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신령 등이 인간 육체에 옮아 붙거나 몸 속에 자리잡는 것.
[개 념〕 신들림, 신 내림 혹은 신 지펌, 또는 접신(接神)이나 빙의(憑依)라고도 한다. 외부의 신령이나 악령 혹은 또 다른 신적 존재가 인간 육체에 옮아 붙거나 몸속에 자리 잡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신적 존재가 인간 몸을 소유하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도 있다. 그 결과 인간은 신령에게 붙들려 꼼짝달싹 못하고 통제당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입신의 현상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음이 학계에 보고되었다. 여러 문화권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방언(Glossolalia)도 일종의 입신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인류학자인 부르기농(Enka Bour-guignon)의 연구에 따르면, 샘플로 조사한 488개 사회에서 74%가 입신 현상을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사례는 태평양 연안의 문화들에서 수집되었으며, 가장 적은 사례는 남북 아메리카 인디언의 문화에서 모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신을 믿는 사람들은 유라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지중해 연안 지방과 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흑인들 사이에 특히 광범위하게 유포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농경 사회에서 입신을 더욱 강도 높게 믿었으며, 수렵이나 채집 경제 단계에 있는 문화들에서는 상대적으로 입신에 대한 믿음이 약했다. 남성들에게서보다는 여성들에게서 입신 현상이 더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황홀경(trance)과 같은 의식의 고양된 상태가 항상 입신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부르기농이 조사한 488개 사회 중에서 90%에 해당하는 437개 사회에서는 정상적인 의식 상태에서 의식의 고양 상태로 옮겨가는 제도적인 방법들이 한 가지 이상 갖추어져 있었다. 이 중에서 52%에 해당하는 251개 사회만이 이러한 의식의 고양 상태를 외부의 신적 존재에 의한 입신이라고 인정하고 있었다. 입신에 해당되는 영어로는 포세션(posesssion)이나 옵세션(obsesion)이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쓰인다. 포세션이 신령에 의하여 사람 몸이 점유당한 상태에 강조점을 두는 말이라면, 옵세션은 신령에 의하여 인간의 몸이 점유 당한 결과 꼼짝달싹 못하게 얽매어 있거나 제어당하고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민간 신앙] 한국의 경우를 들어 살펴보면, 입신은 일반인에게 신이 내리는 것과 직업적인 신들림의 전문가인 무당에게 신이 지피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인이든 무당이든 신이 내리는 양상은 동일하다. 즉 정신적인 이상 상태나 육체적인 장애 상태로 나타난다. 입신의 표시로 보통 몸이 떨리고, 눈이 빨개지거나,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사람에 따라서는 반대로 얼굴색에 핏기가 가시거나 파랗게 질리기도 한다. 입신이 본격화되어 그 정점을 향하여 내닫는 상태를 신명, 혹은 신바람이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신바람은 물리적 힘이나 격정의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신비스러운 초인간적인 힘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무당이 신령과 교통하여 공수를 주거나 점을 치는 것이 예가 된다. 이때, 입신 상태에서 무당은 신의 부림을 당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을 부리기도 한다. 신을 부릴 수 있는 경지에까지 다다른 큰무당은 입신을 하더라도 일방적으로 신령에게 점유당하거나 빙의되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신을 부린다는 말로 표현되는 큰무당의 상태는 심리학적으로는 초의식(超意識)이라고 볼 수 있다. 신의 뜻을 받들어 인간들에게 전해 주기도 하지만, 스스로가 신이 되어 자신을 드러내기도 한다. 무당의 노래와 춤은 바로 신탁(神託)과 신현(神顯)을 매개하는 수단이다. 신 내림 혹은 입신의 전문가로 인정되는 무당의 유형은 흔히 한강을 경계로 하여 그 이북 지방의 강신무(降神巫)와 이남 지방의 세습무(世襲巫)로 나뉜다. 이러한 분류는 무당이 되는 과정인 성무(成巫) 과정에 있어서 강신무는 무당 후보자의 직접적인 신령 체험인 신병(神病)에 의거하며, 세습무는 무당 집안의 가계 세습에 의거한다는데 따른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상 이와 같은 신통(神統)과 가통(家統)의 경계는 모호하다. 사례 연구를 해 보면, 일례로 황해도 강신무의 경우 가계 세습의 흔적으로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즉 강신무 집안 조상들 중에는 이미 무당이 많은데, 이러한 현상을 무당들 스스로는 '만신부리'라고 한다는 것이다. 집안에 무당이 되는 뿌리 〔根據〕가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세습무의 경우에 무업(巫業)을 중단할 때에는 신병(神病)과 유사한 현상이 드러나는 것이 확인된 적도 있다.
[의 의] 정신 분석학자인 김광일(金光日)에 따르면, 입신의 대표적 형태인 신병은 평소에 억눌려 온 심리의 투사(投射) 현상이라고 본다. 자력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심리적인 억압의 기제를 초인간적 존재인 신령들의 이름을 빌려서 풀고자 하는 원의(願意)의 발로라는 것이다. 사회 인류학자로 미국에서 활동하였던 김영숙(Young-sookKim-Harey)에 따르면 강력한 종교 체험으로써의 입신을 경험한 무당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드러난다. 첫째, 한국의 무당들은 부모라든가 배우자 혹은 자식때문에 어려서부터 남다른 고생을 하였다. 둘째, 부모나 남편을 혐오하는 등 콤플렉스가 강하다. 셋째, 비상한 기억력을 보이며 지능이 뛰어나고 그림, 노래, 춤 등 예술적 소양으로 나타나는 감수성이 예민하다. 넷째, 정상적인 교육 과정을 거치지 못하였다. 다섯째, 정신 장애나 신체 고통의 증후군으로 흔히 '신병' 이라고 하는 강력한 신비 체험을 하고 있다. 여섯째, 무당 노릇을 함으로써 이 병이 낫는다. 일곱째,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매력, 통솔력을 갖추고 있다. (→ 몰아 ; 무당)
※ 참고문헌 秋葉隆 · 赤松智城, 《朝鮮巫俗の 研究》, 朝鮮總督府, 1938/ 張籌根, 《鄉土信仰》, 乙酉文化社, 1975/ 崔吉城, 韓國 巫俗의 研究究》, 亞細亞文化社, 1978/ 李符永, 《分析心理學 C.G. Jung의 人間心性論》, 일조각, 1978/ ─然, 李丙燾 역, 《三國遺事》, 광조출판사, 1982/ 陳壽, 김원중 역, 《三國志》, 신원문화사, 1994/ 국립민속박물관편, 《큰무당 우옥주 유품》, 국립민속박물관, 1995/ 조흥윤, 《한국 巫의 역사와 현상》, 민족문화사, 1997/ 차옥승, 《한국인의 종교 경험 무교》, 서광사, 1997/ 박일영, 《한국 무교의 이해》, 분도출판사, 1999/ W.제임스, 김재영 역, 《종교적 체험의 다양성》, 한길사, 2000/ ErikaBourguignon, 'The Self, the Behavioral Environment and the Theory of Spirit Possession' , Context and Meaning in Cultural Anthropoloy, ed. by Melford E. Spiro, New York, 1965, pp. 39~60/ John Beattie · John Middleton, eds, Spirit Mediummship and Society in Africa, New York, 1969/I.M. Lewis, Ecstatic Religion. An Arthropological Stucty ofSpirit Possession and Shamamism, Harmondsworth, 1971/ Felicitas D. Goodman, Speaking in Tongues ; A Cross-Cultural Stucty ofGlossolalia, Chicago, 1972/ Vincent Crapanzano Vivian Garrison eds, Case Studies in Spirit Possession, New York, 19771 Youngsook Kim-Harvey, Six Korean Women. The Socialization of Shamans, Minnesota : West Publishing, 1979/ Gananath Obeyesekere, Medusa's Hair. An Essary on Personal Symbols and Religious Experience, Chicago, 1981/ Andras Zemplnei, 'Possession et sacrifice" , Temps de la reflexions 5, 1984, pp.325-352/ Vincent Crapanzano, "Spirit Possession', , The Encyclopedia of Religion, ed. by Mircea Eliade, New York, 1987, pp. 12a~19b. [차 日 榮〕
입신 入神 [영] spirit possession
글자 크기
9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