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행동 가운데 하나로서 집단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서 권력과 자원을 분배하는 행위. 정치는 모든 단체에서 항상 이루어지는 보편적 행위이다.
〔의 미〕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83~322/321)가 천명한 것처럼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정치적 관계를 벗어날 수 없다. 인간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신체적 보호로부터 시작하여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지속하며, 그 과정에서 정치적 관계를 설정해 나아간다. 이러한 의미에서 정치는 만인의 것이며, 동시에 모든 인간은 '정치적 인간' (Homo politicus)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 국가의 성립으로, 정치는 국가의 통치 행위와 국가 권력의 행사에 따른 지배와 복종이란 의미로 축소되었다. 보댕(J. Bodin, 1530~1596)은 국민 주권과 국가 주권의 행사를 중심으로, 몽테스키외(C.-L. de Secondat Montesquieu,1689~1755)는 국가의 입법, 사법, 행정 기능에 중심을 두어 정치 현상을 파악하였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대의제와 삼권 분립 원칙에 입각한 정치 체제가 탄생하였다. 같은 맥락에서 정치 학자들은 정치 현상을 사회적제 갈등을 해결하는 법과 제도적 차원에서 규명하는 데 몰두했다. 그러나 정치 현상은 공식적인 법과 제도의 틀 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적 역동성은 정당과 이익 집단 등 비공식적 정치 행위자에 의해 주도되고, 그 중심에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는 정치적 인간이 있다. 동시에 정치 현상은 국가와 정부의 차원을 벗어나 사회 내 모든 조직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이스턴(D. Easton)은 사회 내의 제반 가치를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과정을 '정치' 로규정하면서, 국가와 정부를 넘어선 새로운 '정치 체계'(political system)의 개념을 소개하였다. 이는 정치 현상의 폭을 넓히는 데 공헌했으며, 동시에 정치 현상을 시공간을 초월해 포괄적으로 분석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정치의 역동성에 대한 관심은 정치 과정에 관련된 사회 모든 부문의 역동성을 뜻한다. 정치 과정은 정치적 기능이 수행되는 제반 과정을 포함하는 개념으로서 입법부 · 행정부 · 사법부의 기능 수행 과정, 정치 사회화 과정, 집단의 이익 표출, 지지 활동, 정당의 충원 과정과 이합 집산 기능, 통신 매체의 정보 전파 과정을 모두 포괄한다. 정치 과정 연구는 통치 기구 내의 권력 차원을 사회 전반으로 확대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하였다. 즉 권력의 사회적 통제에 관한 고찰이나 사회 의사의 정치화 과정에 대한 연구의 폭을 넓혔으며, 무엇보다도 정책 결정에 관련된 모든 집단의 경합 과정에 초점을 맞추게 하였다. 21세기의 정치는 정보 통신 기술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정치 과정의 민주성과 효율성, 참여와 성숙, 자유와 평등, 갈등과 공존의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정치 주체〕 정치 엘리트 : 정치 권력을 향유하면서 사회 내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소수 집단을 정치 엘리트(power elite, 권력 엘리트) 또는 통치 엘리트라 한다. 엘리트 이론가들은 정치 엘리트가 정치 과정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들을 연구하는 것이 정치 현상을 이해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는 권력을 가진 소수와 권력을 갖지 않은 다수로 나뉘어지고, 소수의 정치 엘리트만이 사회 내의 가치를 분배하는데 참여하며, 일반 대중은 공공 정책의 결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인식이다. 이탈리아의 사회학자인 파레토(V. Pareto, 1848~1923)는 최초로 '엘리트' 라는 용어를 정치 용어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정치 엘리트는 정부의 원활한 기능을 위해 폭력 등 모든 수단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식, 성격,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인류 역사를 엘리트 순환의 역사로 규정하고, 엘리트 층 내부에 새로운 피의 순환이 부족할 때 엘리트 층의 지위는 위협 받는다고 주장했다. 미헬스(R. Michels, 1876~1936)도 과두제적 통치 엘리트론을 주장하였다. 그는 대중의 무능력과 무관심이 조직의 과두화를 초래하며, 엘리트의 순환이 지도자와 대중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지도자와 이에 도전하는 새로운 소수의 지도자 사이에서 일어난다고 보았다.
이후 헌터(F. Hunter)와 밀즈(C.W. Millls, 1916~1962)와 같은 학자들도 각 사회 집단 내부의 권력 관계는 피라미드형의 권력 구조를 이루며, 이러한 권력 구조의 최상층부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정치 엘리트로서 이들은 정책 형성 과정에서 다른 구성원들보다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분석하였다. 밀즈는 특히 미국 정치 엘리트의 부와 사회적 지위가 점차 중앙 집권화됨으로써 미국이 표방하는 민주성에 역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이에 반하여 달(R.A. Dahl), 폴스비(N. Polsby), 울핑거(Wolfinger)는 다원적 권력론을 제시하였다. 이들은 권력의 부분성과 합법성을 강조하면서, 정치 권력에의 복종은 단순히 가치 박탈이 두렵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복종자의 이익에도 부합되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보았다. 이로써 정치 권력의 가치성, 도덕성, 윤리성을 부각시켰다. 달은 산업 사회에서 다양한 엘리트의 상호 경쟁 상태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특정 엘리트에 의한 민주적 규범의 위반은 다른 엘리트에 의해 저지되며, 피통치 계급 또한 보호받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즉 다원 권력론자들은 대중의 정치적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기대 반응의 법칙 때문에 정치 엘리트가 민주주의에서 크게 벗어나는 정치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집단과 시민 사회 : 집단의 발생은 고대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현상으로 플라톤(기원전 428/427~348/347)01나 아리스토텔레스의 개념에서도 발견된다. 그러나 집단정치는 현대 정치의 산물로 볼 수 있다. 현대 대중 민주정치에서 집단의 정치적 영향력은 증대되고 있어 집단에 대한 이해 없이 현대 정치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벤틀리(A.F. Bentley, 1870~1957)는 정치 과정에서 미립자적 존재에 불과한 개인보다 집단 현상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연구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 과정에서 다양한 집단이 지속적으로 사회적 · 경제적 목표를 추구하는 모습에 관심을 갖고, 집단들의 역학 관계 속에서 정치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즉 정치 현상은 제각기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들이 발휘하는 압력에 의해 조성된 균형으로 구성된다고 보고, 이러한 현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후 트루먼(D.B.Truman)과 집단 이론가들은 사회 내의 집단들이 어떠한 이해 관계와 권력 관계, 즉 상호 갈등 · 타협 · 협력 관계를 갖고 있는가에 관심을 두고 집단이 정책 결정 과정에 어떻게 영향을 주며, 역으로 정책 결정이 어떻게 집단 간의 역학 관계에 변화를 주는가를 연구하고 있다.
집단 정치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 이론 체계는 다원주의이다. 다원주의 이론에 따르면 정치 현상은 소수의 정치 지도자가 자의적으로 정책 결정을 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도 아니며, 정치 제도의 테두리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정치 현상은 정부의 안팎에 존재하는 다양한 집단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 · 유지 · 확대하기 위해 금력 · 설득, 심지어 폭력을 사용하면서 정부의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즉 다원적 사회(pluralist society)의 특징은 특정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이 그 사회를 지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각 집단들의 영향력이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다원주의 사회에서 정부는 심판관의 역할을 담당할 뿐,사회는 집단 간의 상호 경쟁으로 스스로 조정된다는 것이다. 다원주의적 이익 표출 구조 속에서 정책 결정은 집단 간의 상호 갈등과 합의의 결과이며, 결국 집단은 정치과정의 성립과 유지에 공헌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의 다원주의적 이익 표출 구조에서 결정되는 정책은 집단 간의 경쟁과 상대적 영향력의 결과로 이루어진 균형 상태로 이해된다. 그 전제로서 국민은 사회적 분화와 이익의 다양화에 따라 자발적으로 집단을 구성하여 이익을 표출하고, 그들의 가치 추구를 위해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집단에 자발적으로 가입하고, 집단이 정부에 대해 집단 이익을 요구하는 과정이나 압력 행사 방법도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집단에 대한 정치학적 관심은 정치 발전에 대한 논의로 이어져 집단 정치의 유형이 정치 발전의 척도로 등장 하였다. 집단 이론가들은 결사적 이익 집단의 전문화와 차별화(G. Almond), 집단 관계의 복잡성(D.B. Truman),집단 이익의 대표성과 공고함의 증대(A. Bentley), 특수기능을 수행하는 새로운 집단들의 분출(L. Binder), 집단체계의 결합성 증대(L. Pye) 등을 정치 발전의 척도로 규정하고 있다. 집단이 정치 주체로 발돋움하고 집단 정치가 정치 발전의 척도로 등장한 것은 시민 사회의 발전과 깊은 연관이 있다. 20세기의 냉전 속에서 국가의 억압을 받았던 시민 사회가 제3 세계 국가는 물론 동유럽의 국가에서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물론 시민 사회의 발전이 곧바로 집단 정치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 만 충분 조건을 마련해 주고 있다. 시민 사회의 발전은시민 사회의 이익과 요구들이 정치적으로 표출되고 조직화되며, 조직적 세력으로 정치 과정에 참여하는 양태로 이어진다. 시민 사회의 이익들이 안정적으로 조직화되고, 이들 간의 협상과 네트워크가 제도화되는 것은 집단 정치 활성화의 기초가 된다. 물론 이에 따라 국가와 시민사회의 관계는 상호 배타적, 갈등적 관계로부터 상호 침투와 협력의 관계로 진전될 수 있다. 이때 국가와 다양한 시민 사회와의, 조화와 선의의 경쟁을 어떻게 제도화시키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등장한다.
세계 여러 국가의 시민 사회 부문은 권위적 정권으로부터 벗어나면서 제반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전의 시민 사회가 과도한 국가 권력의 남용으로 발생된 피해 영역에 초점을 두고 활동하였던 반면, 요즈음은 제반 국가 영역에서 중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환경 보존이나경제 개발, 소비자 보호, 경제 정의, 그리고 여성 인권등 다양한 전 지구적 과제들이 국가 관할 영역을 넘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정치 윤리〕 정치 윤리(political ethic)는 국가와 개인,권력 · 권위와 자유, 명령과 복종 사이의 대립과 갈등을 논의의 핵심 사항으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의 관계에 대하여 어떠한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입장을 전개한다.
19세기 초에 뚜렷이 공식화되어 극단적 개인주의로 등장한 것이 자유 방임적 개인주의였다. 자유 방임적 개인주의는 르네상스 이후 중시된 개인 · 자유 · 이해를 강조한다. 여기서 개인은 각자의 이익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존재이고 자신의 이해 관계에 따라 움직이면서도 양심을 소유하여 인간의 보편적 자유, 평등을 추구하는 '합리적 인간' 으로 묘사된다. 자유 방임적 개인주의는 권위와 국가 권력으로부터의 해방을 부르짖으며, 사회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조절된다고 믿었다. 또한 광범위한 자유를 허락하는 것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가능하게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19세기 후반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면서 무정부주의(anarchismus)가 발생하였다. 무정부주의는 정부와 국가는 악을 행하고 있으므로 없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면서, 부의 불평등이 정치적 불평등으로 연 결되는 본체인 국가를 파괴함으로써 새로운 사회를 창조하려 하였다. 이러한 무정부주의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혼합된 형태로 볼 수 있으며, 철학적 무정부주의와 폭력에 의한 혁명을 추구하는 혁명적 무정부주의로 대별할 수 있다.
마르크스(K.H. Marx, 1818~1883)와 엥겔스(F. Engels, 1820~1895)로 대변되는 공산주의는 고상한 철학적 개념만으로는 혁명을 성공시킬 수 없다면서, 무정부주의를 실천력이 약한 공상주의라고 비판하고 과학적 · 혁명적 사회주의를 주장하였다. 공산주의는 계급을 핵심적 이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마르크스의 주요 정치 개념은 계급투쟁과 프롤레타리아 독재, 사유 재산의 폐지 등이다. 노동 계급을 바탕으로 마르크스주의와 무정부주의의 혼합 형태로 등장한 것이 생디칼리즘(syndicalisme)이다. 이는 1890년대 프랑스에서 등장하여 노동을 유일한 생존 조건이라고 규정하고 노동자를 위한 사회 변화를 시도하였다. 이의 주요 개념은 조합(syndicat)론, 총파업론, 폭력론 등이며 크게 혁명적 생디칼리즘과 개혁적 생디칼리즘으로 구별된다. 이러한 급진적 사회 변혁의 이론들에 대항하여 유토피아적 사회주의를 배경으로 사회의 재건설을 평화스럽게 이루고자 하는 이론이 등장하는데, 이것이 바로 법에 의한, 의회를 통한 혁명을 주장하는 민주적, 점진적 사회주의 이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토마스 아퀴나스(12241225-1274)의 철학을 현대 사회의 인간과 사회, 그리고 정치 체제의 제반문제에 적용하고, 새로운 그리스도교적 휴머니즘을 제창한 것이 신토마스주의(Neothomism)이다. 중세 봉건 시대의 사회 관계에 기원을 두고 있어 보수적이고 체제 옹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공동선, 연대 그리고 보조등의 세 가지 사회 이론은 그 타당성이 높다. 즉 인간이 모든 사회 제도의 담당자이자 형성자이며 궁극적 목표이고(공동선의 원리),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과 공동체는 상호 귀속되어 있으며(연대성의 원리), 동시에 서로를 보충하는 관계(보조성의 원리)에 있다고 설명한다.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국가의 절대성에 대한 논의는 정치 윤리의 중요 관심사 중의 하나다. 국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국가를 중시하는 것은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로 나타난다. 이것이 극단적이며 반동적 변이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 파시즘과 나치즘이다. 파시즘은 단순한 정치 체계의 차원을 넘어서 사고하고 의지하는 모든 방식을 의미하며 직감에 따라 행동하는 반지성주의적 태도를 보인다. 이와 같은 극단적 국가주의를 개인의 자유와 인권 보장의 측면에서 재고찰하여, 하위 집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개인주의적 형태를 제시한 것이 다원주의이다. 다원주의는 하위 집단이 서로 대립되는 개인과 국가 사이의 조화를 꾀하고, 집합적 형태에서의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는 동시에, 실제의 자유가 가능한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치 현상과 정치학〕 전통적 접근 방법 : 정치학 연구에서 전통적 접근 방법이란 주로 유럽 대륙과 1920년대까지의 미국에서 지배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오늘날에도 비교적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관념론 또는 규범적 방법이다. 이는 주로 철학적 · 역사적 · 법적 · 제도적 접근 방법을 말한다. 전통적 접근 방법은 정치 현상을 정부의 공식적 기구, 법, 제도를 중심으로 파악하고 실제 조사보다는 문서적 증거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지극히 서술적이다. 또한 정치를 법적 · 제도적 관계가 복합된 것으로 묘사하였기 때문에 지극히 정태적이었다는 특성을 보여 주었다.
전통적 접근 방법의 밑바닥에는 정치의 발전은 제도의 개혁을 통하여 이룩될 수 있으며, 특정한 정치관계를 법제화하면 인간은 이에 자동적으로 적응해 나갈 것이라는 관념이 깊이 스며 있었다. 그러나 19세기 말엽과 20세기 초부터 드러난 사회적 · 경제적· 정치적 조건의 변화로, 국가의 법적 제도에 의존해 오던 안정적 균형 관계가 무너짐과 동시에 제도와 현실 간의 괴리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로 인해 법과 제도가 자동적으로 그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비공식적 제도, 정치 사회적힘, 정치 문화 등과 상호 작용을 통해 기능을 발휘 한다는 점을 간과함으로써 정치 과정의 역동성을 설명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행태주의적 접근 방법 : 정치 제도와 법에 대한 연구만으로는 정치 현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음이 널리 인식되자, 학자들은 인간의 개성, 사회 구조, 경제 조직, 지리적 조건, 정치 문화 등에 관심을 돌리게 되었다. 더불어 인접 학문과의 관련성을 강조하여 학문 간의 상호 접촉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심리학과 사회학의 연구 성과를 이용하여 정치학 연구를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1921년부터 메리암(C. Merriam)을 중심으로 하는 시카고 학파를 통해 일어났다. 이들은 전통적 접근 방법이 취해온 철학적 · 역사적 · 법적 · 제도적 방법이 현실의 정치적 현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함을 비판하면서 경험주의적 분석 방법을 시도하였다. 이를 계기로 과학적 연구에 대한 확신이 증대하였는데, 이러한 과학적 연구의 증대는 1950년대와 1960년대의 행태주의를 향한 길을 마련하였다. 행태주의적 접근 방법이 성행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실용주의, 사실 중심주의, 과학의 신뢰 등과 같은 문화적 풍토가 큰 영향을 미쳤다.
행태주의는 사물은 경험에 의해서만 확실히 인식될 수 있으며, 경험에 의하여 인식된 현상만이 증명이 가능하다는 인식론에서 인간 행위의 규칙성, 일반성 그리고 사실과 가치의 구별을 주장한다. 또한 주로 귀납법을 쓰고 경험주의적 방법으로 이를 확인하려 한다. 즉 어떤 문제에 관련된 사실을 과학적으로 수집 · 분석한 후에 이를 토대로 어떠한 이론의 정립이 가능한가를 검토한다. 이를 위하여 이용되는 자료는 통계와 같은 양적 자료이며, 이와 같은 자료는 내용보다도 수량적인 면이 더욱 중요시된다.
그런데 행태주의적 접근 방법은 정치 현상을 다룸에 있어서 문제의 본질보다도 그것을 다루는 기교에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사용하는 방법의 편의를 기준으로 연구 과제가 선택되기에 실제 정치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본질적인 문제는 다루지 못하였다. 즉 행태주의적 접근 방법은 정치 현상의 역사적 고찰을 등한시하고 사회적 변동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함으로써 거시적 분석력이 없다. 또한 가치 중립성(value-free science)을 주장하여 가치 판단을 유보하였다. 이처럼 경험주의만을 고수하여 인과 법칙적 고찰에 몰두하고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가치 판단적 기능을 등한시한다면, '좋은사회와 정치' 라는 문제 의식을 지닌 정치학의 목적에 부합될 수 없다는 비판이 대두되었다.
결국 행태주의적 접근 방법은 정치 발전의 방향이나 내용을 밝혀 주지 못하고, 정치적 현상이 윤리적으로 옳은가, 그른가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 채 오직 그 현상 유지에만 급급한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래서 1960년대 후반에 미국 내의 환경 오염, 인종 차별, 성차별, 풍요와 빈곤의 문제가 제기되고 월남전의 패배 등으로 가치 중립적인 학문에 대한 불만이 생겨나자, 행태주의는 큰 비난을 받았다.
후기 행태주의 : 행태주의적 접근 방법에 대한 비판과 함께 1940년대 이후 미국 정치학에서 잠자고 있던 마르크스주의가 재도입되었다. 마르크스주의적 사고의 재현은 정치학에서 역사, 경제, 사회 계급, 이념 그리고 사회적 전체 맥락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도록 하였다. 결국 1960년대 말에 연구의 타당성(relevance)과 연구자의 서약(commitment)을 강조하는 미국의 사회적 풍토에서 후기 행태주의 혁명이 대두하였다. 이스턴(D. Easton)은 실체의 우선, 사회적 변동의 강조, 인류의 현실적 요구의 해결, 가치의 중시, 지식인의 책임 강조, 참여와 행동에 따르는 지적 직업의 정치화를 강조하였다.
특히 환경 공해, 종족적 · 인종적 · 사회적 · 성적인 불평등, 핵 전쟁 등과 같은 긴급한 사회적 화제거리들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 사회 과학들을 결합시키려고 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정책 분석 운동의 급속하고 광범위한 성장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러한 새로운 정책 방향으로의 관심 전환은 정치 경제학의 재등장에 반영되었다. 전통주의자와 행태주의자의 상당수가 후기 행태주의의 주장에 동조한다는 사실을 감안해 볼 때, 후기 행태주의는 타당성과 행동을 표방하면서 행태주의의 단점을 비판하고 이를 보완하여 정치학을 발전시키려는 의도로 평가할 수 있다.
〔교회의 입장〕 본질 : 정치란 본질적으로 인격을 바탕으로 인간과 인간 사회에 대한 참된 발전을 다루므로, 문화 영역에서의 발전, 즉 인류의 복지와 평화를 확보하여 윤리적 · 이성적 생활을 가능하도록 조정한다. 이때 비로소 인간은 단순히 물질적 복지만이 아니라 영적 성숙을 위해 조화로운 자유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이것이 인간이 정치적 존재인 이유이다. 정치의 사명은 힘의 균형에 의해 정의를 구현하는 데 있다. 힘의 균형은 서로 다른 세력 간의 긴장을 의미하지, 이 긴장이 파괴된 투쟁이나 폭력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폭력으로 사회 질서를 부정하고 정의를 파괴하려는 시도는 단호한 징계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이러한 힘은 정의가 최고의 기준일 때 한해서 유효하며, 정의와 사랑을 구체화할 수 있고 사회를 인간화할 수 있으며 그리스도교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정치는 본질적으로 윤리적인 것이기에 바람직한 정치의 요건은 정의에 합당해야 한다. 정치의 내재적 자율성은 인정되어야 하지만, 정치만이 전부라 믿는 경향은 잘못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톨릭 신자들은 다양한 제도나 이론 가운데서 개인적으로나 단체로 사심없이 인간에게 봉사함으로써 정치 활동을 복음화와 일치 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역할 : 현대 사회는 상호 대립되는 두 정치 이론의 철학적 오류를 경험하였다. 첫째는 루소(JJ.Rousseau, 1712~1778)에서 레닌(V.I. Lenin, 1870~1924)에 이르는 거짓된 희망의 약속으로, 해방을 열망하게 하는 낙관주의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마키아벨리(N.di B. dei Machiavelli,1469~1527)에서 히틀러(A.Hiitler, 1889~1945)까지 인간의 동물성만을 강조함으로써 폭력하에 노예화를 유도하는 비관주의이다. 이렇게 인간의 어느 한 면만을 부각시키는 논리는 적절한 해답을 제시할 수 없으며, 분열과 혼란만을 가중시킬 뿐이다. 국가는 구성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형성되었으며, 공권력의 행사 역시 공동선을 확보하고 증진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결코 소수의 기득권 보호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 즉 공권력은 공동선 증진을 위해 존재하며, 같은 이유로 인간 사회는 만들어진다. 또한 국가 제도는 윤리적 질서와 정치적 발전의 수준과 보조를 같이 했을 때 공동선 증진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복잡하고 변화가 많아 개인과 개인, 개인과 공동체, 공동체와 공동체 사이의 관계를 명쾌한 법적 한계로 조정하려는 노력이 불가능할 때가 있다. 따라서 규율과 원칙의 적용이 공동선을 위한 것이기 위해서는 정의 · 사랑 ·지혜와 굳은 실천 의지가 필요하다. 개인이나 공동체는 공동선 증진에 이바지할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희생과 봉사가 요구될 때 기꺼이 제공해야 한다. 공권력의 행사는 정의의 기준에 합당해야 한다. 또한 공동선 증진을 위해 공동선의 본질적 요소를 존중하고, 입법 · 사법 · 행정의 구분 운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가는 사회 단체의 조직을 권장하고, 정당한 활동을 효과적으로 도와야 한다. 한편 국민은 국가에 지나 친 혜택을 부당하게 요구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공동선의 요구로 인한 개인의 일시적 권리 행사 유보나 제한은 상황이 바뀌면 즉시 원상 회복되어야 한다. 과도한 혜택의 부당한 향유나 지속적 권리 침해는 정치 권력의 독재화를 조장하는 비인간적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치의 목적은 국민의 인간적 활동, 전인적 생활 자체의 개선 그리고 인격적 완성과 발전을 북돋우는 데 있다. 즉 정치를 통해 인간의 전인적 발전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인간이 정치 공동체에 참여하는 것이며, 참여의 기본 목표는 공동선의 확보와 증진이다.
정치 체제에 대한 기본 입장 : 교회는 어떤 정치 체제든지 정의의 원칙을 준수하며 공동선 증진을 위한 것이 라면, 그 정치 체제를 인정한다. 즉 귀족제, 민주제, 군주제 중 어떤 것이 교회가 인정하는 가장 적합한 정치 체제인지 단언하지 않는다. 하지만 교회는 삼권 분립의 형태를 취하는 체제를 인간 본성에 가장 합당한 것으로 가르쳐 왔다. 물론 어떠한 국가 형태가 공동선을 위해 가장 적합한가는 역사적 조건에 따라 좌우된다. 즉 특정 시대, 특정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의 입장은 특정한 정치 체제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현대인의 의식 구조로는 민주주의 정치 체제가 가장 적절한 정치 체제이다. 왜냐하면 정의와 자유를 바탕으로 인간의 전인적 발전을 가능하게 하며, 참여와 책임을 통해 인간의 성숙을 돕기 때문이다.
정당 : 교회는 정의와 진리를 바탕으로 한 정당의 설립과 출현을 인정한다. 그러나 교회가 정당에 이용당하거나 정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여서는 안 된다. 정당에 대해 교회는, 정치와 교회의 관계를 규제하는 원리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즉 현대 사회에서 정당 그 자체는 독자성을 지닌 세속 제도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격을 다루는 조직이기에, 윤리와 무관하거나 윤리에 중립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가톨릭 신앙과 윤리에 위반하지 않는 한 정당에 가입 또는 탈퇴하는 것은 신자 개인의 자유라고 교회는 가르치고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신자가 가입할 수 있는 정당이 하나인 것보다 신앙과 윤리에 어긋나지 않고 소신대로 가입할 수 있는 정당이 둘이상 존재할 때, 정당과 교회가 동일시되는 오해를 피할 수 있고 참된 의미에서 사회는 발전한다고 하였다. 만일 가톨릭 신앙과 윤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목표를 추구하는 정당의 경우 그 정당에 가입하거나 찬성 투표하는 것은 금지된다. 그리고 가톨릭 정당이나 범그리스도교 정당의 설립과 가입은 교회와 구분되어야 하며, 그것은 신자 개인에게 맡겨진 권리요, 의무라는 소신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 교회와 정치 ; 마키아벨리 ; 신정 정치 ; 정교 분리 ; 정치 철학)
※ 참고문헌 H. Eulau · J.G. March eds., Political Science, Prentice-Hall Inc., Englewood Cliffs, N.J. 1969/ J.A. Bill . R.L. Hardgrave.Comparative Politics : The Quest for Theory, Charles E. MerrilPublishing Company, Columbus, Ohio, 1973/ A.W. Finifter ed.,Political Science : The State of the Discipline II, P, Washington D.C.,1993/ H. Lasswell, Politics : Who Gets What, When, How?, McGraw-Hill Book Company, New York, 1936/ C. Barner-Barry · R. Rosen-wein, Psychological Perspectives on Politics, Prentice-Hall Inc,Englewood Cliffs, N.J. 1985/ G.A. Almond · G.B. Powell Jr., Com-parative Politics Today : A World View, Scott Foresman and Company,Glenview, Illinois, 1988/ 김계수 외, 《한국 정치 연구의 대상과 방법》, 한울, 1993/ 이정식 외, 《정치학》, 대왕사, 1993/ 정 인흥, 《서구정치 사상사》, 박영사, 1974. 〔李政熙〕
정치
政治
〔라〕politica · 〔영〕politics
글자 크기
10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