻에서 호교론(護敎論)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학의 분과로서의 기초신학이 방법이나 범위에 있어서 광의의 호교론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② 신론(神論) : 계시에 나타난 하느님의 존재 · 본 질 · 속성 · 섭리적 작용 · 인간과의 관계, 그리고 성부· 성자 · 성령의 삼위일체(三位一體)의 신비에 대하여 연 구한다. ③ 창조론(創造論) : 하느님의 만물 창조와 지배, 초 자연계와 자연계, 인간의 현양과 타락(원죄론), 천사, 인 간, 물질, 선과 악의 문제들을 다룬다. ④ 그리스도론 : 구세주로 파견된 예수 그리스도의 강 생(降生)의 신비, 생애와 업적의 의미, 죽으심과 부활의 의미를 연구한다. ⑤ 구원론(救援論) : 그리스도의 구속 사업이 인간에 게 미치는 결과, 구원의 의미, 구원 은총의 양상, 은총으 로 인간에 심어진 대신덕(對神德)에 대하여 연구한다. ⑥ 교회론(敎會論) : 그리스도의 구속 사업의 연장(延 長)인 교회의 신비를 그 본성과 구조에서 고찰하고, 교 회의 사명과 그 사명 수행에 필요한 직능들, 완성된 교 회의 모상인 마리아와 모든 성인의 통공 교리를 연구한 다. 예전에는 마리아론을 따로 취급했으나 과장된 경우 가 많았기에 교회론 안에서 마리아의 위상을 고려한다. ⑦ 성사론(聖事論) : 구원에 대한 교회의 일곱 가지 성사를 총론과 각론으로 나누어 연구한다. 예전에는 성 사의 교의적 내용은 교의신학에서, 성사의 실천적 내용 은 윤리신학에서 다루었으나, 불합리한 점이 많아 지금 은 성사론에서 함께 취급하거나, 전례학(典禮學)으로 미 루는 경향이 있다. ⑧ 종말론(終末論) : 만물이 하느님께로 귀속되는 완 세(完世)의 신비를 다룬다. 죽음 · 심판 · 영생 · 영벌 등 인간의 운명, 그리스도의 재림과 공심판을 통한 우주의 완결, 하느님의 승리에 대하여 연구한다. 이상의 8개 분과가 교의신학의 고전적인 내용을 이루 는데, 점차 신학이 발달함에 따라 새로운 과제가 등장하 였고, 어떤 주제는 더 깊이 다루어야 했다. 몇 가지를 예 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성령론 : 신론에서 삼위 일체의 교리를 논하지만, 동방 신학에 비해 서방 신학은 성령에 대한 전문적인 연 구가 부족하다. 신론, 그리스도론이 분과로서 다루어진 다면 성령론도 충분한 조사 연구를 거쳐 독립 분과가 되 어야 마땅하다. ②신학적 인간학 : 창조론과 종말론에서 다루는 인간 론은 대단히 부족하다. 특히 실존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현세에서 인간의 주관성, 교환 성, 역사성은 구세사 안에서 인간 의미에 대한 깊은 통 찰을 요구한다. 인간이 영혼과 육신이 결합된 존재라는 소박한 견해로는 인간의 의미를 모두 파악할 수 없기 때 문이다. ③ 역사 신학 :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하는 인간과 사 물들의 역사성을 도외시하고서는 실재(實在)를 충분히 파악할 수 없다. 우주와 인간의 역사가 구세사에 어떤 관련을 가지고 있는지 좀더 해명되어야 하고, 역사 진전 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사명이 밝혀져야 한다. ④ 현세(現世) 신학 : 슈뉘(M.D. Chenu)가 '지상 사물 의 신학' 이라고 표현한 분야이다. 교의신학은 오랫동안 초자연계의 주제와 개인의 구원을 주로 논하였지만, 인 간과 사회의 구원에 직결되는 인간 활동이나 현세 상황 의 신학적 의미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가정, 사회, 국 가, 경제, 문화, 예술, 기타 인간 활동에 관한 윤리 신학 적 접근뿐 아니라 존재론적 · 교의신학적 연구가 필요하 다. 정치신학, 해방신학, 혁명신학, 사신(死神)신학 등의 시도는 현세에 대한 신학의 고민을 잘 보여 준다. 결론적으로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교의신학의 미개 척 분야가 많은 것은 교만한 인간 이성의 취약성을 잘 말해 주고 있다. (→ 신학) ※ 참고문헌  M.D. Chenu, La théologie est elle une science, Fayor, 1957/ Y. Cogar, La foi et la théologie, Tournai, 1962/ J.R. Geiselmann, Dogme, 《EncFoi》, t. 1, Cerf, 1965, pp. 364~381/ K. Rahner, Ecriture sainte et théologie, 《EncFoi》 t. 1, Cerf, 1965, pp. 401~409/ E. Schillebeeckx, Révélation et theologie, Bruxelles, 1965. 〔鄭夏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