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에 비해 민족, 국가 등의 전체가 우선하고 우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이념 체계. 개인주의와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개인적인 자유를 전혀 허용하지 않고 개인 생활의 모든 측면을 정부의 권위 아래 종속시키고자 하는 정부 형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개념과 발전〕 전체주의는 플라톤(기원전 428/427~348/347),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83~322/321), 스토아학파에까지 사상적 기원이 올라가며, 특히 전체는 부분에 선행한다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에 근거를 두고있다. 토마스 아퀴나스(12241225-1274)도 개인보다는 인류 전체를 우선시하는 보편주의의 관점에서 '전체주의적' 견해를 나타냈다.
근대에 와서 중세의 보편주의에 대하여 개인주의가 성립되었고, 개인주의는 자유주의 사상의 기초가 되었다. 흡스(T. Hobbes, 1588~1679), 로크(J. Locke, 1632~1704)등에 의해 전개된 자유주의는 신분 등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고 천부적으로 이성을 지닌 개인들로 구성된 사회를 상정하고, 국가는 개인들의 계약에 의해 수립된다고 보았다. 반면, 전체주의자인 독일의 뮐러(A.H.V. Müller, 1779~1829)는 국가는 국민의 신체적 · 정신적 욕망과 부의 내적인 결합이라며 개인주의를 배격하였다. 또한 헤겔(G.W.F. Hegel, 1770~1831)은 정신(Geist)이 국가에서 자기를 실현시키며, 개인은 세계사적 발전 과정의 재료로 발전의 계기가 될 뿐이라고 하여, 민족적 · 국가적 전체주의 사상을 제시하였다.
현대에 와서 전체주의는 개인주의에 기초한 자유주의적 질서에 대한 회의에서 비롯되었다. 전체주의는 현대기술을 이용한 완벽한 통제 수단을 갖추고 개인들을 통제하는 체제의 이념적 기반이라는 점에서 20세기적 용어이다. 이탈리아의 독재자였던 무솔리니(B.A.A.A. Mu-ssolini, 1883~1945)는 1920년대 초반 이탈리아의 새로운 파시즘 국가를 지칭하기 위해 '토탈리타리오' (totalitario)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국가 안에 모두가 있고, 국가 밖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으며, 국가에 반대하는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후 전체주의는 이탈리아의 파시즘(Fascism)이나 독일의 나치즘(Nazism)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즉 일당 정부와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후 냉전의 격화와 함께 스탈린(J.Stalin, 1879~1953) 지배하의 소련 정치 체제 및 공산화된 중국을 포함한 사회주의 체제 일반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전체주의는 그 속성을 다양한 정의에서 찾을 수 있다. 정치 이론가인 아런트(H. Arendt, 1906~1975)는 '총체적 테러' 가 전체주의의 본질이라고 하였고, 브레진스키(Z.Brzezinski, 1928~ )는 전체주의가 "일반적으로 독재에 빠진 정부 형태이며, 집중된 지도력에 의해 기술적으로 발달된 정치 권력의 수단이 제한 없이 행사되는 체제"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 체제하에서는 지도자에 의해 선포된 작위적 이념에 기반하여 인간을 조건지우며, 전체 국민에 대한 강제적 획일화가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엑스타인(H. Eckstein)과 앱터(D.E. Apter)와 같은 정치학자들은 전체주의가 "국가와 사회 조직 간 또는 국가와 개인들간의 경계를 없애버림으로써 국가가 사회 전체에 대해 지배력을 갖는 체제" 라고 정의하였고, 노이만(F.L. Neu-mann)은 "독점적 정당 기구를 통한 사회의 총체적 정치화가 이루어진 체제" 라고 정의하였다. 프리드리히(C.J.Friedrich)는 이상의 정의를 종합하여 전체주의에 대한 특징을 여섯 가지로 정리하였다. 즉 첫째, 공식적 이념이 존재한다. 둘째, 주로 한 사람의 독재자에 의해 영도되고이 이념을 따르는 단일 정당이 있다. 셋째, 테러에 기반한 잘 발달된 비밀 경찰이 존재한다. 넷째, 대중 매체에 대한 독점적 통제가 이루어진다. 다섯째, 무력 수단에 대한 독점적 통제를 한다. 여섯째, 경제를 포함한 모든 조직에 대한 독점적 통제를 한다 등이다.
냉전 시기의 이념적 대치 상황에서 전체주의는 서구자유 민주주의 체제에 상대적인 사회주의 체제를 지칭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개념은 소련형 체제의 정치적 실재, 특히 사회 경제적 변화에 따른 체제 변동을 적절히 설명해 내지 못하였다. 그로 인해 이 개념의 일반적 적용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린츠(JJ. Linz)는 비민주적 체제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며, 전체주의 이후 정치 체제(post-totalitarian political systems)의 특성을 논하였다. 그는 전체주의 대신 다양한 형태의 비민주주의 체제를 권위주의체제(authoritarian regimes)로 개념화한 대표적인 학자이다. 전체주의가 일원화된 체제라면 권위주의는 제한된 다원주의를 허용하는 체제이며, 전자가 이념에 기반한 대중 동원 체제인 반면 후자는 대중 배제적 체제라는 특징을 나타낸다.
[교회의 입장] 전체주의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반대 입장은 단호하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사목 헌장>(Gau-dium et Spes)에서 "정치 권력이 개인과 사회 집단의 권리를 침해하는 전체주의 형태나 독재 형태가 되는 것은 비인간적이다" 라고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천명하였다. 교황청 신앙 교리성에서 발표한 훈령 <자유의 자각>(Libe-rtatis Conscientia, 1986. 3. 22)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폐해로 "기술 도약 이전 시대에는 불가능했던 폭정의 형태와 전체주의 체제가 탄생하여, 대량 학살 행위에 전문 기술이 동원되거나, 소수 집단들이 테러 행위로써 국가 전체를 예속시키려고 한다"(14항)라고 경고하였다. 교황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백 주년>(Centesimus An-nus,1991.5. 1)에서, 현대 전체주의의 근원은 인간의 초월적 존엄성의 부정에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인간은 불가시적 하느님의 모상이기 때문에, 그 본질에 있어서 권리의 주체이며, 아무도 침해하면 안 된다. 개인도, 집단도, 계급도, 국가도, 민족도 안 된다" (44항). 또한 교황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교회를 없애거나 적어도 교회를 예속시키려고 하는 이유는, 국가 통치자들의 의사 외에는 다른 객관적 판단 기준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나아가 국가가 절대적으로 모든 것을 조정하면서, 그 안에 민족, 국가, 사회, 가정, 종교 집단들 그리고 개인들을 흡수하고 점령하려고 하기에 교회를 전체주의국가의 장애물로 여긴다고 밝혔다(45항). 나아가 전체주의 국가에서는 국가나 당이 모든 가치 위에 군림하고 있어 절대적으로 모든 것을 조정하고 점령하려고 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정치적 결정에 참여할 중요한 권한을 부여하며, 피지배자들에게는 지배자들을 선택하거나 통제하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평화적으로 대치할 가능성을 보장해 주는" 진정한 민주주의 체제의 확립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46항) .
(→ 개인주의 ; 민주주의)
※ 참고문헌 Juan J. Linz, Totalitarian and Authoritarian Regimes, Boulder & London, Lynne Rienner, 2000/ Carl J. Friedrich · Michael Curtis · Benjamin R. Barber, Totalitarianism in Perspective : Three Views, London, Pall Mall, 1969/ Herbert J. Spiro, David L. Sills ed., 《IESS》, vol. 16, New York, Macmillan, 1968/ David Leslie Miller ed., The Blackwell Encyclopedia of Political Thought, Oxford, Blackwell Reference, 1987/ 李永宰, 《政治學大辭典》, 增補版, 博英社, 1983. 〔李漢雨〕
전체주의
全體主義
〔라〕totalitarismus · 〔영〕totalitaria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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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

전체주의란 용어를 만든 이탈리아의 독재자 무솔리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