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기도 -

祈禱

[라]Vesperae · [영]vespers, evening prayer, even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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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전례(liturgia horarum)로 바치는 기도 중 하나. 아침 기도와 더불어 "하루 기도의 두 기둥"(<전례> 89항 ;<시간 전례 총지침> 37항) 중 하나이다. 예전에는 이 기도와 신자들이 저녁 때 바치는 간단한 내용의 기도를 각기'만과' (晩課)라고 불렀다.
〔유래와 변천] 유래 : 저녁 기도를 뜻하는 명칭에는 '저녁 기도 (Vespertinae preces), '저녁 제사' (Sacrificiumvespertinum) 등 많은 용어들이 사용되었지만, 대표적으로는 '저녁' (vespera)이란 단어의 복수형을 사용하여 '베스페래' (Vesperae) 혹은 '앗 베스페라스' (Ad vesperas, 저녁에 즈음하여)라는 용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였다.
시간 전례의 기원은 유대인들의 전통에 따라서 시작된 초기 교회 공동체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유대교(다니 6, 11 : 시편 58, 18)에서는 하루에 세 번씩 기도하던 관습이 있었다. 신약성서는 "끊임없이 기도하라" 고 권고하고 있고(루가 18, 1 : 21, 36 : 1데살 5, 17 : 에페 6, 8),또 사도들도 "빵을 떼는 일과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사도 2, 42). 말하자면 초기부터 신자들은 저마다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기도하였다. 이것이 여러 지방에서 공동 기도를 위해서 특정한 시간, 즉 황혼이 깃들고 등불이 켜지는 하루의 마지막 시간 또는 태양이 떠올라 밤이 끝나는 하루의 첫 시간을 정하는 모습으로 발전하여 저녁기도와 아침 기도(Laudes)의 전형이 되었다. 사도 행전의 여러 곳을 보면 특히 제3시(오전 9시), 제6시(정오), 제9시(오후 3시) 등에 기도하는 모습들이 발견된다(사도2, 1-15 ; 10, 9 ; 3, 1 : 16, 25). 이런 관습들이 모여서 시간 전례의 낮 기도(3시경, 6시경, 9시경)가 발전하는 동기가 되었다. 또 초기 교회의 문헌인 《디다케》(8, 23)에는 신자들이 매일 주님의 기도를 세 번씩 했다는 기록도 발견된다. 이 전통은 아침 기도와 미사와 저녁 기도에 주님의 기도를 삽입하는 동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런 기도시간들에 시편을 노래했다는 사실이 시간 전례의 중심 내용을 시편 기도로 꾸민 이유이다.
시간 전례는 특히 수도회의 발전에 따라서 더욱 확고한 형태를 갖춘다. 안토니오(251~356)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수도 생활은 베네딕도(480?~547?)의 수도 규칙서가 나오면서 오늘날의 수도원 양식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그의 "기도하고 일하라" (Ora et labora)는 규칙에 따라서 하루를 온전히 기도로 꾸미기 위해서 시간 전례가 매우 필요했다. 9세기 이후 시간 전례는 수도회만이 아니라 교구의 성직자들에게도 도입되었고, 아시시의 프란치스코(1181~126)와 그 회원들에 의해 《소성무 일도서》 (Breviarium)가 서방 교회에 널리 보급되었다. 시간 전례서는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 후인 1568년 교황 비오 5세(1566~1572)가 《로마 성무 일도서》(Brevianum Ro-manum)를 발간 · 공포함으로써 전세계 교회가 통일성과일률성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1911년 교황 비오 10세(1903~1914)가 새 《성무 일도서》를 편찬하면서 시편들의배열을 변경하고 정리하였다. 이 기도서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결과인 1971년부터 시행된 개혁판으로 보완되었으며, 한글로 번역되어 오늘날 사용되고 있다. 이 《성무 일도서》의 특징은 시편 주기를 한 주간에서 4주간으로 편성하여 전례 시기의 특성에 쉽게 적응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저녁 기도의 변천 : 저녁 기도는 오늘날 보통 늦은 오후 해가 떨어지고 등불을 켜기 시작할 때 바치는 시간 기도이다. 수도원에서는 저녁 식사 직전에 이 기도를 함께노래로 바친다. 따라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바치는 시간 기도인 끝 기도(終課經, Completorium)와는 구별된다. 초기에는 각 지방 교회 혹은 수도원에 따라 시편을 4~18개 노래하는 등 일정하지 않았다. 동방 교회에서는 저녁 기도가 밤 기도(Nocturna)와 연결되어서 다음날의 준비 기도로 여겨졌다. 이런 전통은 현재도 주일이나 대축일의 경우 그 전날 저녁에 바치는 기도를 제1 저녁기도라 하고 당일의 저녁 기도를 제2 저녁 기도라 하는 규정 속에 전해 오고 있다. 이와는 달리 서방 교회에서의 저녁 기도는 하루를 마감하는 기도였다.
1971년 새로운 시간 전례서가 출판되기 전까지 저녁 기도의 핵심은 5편의 시편이었다. 시편 109편부터 147편까지의 39편 중에서 117편 · 118편 · 133편 · 142편을 제외한 34편을 일요일부터 시작해서 하루에 5편씩 부르도록 했다. 말하자면 한 주간이 순환 주기였다. 나머지 편들과 예외의 4편들은 이미 다른 시간 기도에 등장하기 때문에 제외되었다. 그중에서도 주일의 시편인 109-113편들은 약간 변형되어 대축일 등에도 사용되었고, 후에 음악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작곡되는 시편이 되었다. 그러나 1971년도의 개정판에서는 매일의 시편들이 2개로 줄었고, 신약성서에서 발췌한 찬가(Canticum)가 한 편 더 추가되어 결국 3편의 노래를 부르게 되어 있다. 그리고 109편 앞의 내용도 사용되어 기본 형태가 4주간을 주기로 순환하게 되어서 그만큼 간편하며 풍부하게 되었다.
[구조와 다른 형태〕 구조 : 저녁 기도의 구성에 대해서는 1971년에 개정된 현행 방식만을 소개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성음악을 통해서 만나는 저녁 기도는 거의 전부가 그 이전까지 사용하던 교황 비오 5세의 《로마 성무일도서》의 순서에 따라서 작곡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마 성무 일도서》와 오늘날의 《시간 전례서》를 비교하면서 저녁 기도의 구성을 제시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도입 기도는 선창자 혹은 사제가 십자성호를 그으며"하느님, 저를 구하소서" (Deus, in adjutorium meum inten-de)라고 선창하면 전체가 "주님, 어서 오사 저를 구하소서" (Domine, ad adjuvandum me festina)라고 대답한다. 이어서 소영광송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Gloria Patri ···)을 주고받는다. 이어서 하는 찬미가들은 그것을 부르는 전례 시기나 축제에 부합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를 통해 초대의 성격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앞 부분으로 이동하게된 것이다.
다음에 이어지는 시편들은 각각 앞과 뒤로 안티포나(Antiphona)라는 짧은 시구를 갖는데, 이 경우에 안티포나는 어원적으로 교창(交唱)이라는 의미보다는 후렴(Refrain)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 후렴은 시편의 한 구절을 발췌하기도 하고 혹은 새로 지은 것이기도 한데, 시편의 내용을 간결하게 대변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시편들은 그 끝마다 소영광송이 붙는다. 이것은 구약의 유대인들의 시편 기도와 그리스도교의 시편 기도를 차별화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말하자면 시편에 세례를 주는 셈이었다. 1971년 개혁의 결과로 저녁 기도에 하는 시편기도는 두 개의 시편과 한 개의 신약 찬가로 구성되었다. 또한 시편들은 더 이상 연속적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오히려 시간 전례에 잘 어울리고, 더 나아가 신자들과 함께 바칠 경우에도 잘 어울리는 시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신약 찬가는 사도들의 서간이나 묵시록 중에서 한 개를 취했다. 이 찬가는 감사의 요소를 강조하고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미에서 시편 두 개를 다 외운 후 바치도록 되어 있다.
시편 노래가 다 끝나고 한 사람이 낭송하는 서너 줄 정도의 짧은 성서 구절을 듣는데, 이 독서는 신약성서에서 취한 것이다. 만일 신자들과 함께 시간 전례를 바치는 경우라면 독서의 기도나 미사 독서에서 더 긴 성서 구절을 택할 수 있다. 사목적으로 필요하다면 그 독서 내용을 풀이하는 간단한 강론도 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응답의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는 루가 복음 1장 46-56절에 나오는 마리아의 노래(Magnificat)를 부르는데, 역시 앞뒤로 후렴(Antiphona)이 있다. 마리아의 노래도 끝에 소영광송이 붙는다. 이어지는 청원 기도(Litaia)는 미사 때의 보편 지향 기도와 다른 형태를 갖고 있다. 그리고 이 청원 기도는 아침 기도의 청원 기도와는 달리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청하되, 마지막 지향은 언제나 죽은 이들을 위해 바친다. 그리고 주님의 기도, 마침 기도로 끝을 맺는다.
저녁 기도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일 저녁 기도의 첫 번째 시편인 109편과 마리아의 노래이다. 이 두 부분은 저녁 기도의 두 기둥이라고도 할 수 있고, 음악적으로도 가장 아름답게 작곡되는 부분들이다.
다른 형태 : 앞에서 로마 전례의 전통에 따른 저녁 기도의 구조를 살펴보았는데, 지방에 따라서 전례의 전통이 약간씩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밀라노의 저녁 기도는 암브로시오(339~397) 시절부터 전해 오는 다른 전통을 가지고 있고, 동방 교회도 개성적인 저녁 기도를 가지고 있다.
시간 전례 중에서 프로테스탄트에서도 현재까지 행하고 있는 부분이 저녁 기도이다. 프로테스탄트의 저녁 기도로는 영국 성공회의 것과 루터교의 것이 대표적이다. 성공회는 가톨릭에서 분리 후 즉시 주일 전례를 수정하였다. 그래서 아침 기도와 낮에 하는 성찬식과 저녁 기도로 큰 구성 틀을 만들었다. 아침기도와 저녁 기도는 가톨릭의 시간 전례를 많이 고쳤고, 성찬식은 미사와 상당 부분이 같다. 이 세 전례를 다 합쳐서 '대예배' (Great Servi-ce)라고 하며, 16세기 이후 이를 위한 아름다운 음악들이 여러 곡 만들어졌다. 루터(M.Luther, 1483~1546)는 신부였었기 때문에 예배 의식으로 미사를 드렸다. 그리고 라틴어로 된 저녁 기도도 권장하였다. 1565년의 비텐베르크(Wittenberg) 교회 지침서, 프로이센 공작령의 교회지침서(1598) , 브란덴부르크-뉘른베르크 교회 지침서(1533), 프랑크푸르트 교회 지침서(1565) 등에 의하면 가톨릭의 저녁 기도와 특별히 다른 구조를 이루고 있지않았다. 그러나 30년 전쟁 이후 라틴어 저녁 기도는 점점 사라지고, 저녁 기도의 구조도 변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지금은 성가대가 필요 없는 신자 전체의 노래에의한 저녁 기도가 독일 루터 교회에서 주일에 봉헌되곤 한다. 이런 과정을 살펴보면 저녁 기도라는 기도 음악은 엄밀한 의미에서 가톨릭의 《로마 성무 일도서》에 의한 음악만을 뜻한다.
[단선율 음악에 의한 저녁 기도] 단선율 음악은 우선적으로 그레고리오 성가를 뜻한다. 6세기의 베네딕도 시 대 이후 수도자들은 한곳에 정주하면서 공동 생활을며 공동 규칙을 지키고 공동 기도를 하였다. 그때는 교황 그레고리오 1세(590~604) 시대 이전이지만 시편 낭송률의 초기 형태들이 있었고, 공동기도에서는 그런 단선율의 노래를 사용했다고 여겨진다. 차차 그레고리오 성가의 황금기가 열리면서 시간 전례의 시편 낭송률이 8선법-순례자 선법인 '토누스 페레그리누스' (Tonus pere-grinus)까지 하면 9개의 낭송률-에 의하여 다양하게 발전되었고, 자연히 모든 시간 전례의 시편은 이 방법에 맞추어졌다. '마리아의 노래' 는 미사 시편 낭송률이라고 하는 또 다른 8개의 시편 낭송률에 맞추어 불렀다. 시편이나 '마리아의 노래' 는 앞뒤로 후렴을 갖는데, 이 후렴들은 단순한 음의 낭송이 아니고 적당한 선율을 가지고 있다. 그 밖에도 찬미가(Hymnus)는 유절 형식의 긴 노래로 발전하였으며, 심지어 성경 소구나 본기도 · 주님의 기도 · 마침 기도 등 모든 부분을 노래로 혹은 적어도 단순한 한 음에 의한 낭송(recto tono)으로 했다. 그로 인해 기도 전체가 음악으로 이루어졌다.
이런 전통은 1971년의 시간 전례 개혁에서도 다시 계승되었다. <성무 일도 총지침서>에 따르면, "라틴어로 그리고 노래로 거행하는 전례에서는 같은 조건이라면 로마예법의 고유한 그레고리오 성가가 우선권을 갖는다. 그러나 전례 행위의 정신과 각 부분의 특성에 부합하고, 교우들의 합당하고 능동적인 참여를 방해하지 않는 한떤 종류의 성가도 배제하지 않는다"(274항)라고 적혀 있다. 그 밖에도 시간 전례는 노래로 불려지는 것이 권장사항인데, "어떤 부분들 특히 시편, 찬가, 찬미가, 응송등은 그 서정적인 성격으로 인해 노래로써가 아니면 그 깊은 의미를 표현할 수 없다" (269항)라고도 했고, "적어도 주일과 축일에는 노래로 바치는 것이 합당하다" (271항) "특히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는 더 중요하니 노래로 성대하게"(271항) 봉헌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지금도 유럽의 수도원들에서는 라틴어 혹은 자국어로 그레고리오선율에 따라서 성대한 시간 전례를 바치고 있다. 특히 저녁 기도는 부활이나 성탄 같은 대축일에 일반 신자들이 수도원의 기도에 함께 참여하여 성대하게 하며, 일반 성당에서도 한 달에 몇 번씩을 신자들이 주일 저녁에 모여 저녁 기도를 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1960년대까지는 신자들이 저녁마다 성당이나 공소에 모여 만과(晩課)라는 특별한 형식의 저녁 기도를 공동으로 바쳤었지만, 시간 전례는 아니었다. 그 뒤로 일반 신자들의 이런 미풍(美風)은 사라졌으나, 수도자들이 수도원에서 단선율의 시편 낭송률이나 단순한 다성부 노래로 시간 전례를 바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교회는 사제나 남녀 수도자들은 물론 모든 신자들도 가능한 한 성무 일도를 바치기를 권고하고 있다. 또한 이를 사제들에게 요청하고 있다. "영혼의 목자들은 주일과 대축일의 주요 시간경, 특히 저녁 기도를 성당에서 합동으로 바치도록 배려하여야 한다"(<전례> 100항 : 《가톨릭 교회 교리서》 1175항).
〔다성부 음악의 저녁 기도] 이러한 형태의 초기 작품은 영국 교회 예식에서 처음으로 발달하였다. 여기서는 합창단이 모든 중요한 역할을 맡아서 하는데, 주로 그레고리오 성가(Choral)와 가저음 음악(假低音 音樂, Faux-bourdon), 다성 음악(Polyphony) , 오르간 음악까지도 곁들였다. 시작 부분에 화려한 오르간 연주가 있고, 시편이나 '마리아의 노래' 에서 한 절은 신자들이 낭송률에 의한 노래로 하고, 다른 절은 오르간을 연주하는 동안 몇몇 가수들이 잘 들리 게 낭송하는 교 대 연주 방식(Alternatim-Paxis)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이런 모든 규정들이 《주교 예식서》(Caeremoniale Episcoporum)에 상세히 지시되어 있었다.
시간 전례의 음악적 작곡 과정에서 전체를 작곡해서 그대로 연주하도록 한 첫 작품으로는 몬테베르디(C. Mon-teverdi, 1567~1643)의 <복되신 동정녀 축일 저녁 기도>(Vespro della Beata Vergine, 1610)를 꼽을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이 작품을 바흐(J.S. Bach, 1685~1750)의 대수난곡들이 작곡되기 이전 시대의 최대의 걸작이라고 칭찬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합창과 독창, 관현악단을 함께 사용하여 조화를 이룬 부분에 한해서 그 기교와 예술적인깊이가 있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당시로 보면 이 작품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침 오페라 탄생 초기였고, 몬테베르디도 오페라 <오르페오>(Orfeo, 1607)를 막 작곡한 시기여서 온갖 오페라적인 기교를 다 써서 작곡되었다. 이 곡은 후대에 커다란 영향을 미쳐서 18세기의 수많은 오케스트라 미사곡들이나 또는 오케스트라 저녁 기도들이 생기게 되는 동기를 제공하였다.
이때부터 저녁 기도의 작곡 전통이 몇 가지 생겼다. 우선 주일이나 대축일의 저녁 기도에 등장하는 시편 가운데서 언제나 제일 앞에 나타나는 시편 109편(Dixit Domi-nus)과 끝에 나오는 '마리아의 노래' 를 장엄하고 화려하게 작곡한다는 것이다. 또 제목에 함께 붙는 용어가 연주시간의 길이나 편성 규모, 예술적인 깊이 등을 암시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장엄한(solemnes)이든지 간결한(breviores), 소박한(rurales) , 아주 짧은(brevissiam) 등의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17세기 말엽과 18세기에는 저녁 기도들이 주일과 축일들의 오후에 화려한 전례로 꾸며졌고, 수많은 작곡가들의 작품이 쏟아졌다. 그중에서 비버(H.I.F. von Biber,1644~1704), 페르골레시(G.B. Pergolesi, 1710~1736) , 스카를라티(D. Scarlatti, 1685~1757)의 작품이 유명하다. 18세기의 뛰어난 작품으로는 단연 모차르트(W.A. Mozart,1756~1791)의 <주일 저녁 기도>(Vesperae de Dominica, K.321)와 <증거자 축일 장엄 저녁 기도>(Vesperae solennesde confessore, K. 339) 등의 두 편을 꼽는다. 그리고 이 곡을 본받아서 많은 고전파 후계자들이 유사한 곡들을 많이 남겼다.
그 밖에도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시작된 교회 음악부흥 운동이 체칠리아 협회(Caecileneverein)를 통해 퍼지면서 《주교 예식서》의 규정으로 돌아가 저녁 기도를 작곡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시켰다. 말하자면 그레고리오 성가와 옛 다성 음악 합창곡, 혹은 가저음 음악곡, 오르간 반주가 붙거나 혹은 무반주거나 간에 고전파의 모범을 따라 작곡된 다성부 음악곡들이 저녁 기도에 다시 들어오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교황 비오 10세의 자의 교서<트라 레 솔레치투디니>(Tra le sollicitudini, 1903. 11. 22) 4장 11항에서는 저녁 기도의 운영에 관해서는 《주교 예식서》의 내용에 따라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이에 따르면, 어떤 경우에서든 연주용 형태의 시편(Konzertpsalm)들은은 금지되었다. 그리고 후렴들은 그레고리오 성가 선율로 노래되어야만 했다. 후렴들이 예외적으로 이따금씩 다성부로 노래될 때라도 음악회 형식이 되어서는 안 되고, 모테트나 칸타타의 규모를 가질 수도 없게 되었다. 이런 규정은 결국 저녁 기도 음악을 위축시켰다. 하지만 저녁 기도는 다시 기도로서의 자리로 돌아갔고, 반면 모차르트의 저녁 기도들은 음악회 프로그램에서 확고한 위치를잡았다. (→ 만과 ; 시간 전례 ; 아침 기도)
※ 참고문헌  Die Musik in Geschichte und Gegemwart, Deutscher Taschenbuch Verlag, Barenreiter-Vlg/ Liber Usualis Missae et Officii,Desclee & Socii, 1962/ Th. Schnitzler, Was das Stundengebet bedeute. Hilfe zum geistlichen Neubegim, Freiburg, 1980/ W.G. Storey, The Liturgy of the Hours : Principles and Practice, Worship 46, 19721 A.G.Martimort, 송현섭 역 , <성무 일도에 있어서 각 시간경의 구조와 영성>, 《신학 전망》 88호(1990.봄), 광주 가톨릭대학 전망 편집부, pp.24~421 경신 성사성, <성무 일도에 관한 총지침>(Institutio generalisde Liturgia Horarum), 1971/ A.-M. Roguet, O.P., The Liturgy of the Hours : The General Instruction with Commentary, Minnesota, 1971. [白南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