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삼 세계 신학

第三世界 神學

〔영〕Third World Theolog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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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신학의 대표적 신학자인 남아프리카 성공회의 투투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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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신학의 대표적 신학자인 남아프리카 성공회의 투투 대주교.

1970년대 전후로 제3 세계 교회에서 서구 신학의 틀에서 벗어나 신학의 근본적 의미를 재해석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신학적인 경향. 일반적으로 남미의 해방 신학 · 북미의 흑인 신학 · 아프리카 신학 · 아시아 신학·여성 신학 등을 가리킨다.
남미의 해방 신학자 리하르(P. Richard)는 제3 세계 신학을 '상황 신학' (Contextual Theology)이라고 부르면서,이 안에 유럽의 정치 신학과 문화 신학 그리고 한국의 민중 신학을 포함시켰다. 한편 펌(D.W. Ferm)은 이들 신학의 공통된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제3 세계 해방 신학'(Third World Liberation Theologies)이라고 하였다.
〔배경과 전개〕 1492년 콜럼버스(C. Columbus, 1451~1506)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면서, 유럽은 이 지역에 대한 억압과 지배를 시작하였다. 그로 인해 현재까지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를 정치 · 군사 · 경제 · 종교 · 문화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이후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된 국가들이 국제 정치무대에서 독립적인 주체로 등장하면서, 정치적인 해방운동이 본격화되었다. 이 해방 운동의 영향을 받아 제3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교 신앙과 성서를 재해석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난 신앙적 숙고의 결과들이 '제3 세계 신학' 이다. 물론 해방 운동은 식민지 지배 초기부터 나타났고, 작은 규모이지만 식민지인들의 인권과 해방을 위한 신학도 등장했었다. 그러나 이것이 정치적 · 경제적으로 현실화되진 않았다.
이러한 신학의 전개 과정은 대체로 다음의 세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식민지 시대' 의신학 운동으로서, 이 운동은 기본적으로 유럽의 선교 신학에 대응하는 신학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대표적인 운동으로는 케냐와 자이레 그리고 필리핀의 독립 교회 운동을 들 수 있다. 둘째는 '민족 국가 건설 시대' 의 신학 운동이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신학 운동으로는 아시아의 상황 신학자인 인도의 토머스(M. Thomas)와 범아프리카 교회 연합회(AACC)의 신학 운동을 들 수 있다. 셋째는 '신(新)식민지 시대' 의 신학 운동으로, 이 시대의 대표적인 운동으로는 남미의 해방 신학이 있다. 한편 아프리카에서는 문화와 인종 차별을 극복하려는 신학 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하였다.
〔선입견〕 제3 세계 신학을 둘러싼 오해는, 대부분 제1세계(유럽, 북미 및 선진 공업 국가) 신학자들과 같은 제3 세계에 보수적인 신학자와 교계 지도자 그리고 해당 지역의 지배 집단에게서 제기되었다.
첫 번째 오해는, 제3 세계 신학이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러한 해석은 제3 세계 신학의 역사적 배경을 정확히 모르는 데서 오는 선입견이다. 제3 세계 신학은 죄와 불의로 가득한 제3 세계의 사회적 현실에 대한 신학적 자각의 결과로 나타났다. 즉 억압과 가난 그리고 불의와 전쟁 등으로 고통을 겪는 민중이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제3 세계신학의 출현을 자극한 것이다. 두 번째 오해는, 제3 세계신학이 상황 신학이고 유행 신학이며, 따라서 신학이기 보다는 윤리학 또는 사회학이라는 해석이다. 이 해석은 서구의 신학사(神學史)만을 인정하려는 잘못된 이해에서 온 결과이다. 또한 실천을 소홀히 하고 인간적 현실을 외면해 온 서구 중심적 신학의 아집이다. 세 번째 오해는, 제3 세계 신학을 정체된 신학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가령 1970년대의 제3 세계 신학이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다. 그러나 제3 세계 신학은 살아 움직이는 신학이다. 사실 1970년대의 삶과 1980년대의 삶은 기본적으로 다르다. 신학의 관심도 동일하지 않으며 변하고 있다. 늘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능동적으로 응답하면서 새로운 시대와 상황에 적응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주장은 오해이다. 네 번째 오해는, 제3 세계 신학이 정치 투쟁의 신학이라는 해석이다. 제3 세계신학은 1960년대에 출현한 이후 다양한 경향을 지니면서 발전하여 왔다. 제3 세계 신학은 정치 투쟁뿐만 아니라 경제 정의와 문화적 다원성의 존중을 통해 인간의 총체적 구원을 추구하는 신학 운동이다. 일례로 해방 신학은 정치 · 경제적인 해방을 넘어 문화 · 종교적인 해방을 추구해 왔다. 수백 년 동안 내면화된 노예 의식과 삶 전반을 지배해 온 억압들로부터의 해방을 추구해 온 것이다. 다섯 번째 오해는, 제3 세계 신학은 가톨릭 신학이라는 해석이다. 제3 세계 신학은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가 공동으로 고통받고 투쟁하는 삶의 경험을 기반으로 형성한 신학이다. 여섯 번째 오해는, 제3 세계 신학의 주체를 신학자로만 규정하려는 해석 방식이다. 제3 세계 신학은 현장의 신학이기도 하다. 이 오해는 제3 세계 신학이 신학자들에 의해서만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주교와 사제,수도자와 평신도 등 다양한 계층에 의해 논의된다는 사실을 간과한 데서 비롯한 것이다. 따라서 제3 세계 신학은 신학자의 저술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문서, 평신도의 시와 일기, 보고서 등을 통해서도 표현된다. 마지막 오해는, 제3 세계 신학이 반(反)서구 신학이 라는 해석이다. 제3 세계 신학은 신학의 비서구화를 지향하는 것이지, 반서구화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즉 신학의 서구 중심주의를 비판할 뿐이다.
〔경 향〕 제3 세계 신학에는 대표적인 네 가지 신학이있다.
아프리카 신학 : 아프리카 신학의 주요 경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아프리카 전통 종교의 신학' 은 아프리카의 전통적 종교들을 신학적으로 해석하여 아프리카인들의 종교와 그리스도교 신앙과의 연속성을 살리려는 신학적 시도이다. 여기서는 아프리카 민족들이 가졌던 그들 나름의 부족 신(神)에 대한 체험에 관한 해석을 신학의 전이해(前理解)로 중시한다. 따라서 전통적 종교 체험을 반성적이고 비판적으로 해석하여 신학적 의미를 확대하는 방법이다. 음비티(J.S. Mbiti, 1931~ )가 이 신학 경향을 대표하는 신학자이다. 아프리카 전통 종교의 신학이 그리스도교보다 전통 종교에 근거를 둔 신학이라면, 둘째로 '아프리카 신학' 은 아프리카에 있는 교회를 위한 그리스도인들의 신학으로 집약된다. 아프리카 신학은 신학 서적에 의존해 전개되는 신학z다. 특히 신학의 전개를 위해 아프리카의 전통 종교, 성서, 아프리카 독립 교회 그리고 아프리카 교회 협의회 등의 자료로부터 신학적 통찰을 이끌어 낸다. 이 신학 경향은 1966년 아프리카 신학 협의회가 구성된 이후 형성 · 발전하였다. 셋째, '남아프리카 흑인 신학' 은 남아프리카의 소수 백인 중심의 인종 차별주의 정책에 대항하여 주창된 것이다. 이 신학은 다른 아프리카 신학보다 정치 해방적 요소가 강하다. '흑인 신학' (BlackTheology)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흑인 신학자 콘(JH.Cone)의 저서 《해방의 흑인 신학》 (A Black Theology ofLiberation, 1970)에서 차용한 개념이다. 그러나 이 용어가 널리 수용될 무렵 남아프리카에는 흑인 신학의 중심 내용이 형성되어 존재하고 있었다. 주요 신학자로는 남아프리카의 성공회 주교인 투투(D. Tutu, 1931~ )와 프로테스탄트 목사인 보에사크(A. Boe-sak, 1946~ )가 있다.
아시아 신학 : 제3 세계 신학자 협의회에서 발표된 분류에 따르면, 아시아의 신학은 다섯 가지 경향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순수 종교 · 문화적 신학' 형태이다. 이 신학 경향은 인도나 스리랑카의 불교와 힌두교 문화 지역의 신학자들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이들의 신학적 관심은 종교 간 대화에 있다. 둘째는 '종교 · 역사적 신학' 형태인데, 이 경향은 아시아의 해방 신학자 피에리스(A. Pieris) 등에 의해 전개되었다. 이 접근 방법은 종교 · 문화적 방법보다 시야가 넓은데, 아시아의 종교성 문제가 현대 아시아의 역사적 상황에서 논의되기 때문이다. 셋째, '순수 사회 · 정치적 신학' 형태이다. 이 경향은 투쟁의 신학(teologia de la lucha)이라고 알려져 있고, 대부분 필리핀 신학자들에 의해 논의되고 있다. 또한 남미의 해방 신학적 방법과 유사한 방법을 사용한다. 넷째는 '사회 · 문화적 신학' 형태인데, 이는 사회 · 문화적 해방을 추구하는 신학적 경향으로서 아시아의 영성을 중심으로 하는 행동 신학을 추구한다. 다섯째는 '사회 · 역사적 신학' 형태이다. 이 경향은 아시아 민중의 종교 · 문화적 표현과 사회 · 정치적 상황의 긴장을 극복하려는 신학적 시도를 하고 있다. 한국의 '민중 신학' 은 이 형태로 분류되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 신학은 제3 세계 신학 내에서 종교 · 문화적 차원을 강조하는 독특한 위치를 지니고 있다. 이것은 아시아 비그리스도교의 도전에 응답하려는 선교적 상황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라틴 아메리카 신학 :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다. '해방 신학' 으로 알려진 1960~1970년대와 '신(新)사회 운동의 신학' 으로 알려진 1980~1990년대의 신학 경향이다. 해방 신학적 경향에서는 정치 · 경제적 종속의 문제를 신학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반면, 신사회 운동의 신학은 독재에 대항한 민주화 투쟁과 인권 문제가 주요 출발점이었다. 시민 사회 회복의 주체로서 여성, 청년, 원주민, 흑인 등의 여러 계층이 폭넓게 참여하였고 환경, 땅, 주택, 교육 등 여러 일상적인 삶의 문제가 구체적인 신학의 주제로 다루어졌다.
북미 흑인 신학 : 이는 백인들의 노동력을 보충하고자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끌려와 300년 동안 미국을 건설한 흑인들의 해방을 추구하는 신학이다. 북미 흑인 신학은 1950년대 발생하였던 흑인 혁명의 산물이다. 즉 미국의 킹(M.L. King, 1929~1968) 목사가 중심이 된 흑인 인권 운동과 맬컴 엑스(Malcolm X, 1925~1965)를 중심으로 한 흑인 주체성 운동 등의 영향을 받았다. '흑인 신학' 이라는 용어는 1960년대 말 미국에서 일어난 흑인 해방 투쟁의 관점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즉 흑인들이 피부색 때문에 경제적으로 착취 당하고 정치적으로 주변화되는 사회에서, 이를 해방시키려는 하느님의 현존 의미를 해석하려는 급진적인 신학적 숙고 과정에서 나타났다.
〔주요 문서〕 <메데인 문헌> : 이 문헌은 1968년 콜롬비아의 메데인(Medellin)에서 개최된 제2차 라틴 아메리카 주교단 총회에서 1970년대의 가톨릭 사목 활동의 방향을 밝힌 사목 계획서이다. 이 문헌에는 남미에 확산되고 있는 기아 · 빈곤 · 억압 · 무지 등의 각종 억압을 배격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구원이라는 의미로 '해방'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특히 이 문헌은 '제도적 폭력'에 대항하는 '대항적 폭력' 의 사용 가능성을 암시함에 따라, 중남미 해방 신학의 경전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산티아고 문헌> : 이 문헌은 1972년(4.23~30) 칠레의 산티아고(Santiago)에서 라틴 아메리카 내에 있는 약 400명의 대표가 참석하여 개최된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그리스도교인' (cristianos por el socialismo)의 제1차 국제 대회 보고문이다. 주요 요점은 혁명적 그리스도교와 대비되는 개량주의적 그리스도교의 비판에 있다. 이 당시 중남미의 급진적 그리스도교 운동의 이론과 실천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문서이다.
<카이로스 문헌> : 1985년 여름 남아프리카의 수많은 사람들이 살해되고 투옥되며 흑인 도시들이 차례로 인종차별 정권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던 상황에서, 더이상 피억압자로 살거나 압제자의 편에 서기를 거부하고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기로 한 30여 명의 신학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선언한 신앙 고백서이다. '교회에 대한 도전 : 남아프리카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신학적 논평 -카이로스 문헌' 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문서는 출판 이후 각 대륙에 영향을 미쳤다.
<다마스커스 문헌> : 이 문서는 1989년 남아프리카, 나미비아(Namibia),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필리핀, 한국 등 7개국의 신학자들이 제1 세계의 억압자들에 대해 회개를 촉구하기 위하여 작성되었다. <다마스커스 문헌>(Road to Damascus-Kairos and Conversion)의 요지는 사울이 다마스커스로 가는 도중에 회개하였던 것처럼, 그리스도 교인들을 박해하는 것에서 회개하고 거듭나라는 내용의 신학적 선언이다. 즉 서구의 식민주의와 신(新)제국주의의 확장을 위한 수단과 도구로 결탁되어 제3 세계를 억압하는 그리스도교인들은 배교자요 위선자이며 이단자라고 하였다. 또한 이 문헌은 제1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저강도 전략' (low conflict startegy)과 '전면적 전략 을 선포하고 문화적 방식까지 동원하여 제3 세계를 억압하고 착취하면서 제1 세계의 체계를 견지하고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그리고 서구의 모든 정복 전략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리스도교의 냄새를 풍김으로써, 사람들을 참그리스도교와 혼동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 폭로하였다.
이 외에도 '동아시아 그리스도교 협회' (EACC)의 최종 문서들(1976~1993)과 '라틴 아메리카 주교 회의'(CEL-AM)의 <푸에블라 문헌>(1979), <한국 그리스도교 선언>(1975) 등은 제3 세계 신학 발전의 결정적인 순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문서들이다.
〔주요 논점과 방법론〕 인식론적인 혁명 : 제3 세계 신학의 신학적 출발점은 구체적이며 일상적인 경험이다. 다시 말해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역사적이며 정치 · 사회적인 모순으로 인한 고난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고난을 가장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포착할 수 있는 계층은 억눌림을 당하는 민중들이다. 이 민중들이 역사적 현실을 가장 실제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계층이다. 남미의 해방 신학자 세군도(L. Segundo)는 이를 민중의 해석학적 특권이라고 하였다. 제3 세계 신학의 또 다른 특징은 신앙을 논의함에 있어서 정통 이론(orthodoxy) 대신 정행 이론(orthopraxis)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말씀은 추상적이며 객관적인 고백이나 교리적인 선언에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복종하는 역사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에서 증언된다는 것이다. 제3 세계 신학은 시작부터 철저하게 사회 해방적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다시 말해 신학이 먼저 생기고 이 신학적 구조에 따라 실천하려는 인식 중심의 신학이 아니라, 실천이 먼저 있는 행동 중심의 신학이라는 것이다.
방법론의 도전 : 서구 신학사에서 철학은 신학 방법론의 중요한 이론적 도구이다. 그러나 제3 세계 신학에서는 사회 과학, 특히 정치학과 경제학이 철학의 자리를 대신한다. 다시 말해 '사회 분석적 매개' 가 신학의 주요 도구가 되었다. 이것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서구 신학에서도 사회 과학을 신학적 서술에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구 신학이 가진 자의 편에서 사회 과학을 은밀히 이용하였다면, 제3 세계 신학은 가난한 자의 편에서 사회 분석적 매개를 공개적으로 사용하였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신학적 소재의 재검토 : 제3 세계 신학은 성서만이 아니라 다른 종교들에도 계시의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또 사회의 뿌리들인 민중의 삶과 이야기들, 문화와 언어가 교회 공동체의 예배 의식과 삶 그리고 신학의 부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하여 기존의 성서 해석학과 교회사 및 전통 신학의 전통을 재조명하는 비판적 연구 작업을 한다. 성서 해석학에서는 아프리카 신학이, 교회사에 대한 재해석은 라틴 아메리카 신학이, 전통 신학에 대해서는 아시아 신학이 중요한 결과를 이루었다.
성서의 재해석 : 제3 세계 신학은 근본적으로 성서에 근거한 신학이다. 여기에는 성서의 원초적 역사성과 그것을 현실에 적용시키는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이 둘의 상호 작용을 해석학적 순환' 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성서 해석 방법에 있어서 제3 세계 신학은 유럽 신학의 논의를 부정하지 않는다. 단지 유럽의 성서 해석 방법인 본문과 본문의 배경에 대한 연관에 있어서, 제3 세계의 '역사적 맥락' 을 중시한다. 이를 통해 성서는 피억압 상황에 있는 제3 세계를 해방하시는 하느님의 구원 행위를 설명하는 '해방의 복음' 이라고 고백한다.
신학 주체의 확대 : 제3 세계 신학은 역사의 주체로, 억압받는 민중과 남성의 가부장적인 체제 아래에서 억눌리는 여성 그리고 인종 차별의 대상인 흑인을 지적한다. 이러한 진술에서 간과되는 점이 있는데, 그것은 신학이 신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신학의 주체가 신학자에서 평신도, 수도자, 사제, 주교 등으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신학이 현장의 신학까지도 포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학의 토착화 : 제3 세계 신학은 기존 신학에 대해서 새로운 내용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제3 세계 신학은 신앙의 문제와 삶의 문제 그리고 역사의 문제 등에 대한, 자기 스스로의 주체적이며 자주적인 문제를 제기하려 한다. 다시 말해 서구 신학의 문제 의식에서 독립하려 한다. 가령 역사적 예수나 신앙의 그리스도 문제는 독일 신학계가 지닌 독특한 역사관의 문제이지 전체 신학의 문 제가 될 수 없다. 사실 서구 신학자들이 제기한 신학적인 주제와 문제가 제3 세계의 신학계나 교회에 일방적으로 확산되고 전래될 수는 없다. 이런 의미에서 서구 신학의 고전적인 주제들에 대해 제3 세계의 상황 안에서 재해석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즉 구원론에서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 삶과 인간 해방' , 신론에서는 '하느님의 사랑 · 정의 평화' 에 대해서 재해석한다. 한편 교회론에서는 '가난한 자의 공동체' 를 중심으로, 성령론에서는 해방의 영성 문제' 등을 중심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아직 완결된 것이 아니지만, 제3 세계 신학의 내용을 새롭게 구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정치 사회적 변혁과 교회 쇄신 : 제3 세계 신학이 최종적으로 목표로 하는 방향은 '사회 변혁'과 '교회 쇄신'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 두 과정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프로테스탄트 신학자 셜(R. Shaull)은 해방 신학을 '제2의 종교 개혁' 이라고 명명하였다. 이러한 정의는 제3 세계 신학 전반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전망과 평가〕 지배와 억압에서 해방을 추구하는 제3 세계 신학이 신학으로서의 존재 자체를 상실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1 세계의 지배는 여전하고, 제3 세계의 피억압 상황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제1 세계의 억압 방식이 오히려 더욱 세련되어 가고 억압도 간접적인 방식으로 바뀌면서, 저항의 대상조차 파악하지 못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제3 세계 신학은 형태를 달리할 수 있지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제3 세계 신학이 세계 신학에 가장 긍정적으로 기여한 요소는, 역사적인 민중들의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체험에서 출발함으로써 신학 방법의 전위를 가져온 것이다. 이는 기존 신학이 추상적이고 철학적이며 형이상학적인 전제에서 신학을 연역, 유추해 온 방법에 대한 도전이자 새로운 모험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또한 사회 현실의 분석과 역사 이해를 돕기 위해 사회 과학을 신학에 도입함으로써 방법론적 지평을 확대한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기여라고 할 수 있는 점은 구체적인 정황에서 민중들의 언어와 민속 그리고 민중 종교 등을 신학에 과감하게 도입함으로써, 모두가 하느님의 구원 대상임을 확인시켜 준 점이다. 특권을 가진 사람들만이 신학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은 누구나 자기 신학과 신앙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어, 서구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게 해 준 것이 마땅히 평가를 받아야하는 측면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 전개되는 과정 중에 있기에 신학의 주제가 분명하지 못한 측면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 민중 신학 ; 정치 신학 ; 해방 신학)
※ 참고문헌  D.W. Ferm, Third World Liberation Theologies, Orbis Books, 1986/ 박순경 외, 《제3 세계의 상황 신학》, 민중사, 1987/ 서창원,《제 3 세계의 신학》, 대한기독교서회, 1993/ 《제3 세계 신학》, 1집(특집호), 제삼 세계 신학연구소, 1987/ 한국기독교학회, 《제3 세계 와신학》, 하우, 1987. 〔朴文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