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고의 부유한 유대인 세관장. '즈가리야' (זְכַרְיָהוּ)의 단축형인 히브리어 '자카이' (★)에서 유래한 자케오라는 이름은 '때 묻지 않은, 순진한' 이라는 의미를 갖고있다.
자케오와 관련된 이야기는 신약성서에서 오직 한 곳에만(루가 19, 1-10) 언급되어 있다. 전통적으로 세리들은로마 정부나 그 속국의 지방 정부로부터 세금 징수권을 사들여 규정된 금액 이상으로 많은 세금을 거두어들이곤해서, 죄인으로 지탄을 받았다. 그런데 수많은 세리들을 관할하는 세관장의 이름이 '때 묻지 않은, 순진한' 이란 의미의 자케오였으니, 이름을 지어준 친지들의 바람과는 정반대의 삶을 선택한 인물로 비난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자케오의 인생은 예수를 만나는 순간에 완전히 달라진다. 그는 예수를 보려고 했으나 키가 작아서 군중들에게 가려 뜻을 이루지 못하자, 예수가 가는 길을 앞질러 달려가서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갈 정도로 열의가 있는 사람이었다. 예수가 그를 보고 그의 집에 머물겠다고 말하자, 자신의 집에 모시고는 선뜻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고 그동안 남의 것을 등쳐먹은 일이 있다면 네 배로 갚아 주겠다고 공언할 만큼 결단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런 결단 때문에 그는 예수로부터 그의 집에 구원이 내렸다는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사실 루가 복음서에만 나오는 자케오 이야기는 그 내용이나 위치상으로 다분히 의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대인 사회에서 배척당했던 세관장 자케오는 소외된 삶을 살아야 했던 소경(18, 35-43)과 더불어 예수가 불러 모으고자 했던 "잃은 것"(루가 19, 10)에 속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하느님 앞에 떳떳하게 나설 수 있는 바리사이(루가 18, 9-14)나 계명들을 소년 시절부터 다 지켜온 부자(루가 18, 18-23)와는 사회적으로 상반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예수의 세 번째 수난 예고(루가 18, 31-34)가 대칭축인 양 이 두 부류의 사람들 사이에 위치해있다.
이런 문맥에서 세관장 자케오는 가난한 사람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고 당신을 따르라는 초대에 응하지 못했던 부자(루가 18, 22)와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제시된다. 예리고는 종려나무 숲과 발삼향으로 유명한 도시였으며,요빠와 예루살렘 및 요르단 동부 지역을 잇는 주요 교통로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기에 세관장이었던 자케오가 많은 부를 축적하기란 아주 손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자케오는 망설임 없이 재산의 반을 내놓았다. 당대에는 연수입 중 1/5은 구제 기금으로 내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보다 훨씬 많은 자선 기금을 내놓은 셈이다. 그리고 부당하게 취득한 재산에 대해서는 1/5만 더해서 보상하도록 한 율법 규정(레위 5, 16 ; 6, 1-5 ; 민수 5, 5-7)을 넘어서서, 다윗 왕의 본을 따서 네 곱절로 갚아주겠다고 공언했다(2사무 12, 6). 그로 인해 그를 '아브라함의 아들' 로 인정하여 유대교 공동체에 다시 받아들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자케오 이야기는 찾고, 보고, 구원을 얻는다는 흐름으로 짜여져 있다. 외면으로 드러난 자케오의 삶은 세리였기에 불결하다고 취급당했지만, 예수를 만나려고 갖은 애를 쓰고, 또 예수를 만난 후 그가 보였던 결단은 그의 본성이 그의 이름 그대로 '때 묻지 않고 순수한' 상태였음을 잘 드러내 준다. 교회 전승(Ps-Clem. Hom. 3,63-72 ; Recogn. 3. 66, 4)에서는 베드로 사도가 이런 점을 높이 사 자케오를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가이사리아의 주교로 임명하여 재직하게 했다고 전해 온다. (→ 세리)
※ 참고문헌 Joan Comay · Ronald Brownrigg, Who's who in the Bible, 1993/ R.F. O'Toole, 《ABD》 6, pp 1032~1033/ Thomas A. Holland, Jericho, The oxford encyclopedia ofArchaeology in the Near East, vol. 3,Oxford Univ. Press, 1997/ 민영진 책임 편집, 《성서백과대사전》 5, 성서교재간행사, 1980, pp. 637~639. 〔李禹植〕
자케오 〔그〕Ζακχαῖος, 〔라〕Zachaeus 〔그〕Zacchae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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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

돌무화과나무에 오르는 자케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