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일기》

定山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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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8년 6월 12일(음) 충남 정산(定山)에서 순교한 이도기(李道起, 바오로)의 순교 전기.
작자와 연대는 미상이며, 한지(韓紙)에 한글 궁체로 쓰여 있다. 이도기는 충남 청양(靑陽)에서 태어나, 청양 · 보령(保寧) · 은진(恩津) · 공주(公州) · 홍주(洪州) 등 주로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였고, 이후 정산에 정착하여 옹기점을 운영하다가, 1797년 6월 8일(음)에 체포되어 이듬해 6월 12일(음) 정산 옥에서 장살(杖殺)되었다.
《정산일기》는 이도기가 정산에서 체포되어 순교할 때까지의 과정, 즉 체포 · 문초 · 형벌 과정 및 주변 상황을 기록한 책이다. 샤를르 달레(Ch. Dallet)의 《한국 천주교회사》(Histoire de I'Église de Corèe)에도 이와 같은 내용이 실려 있는데, 이것으로 보아 《정산일기》는 《한국 천주교회사》의 원자료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특히 《정산일기》의 내용이 《한국 천주교회사》보다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 한편 이 책의 내 표지에는 '1882년 성탄절 블랑' 이라는 서명이 있어, 블랑(J. Blanc, 白圭三) 주교가 1882년 말에 《정산일기》를 얻어 보관하였음을 말해 준다. 이것은 그해 5월부터 기해 · 병오박해 순교자에 대한 시복 재판이 시작된 사실과 관련해 볼 때, 이도기가 비록 시복 대상자는 아니지만 당시 그의 순교 전기도 함께 입수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실은 《정산일기》가 《한국 천주교회사》의 기초 자료들이 수집되던 1856년 이전에 이미 존재해 있다가, 시복 재판을 계기로 1882년경 실물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하게 한다. (→ 이도기)
※ 참고문헌  《가톨릭 사건》/《달레교회사》/《정산일기》. 〔白秉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