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사목

家庭司牧

[라]Cura Pastorali pro Familia · [영]family pasto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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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관계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신앙 안에서 성숙되어야 한다.

가족 관계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신앙 안에서 성숙되어야 한다.

가정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단위로서의 공동체와 관계된 사목 활동 전체. 여기에서 가정은 사목 대상일 뿐만 아니라 사목 실천을 수행하는 주체도 되며, 이러한 의미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도적 권고에서 지적하는 것과 같이 '작은 교회' 또는 '가정 교회' 로도 불린다(교회 11항 ; 가정 공동체 49항). 그리고 가정 사목은 그 성격상 '여성 사목' 또는 '아동 사목' , 노 인 사목' 등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된다. 이 가정 사목에 대해 교구 안에서 책임을 지는 사람은 일차적으로 주교이며, 주교를 도와 가정 사목을 담당하는 사람은 '결혼과 가정에 대한 교회 직무의 본질적 부분을 담당하는 본당 사목자' 이다(가정 공동체 73항).
〔사명과 본질〕 교회는 그와 시대를 함께하고 있는 전계층의 모든 신자들을 고루 돌보아야 할 사목적 책임이 있다. 그러므로 그 사목 영역은 실로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인간 생활의 바탕을 이루는 참된 그리스도 가정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무엇보다도 절실하고 중대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생명과 사랑의 공동체' (동50항)요 '세계와 교회의 장래' (동 75항)인 가정이 충실할
때 가정과 가정의 공동체인 교회가 충실할 수 있고, 또 개별 가정이 충실하고 건강해야 사회와 국가가 건전한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그리스도 가정의 사명은 "사회의 활력 있는 기초적 세포가 되기 위해 가족들이 서로 사랑하고 함께 하느님께 기도하며, 가정을 교회의 가정적 성소로 삼는" (평신도 11항) 데 있다. 그러므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4년 한국 천주교 창설 200주년 기념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정이야말로 '부모가 자녀에게 맨 먼저 신앙을 전해 주는 곳이요, 성소가 배양되는 가정 교회'라 하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가정 교회는 독창적이고 특수한 양식으로 교회의 사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소명을 가지고 있으며, 생명과 사랑의 친밀한 공동체로 성장해 가면서 복음이 전달되고, 그로부터 다시 복음이 퍼져나가는 터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올바른 가정 공동체의 활동과 증거의 내용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부부애의 견고함과 일치, 신의와 출산력을 포함하는 가정의 가치와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사랑, 이것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배우자 및 가족들 간의 삶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정의 본질은 일상에서 생겨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 특히 그리스도 가정은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의 복음적 권고를 사랑으로 실천함으로써 그 활동을 드러내게 되며,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기도하는 가정을 이룸으로써 오늘날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해 적절한 해답을 구할 수 있게 된다.
〔현실과 문제점〕 동양에서는 천주교 신앙이 전래되면서 서양과는 달리 '신앙과 개인' 의 관계가 아닌 '신앙과 가정' 의 관계가 더 중시되었다. 그만큼 동양의 전통 사회는 가부장적 권위에 의해 유지되는 유교 사회였고, 개인 자격으로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는 그 어느 지역보다 더 심각한 갈등을 겪어야만 했다. 이 갈등이 해소되려면 한 가정이 신앙을 함께 받아들여야 했는데, 우리 선조들
역시 개인이 신앙을 받아들인 경우에는 집안으로부터 배척당하기 일쑤였고, 한 가정 전체가 신앙을 받아들인 경우에는 견고한 가정 교회를 형성하여 죽기까지 용감하게 신앙을 증거할 수 있었다.
한국 교회가 가정 사목을 전개하면서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이 점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가정 사목 현황을 살펴보면, 이 점이 간과되어 왔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선 본당의 사목자는 신자들을 상대하면서 한 가정으로 만나지 못하고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있을 뿐이다. 주일학교 현장에서 신자 자녀를 개인으로 만나고, 본당 사목 현장에서도 자녀들과는 상관없이 부모들을 개인으로 상대하며, 성사 집행 현장에서도 노년층 신자들을 개별적으로 응대하고 있다. 그리고 한 본당에서의 사목 연한이 한정되어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본당 주임 사제가 본당 관할 전세대에 대해 한 가정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으며, 본당 사목을 한 가정 단위로까지 관련지어 구상하고 전개할 수 없는 실정에 놓여 있다.
다음으로 신심이나 사도직 활동을 살펴볼 때도 가족 관계에 비중을 두고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고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레지오 마리애 운동에 한 가정이 함께 참여하는 사례나 꾸르실료 운동에 전가족이 함께 동참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뿐만 아니라 어느 신심 단체나 사도직 활동에 한 가정이 신앙 때문에 한자리에 참여하고 모이는 경우 또한 거의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셋째로, 가정 성화를 위한 교회의 사목적 배려를 살펴 보면, 교구 차원 또는 전국 단위로 가정 사목 전담 부서나 모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사안이나 문제를 대처하는 데 국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부 일치 운동(Marriage Encounter)이나 부부와 부모를 위한 프로그램, 그리고 젊은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약혼자들을 위한 결혼 준비 교육 과정에서도 한 가정을 단위로 남녀 노소를 고려한 사목적 배려는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여기에는 낙태 · 이혼 문제, 가정 불화나 건강 ·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그 해답이 되는 복음의 실천과 가정 성화, 사랑과 화목, 순결 교육, 가족 계획 등 가족 관계에 비중을 둔 실천적인 사목 구상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기본 방향〕 남자와 여자는 혼인을 통해 하느님께서 의도하신 생명과 사랑의 친밀한 공동체를 받아들인다. 창조주께서 세운 부부 생활과 사랑의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부부적 사랑으로 격상되고, 예수의 구원으로 유지되고 풍요롭게 된다. 그러므로 부부애는 깊은 인간적 일치와 육체적 일치를 넘어 한 마음과 한 영혼을 이루는 일치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또 부부의 일치는 부모와 자녀,
형제와 자매, 친척과 가족 등 다른 성원들과의 일치를 이루는 기초가 되며, 이에서 비롯된 부부 사이, 부모와 자녀들 사이의 고유한 사랑은 하느님과의 만남으로써 삼위일체의 사랑으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하느님 성삼위의 사랑의 신비는 한 가정 안에서 잘 드러난다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이 가족 관계를 중심으로 한 교회의 가르침이 된다고 하겠다. 이렇게 볼 때 가정 사목의 방향도 첫
째로 이러한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로, 사목에서 가정의 위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사목 활동의 기본으로 삼는 인식이 필요하다. 교회 활동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부분적이고 개인 중심적인 사목 체계를 벗어나 노인 · 청소년 · 어린이 등 특정 계층이나 개인을 포함하는 사목 활동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기초는 먼저 가정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개인과 계층의 문제는 그 자체에서만 발생하거나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가정 공동체 안팎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파생되는 것이라는 점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조직적 사목 활동 계획은 어떤 수준의 것이거나 틀림없이 가정 사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가정 공동체 70항).
셋째로, 가정에 대한 사목적 배려는 가정의 특성을 파악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 가정의 특성은 무엇보다도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형제와 자매 등 내적인 구성원들 사이의 내적인 연대성, 그리고 한 가정과 이웃, 가정과 사회라는 외적인 연대성 안에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 연대성 안에는 다양성과 일치가 공존하며, 이들을 조화시킬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가정 안팎의 연대성이 파괴되어 가고, 또 조화의 터전이 고갈되어 감으로써 불안과 절망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정 사목의 방향은 가정의 특수성이 필요로 하는 조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가정 공동체 안에 들어 있는 연대성을 사랑의 나눔으로 되살려 주고, 구성원 사이의 관계에 깃들여져 있는 하느님의 계획을 실천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어야 한다.
〔전망과 제언〕 가정은 가족 관계에 따라 그 성격이 결정되는 공동체이다.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온 가족의 심사가 불편한 것처럼 가족 가운데 영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는 사람이 있으면 공동체 전체에 그 분위기가 쉽게 전이된다. 특히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가정의 폐쇄성이 다른 집단에 비해 강하기 때문에, 가정과 가정의 접촉에 의한 복음화에 선행하여 먼저 가정 안에서의 복음화가 절실히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현재의 한국 사회는 날로 변해 가는 사회 속에서 가정 공동체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 구성원들 사이의 연대감이 퇴색해 감에 따라 조화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에 와 있다. 그러나 그 문제점들은 올바른 가정 사목을 통해 해결될 수 있으며, 우리의 가족 관계가 신앙 안에서 하느님 성삼위의 모습으로 성장하고 승화될 수 있다. 온 가족이 주님의 성체 앞에 꿇어앉아 함께 기도하는 가정으로부터 미래가 더욱 밝고 희망찬 모습으로 펼쳐질 것이며, 기도하는 가정이 늘어날수록 본당과 교구의 사목 역량 또한 더욱 확대되어 민족 복음화의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다.
그러면 가족 관계에 따른 사목적 배려로서 우리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가정 사목은 신앙에 터전한 것이어야 하며, 그 계획 자체가 가정 구성원들에 의해 현실화되어야 한다. 대화나 친목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 가정의 신앙적 성숙을 위해 온 가족이 함께 모인 것이고, 일정 기간 동안 가정의 신앙을 바탕으로 애정과 조화를 이루어내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인식이 우 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한 가정 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부부들이 중심이 되어 사목 실천이 이루어져야 하며, 문제를 안고 있는 가정 스스로 공감대를 형성하여 해결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때 교회는 그 장소를 제공해 주고, 사목자는 조언자요 방향 및 자료 제공자로서 가정 사목을 이끌어 갈 필요가 있다.
둘째로, 가정 사목은 본당 사목 계획 안에서 실행되어야 한다. 사실 가정 사목 계획은 본당 내 각 가정이 일정한 수준에 맞추어질 수 없다는 사정 때문에 자칫 어렵게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때문에 한자리에서 수많은 가정을 가족 관계라는 관점에서 진단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사목자는 이러한 문제를 고려하여 각 가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조언해 주어야 하고, 때로는 각 가정에서 세부적인 방향을 잡아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셋째로, 가정 사목의 실천에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부부 주말 피정처럼 부부만이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또 산간 학교처럼 자녀들만이 참가해서도 안된다. 위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비롯하여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과 딸 등 온 가족이 함께 신앙을 중심으로 동시에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한 가정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개개인에 대해서도 교육의 기회가 충분히 부여되어야 한다. 초등부 · 중등부 · 고등부 · 대학부에 속하는 자녀들에 대한 교육 내용이 포함되고 부부와 부모들, 그리고 노인들과 함께 교육을 받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나아가 온 가족이 그들의 신앙을 감지할 수 있는 전례와 행사도 동시에 포함되어야 한다.
넷째로, 한 가족이 일정한 기간 동안 본당 내의 다른 가정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것은 교회의 여러 가정들이 친교를 통해 서로 연대성을 확인하는 절차가 되기도 한다. 또 여러 가정이 동일한 조건 아래에서 함께 생활을 하다 보면 스스로 자기 가정을 알게 되고, 다른 가정을 봄으로써 그 관계 안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성장해 가야 한다는 신앙적 결 단을 내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마지막으로, 가정 사목 계획은 각 단계별 교육 과정에 반드시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가정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전문 기관 및 가정 운동 단체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이루어져야 한다. 가정에서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하여 올바른 계획을 수립하고 동시에 이를 실천해 갈 수 있으며, 또 기존의 활동 결과나 교육 자료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 다. 그러므로 이때 본당이나 교구에서는 그 계획 실천을 위해 요청되는 사례집 제공이나 전문가 유치 등 인적 · 물적 자원에 대해 충분한 사목적 배려를 하여야 한다. (→ 가정 ; 혼인)
※ 참고문헌  <교회 헌장>/ <가정 공동체>/ 교황 바오로 6세, 성찬성 역, 《가정-사랑과 생명의 터전》, 성바오로출판사, 1984/ 김창훈, <결혼과 가정의 성사성>, 《사목》 103호(1986. 1)/ Agostino Favale, Movimenti ecclesiali contemporanei, Las-Roma, 1991/ 이동익, <사랑과 생명의 샘으로서의 가정 공동체>, <사목> 181호(1994. 2)/ 노영찬, <가정의 현실과 사목적 배려>, 《사목》 181호(1994. 2). 〔崔弘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