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거행에 필요한 거룩한 옷들과 성작 등의 전례 용구를 보관하고, 봉사자들이 옷을 입고 거행에 필요한 준비를 하는 공간.
현행 《미사 전례서》는 미사 거행 준비를 하는 장소를 '제의실' (sacristia)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고대 《로마 예식집》(Ordo Romanus)이 사용하였던 '준비실' (secreta-rium)이라는 용어도 공동 집전과 관련하여 사용한다(<로마 미사 전례서 총지침> 209항). 《주교 예절서》는 제의실과 준비실을 분명히 구분하고 있다(53항). 《주교 예절서》에서는 성당 입구 부근에 마련된 준비실을 주교가 주례하는 미사를 준비하는 장소라고 하며, 제의실은 미사 집전에 필요한 거룩한 기물을 보관하는 곳을 가리킨다. 그러나 《주교 예절서》에 따르면 평일에는 제의실에서 미사 봉헌을 준비할 수 있다.
고대 시리아 성당의 경우 시중실(diacomicon) 준비실(prothesis), 침실 등이 제단 쪽에 곁들여 있었다. 오늘날도 그리스 정교회는 이러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사도 헌장》도 두 개의 제의실(pastophoria)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서방 지역의 많은 성당들이 16세기까지 지속되었던 관습처럼 성체 보관을 위한 곳이었다. 놀라의 바울리노(353~431)는 자신이 신축한 성 펠릭스 성당을 묘사하면서 분명하게 제대 부근에 연결되어 있는 두 개의 경당을 언급하였다. 하나는 사제들이 미사 거행을 준비하는 곳이었고, 다른 하나는 성서 특히 복음집을 보관하는 곳이었다(Carm. natalitia, IX : PL 61, 264).
고대 로마 대성전에서 준비실은 성당 밖 현관에 있었다. 이러한 경우가 바로 베드로 대성전과 라테란 대성전이었다. 이러한 준비실은 규모가 상당히 컸었다. 거기서 교황이 영접을 받았고 드물지 않게 회의도 열렸다. 419년의 카르타고 교회 회의는 217명이 참석하였는데, 파우스티 대성전의 준비실에서 개최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로마 예식집》 1번은 준비실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당시 순회 미사를 위해 교황이 대성전에 도착하면 명의 사제, 협력자, 거주 사제가 영예의 표시로 그에게 향을 피우며 영접을 한다. 교황은 말에서 내려 축복을 하고 따라온 사람들과 함께 준비실로 들어간다. 준비실은 성당 입구 근처에 있다. 여기서 차부제, 부제, 선창은 각각의 책을 준비한다. 교황은 준비실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
손을 씻는다. 이어서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제의를 입는다. 준비가 되면 교황은 준비실에서 나와 대부제와 다른 부제를 동반하고, 초를 든 7명의 시종으로 구성된 영예의 호위대와 연기나는 향로를 든 차부제를 앞세우고 행렬을 지어 제대를 향하여 나아간다. 반면 중세의 작은 성당에 항상 제의실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작은 제의실이 있을 정도였다. 전례 용구는 제대 뒤나 옆에 있는, 또는 독서대 위에 있는 선반이나 장에 보관하였다. 사제는 제의를 제대 한쪽에서 입고 벗었다. 또는 성가대 좌석에 제의를 놓기도 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좁은 의미에서 제의실이라 부르는 공간은 16세기 이후에 나타났다. 밀라노의 대주교였던 보로메오(C. Boromaeus, 1538~1584)는 제의실을 마련하여 합당하게 전례 용구들을 보관하라고 권고하였다. 제의실에는 십자가, 제의장 등 기물들을 보관하였고, 제의를 입으면서 바치는 기도문 등을 비치하였다. 또한 성수 축복등 예식을 거행하기도 하였다.
새 《미사 전례서》는 제의실에 개수대(sacrarium)를 갖출 것을 권고하였다(〈로마 미사 전례서 총지침> 334항). 개수대는 미사에 사용되는 천을 씻을 때 직접 땅으로 흘러가도록 사용한 물을 비우는 용기나 장소 또는 배수통을 가리킨다. 세례에 사용된 물이나 성합, 성작 등의 거룩한 그릇을 씻은 물, 성유의 도유를 위해 사용한 솜 찌꺼기, 거룩한 것을 태우고 남은 재 등을 여기에 버린다.
신자들이 성당에서 침묵 가운데 기도와 묵상으로 미사를 준비하는 동안 제의실에서 사제들과 봉사자들은 당연히 침묵을 지키며 기도와 거행에 필요한 준비를 한다(<로마 미사 전례서 총지침> 45항). 거행 후에는 준비실(제의실)로 돌아와 십자가에 경의를 표한 뒤, 공동 집전자 및 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눈다. 그 다음 제의를 벗고 사용하였던 물건들을 정리한다(《주교 예절서》 170항). 준비실과 제의실은 환담의 장소나 붐비는 장터 같은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새 《미사 전례서》는 예전에 제의실에 있었던 제의를 입으며 바치는 기도문을 수록하고 있지 않다. 다만 부록에서 제의실에서 바칠 수 있는 미사 준비 기도문으로 성 암브로시오 기도문, 성 토마스 아퀴나스 기도문,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문, 결의 기도문 등을 수록하고 있다. 미사 후 감사 기도문으로는 성 토마스 아퀴나스 기도문, 지극히 거룩하신 구세주께 드리는 소망, 자기 봉헌문, 십자가에 달리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드리는 기도, 교황 글레멘스 11세 이름으로 알려진 보편 기도, 두 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를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행 《미사 전례서》(<로마 미사 전례서 총지침> 105항)와 《주교 예절서》(37~38항)는 거행을 준비하는 역할을 예절 지도자와 함께 제의실 담당(sacrista)에게 맡기고 있다. 제의실 담당은 《미사 전례서》와 《미사 전례 성서》 및 기도에 필요한 책들, 그리고 제의 등 거룩한 옷들과 거행에 필요한 다른 것들을 빈틈없이 준비해 놓아야 한다. 또한 종소리 등으로 회중에게 거룩한 거행의 시작을 알린다. 거룩한 기물들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도 그의 책임이다. (→ 미사 ; 성당)
※ 참고문헌 M. Righetti, Storia liturgica Ⅰ. Introduzione generale, Milano, 1964. 〔沈圭栽〕
제의실
祭衣室
〔라〕sacristia, secretarium · 〔영〕sacristy
글자 크기
10권

성 필립보 네리가 오라토리오회를 결성한 '새 성당' (Chiesa Nuova)의 제의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