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무릎 혹은 두 무릎을 굽히고 자신의 몸을 낮추는 공경의 행위. 엄격한 의미에서는 '장궤 인사' 또는 '무릎절' 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
〔용어와 개념〕 '무릎을 굽히는 행위' 는 온몸으로 자신의 순종을 표현하는 공경의 행위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두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펴는 고정된 형태의 행위를 일반적으로 '장궤' 라 일컫는다. 반면 서 있는 자세에서 한쪽 무릎을 굽히고 곧게 자기 몸을 낮추는 공경의 동작을 '무릎 절' 또는 '장궤 인사' 라 부른다. 장궤는 오랜 시간 동안 기도나 공경의 자세로 갖출 수 있지만, 무릎 절은 한쪽 무릎을 굽히고 다른 한쪽은 세운 채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굽혀 절을 하는 행위이기에 일시적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혼용하여 사용하기도 하지만, 무릎을 굽히는 형태의 절을 통상 '장궤' 라 일컫는다.
교만하거나 도도한 사람의 자세는 자기의 몸을 곧게 세워서 자신을 들어 높인다. 반면 겸손한 사람은 자기의 몸을 낮춘다. 고개를 숙이거나 자신의 몸을 움츠리는 자세를 취한다. 특히 누구에게 용서를 청할 때, 또는 무엇인가 간절히 애원할 일이 있을 때 무릎을 꿇거나 엎드린다. 엎드리거나 무릎을 끓는 자세는 상대에 대한 나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상대에게 자비를 바랄 때 사용되는 자세이다. 그래서 장궤는 엎드리는 '부복' (俯伏)과 같은 자세와 동일하게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자세에 해당된다. 그만큼 무릎을 끓는다는 것은 자신을 크게 낮추는 자세이다. 자신을 낮춤으로써 '의탁' 또는 '도움 요청' 의 표현을 강하게 드러내는 행위이다. 하느님 앞에 스스로를 낮추는 자세는 기도 자세의 기본이다. 따라서 장궤는 기도와 예배를 위한 일반적인 행위로 자연스럽게 도입되었다.
따라서 엎드리거나 무릎을 끓는 자세가 전례 안에서 사용될 때는 하느님과 교회 앞에서 나의 잘못과 약함을 인정하는 때와 하느님께 간절히 무엇인가를 청할 때이다. 예수가 십자가 처형을 당하기 전 올리브 동산에서 고통 중에 하느님께 기도할 때 취한 동작이 바로 '무릎 꿇는 자세' 였다(루가 22, 41). 그러나 공간이 충분하지 못한 성당에서 엎드리는 자세로 기도하기란 사실상 곤란하므로 무릎 끓는 자세가 주로 사용된다.
[역 사] 시간이 흐르면서 무릎 끓는 자세는 고개를 숙이는 자세와 함께 공경을 드러내는 자세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본래 한쪽 무릎을 끓는 것은 비그리스도인들의 관행에서 비롯되었다. 고대 로마인들은 신적(神的) 존재인 황제를 공경하고 예배할 때 이 자세를 취했었다. 처음엔 이 동작이 비그리스도인들의 자세였기에 그리스도인들은 사용하지 않았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자세의 이교도적 의미가 사라지고 단순히 높은 사람에 대한 존경을 뜻하게 되면서 그리스도교 안에 도입되었다. 이자세는 주교나 교황에게 하는 인사였는데 후에는 제대, 십자가, 성인 유해, 그리스도와 성인들의 성상(聖像) 앞에서도 한쪽 무릎을 꿇어 경의를 표하였다. 11세기에는 성체 안에 그리스도께서 실존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성체 앞에서 이 자세를 취하기 시작하였다. 16세기에 처음으로 미사에 도입되기 시작하였고, 결국 1570년 교황 비오 5세(1566~1572)에 의해 출판된 《로마 미사 경본》(Missale Romanum) 안에 포함되었다.
〔전례에서의 규범〕 장궤에 관한 전례의 규범은 매우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다. 특히 성체 공경에서 최고 공경의 표시로 장궤 또는 장궤 인사를 지시하고 있는데, 기본적인 규범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성체 현시 동안 현시된 성체께 공경을 표할 때 '양 무릎을 굽히는 장궤' 를 한다. 둘째, 사제는 미사에서 빵과 포도주의 축성 다음에, 영성체 전에 제대 앞에서, 미사 시작 때와 마칠 때에도 제대에 최고 공경의 표시로 '오른쪽 무릎을 굽히는 장궤 인사' 를 한다. 미사 외에는 감실 앞에서 동일한 공경의 표시로 같은 인사를 한다(《로마 미사 전례서 총지침》 274항). 신자들도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 앞에서는 공경의 표시로 장궤나 다른 공경의 예를 갖춘다. 셋째, 사제는 전례를 시작하고 마칠 때 중심 제대 위에 설치된 십자가를 향해 '한쪽 무릎을 끓는 장궤' 를 한다. 마찬가지로 교구장 주교 주례의 전례에서 주례자 앞을 지나칠 때 같은 공경을 표시한다. 하지만 고위 성직자나 참사 위원 같은 사제는 예외적으로 장궤 대신 고개를 숙이는 절로 대신한다. 넷째, 서품식, 서원식, 세례식에서 성인 호칭 기도를 바칠 때 장궤를 한다. 다섯째, 파스카 금요일에 십자가 경배 예절 다음부터 부활 성야 예절 전까지 중앙 제대 위에 현시된 십자가 앞을 지날 때 사제와 신자 모두 무릎을 굽히는 절을 한다. 여섯째, 파스카 금요일 전례에서 기도 지향을 말한 다음 사제나 부제(해설자)가 "무릎을 꿇읍시다" 라는 안내말로 장궤를 유도하고 주님 수난을 묵상하도록 한다. 일곱째, 고해성사를 받을 때 고해 사제 앞에서 신자는 흔히 장궤를 한다. 여덟째, 축복이나 안수를 받기 위해 장궤를 하기도 한다. 아홉째, 그 외에도 사계(四季) 축일이나 참회의 날들에 무릎을 끓는 예절들이 있다.
그러나 어떤 특별한 날에는 무릎을 끓는 자세를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니체아 공의회(325) 교부들은 미사가 지닌 파스카 특성을 확인하고 부활 시기와 주일에는 주님의 부활 축제를 서서 거행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래서 주일 제1 저녁(토요일 저녁)부터 삼종 기도 등을 바칠 때 무릎을 꿇지 않고 서서 기도드린다. 이것은 부활의 기쁨을 표현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식의 인사 자세인 이 동작이 한국 실정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한국 주교 회의는 장궤를 모두 '허리를 숙여 절' (깊은 절)하는 것으로 바꾸었는데, 이는 우리 풍습에 맞춘 결정이다. 이전에는 성체를 모시고 나서 제대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기도 하였는데, 이제는 성체 앞에서나 제대 앞에서 허리를 숙여 절하거나 양쪽 무릎을 다 끓고 기도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우리 나라 성당에서는 미사 중에 장궤를 하는 경우 감사 기도( 거룩하시도다' 후부터 '주님의 기도' 전까지)중과 영성체 시작 전 사제가 성체를 들어 보여 주며 "하느님의 어린 양"을 할 때 장궤를 한다. 한편 대부분의 본당에서 성당이 비좁다는 이유로 장궤틀을 없애는 일이 빈번하다. 이로 인해 성찬례 가운데 성찬 제정과 축성문 동안( '거룩하시도다' 다음부터 '신앙의 신비여' 앞까지) 전례 공동체는 반드시 '장궤' 를 해야 하는데, 현재는 '서 있는 경우' 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우리 몸을 이용하여 더욱 간절한 마음을 표현할 수단 자체를 없앤 것이다. 그러기에 본래의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장궤의 자세를 복원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건강상의 이유나 자리가 좁거나 너무 사람이 많거나 또는 다른 합당한 이유로 방해를 받지 않는다면 성체 축성 때 '무릎을 꿇어야' 한다" (《로마 미사 전례서 총지침》 43항). 성찬 전례에서 감사 기도를 할 때 신자들이 무릎을 끓는 것은 이제 곧 이루어지는 파 스카 신비의 재현에 대해 공경심과 경외심을 드러내면서,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그리스도를 따라 하느님의 뜻을 따르겠다는 마음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 성찬 전례)
※ 참고문헌 Dom Robert Le Gall, Dizionario di Liturgia, Editrice LDC, 1994, p. 98/ Mario Rigetti, Storia Liturgia, vol. I, Ancora, 1964, pp.310, 312~319, vol. IV, p. 204/ 《CE》 6, pp. 423~427/ 천주교 용어위원회편, 《천주교 용어집》,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00, pp. 29, 68/ 로마노 과르디니, 장익 역, 《거 룩한 표징》, 분도소책 4, 분도출판사, 1976,Pp. 18~19/ 김인영, 《제대와 감실의 싸움》, 분도출판사, 1996, pp.105~107/ 김종수, 《왜 저렇게 하지?ㅡ전례의 표징》,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8, pp. 12~13. 〔羅基丁〕
장궤
長跪
〔라〕genuflexio · 〔영〕genuf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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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

장궤는 하느님에 대한 공경심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