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賃金 [라]salarium [영]wage, sal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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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기간 동안 일한 대가로 받는 급료.
19세기 유럽과 미국의 지배적인 경제 철학은 임금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결정되야 한다고 하였다. 즉, 노동자가 노동에 대한 시장 가격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든 자유이며, 사용자는 합의된 임금을 지불하기만 하면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이러한 사고는 공정한 임금 결정을 위한 다른 도덕적 기준을 인정하지 않는다. 현대 가톨릭 교회의 사회 교리는 공정한 임금 문제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공정한 임금의 결정 문제를 재검토하게 한 것은 노동자 착취와 참혹한 빈곤 때문이었다. 교회가 말하는 공정한 임금은 노동자 자신과 그의 가족이 인간 품위에 알맞은 생활을 할 수 있는 노동의 보수 를 의미한다. 생활 임금, 가족 임금은 이와 같은 의미를 지닌 용어이다.
〔가르침의 발전] 공정한 임금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공정한 가격에 대한 중세의 가르침에 기원을 둔다. 즉, 농부들이나 상인들이 어떤 상품에 대해 받는 금액은 노동과 원자재의 비용뿐만 아니라 이들 자신과 가족의 생활비도 충당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매매(賣買) 행위에 대해 토마스 아퀴나스(12241225-1275)는 교환 계약에서 등가성을 요구한다는 원칙을 따랐다. 그는 정의가 교환의 객체인 사물이나 서비스의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에서의 추정 가치에 의해서도 결정된다고 지적하였다. 이후 스콜라 학파의 윤리학자들은 토마스 학파가 정의를 교환적 정의, 배분적 정의, 법적 정의 또는 사회 정의로 구분한 것에 따라 공정한 가격의 등가성을 분석하였다. 이들은 모든 개별 계약들은 사회적 상황 안에서 공동선에 이바지해야 할 사용자들과 고용인들에 의해서 체결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회칙 <노동 헌장>(1891)의 발표 이전 대다수 윤리학자들은 공정한 임금의 지불을 개인의 안정 및 현상 유지와 결부시켰다. 공정한 임금이 노동자와 그의 가족에게 실제로 미치는 영향은 무시된 채 무비판적으로 지역의 관행과 동일시되었다. 공정한 임금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교황 레오 13세(1878~1903)에 의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교황은 사회 문제를 언급하면서 케텔러(Wilhelm von Ketteler) 주교의 저술을 이용하여 노동의 존엄성과 공정한 임금의 도덕적 필요성을 지지하였다. <노동 헌장>에서 교황은, 인간 존엄성은 노동자들이 공정하게 대우받고 그들의 노력에 대한 대가로 생활을 유지하고 보존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받을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교황은 임금은 자유 시장에서 구매자와 판매자의 무작위적인 상호 작용과 재화의 조달 가능성에 의해 결정되는 상품 가격처럼 결정된다는 임금 철칙설(Iron Law of Wages)을 배격하였다. 엄밀한 의미의 계약상 정의는 계약에 의해 충족될 수 있으나 인간 존엄성에서 나오는 보다 완전한 의미의 정의는 그렇지 않다. 노동자와 그의 가족을 온당하고 검소하게 부양하기에 충분한 보수가 노동에 제공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으로는 의식주, 육신의 건강, 자녀 양육 및 교육, 재산 형성 기회, 장래에 대한 보장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사치품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타고난 존엄성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교황 비오 11세(1922~1939)는 회칙 <정결한 혼인>(Ca-sti Connubii, 1930)에서 노동자 자신과 가족을 위한 공정한 임금에 대한 권리를 지지하였다(117항). 회칙 <사십 주년>은 노동자의 기본적인 인간 존엄성의 표현으로서 임금에 대한 레오 교황의 가르침을 재천명하였다(30항) 물론 기업의 재정 상태도 고려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노동자들은 과도한 임금을 요구할 수 없다(33항). 공정한 임금은 공동선의 테두리 안에서, 특히 사회 정의를 거스르는 악인 실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어야 한다(34항). 보조성의 원리는 사회 각 계층이 공동선 실현에 이바지할 것을 요구한다(35~39항). 비오 11세는 정의에 따라 마땅히 주어져야 할 것과 사랑으로 주어지는 것을 구별하였다. "임금 노동자는 정의에 따라 자기에게 돌아와야 할 몫을 구호금을 받듯이 받아서는 안된다" (〈하느님이신 구세주> 49항) .
교황 비오 12세(1939~1958)가 공정한 임금에 대한 권리를 국가의 내적 질서의 기본 원리로 재천명한 반면(성탄절 연설문. 1942), 교황 요한 23세(1958~1963)는 역사적이며 국제적인 사회 · 경제적 요소들을 고려함으로써(<어머니와 교사> 55, 68, 71항) 공정한 임금에 대한 가르침을 발전시켰다. 회칙 <지상의 평화>에서 교황 요한 23세는 가톨릭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이 옹호하는 인권의 가장 포괄적인 목록을 제시하였다(11~27항). 구체적인 경제적 권리 중 하나가 공정한 임금에 대한 권리이다(20항). 권리에는 의무가 따른다. 공정한 임금은 상호 협력과 정부의 보호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어머니와 교사>21항 ; <지상의 평화> 31, 64항). 교황 요한 23세는 인권에 대한 가르침에서 모든 사람들과 공동체들과 국가들의 상호 의존성을 강조하였다(<지상의 평화> 42, 121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공정한 임금을 신성 불가침적 인간 존엄성의 표현으로 본 역대 교황들의 가르침을 그대로 인정하였다(사목 67항).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는 사람들의 완전한 발전을 강조함으로써 공평한 생활 유지의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하였다(<민족들의 발전> 6, 27항 ; <팔십 주년> 14항). 즉 물질적인 생활 조건만으로는 부족하다(<민족들의 발전> 20항). 그래서 교황은 노동자들과 그 밖의 사회 구성원들이 지닌 평등과 참여에 대한 소망을 인정하였다. 공정한 임금은 정치적 ·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적인 세계 안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노동하는 인간>(1981)에서 인간은 노동을 통해 하느님과 "공동 창조"의 기회를 갖는다고 강조하였다. 자본은 인간 노동의 결과이므로 노동은 자본에 우선한다. 그러므로 공정한 임금은 사회 윤리의 핵심 문제이다(19항). 왜냐하면 그것은 올바른 노사 관계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은 가정을 이루기 위한 필요 조건이므로 노동에 대한 공정한 보수는 노동자의 가정을 유지하고 각 구성원의 장래를 마련해 주는 것이어야 한다(10항). 공정한 임금은 사회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사회 경제 체제 전체의 정의를 평가하는 도구가 된다(10항). 또한 교황은 회칙 <노동 헌장>의 반포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인간의 노동과 노동자의 존엄성이 사회 경제 체제에서 핵심적인 중요성을 지닌다고 하였다(〈백 주년> 6항). 교황은 공정한 임금에 대한 권리를 본질적인 인권들 중 하나로 여긴다(4, 8, 15, 34, 43, 47항).
〔신학적인 입장] 공정한 임금에 대한 권리는 가톨릭 사회 교리의 기본 주제들에 기초하고 있다. 기본 전제는 인간의 존엄성이다. 각 사람의 존엄성은 추상적인 동시에 구체적인 것이다. 또한 사회 상황 안에서 구체적 삶을 통해 체험되고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의 평등과 존엄성이 실현되려면 보다 인간적이고 정의로운 조건들이 사회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인간 존엄성은 인권의 전통에서 구체적으로 가장 잘 표현된다. 각 사람은 자신의 존엄성 때문에 보편적이며 신성 불가침적인 권리들과 의무들을 지닌다. 이러한 권리들은 인간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조건들이다. 이 질서는 완전한 발전을 위해 역동적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다. 어떤 하나의 권리도 개인적 · 사회적 차원이나 수단적인 차원에서 다른 인권들과 관계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인권의 질서는 사람들의 개인이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완전한 발전을 지향하는 것이다. 인권 질서의 테두리 안에서 하나의 권리인 공정한 임금은 개인의 노동권을 사회적으로 중개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공정한 보수를 받게 되면 이들은 다른 권리들, 예컨대 육체적 건강, 가족 부양, 공동선 실현에 대한 권리들을 행사하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공정한 임금에 대한 권리에는 의무도 따른다. 노동자는 각기 배정받은 노동을 충실하고 정직하게 수행하고 재산과 합법적인 권위를 존중할 책임이 있다. 또한 사용자는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보수를 주고 이들의 인간적인 한계를 존중하며, 노동자들의 단체 결성을 허용하고 가능한 한 모든 기술을 동원하여 기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향상시킬 책임이 있다.
공정한 임금은 노동자와 그의 가족 부양과 긴밀히 연관된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각기 다른 문화에서 가족의 다양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가장은 누구나 그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기혼자이든 미혼자이든, 자신과 피부양자들을 돌보기에 충분한 임금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정의의 원리를 세 가지로 구분하는 것은 개개의 임금 협약(교환적 정의)과 공동선의 긴장 관계(사목 26항)를 조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공정한 임금은 공동체적 사회관에 근거하고 있다. 배분적 정의와 사회 정의의 원리들은 정부와 사회 전체의 조직과 제도에 질서를 부여함으로써 개별 노동자의 공정한 임금에 대한 권리 행사를 가능하게 한다.
공정한 임금은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팔십 주년> 4항 ; <사회적 관심> 41항). 그리스도인들은 도덕적 원리들을 실천할 의무가 있다. 구체적인 사랑은 곤궁에 처한 사람들의 역사적 상황, 정치 경제 체제의 비판적 분석, 개인적 · 사회적 죄의 현실, 모든 민족들의 상호 의존에 대한 의식을 참작해야 한다.
공정한 임금을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가지 원칙을 참작해야 한다. 첫째, 단 하나의 공정한 임금은 없다. 그것은 나라마다, 국가에서도 지역마다 구체적으로, 그리고 정기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둘째, 공정한 임금은 최저의 하한선을 뜻한다. 그것은 노동자들의 완전한 발전에 필요한 것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셋째, 공정한 임금은 언제나 가족 임금이다. 넷째, 노동자의 참여 및 협의, 임금 구조, 직무 평가, 고충 처리 등을 다루는 공공 차원의 고용인 관리 제도가 필요하다. 다섯째, 공정한 임금은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에 대한 이해를 포함한다. 인종, 성, 국적, 연령 또는 결혼 여부에 따른 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혜택은 부양 가족 규모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여섯째, 공정한 임금은 사용자의 지불 능력, 시장 상황, 공동선의 제약을 받는다. 완전 고용을 촉진하려는 노력은 개별 회사들에 국한되어서는 안된다. 어떠한 대화에든, 예컨대 정부, 중앙 은행, 노동조합, 국제 협약과 같은 "간접 고용주"(노동하동하는 인간> 17항)가 포함되어야 한다.
[교회의 임금] 1917년 교회법전의 1524조는 공정한 임금에 관한 <노동 헌장>의 가르침을 적용하면서, 교회 재산 관리자들은 고용인들에게 공정한 임금과 품위 있는 근로 조건을 제공하라고 지시하였다. 그러나 이 조항은 교회 안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 기관에 고용된 사람들에게 공정한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선교 17항 ; 평신도 22항).<세계 정의에 관하여(1971)는 교회는 자신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교회가 정의를 증거해야 한다면, 교회는 먼저 사람들 앞에서 감히 정의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눈에 정의로운 사람으로 여겨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있다" (38항). 노동을 통해 교회에 봉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평신도이든, 수도자이든, 성직자이든 공정한 보수를 받아야 한다(39항). 1983년의 교회법은 231조와 1286조에 공정한 임금에 관한 교황과 공의회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이 문제에 있어서도 교회는 참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교회 스스로 정의를 실천할 때, 정의 실현을 위해 교회가 세상에 제시하는 권고가 신뢰받게 될 것이다 (<백주년> 57항). (- 경제 윤리)
※ 참고문헌  John Eatwell · Murray Milgate . Peter Newman, ed.,The New Palgrave A Dictionary of Economics, Vols. 2, 4, London and Basingstoke, Macmillan Press, 1987/ John Cronin, Social Principles and Economic Life, Milwaukee, Bruce Publishing Company, 1964/ Pierre Bigo, La Doctrine Sociale de I'Eglise, Paris, Presses Universitaires de France, 1966/ Michael Glazier . Monika K. Hellwig, ed., The Modem Catholic Encyclopedia, Collegeville, Liturgical Press, 1994. 〔韓弘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