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Campana · 〔영〕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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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의 종(왼쪽)과 미사 중에 사용 되는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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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의 종(왼쪽)과 미사 중에 사용 되는 종.

쇠나 청동 등을 써서 둥근 그릇을 뒤집어 놓은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안이나 밖에서 추 등을 사용하여 소리를 울리게 만든 기구이다. 무엇을 알리기 위한 소리 나는 '신호기' (signum) 사용에 기원을 두고 있다.
종의 사용은 종교뿐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도 매우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서양에서는 바빌로니아와 이집트에서부터 사용하였으며, 로마와 그리스에도 전파되어 널리 사용되었다. 동양에서는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와 힌두교에 뿌리를 둔 인도에서 사용하였다.
〔기능과 종류〕 종교 예식에서 작은 종은 두 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하나는 악의 세력을 쫓아내는 역할이며, 다른 하나는 하느님의 선하심을 기억하는 거행 공동체, 곧 하느님의 백성을 모으는 일이었다(출애 28, 33-35 : 집회 45, 9). 이스라엘 백성은 대사제의 옷에 달린 딸랑거리는 방울 소리를 통해 하느님과 자기 백성 사이의 계약의 기억을 되새기기도 하였다. 곧 계약으로 맺은 규범을 함께 기억하였던 것이다.
종의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징, 작은 종, 나팔, 방울 등은 전례 거행의 모임을 알리기 위해 교회 초기에 사용되었다. 먼저 '신호기 역할을 하는 종' 은 매우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것으로 매달아 사용하였다. 인간이 집단을 이루는 사회 생활이나 군사용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지만, 교회에서 공동체를 소집하거나 여러 가지 소식을 알리는 데에 종을 사용한 것은 7세기부터이다. 두 번째는 '알람 역할을 하는 작은 종' (parva campanula, tintinnabulum)이다. 이것은 아일랜드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문헌에 의하면 지정된 시간을 사무적으로 알리거나 근무 교대 시간 등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이 유형의 종은 휴대가 가능한 것으로서, 목축을 하는 가축의 목에 매다는 방울종이나 오늘날의 '핸드벨' (Hand bell) 등으로 발전하였다. 현재 미사 중 거양 성체 때 사용하는 종도 이 유형에서 유래하였다.
세 번째의 경우는 '종각의 종' 이다. 313년 신앙의 자유를 얻은 이후 교회 공동체가 성장하고 수도 공동체의 생활이 다양해짐에 따라 소리로 알리기 위한 기구가 더욱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종각에 매다는 큰 종이 생겨났다. 이러한 종은 최소한 4세기 초에 생겨났으며, 일반적으로 이 종을 지칭하는 공통적인 이름은 '신호기' 였다. 8세기부터 종각에 종을 매다는 것이 보편적이 되었
는데, 이후 점차 규모가 커졌다. 교황 스테파노 2세(752~757)는 베드로 대성전에 세 개의 종각을 세워 서로 다른 소리를 내는 종들을 설치하였다.
〔종의 축복〕 8세기부터 큰 종(종각의 종)의 '씻김 예식' (Baptismus)이 나타났다. 그렇지만 성사로 거행한 것은 아니며, 성사적인 말을 사용하지도 않았다.이 용어는 대중적이고 은유적인 의미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종은 천사의 소리로 마귀를 쫓아내고 전례 집회에신자들을 불러모았는데, 위엄을 드러내기 위해 장엄하게 축복할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주교 예식서》(Ponificale)는 이 씻김 예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세례식의 일부분을 모방한 것으로 소금을 물에 녹여 축복수를 만들고, 구마 기도를 바쳤다. 또한 찬미의 노래를 부르며 교회에 그리스도인의 평화가 도래하기를 기원하였다. 그리고 축복수로 종을 씻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았다. 이때 시편을 노래하였다. 그 다음 모퉁이 네 군데에 축성 성유를 바르고 분향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십자가를 그어 축복하였으며, 예식 끝에는 추로 종을 울려 소리를 내도록 하였다. 이 예식을 할 때 종에 이름이 주어졌으며, 평신도로 종의 대부모를 선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축복 예식은 바뀌었다. 불필요한 예식은 삭제되고 과거 축복 예식의 전통을 일부 수용하였다. 일반적인 축복의 예식 순서에 따라 주례자 권고, 독서, 화답송, 훈화, 보편 지향 기도, 축복의 기도, 성수 뿌림과 분향, 장엄 강복, 타종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시작의 주례자 권고에서 종의 목적을 설명해 주는데, 신자들에게 기도의 시간을 알려 주고, 전례 행사에 신자
들을 불러모으고,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알려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과거 전통 예식의 일부를 수용한 것은 '성수 뿌림' 과 '타종' 이다. 전례와 신심을 위한 성당 성물의 축복에서 분향은 하지만, 보통 성수 뿌림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씻김 예식'의 전통을 가진 '성당 문의 축복' 과 '종의 축복' 에서만은 성수 뿌림을 한다. 또 예식을 다 마친 다음 타종을 통해 종의 소리를 들으며 공동체가 모두 한 가족임을 기억하고, 종소리를 따라 한자리에 모여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된 모습을 표현하는 과거의 전통을 보존한 다.
전통적으로 파스카 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의 대영광송을 할 때에 종을 치고, 그 이후 부활 미사 때까지는 치지 않는다. 이것은 대중적 전승에 따라 교회가 상중(喪中)에 있음을 표시하는 것으로 오늘날에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종각의 종이나 휴대하는 작은 종 그리고 교회에서 사용하는 모든 종은 전례에서 '악기' 로 분류된다. 악기는 노래를 받쳐 주는 정도로만사용할 수 있을 뿐이기 때 문이다(〈로마 미사 전례 총지침>313항 신설 ; <성음악 훈령>66항). 교회 용품으로서 전례 안에서 사용하는 종'종' 자체에 대해서는 <로마 미사 전례 총지침>에 전혀 언급되어있지 않다.
※ 참고문헌  Dom Robert Le Gall, Dizionario di Liturgia, Editrice LDC, 1994, pp. 46~47/ J.B. O'Connell, 《CE》 1, pp. 629~630/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 , 《축복 예식서》(De Benedictionibus), 1986, p. 347~353/ 과르디니, 장익 역, 《거룩한 표징》, 분도 소책 4, 분도출판사, 1976, pp. 71~72. 〔羅基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