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신학

組織神學

〔라〕Theologia systematicus · 〔영〕systematic the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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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 대표적인 조직 신학자 중 한 사람인 뤼박.

가톨릭의 대표적인 조직 신학자 중 한 사람인 뤼박.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생활 환경 안에서 발생한 신앙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그리스도교 신비들과 교의들의 상호 연관을 설명하고 발전시키는 신학 분야. 즉 알아 낸 신앙의 내용(intellectus fidei)의 요구에 따라 계시된 진리의 의미를 궁구(窮究)하며, 전체를 유기적이고 통일적으로 정리함으로써 계시 진리들의 상호 관계를 밝히는 학문. 조직 신학이라는 용어는 특정 분과 학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기초 신학 · 교의 신학 · 윤리 신학 등의 분과들을 포함하는 분류용 개념이며, 실천 신학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성립과 주제〕 오리제네스(Onigenes, 185~253)로부터 중세 스콜라 시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신학자들은 철학적 사고를 통해, 계시된 진리와 그리스도교의 총체적 가르침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정리하고 탐구하기 시작하였다. 일찍이 다마스커스의 요한(Joannes Dama- scenus, 650?~754)과 베드로 롬바르두스(Petrus Lombardus, 1095~1160)에 의해서 계시들의 상호 연관에 대한 정당성을 밝히려는 시도가 있었다. 특히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4/1225~1274)는 《신학 대전》(Summa Theologiae)을 통해 철학과 신학을 잘 조화시킴으로써 신학적 체계에 대한 통일성을 가져다 주었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사상의 대부분이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관한 신비적이고 비조직적인 요소들과, 특히 나자렛 예수의 역사성 위에서 기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시 진리와 구원 역사의 연관성 안에서 조직적으로 설명될 수 있었다. 조직 신학은 16세기 이전까지는 신학을 사변적으로 정리한다고 하여 '사변 신학' (思辨神學, theologia speculativa)이라고 불렀다. 같은 시대로부터 조직 신학의 내용 중에서 윤리 도덕에 관한 연구가 별도로 진행되어 윤리신학(倫理神學, theologia moralis)이라는 분과가 생기면서,
주로 믿을 교리에 관한 내용도 별도로 취급되어 교의 신학(敎義神學, theologia dogmatica)이라는 분과가 성립되었다. 그러나 조직 신학은 윤리 신학 분야보다는 교의 신학의 영역에 집중되어 발전하였다. 조직 신학은 신적 신비에 대한 인식과 앎을 체계적 · 조직적으로 정리하는데, 여기서 다루는 신학 주제는 다음과 같다.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과 의미를 해석하는 그리스도론' , 삼위 일체적 관점에서 하느님에 관해 연구하는 '신론' , 창조 · 원죄 · 은총을 통한 인간의 구원에 대한 '구원론' , 그리고 인간 존재의 마지막 숙명과 그들의 세계에 관해 탐구하는 '그리스도교 인간학' , 교회의 기원과 본질 및 교회의 고유한 성격과 선교에 관해 조직적으로 반성하는 '교회론' 과 은총을 계시하고 통교하는 그리스도에 의해 제정된 일곱가지 성사의 가시적 상징을 해석하는 '성사론' 등이다.
〔문제점〕 20세기 후반, 특히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mism) 시대의 유럽 사회에서 조직 신학에 대한 관심은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에 직면하였다. 첫째, 일반적으로 반(反)조직적인 성향이 여러 학계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다양한 철학적 사조와 문화적 힘들은 보편화되는 것에 의구심을 제기하였고, 따라서 특별하고 추상적인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동시대의 추세가 되었다. 또한 니체(F. Nietzsche, 1844~1900)뿐만 아니라 키에르케고르 (S.A. Kierkegaard, 1813~1855) , 비트겐슈타인(L. Wittgenstein, 1889~1951), 하이데거(M. Heidegger, 1889~1976) 그리고 데리다(J. Derrida, 1930~ )와 같은 철학자들로부터 기인된 반성들은 전통적인 체계들이 세웠던 보편성 또는 본질들에 관한 의구심들을 제기하였다. 둘째, 전통적인 신학적 체계들이 자주 조직적으로 왜곡되어 서술되었다. 즉 북미 흑인 인권 운동가들과 라틴 아메리카 사상가 그리고 여성 학자들과 마르크스주의 학자들은, 합리화된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신학적 체계들을 제시하면서 기존의 신학적 체계들을 여러 각도에서 비판하였다(해방 신학, 흑인 신학, 여성 신학 등). 셋째, 20세기 후반에는 그리스도교적 실천의 확산을 중요시하였다. 그로 인해 신학적 체계의 흔적으로 여겨지는 일반적인 적응성과 이해성을 전제하는 조직 신학적 체계의 발전을 어렵게 만들었다.
〔내용〕 전통적인 신학의 조직적 체계에 대한 반감과 반체계적인 흐름이라는 문제가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 신학은 신학의 역사를 반성함에 있어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무엇보다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의 신앙 고백에 관한 신경(信經)들은 오랫동안 그리스도교 신학의 조직에 분명한 형태를 제공해 왔다. 이것은 2세기부터 이레네오(Ireneus, 130/140?~202?)와 테르툴리아노(Q.S.F. Tertullianus, 160?~220?)에 의해 체계화되기 시작했으며, 신앙 규범과 사도 신경 그리고 니체아 공의회(325)의 신경(니체아 신경)과 제1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381)의 신경(니체아 · 콘스탄티노플 신경), 칼체돈 공의회(451)의 신앙 고백 등 여러 형태의 신앙 고백을 포함한다. 이러한 신앙 고백의 형식들은 그리스도교 전례와 공동체의 삶 안에서 있어 온 신앙의 표현들을 분류하고 조직화하면서, 신학의 발전에 밀접히 연관되어 왔다.
한편 전승적으로 신앙 고백의 세 가지 조항인 성부 · 성자 · 성령은 신학적 반성의 가장 중요한 순서로서, 성서의 중심 요소들을 체계화하면서 신학을 조직화하는 근본적인 구조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신학의 초기 역사 대부분은 신앙 고백에 의해 구조화되었으며, 나아가 그리스도교 신학자들이 그 주제들을 넘어서 무엇을 설명할 때 토대로 작용하였다. 이후 조직 신학의 주제들은 이 신 앙 고백의 세 가지 조항에서 출발하여, 하느님과 하느님의 계시 · 창조 · 섭리 그리고 악 · 인간 죄 · 예수 그리스도 · 성령 · 교회 · 종말 등의 형태로 발전하였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 대전》은 조직 신학의 절정을 보여 준다. 즉 《신학 대전》의 명확한 논리 전개와 방법론적 선명성에 의해서 신학의 합리적 관철이 최고의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14세기에 이르러 신학의 흐름 안에 유명론(nominalismus)이 대두되면서, 보편적인 것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잃어버리게 하였다. 그리고 신학 안에서 이성을 바탕으로 한 철학과 신앙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나가지 못함으로써 신학이 조직적으로 발전할 수 없었다. 근대에 이르러 인간 이성의 능력이 전면에 대두되면서, 정통주의와 경건주의적 요소가 두드러진 배타적 신학과는 반대로 포괄적인 신학이 제시되었고, 다시 모든 교의가 조직 신학의 체계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즉 자연 신학이 처음에는 초자연적 신학과 경쟁하다가 결국에는 초자연적 신학을 대신하였고, 이성을 통해 가르침의 규범인 성서를 해석하는 등 정통주의에서 제한되었던 신학의 학문적 기능이 강하게 부각되었다. 그러나 19세기 초 독일 관념주의의 영향으로 계몽주의 신학이 해체되고, 관념주의의 특색을 띤 새로운 신학이 등장하였다. 관념주의의 영향을 받은 신학자들은 계시 그 자체만으로는 신학에 대한 고유한 합리성을 가질 수 없다고 보고, 동시대적인 사고의 흐름 속에서 인간 중심적인 자유 신학을 전개하기 시작하였다.
프로테스탄트 : 종교 개혁 이후 19세기 프로테스탄트 신학자들을 중심으로 대두된 자유주의 신학은 가톨릭 중심의 전통주의 신학에 반발하여 인간 중심의 신학을 전개하였다. 특히, 슐라이어마허(F.E. D. Schleiermacher, 1768~1834)가 주장하는 자의식의 신학에 영향을 받아 신학은 더이상 계시를 바탕으로 하는 하느님에 대한 조직적인 연구가 아니라, 인간이 하느님에게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인간론적인 학문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바르트(K. Barth, 1886~1968)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자유주의 신학의 한계를 발견하고, 다시 전통주의의 입장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신학을 펼쳤다. 그는 "유한은 무한을 품을 수 없다"라는 사고에 근거하여 계시와 역사, 신학과 인간학, 교회와 사회를 철저히 분리시키고, 그 분리를 그리스도론적으로 종합하였다. 이러한 바르트의 변증법적 신학은 한 가지 사실이 갖고 있는 '긍정' 과 '부정' 의 양면성을 통찰하고, 상호 대립시키면서 그 대립 속에서 종합을 찾아내는 방법을 취하였다. 한편 틸리히(P.J. Tillich, 1886~1965)는 인간의 질문과 하느님에게서 오는 응답 사이의 어떠한 일치와 상관 관계에 관한 연구에 집중된 신학적 방법론을 취하였다. 그리고 본회퍼(D. Bonhoeffer, 1906~1945)는 시대의 과제와 도전에 응답하기 위해 전통적인 신학과 씨름하면서 새로운 신학과 전망을 열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의 근본 관심은 "그리스도는 오늘 우리에게 누구인가?" 라는 물음 속에 집약되어 있 다. 그리고 이 물음에는 그리스도에 대한 관심과 오늘 우리의 세상에 대한 관심이 결합되어 있다. 그래서 '그리스도가 오늘 우리에게 나타나는 구체적인 모습과 형태'에 그의 신학적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본회퍼의 신학은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직후, 콕스(H. Cox, 1929~ )와 반 뷰렌(PM. van Buren, 1925~ )과 같은 신학자 및 알타이저(TJJ. Altizer, 1927~ )와 해밀턴(W. Hamilton, 1924~ )으로 대표되는 사신(死神) 신학자들에 의해서 수용되고 극단화되었다. 1960년대에는 몰트만(J.Moltmann, 1926~ )과 죌레(D. Soelle, 1929~ )를 중심으로 역사의 미래와 신앙의 정치적 차원에서 그리스도교의 개방이 일어났다. 그리고 최근 프로테스탄트 신학은 판넨베르크(W. Pannenberg, 1928~ )와 융겔(E. Jungel, 1934~ )의 연구를 중심으로, 하느님과 역사의 관계에 대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
가톨릭 : 20세기 초 가톨릭 신학은 블롱델(M. Blondel,1861~1949)의 철학적 공헌 덕분에 근대주의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과르디니(R. Guardini, 1885~1968)와 아담(K. Adam, 1876~1966)을 중심으로 계시와 교회의 연결이라는 주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도 신학적 쟁점은 계시에 대한 것과 자연과 초자연의 관계에 집중되었다. 슈뉘(M.D. Chenu, 1895~1989)와 콩가르(Y.M. Congar, 1904~1995)를 중심으로 전례 운동, 성서 · 교부학적 운동, 일치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톨릭 신학은 테야르 드 샤르뎅(P.Teilhard de Chardin, 1881~1995)과 뤼박(H. de Lubac, 1896~1991)을 중심으로 계시와 동시대 문화와의 관계를 다시 검토하고자 하였고, 평신도와 교회론적 주제에 관한 역사적이고 조직 신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졌다. 한편 독일에서 튀빙겐 학파를 중심으로 일어난 신학적 쇄신의 노력으로, 이후 신학과 인간학 사이의 관계가 보다 밀접하게 발전하였다. 특히 라너(K. Rahner, 1904~1984)의 신학은 동시대 가톨릭 사상을 풍요롭게 하면서 신학의 여러 분야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전 망〕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현대 세계로의 적응'(Aggiornamento)이라는 표어 아래, 교회와 세상과의 관계를 새로운 차원에서 재해석하였다. 그전까지 가톨릭 신학은 동시대의 주변 세계로부터 분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신학의 의도와 방향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수렴되었고, 변천하는 인간 사회의 고뇌와 요청을 감안하여 세상 만사에 계시의 빛을 제시하고 제공하는 신학이 되고자 하였다. 모든 신학 분과가 그러하듯이 조직 신학의 근본 규범 역시 성서와 성전이다. 따라서 오늘날 조직 신학의 대상에 대한 연구는, 이성적 통찰을 통해 시대의 흐름 속에 있는 인간과 세계에 대하여 다양한 종교적 명제들을 설정한 후, 그 명제들을 신앙의 유산 안에서 검증하고 설명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신학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조직적(체계적) 차원에서 신학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조직 신학적 반성(intellectus fidei)은 실증적 방법의 자연스럽고도 필연적인 연장이며, 어떤 면에서는 실증적 방법의 완성이요 절정이라 할 수 있다. 어떤 반성은 모든 신학적 과정, 심지어는 실증 신학의 과정에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 반성은 성서의 모든 사실과 개념의 의미를 규명하는데 존재하거나 기본 주제들을 정식화하는 성서 신학 안에 존재하는 이상, 그 자체로는 계시된 사실들을 신학적으로 제대로 이해시키거나 그것들을 유기적이고도 완전 무결하게 체계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교육성, <미래 사제들의 신학 교육에 관한 서한>, 1976. 2. 22, 35항). 그러기에 철학의 도움을 받아야 계시된 진리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조직 신학적 반성은 '사유를 위한 사유' 를 지양하고 계시의 원천들과 살아 있는 관계를 맺어왔으며, 그 같은 사유의 항구한 내적 요인인 하느님의 말씀을 조직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37항)해야 한다
고 강조한다. 따라서 조직 신학에서 성서 주석은 성서 신학 쪽으로 이루어져야 함(83항)을 설명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대신학교의 교육에서 "조직 신학은 연구 가설로서가 아니라 신앙의 확신으로서 부여받은 계시의 내용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 신학은 적절한 방법으로 신앙의 확신을 심화시키고 해설하며 전수하는 것이다"(인류 복음화성,<대신학교 교육 지침>, 1987.4.25,7항).
한편 오늘날 조직 신학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과 사회의 구원에 직결되는 다양한 인간 활동이나 현세 상황의 신학적 의미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즉 가정 · 사회 · 국가 · 경제 · 문화 · 예술 등의 인간 활동에 관한 존재론적 · 교의 신학적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의 여하에 따라 조직 신학에 대한 미래의 발전과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 교의 신학 ; 신학 ; 신학사)
※ 참고문헌  R. Battocchio, La Teologia, Introduzione, AL, 1991/ Y. Congar, A History of Theology, Garden City, New York, 1968/ 一, 《DTC》 15-1, pp. 346~447/ A. Dulles, The Craft of Theology : From Symbol to System, New York, 1992/ B. Lonergan, Method in Theology, New York, 1972/ 一, De Deo Trino, 2v.(vol. 1 2nd ed., vol. 2 3rd ed. Rome 1964) 1, pp. 75~87 ; 2, pp. 47~53/ F.E. Crowe, 《NCE》 14, pp. 37~38/ J.H. Newman, Idea of a University, Oxford, 1976/ R.P. Mcbrien, 《EC》, pp. 1238, 1250~1251. 〔郭承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