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

水曜日

〔라〕Feria quarta Cinerum · 〔영〕Ash Wedne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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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첫날. 교회는 이날 단식과 금육재를 지키며, 재[灰]를 머리에 얹는 예식을 거행한다.
〔역사적 개관〕 재의 수요일 예식은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이 머리에 재를 뒤집어쓰고 거친 천으로 만든 참회복을 입고 자기 죄를 뉘우치고 슬퍼하며 참회하던 관습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유딧은 아시리아 군대로부터 베툴리아를 구하러 나서기 전에 성전에 들어가 베옷을 입고 머리에 재를 뿌리고 땅에 엎디어 하느님께 기도하였다(유딧 9, 1). 예수도 코라진과 베싸이다가 회개하지 않음을 꾸짖으며 "너희 가운데서 행한 기적들을 띠로와 시돈에서 행했더라면 벌써 자루와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했을 것이다"(마태 11, 21)하고 말하였다.
테르툴리아노(160~223)와 치프리아노(?~258), , 암브로시오(339~397), 예로니모(347~419)와 그 밖의 많은 교부들과 고대 교회의 저술가들은 참회와 관련하여 자주 재와 참회복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교회는 5~6세기에 공적 참회 제도를 만들면서 중죄를 지은 사람들이 벌을 받고 있음을 드러내고자 재와 자루옷을 입게 하였다.
공적인 참회의 시기는 재의 수요일에 시작하여 파스카 목요일까지 이어졌다. 중죄를 지은 이들을 위한 공적 참회는 매우 일찍부터 사순 시기를 시작하며 행하여졌다. 처음에는 사순 제1 주간 화요일에 행하여졌으나 곧바로 재의 수요일로 옮겨 시작되었다. 7세기 로마에서는 공적인 참회자들이 지정된 사제들에게 가서 죄를 고백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참회복을 입고 재를 뒤집어썼다. 갈리아 지방에서는 교회에서 쫓아내는 예식을 거행하기도 하였다. 그들은 이 기간 동안 교회에 들어갈 수 없었으며, 사순 시기에 부과된 보속을 하고자 때로는 수도원으로 보내지기도 하였다. 다른 지역에서는 자기 집에서 개인적으로 보속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영혼을 깨끗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이 거룩한 시기에 더 자주 영성체를 할 수 있도록 고해성사로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것이 관례였다.
공적인 참회 제도는 프림의 레기노(Regino di Priim, ?~915?) 시대에도 여전히 시행되고 있었다. 그는 성당 문에서 주교가 참회자들을 향하여 거행한 의식을 묘사하고있다. "(주교는) 일어서서 기도를 바치고····들에게 안수하고 성수를 뿌린다. 주교는 먼저 그들에게 재를 얹은 다음 그들의 머리를 가리게 하고 슬퍼하며 탄식할 것을 그들에게 명한다. 아담이 낙원에서 쫓겨났듯이 그들은 죄로 말미암아 교회에서 쫓겨난다" (De synodalibus causis. Lib.I,c.295).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참회 예식과 기도를 더 종합적으로 전해 주고 있는 갈리아 예법의 한 예식이《교황 예식서》 안에 "재의 수요일에 참회하는 이들을 공개적으로 교회에서 쫓아냄에 관하여" (De expulsione publi-ce poenitentium ab Ecclesia in feria quarta Cinerum)라는 이름으로 오늘까지 전해진다. 이 공적 참회 제도는 제1 천년기 말에 중단되었다. 그러나 재를 뿌리는 예식은 후대에도 그대로 유지되어 공적인 죄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신자들에게 확대되었다. 교황 우르바노 2 (1088~1099)는 베네벤토(Benevento) 시노드(1091)에서 신자들에게 재를 뿌리는 예식을 모든 교회가 거행하도록 권장하였다.
그런데 레기노는 재 축복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재 축복에 관한 양식은 9세기의 히토르프(M. Hittorp)가 수집한 《고대 로마 예식서》(Ordo Romanus Antiquus) 안에 처음 나타난다.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수요일 '참회 예식' (Ordo poenitentiae) 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예식은 앙드류(M. Andrieu)가 1961년에 편집한 《중세 전기의 로마 예식서》(Les Ordines Romani du Haut Moyen Age V, pp. 124~125 ;Ordo L, cap. XVⅢ, 45~48)에서도 다시 찾아 볼 수 있는데 재 축복 예식에 적절히 선택하여 쓸 수 있는 네 개의 기도문이 제시되어 있다(0mmiptens sempiterneDeus, parce poenitentibus··· ; Deus, qui nonmortem sed poenitentiam desideras··· ; De-us, qui humiliatione flecteris··· ; Omni-potens sempiterne Deus, qui Ninivitis incinere et cilicio poe-nitentibus··· ) . 하지만 재 뿌림은 "사람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십시오"라는 말을 이미 동반하고 있었다. 신자들에게 뿌릴 재를 얻기 위하여 지난해의 성지를 태우는 규정은 12세기에야 확인할 수 있다.
재 축복은 매우 빨리 퍼져 나가 신자들의 신심 생활 안에 매우 중요한 전례 행위로 자리를 잡았다. 모든 신자들은 이 재의 예식으로 공식적인 참회를 시작하여 파스카 목요일까지 계속하였다. 파스카 목요일에는 참회를 마치며 하느님과 화해하는 의식을 거행하였다. 남자들에게는 머리에 재를 뿌리고 여자들에게는 이마에 재를 발라 십자표를 하였다(Notandum quod viris ponentur cineres supra caput,mulieribus linientur in fronte, Arens, Der Liber Ordinarius der EssenerStifskirche, Paderborn, 1908, p. 37) .
9세기에는 재를 뿌리는 예식이 미사와 연결되지 않고,하나의 참회 예식으로 거행되었었다. 로마에서는 아벤티노에 있는 성녀 사비나 성당에서 참회 예식을 거행하였다. 재를 뿌리는 예식은 12세기에 가서야 공식 전례로 받아들여졌다. 교황이 아나스타시아 성당에서 사제들에게 재를 뿌렸다. 이때 교황은 기도를 바치고 맨발로 행렬하여 성녀 사비나 성당으로 가서 미사를 거행하였다. 이 행렬은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특별한 표징적 예식이 되어 중세기에 다른 지방에서도 일반화되었다. 뒤랑(G.Durand)은 이 행렬의 뜻을 다음과 같이 알려 준다(Rationaledivinorum officiorum, VI, 28, 17). "행렬합시다. 그리하여 적들을 거슬러 싸우는 전투에 나아갑시다" (Processionem qui-dem facimus, quia tunc ad bellum contra hostes incedimus). 전례개혁은 재의 수요일에 단식과 재를 얹는 관습을 그대로 보존하였다.
〔오늘의 전례〕 현행 로마 미사 전례서에 따르면 재 축복은 복음 봉독과 강론 뒤에 행하여진다. 이 재의 예식은 위에서 보았듯이 1970년 이전까지는 본래 미사 시작 때에 행하여졌던 것인데, 미사와 합쳐지면서 강론 뒤에 하게 되었다.
사제는 "참회의 뜻으로 우리 머리에 얹으려는 이 재에 강복해 주시도록 간구"하자고 권고한 뒤에 제시되어 있는 두 가지 기도 가운데 하나를 골라 축복의 기도를 바친다. 이 두 가지 축복의 기도는 사순 시기의 의미를 잘 가르쳐 주고 있다. "저희가 주님의 은총으로 사순 시기의 재계를 충실히 지키고 마음을 깨끗이 하여, 성자의 파스카 축제를 잘 준비하게 하소서." "저희가 흙에서 왔으므로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알고 있사오니, 사순 시기의 열심한 수련으로 죄를 용서받고 새 생명을 얻어 부활하시는 성자의 모습을 닮을 수 있게 하소서."
사제는 전년도 성지 주일에 축복한 나뭇가지를 태워 얻은 재에 성수를 뿌린 다음, 신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머리에 재를 얹어 준다. 사제는 재를 얹을 때 낙원에서 쫓겨남을 기억하게 하는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창세 3, 19) 하는 전통적인 양식 대신에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마르 1, 15) 하신 예수의 권고 말씀을 사용할 수 있다. 사제가 재를 신자들에게 얹어 줄 때에 신자들은 따름 노래와 화답송을 노래한다. 재를 얹는 예식이 끝나면 보편 지향 기도를 바친다. 재의 예식은 미사 거행 없이 말씀의 전례와 함께 거행할 수도 있다.
재의 예식이 미사 중에 있기 때문에 이날 미사에서는 참회식을 생략한다. 본기도에서는 악의 세계와 맞서 싸울 수 있도록 극기의 보루로 진을 칠 수 있게 해 달라고간구한다. "그리스도를 믿는 저희가 거룩한 재계로 악의 세계와 맞서 싸우려 하오니, 극기의 보루로 진을 치게 하소서." 이 기도로 교회는 사순 시기 동안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악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주님께 청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그리스도인은 안락한 삶을 살라고 부르심을 받은 것이 아니고, 하느님을 거스르는 모든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우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첫째 독서(요엘 2, 12-18)와 둘째 독서(2고린 5, 20-6,2)는 회개하고 하느님과 화해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알렐루야' 는 부활 성야 미사 때까지 부르지 않는다. 복음으로는 마태오 복음 6장의 말씀을 듣게 된다. 여기에서 자선과 기도와 단식의 올바른 정신과 태도를 배운다. 감사송으로는 육신의 재계를 직접 언급하고 있는 유일한 감사송인 '사순 감사송 4' 를 바친다. "아버지께서는 저희가 지키는 육신의 재계로 악습을 고쳐 주시고 영혼을 깨끗하게 하시며,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덕을 실천할 힘과 그 상급을 내리시나이다." (→ 사순 시기)
※ 참고문헌  A. Nocent, Ⅱ Mercoledi delle Ceneri, inizio della Quaresima, M. Augé · A.J. Chupungco · A. Nocent M. Rooney · Ⅰ.Scicolone · A.M. Triacca (a cura di), L'Anno Liturgico, Anàmnesis 6, Marietti, Genova, 1988, pp. 159~161/ A. Adam, L'Anno Liturgico,celebrazione del Mistero di Cristo, editrice elle di ci, Leumann, Torino, 1984, pp. 107~110/ M. Righetti, Manuale di Storia Liturgica, vol. Ⅱ, Ancora, Milano, 1956, pp. 120~123/ J.L. Martin, L'Anno Liturgico, Storia eteologia, edizione Paoline, Milano, 1987, pp. 147~148/ A.G. Martimort ed.,L'Église en prière, vol. IV, La liturgie et le temps, Desclée, Paris, 1983, p. 86. 〔金宗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