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심리학

宗教心理學

〔라〕Psychologia religionis · 〔영〕Psychology of Relig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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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사회적 · 문화적인 장(場)에서 나타나는 인간 활동의 한 양상으로 보고 거기서 나타나는 모든 현상을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실증적으로 연구하는 심리학의 한 분야.
〔기원과 역사〕 해당 종교 전통의 관점에서 믿음 체계, 의례, 조직과 같은 종교의 외면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종교 전통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종교인들의 삶의 모습을 심리적으로 연구한 것은 아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거의 모든 종교적 전통에서는 나름대로 인간의 마음이나 정신을 이해하는 체계를 갖고 있다. 특히 동양의 종교적 전통에서 인간의 마음에 대한 연구는 핵심적인 것이다. 불교, 도교, 힌두교 그리고 유교에서 인간 마음의 연구는 전체 체계의 한 부분이다. 서양의 종교적 전통도 인간의 몸과 마음을 연구하는 인간론을 중요한 과제로 다루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종교 전통은 나름대로 인간의 마음을 오래 전부터 연구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대 학문의 하나인 심리학의 이론이나 방법론들의 관점에서 종교 전통과 그 전통에 참여하는 종교인들의 종교적 체험, 삶에 대한 태도 또는 행동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미국 : 종교 심리학이 다른 현대 학문과는 다른 학문분야로 시작되어 확립된 곳은 미국이다. 교육학자이면서 심리학자인 홀(G.S. Hall, 1844~1924)과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제임스(W. James, 1842~1910)에 의해 종교 심리학은 하나의 현대 학문 분야로 자리잡았다. 홀은 제임스의 지도로 박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처음으로 받았지만, 제임스의 연구 관점과는 매우 다르
게 종교 심리학을 발전시켰다. 홀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육학회지와 심리학회지를 창간하였고, 또한 초대 미국 심리학회 회장을 지냈다. 그는 현대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독일의 심리학자 분트(W. Wundt, 1832~1920)가 라이프치히 대학교에 실험 심리 연구실을 세웠듯이 미국 최초로 존스 흡킨스 대학교에 실험 심리 연구소를 세웠다. 이때를 기점으로 미국에서는 과학적인 관점에서 심리학을 확립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홀이 구체적으로 종교 심리학의 필요성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은 당시 신생 대학교였던 클라크 대학으로부터 총장 제의를 받고 교육학과와 심리학과를 설립하면서부터였다. 홀은 생물학적인 몸의 변화와 종교의 관계성 연구를 통해서 종교 심리학을 발전시켰다. 그는 기본적으로 인간 몸의 변화는 종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몸의 변화가 가장 역동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는 사춘기에 가장 많은 종교 체험이 나타난다고 하였다. 홀은 최초의 연구 방법으로 사용했던 질문지법을 통해서 종교 체험을 분석하였다. 그는 이 연구를 통해서 회개 경험자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사춘기에 접어든 사람들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홀은 생물학적인 연령과 회개가 깊은 관계가 있음을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서 주장하였다. 또한 그의 제자들인 스타버크(E. Starbuck)와 루바(J.H. Leuba)가 홀의 생물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종교 체험 현상을 더욱더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이처럼 홀의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발전시킨 종교 심리학은 클라크 학파를 형성시켰다.
홀이 종교 심리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던 시기에, 그의 스승인 제임스는 영국 에딘버러 대학교로부터 기퍼드 강연(Gifford Lectures)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제임스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1901 ~1902년에 강연을 하였고, 그 내용을 모아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 인간 본성에 대한 연구》(1902)를 출간하였다. 제임스는 자신의 제자인 홀과는 다른 관점에서 종교를 이해하였다. 그는 현상학적이고 기술적인 관점에서 종교 체험자들의 개별적인 고백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그는 과학적인 통계 자료에 많은 가치를 두었던 홀의 연구와는 대조적으로 종교인들의 개인적인 경험에 중점을 두었다. 제임스의 기포드 강연은 당시 지적인 콤플렉스를 느꼈던 미국 지성계에 자부심을 갖게 해 주었고, 종교 현상을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이해하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제임스는 기포드 강연을 기점으로 종교심리학의 하버드 학파를 형성하였다. 그는 걸출한 종교심리학의 제자들을 많이 배출하였는데 가장 대표적인 학자는 프랫(J. Prat)이다. 프랫은 제임스의 관점에서 일반적인 종교인들의 신앙심을 연구했다. 지금까지도 그의 주저인 《종교적 의식》(1920)은 계속해서 읽혀지고 있다.
독일 : 미국보다 시기적으로는 늦었지만 유럽에서도 종교 심리학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독일어권에서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종교에 대한 심리학적 논의가 이루어졌다. 우선 마르부르크 대학교의 종교 철학자이면서 신학자인 오토(R. Otto, 1869~1937)가 '거룩함' (Das Heilige)의 의미를 통해서 종교적 경험을 분석하였다. 그는《거룩함》(1917)이란 저서를 통해서 종교적인 경험의 본질을 '누미노제' (numinoe, 누멘적 감정)라고 이해하였다. 그리고 오토와 같은 대학교에 재직하고 있었던 하일러(F. Heiler)는 종교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세계 종교 전통과 종교인들의 삶 속에 드러나 있는 다양한 기도를 분석 · 기술하였다. 또한 심리학자이면서 교육 철학자인 슈프랑거(E. Spranger, 1882~1963)가 삶의 이상적 유형 중 하나로 종교적인 삶을 종교 심리학적으로 기술하였다. 이들의 논의는 모두 방법론적으로 매우 기술적이고 역사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둘째는 도르파트(Dorpat) 대학교에 재직하던 기르겐손(K. Girgensohn)이 동료들과 함께 밖르츠부르크 학파(Wiirzburg school)의 조직적인 내성법(introspection) 실험을 통해서 종교적 심리학(religious psychology)을 확립하였다. 이 방법은 오토나 슈프랑거의 기술적인 접근보다는 보다 체계적으로 종교인들의 인지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연구하기 때문에 실험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1925년에 기르겐손이 죽은 이후 구르헨(W. Gruehn)이 도르파트 학파를 이끌었지만 나치즘의 박해로 더 발전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는 독일어를 사용하는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를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심리학적인 논의가 있었다. 이곳에서의 논의는 주로 정신 분석학을 창안하였던 프로이트(S.Freud, 1856~1939)와 융(C.G. Jung, 1875~1961)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프로이트는 종교를 비판적으로 분석하였지만 병든 종교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 주었다. 반면 융은 프로이트처럼 종교를 비판적으로만 살펴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종교를 인간 삶의 현상에서 가장 근원적인 것으로 이해하였다. 이런 측면에서 융은 종교적인 마음에 대한 연구를 보다 심층적 으로 이해하였다. 지금까지도 프로이트와 융의 종교에대한 논의는 종교 심리학 분야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 : 종교에 대한 심리학적인 논의는 초창기에 주로 정신 병리학적인 관점과 절충적인 프로테스탄트적인 관점으로 이루어졌다. 정신 병리학적 관점에서 종교 심리를 연구한 대표적인 학자들은 샤르코(J.-M. Charcot, 1825~1893), 자르네(P. Jarnet, 1859~1947), 그리고 리보(T. Ribot,1839~1916)였다. 이들은 신비주의적이고 강렬한 종교적인 마음 상태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이해하였다. 즉 종교적인 마음을 정신적인 혼돈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이해하였다. 그로 인해 프랑스어권의 지배적인 종교 전통인 가톨릭으로부터 이런 연구에 대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가톨릭에서는 정신 병리학적인 입장과는 달리 신비주의적이고 강렬한 종교 체험은, 정신 병리적인 과정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초자연적인 원인에서 나오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이에 따라 양쪽 입장은 긴장 관계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제임스와 융의 입장을 지지하였던 스위스의 종교 심리학자인 플루누아(T.Flournoy)는 정신 병리학적 관점과 가톨릭 관점을 모두 포괄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양쪽의 입장을 조정할 수 있었다.
반면 절충주의적 입장은 미국의 초기 종교 심리학자들, 프로이트와 융의 정신 분석학, 그리고 피아제(J.Piaget, 1896~1980)의 인지 발달 이론을 모두 결합하여 좀 더 포괄적으로 종교 심리를 연구하였다. 대표적인 연구자는 피아제를 비롯하여 그리스도교 전통 이면에 있는 심리적인 차원을 연구하였던 베르겐(G. Bergen), 그리고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의 종교적인 발달 과정을 연구하였던 보베트(P. Bovet) 등이다.
〔최근의 경향〕 초기의 종교 심리학 연구는 지금도 여러가지 측면에서 계속 중심을 이루고 있다. 여전히 제임스, 프로이트, 융의 논의는 활발하게 전개되고 인용되고 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종교 심리학은 두 가지 측면에서 두드러지게 발전되었다. 하나는 통계적인 실증적 분석을 통해서 종교성이나 신앙을 연구하는 방법이다. 물론 이 방법을 이미 홀이 사용했지만 보다 정교한 분석틀로 발전하게 된 것은 종교적 태도 분석이다. 다른 하나는 신프로이트 학파의 새로운 종교 이해 방법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프로이트의 딸인 안나(Anna Freud, 1895~1982)로부터 분석을 받았던 발달 심리학자 에릭슨(E.Erikson, 1902~1994)의 자아 심리학과 영국에서 발전한 대 상 관계론(object-relation theories)을 통해 종교에 대한 새로운 심리학적인 이해가 나타났다. 이 이론은 고전 정신분석 이론과는 달리 삶을 적극적으로 살게 해줄 뿐 아니라 삶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게 해 주는 상징 체계로서 종교를 이해하고 있다. 또한 기존 정신 분석학의 종교 이론은 '아버지' 에 대한 이미지가 중심이기에 매우 가부장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신프로이트 학파는 근원적 관계를 아버지보다 어머니에 두기 때문에 지금까지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는 부분을 새롭게 제기해 주고 있다.
최근에 종교 심리학의 새로운 논의가 더욱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가장 두드러진 논의 중 하나는 생물학적이고 정신의학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뇌와 종교 체험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이다. 이론의 중심적인 논의는 뇌의 특정 부분이 신비주의적이고 강렬한 종교적 경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뇌의 어떤 부분이 종교적 경험을 일으키는 것인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의 또 다른 논의는 행동주의 심리학이나 사회 생물학의 관점에서 종교적인 행동을 읽어 내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종교적 행동을 일으키는 결정적인 원인이 심리적인 차원보다는 종교인들이 관계를 맺고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하는 진화론적인 관점을 강하게 갖고 있다.
1970년경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종교 심리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것은 종교 심리학이 의존하고 있었던 정신 분석학이나 행동주의 심리학을 넘어서고 있다. 이것은 프롬(E. Fromm, 1900~1980) , 매슬로(A.H.Maslow, 1908~1970), 메이(R. May), 그리고 프랭클(Viktor E. Frankl)이 발전시킨 제3의 심리학, 제4의 심리학(우주적 영성 심리학) 또는 트랜스퍼스널 심리학(transersonal psychology)에 근거해서 종교를 연구하는 것이다. 이 심리학에 뿌리를 둔 종교 심리학은 인간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영성적 또는 종교적인 존재로 여긴다. 그래서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인간의 무한한 영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최근의 입장도 정밀히 살펴보면 제임스의 잠재 의식이나 융의 집단적 무의식에 근거한 종교 심리학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 망〕 이상처럼 종교 심리학은 기술적이고 주관적인 관점과 실증적이고 통계 의존적인 관점으로 발전되어 왔다. 전자의 입장은 제임스를 필두로 정신 분석학, 심층 심리학, 그리고 트랜스퍼스널 심리학에 그 뿌리를 두고왔다. 반면 후자의 입장은 사회 생물학, 행동주의, 실험 심리학, 정신 병리학, 신경의학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 두 입장은 상호 보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의 논의는 인문학적인 종교학회지에 많이 발표되고 있다. 반면 후자의 논의는 사회 과학적인 입장을 고수해 온 《종교의 과학적 연구》(Joumal for the Scientific Study of Religion)를 통해서 많이 발표되고 있다. 1979년부터 유럽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3년에 한 번씩 세계 종교 심리학회를 개최하여 다차원적인 학제 간 연구를 하고 있다. 그 결과 1991년부터는 《종교 심리학 국제 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for the psychology of Religion)를 발간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동양에서는 현대 학문으로서 종교 심리학에 대한 학문적인 논의가 매우 미약하다. 자신들의 종교전통 입장에서 연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종교심리학을 신학, 불교학과 같이 특정 종교 전통의 하위 학문으로 생각함으로써 그 객관성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여, 종교 심리학을 사목 상담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강남대, 가톨릭대, 서울대, 서강대의 종교학과 내지 종교 철학과에서 개설되고 있는 종교 심리학을 제외하고는 선교학적인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 심리학 분야에서는 종교 심리학에 대한 관심을 넓혀 가고 있다. (→ 누멘 ; 심리학 ;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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