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자유에 관한 선언>

宗敎自由 - 閼 - 宣言

〔라〕Dignitatis Human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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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자유에 관한 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때인 1965년 12월 7일에 밝힌 선언문. 교회가 현대 세계와 대화를 시작하기 위하여 종교의 자유라는 기본적 인권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밝힌 최초의 문헌이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요구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는 결코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과 모순되지 않는다. 또한 성서에 나타난 보편적 구원 계획을 위한 하느님의 계시와도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 계시는 인간 존엄성과 거기에 필연적으로 부수되는 종교의 자유를 이해하기 위한 촉진제 역할을 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존엄성이 충분히 인식되고 인간이 종교 문제에서 어떠한 강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확신이 성숙될 때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이런 이유로 선언문이 최종적으로 종합되기까지는 총회에서 3회에 걸쳐 격렬한 논의가 전개되었고 6회에 걸쳐 수정되었다. 그 내용이 새로운 것이었고 종교적 전통과 현상을 두고 다른 여러 주교들의 인식과 견해의 대립이 있었기 때문이다.
〔종교의 자유에 대한 개념의 변천〕 19세기에 이르러 합리주의라고 불리는 이성주의가 정치 이념의 밑바탕에 자리잡음으로써 국가 지상주의가 생겨났다. 이는 종교를 포함해 모든 것을 국가 권력하에 두는 전체주의 국가관이다. 모든 종교는 다 같이 진리이고 사회 안에서 평등하다는 합리주의자들의 자유 사상에 대해 교황 그레고리오 16세(1831~1846)는 회칙 <미라리 보스>(Mirari VOS, 1832. 8. 15)를 발표하였다. 이를 통해 '양심의 자유' 와 '법 없는 양심의 자유' 를 구별하면서 무신론자의 자유 개념을 배척하였다. 하지만 교황이 자연법에 따른 양심의 자유마저 배척한 것은 아니었다. 교황 비오 9세(1846~1878)역시 합리주의 및 종교적 무관심주의(indifferentism)에 바탕을 둔 사이비 자유를 배척하였다.
한편 교황 레오 13세(1878~1903)는 교회의 특성인 자유를 국가에 요구할 권리가 교회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레오 13세의 이러한 가르침은 직접적으로는 교회와 국가 간의 관계를 규정한 것이나, 후에 나치의 종교 박해를 계기로 종교 자유의 현대적 개념에 대한 길이 열리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교황 비오 11세(1922~1939)에 이르러 종교의 자유 문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별히 교황은 회칙 <미트 브렌넨데르 조르게>(Mit Brennender Sorge, 1937. 3. 14)를 통하여 "인간은 인격체로서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권리를, 더욱이 신자는 자신의 신앙을 지키고 그에 따라 생활할 권리를 갖고 있음"을 공표하였다. 교황 비오 12세(1939~1958)는 가톨릭 국가에서 교회의 자유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유마저 위협하는 공산주의에 맞서 인간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사회 질서의 필요성과 함께 입헌 정치에 대한 개념을 도입하였다. 이를 통해 종교 보호의 문제를 벗어나 종교 자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였으며, 그 결과 종교 자유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눈에 띄는 발전을 보였다. 이어 교황 요한 23제(1958~1963)는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 1963.4.11)를 통하여 "인간은 올바른 양심의 명령에 따라서 하느님을 공경할 권리가 있는데, 바로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하느님께 대한 예배를 드릴 권리이다"(1항)라고 가르쳤다.
종교의 자유는 개인 또는 단체가 종교를 믿을 때 법적 혹은 외부의 힘에 의해 강압을 받지 않을 권리이다. 이 권리는 현대인이 갖는 의식의 합리적 표현이고, 이성적 · 자연적 요구이며, 정치 의식의 고양에 따른 사회적 요구이다. 실제로 종교의 자유는 많은 쓰라린 경험을 하고, 권력이 제약된 정부와 법률에 의해 보호되어야 할 인권과의 관계를 점차 발견해 온 현대인의 요구라 하겠다. 국민의 자유에 관한 최근 교황들의 가르침은 19세기의 역사적 문제를 해소하고 종교 자유 문제의 내용을 더 한층 현실적인 각도에서 전망해, 법 개념으로서 종교의 자유와 법률 제도로서 사회적 자유의 구별을 제시하고있다. 그 결과 교회는 종교에 대해 사회적 자유 제도로서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긍정하기에 이르렀다.
〔성립 과정〕 <종교 자유에 관한 선언>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제2 회기(1963. 9. 29~12. 4)에 심의가 시작되었다. 그리스도교 일치 사무국에서 의안 기초의 책임을 갖고 작성한 첫 번째 의안은 '교회 일치' 에 관한 의안의 제5장으로 준비되었다. 제2 회기 마지막 무렵인 1963년 11월 19일 공의회의 교부들에게 배부되었으나 시간 관계상 토의할 수 없었다.
제3 회기(1964.9. 14~11.21) 중인 1964년 9월 종교 자유에 관한 의안에 대해 공의회 교부들은 크게 둘로 나뉘어 각자의 입장을 변호하였다. 사실 제3 회기에 교부들에게 배부된 의안에는 윤리 철학을 바탕으로 한 종교 자유의 이론적 설명은 있었다. 하지만 역사적 차이나 과거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그로 인해 일부 교부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의안을 반대하였다. 즉 "의안은 교회 일치의 목적을 갖고 있는 탓에 그리스도교 신자의 사목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았다. 또한 의안은 프로테스탄트가 다수인 나라를 위한 것이고 가톨릭 신자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를 위한 배려가 없다. 나아가 의안은 교회로부터 자주 비난받고 배척되어 왔던 자유주의적 경향을 내포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들을 참고로 신학 위원회는 개정 안을 작성하였다. 그러나 의안에는 신학, 법학, 정치학, 사회학이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의안 개정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공의회 교부들은 같은 해 11월에 제출된 제3차 개정안을 갖고 종교의 자유에 대해 역사적으로 고찰한 다음, 교황 요한 23세의 회칙 <지상의 평화>에 묘사된 인간상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과 종교의 자유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였다. 교황 요한 23세의 회칙에서는 종교의 자유에 대해 19세기에 교회가 자유주의에 취한 태도와는 완전히 다른 자세를 견지하였기 때문이다. 제3 회기 종료 후 1965년 2월 중순까지 218개의 수정 의견이 공의회 사무국에 제출되었다. 위원회는 교부들의 수정 의견에 따라 '성서에 의한 종교의 자유' 라고 이름을 붙인 제2부를 추가해, 그 제4차 개정안을 제4 회기(1965.9. 14~12.8) 개최 직후인 1965년 9월 17일부터 심의하였다. 제4 회기에서도 이전 회기처럼 교부들은 많은 그룹으로 나뉘어 의견을 발표하였다. 172개의 수정 의견이 제출되었으나 그중 60개가 공의회장에서 발표되었다. 결국 오랜 토론과 심의 끝에 10월 26일 제6차 개정안(최종안)이 표결되어 찬성(조건부 찬성 포함) 2031표,
반대 139표로 가결되어 마침내 12월 7일에 반포되었다.
〔구조와 내용〕 이 선언문을 책임진 공의회 교부들의 과제는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각종 이단 및 교회의 가르침을 거스르는 여러 가지 주장에 대항하여 교회의 명백한 교의를 강조함이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프로테스탄트와 다른 종교인들 그리고 믿지 않는 이들과 대화를 하려는 가톨릭 교회의 의지와 진실성을 보여 주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선언문은 "사회 안의 자유로운 종교 실천"을 향한 동시대의 열망을 염두에 두면서 "교회의 거룩한 전통과 교리를 자세히 살펴 거기에서 언제나 옛 것과 조화를 이루는 새 것을 이끌어낸다"(1항)라고 취지를 밝히고 있다.
선언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부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성립된 것임을 이성에 의해 증명하고, 제2부에서는 하느님의 계시가 종교의 자유를 어떻게 증명하고 있는가를 고찰하고있다.
제1부(2~8항) : '종교 자유의 일반적 원리' 라는 제목하에 7개 항으로 구성된 제1부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현대인의 의식 고양과 여기서 유래된 행동의 자유에 대한 개인의 요구라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특히 2항은 선언문의 요약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데, 다음의 내용이 서술되고 있다. 즉 모든 사람은 종교 자유의 권리를 갖는다. 이 자유는 개인, 사회 단체 및 기타 인간적 권력 에 의한 "모든 강제로부터의 면제를 의미한다. 그런데 강제로부터의 면제는 두 가지로 해석된다. 그 누구도 종교 문제에서 자기 양심에 거슬러 행동하도록 강제되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누구도 사적이나 공적으로, 단독 또는 단체로 올바른 범위 안에서 자기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 라는 것이다. 종교 자유의 권리는 인격의 존엄성에 근거하고 있는데, 이 존엄성 은 하느님의 계시와 이성에 의해 알 수 있다. 종교 자유에 대한 인간의 권리는 법에 의해 인정되어야만 한다.
제2부(9~15항) : 총 7개 항이 '계시에 비추어 본 종교자유' 라는 제목하에 구성된 제2부는 하느님의 계시를 통하여 인간이 얼마나 귀한 존재이며 하느님이 얼마나 인간의 자유를 존중하고 있는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자유에 관한 이 교의는 하느님의 계시에 뿌리 박고 있다" (9조)라고 강조하며 그 계시가 가르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 그리스도가 인간의 자유를 존중한 점, 그리고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지켜야 할 정신 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어 신앙의 행위는 자유 의지에서 나오는 것임을 강조하며 "그러므로 그 누구도 억지로 신앙을 받아들이도록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10조)라고 가르친다. 그리스도 및 사도들이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였던 모범적 행위를 본받아(11조) 교회 역시 "스승과 사도들에게서 이어받은 가르침을 오랜 세월에 걸쳐 보존해 왔고 또 전수해 주었기에"(12조) 계속하여 이런 모범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종교 단체 특히 교회의 사명 수행을 위한 종교 자유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개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종교 단체 역시 인간적 권력에 의해 외부로부터 강제당하거나 활동을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13조). 끝으로 모든 이에게 그리스도의 진리를 깨닫게 하는 선교 임무를 가진 그리스도교 신자에게 있어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 결코 선교의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기에 본연의 의무를 다할 것을 가톨릭 신자들에게 권하고 있다(14조)
〔의의 및 영향〕 오늘날 당연하게 여기는 종교 자유의 개념은 긴 역사와 정치적 변동 사이에서 서서히 형성되었고 18세기에 들어와서 형태를 갖추었다. 그런데 그 시대에 가톨릭 교회 안에서는 종교 자유에 대해 '정설' 과 '가설' 이란 막연한 이론이 있었다. 정설이란 가톨릭 교회가 참되고 유일한 종교이기에 국가는 법률로써 이를 보호하고 다른 종교를 금해야 한다는 주장이며, 이것이 교회와 국가와의 이상적인 관계라는 견해이다. 이에 반해 가톨릭 교회가 소수인 경우 타종교의 존재가 허락되고 묵인되는 상태를 '가설' 이라고 불렀다. 이러 이유로 가톨릭 교회는 자신만을 위해서 종교의 자유를 요구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런 정설과 가설의 이론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소집한 교황 요한 23세에 의해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가톨릭 교회는 종교의 자유에 대해 사회적 자유 제도로서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긍정하게 되었고, <종교 자유에 관한 선언>을 통하여 종교의 자유는 기본적 인권 중 하나로서 모든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갖는 것이고 누구로부터 침해받아서는 안 되는 권리임을 천명하였기 때문이다. 이 선언문은 '종교 문제에 있어서 사회적 · 시민적 자유에 관한 개인과 단체의 권리' 란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회 내의 언론 자유에 대해 직접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공의회는 모든 사람이 종교에 관해서 자신의 양심에 따라 자유로이 행동할 권리를 갖고, 어떤 종교를 믿을 때 개인의 내적 생활이나 사회 안에서 외적으로 믿는 것 역시 방해받지 않아야 하는 개인의 자유와 종교 단체의 권리에 대해 주장한 것이다. 이 선언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종교의 자유를 가톨릭 교회가 처음으로 공인한 문서로서 완전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공의회는 외적 강제로부터의 자유를 다루고 있으나, 한 교단 내 언론의 자유에 대해 특히 그리스도교 신자의 '죄와 욕망에서의 자유' 에 대해서도 앞으로 연구해야만한다. 또한 공의회는 모든 사람과 모든 종교 단체의 종교 자유를 인정하고 선언함으로써 이른바 '가톨릭 국가' 란 개념을 버리고 종교적 중립국가를 인정한 것이기에 가톨릭 신앙을 의무화하는 신앙 국가(Confessional State)란 국가관도 수정될 필요가 있다. → 바티칸 공의회, 제2차 ; 종교의 자유)
※ 참고문헌  H.V. Straelen 외, 현석호 역, 《공의회 문헌 해설 총서》 5, 성바오로 출판사, 1993/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69/ J. Hamer · C. Riva, La libertà religiosa nel Vaticano II, Elle Di Ci, Leumann Torino, 1969/ R. Coste, Teologia della libertà religiosa, EDB, Bologna, 1972/ P. Pavan, La Dichiarazione conciliare Dignitatis humanae a 20 anni dalla pubblicazione, Piemme, Casale M., 1986/ AA.VV. Vaticano II. Bilancio e prospettive, a cura di. R. Latourelle, VIII sez.(Religione e Religioni), Cittadella, Assisi, 1987, pp. 1195~1344. 〔金俊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