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유형을 분류하는 데 사용되는 용어. '교회'(church, ecclesia)에서 분리되어 나간 초기 단계의 종교 조직체를 지칭하는 용어. 이 용어는 철학 집단 또는 정치 집단의 유형 분류에도 사용된다.
[개 념] 종파는 본래 자발적이고 배타적이며 응집력이 강한 종교 집단을 뜻하지만, 소수 집단(minority group)이나 폐쇄적인 집단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단적이라고 보여지는 집단에 대한 부정적이고 모멸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종파가 사회학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이 용어가 종교 집단, 특히 신종교 운동의 조직과 구성, 그리고 신앙적 흐름을 분류하고 이해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특 성] 종파의 개념을 발전시킨 사람은 사회학자 베버(M. Weber, 1864~1920)와 트뢸치(E. Troeltsch, 1865~1923)였다. 베버는 사회 변동에 대한 다양한 종교 집합체들의 태도와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종교 조직의 유형을 교회와 종파로 구분하였으며, 이러한 유형 분류를 통해 기존 사회 질서에 대한 종교 조직체들의 태도와 대응 방법을 분석하였다. 한편 트뢸치는 유럽에서 그리스도교의 이념이나 가르침이 불러일으킨 사회적 충격을 추적하는 데 관심을 갖고, 교회와 종파, 그리고 신비주의(mys-ticism)가 기존 사회 질서에 어떻게 대응하여 왔는가에 주목하였다. 종파의 개념과 성격은 베버와 트뢸치 이후 많은 학자들에 의해 보완되어 왔다.
종파는 교회에 대한 상대 개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그것이 지니는 의미나 특성은 교회와의 비교를 통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종교적 지향의 측면에서 보면, 교회는 체계화된 신학을 갖추고 있으며, 성서의 내용을 전체 문맥과 사회 · 문화적 측면을 고려하면서 해석한다. 또한 교회의 예배나 전례 양식은 대체로 표준화되어있으며, 비교적 안정되어 있다. 반면 종파에서는 신앙의 중심이 성서 해석에 집중되어 있으며, 성서 해석의 방법은 쓰여진 성서의 어구를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예배 양식은 자발적이고 즉흥적인 행위가 지배하며, 따라서 열광적인 경향이 강하다.
종교 집단의 사회 구조적 특성을 보면, 교회에서는 성인이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세례와 같은 특정 절차에 따라 그 구성원이 되며, 신학적 배경과 역사적 전통을 바탕으로 조직 자체가 카리스마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종교적 행사나 행정은 전문적인 성직자나 위임을 받은 임원들에 의해 집행된다. 그러나 종파는 주로 성인들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신앙 고백에 따라 구성원이 되며, 평신도 중심의 평등주의가 지배하거나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사회와의 관계를 비교해 보면, 교회는 수많은 종교 체험과 오랜 역사 체험을 통해 세속 사회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기존의 문화적 가치를 용납하거나 긍정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따라서 교회에서는 세속 세계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종교적 가치를 구현하고자 하며, 다양한 형태의 사회 · 문화 활동을 전개한다. 또한 타종교에 대해서도 비교적 관용적 입장을 지니며, 대화와 협조의 자세를 지닌다. 반면 종파는 자신들만이 정당한 집단이며, 세속 세계나 타종교들은 사악한 집단이라는 배타적이며 조소적인 태도를 갖는다. 특히 교회의 성격이 가장 두드러진 가톨릭에 대한 태도는 적대적이기까지 하다. 종파에서는 사악한 현실 세계가 곧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 현세보다는 내세나 임박한 종말 이후의 세계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나타낸다.
〔종교 유형론의 발전] 베버와 트뢸치의 교회-종파 유형론은 많은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이 유형론은 그리스도교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타종교의 유형을 분석하는 데는 적합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뢸치는 13세기의 가톨릭이 '교회형' 에 해당하며 가톨릭에서 분파된 여러 형태의 종교 운동은 '종파형' 에 해당된다고 보았지만, 자신의 종교 유형론이 어느 종교에나 그리고 모든 시대에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 따라서 그의 종교 유형론은 오늘날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신종교들의 성격을 분석하는 데는 한 계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베버와 트뢸치의 교회-종파 유형론은 종교 집합체들을 분류하고 비교하기 위한 이상형(理想型, ideal type)이지만, 다양한 형태의 종교들을 교회와 종파라는 두 가지 범주 안에 모두 포함시키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 그리고 이 유형론은 종교 집단의 정태적(靜態的, static) 측면에 초점을 둔 것이기 때문에 천년 왕국 운동이나 메시아 운동이 지닌 동태적(動態的, dynamic) 성격을 설명하기에는 상당한 한계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성 때문에, 일부에서는 교회-종파 유형론을 폐기하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종교 집단의 유형화가 종파 운동의 발생 조건, 참여하는 사람들의 동기와 사회 경제적 배경, 사회 변동에 끼치는 영향뿐 아니라 신종교 운동으로 발생한 하나의 종파가 기성 종교로 제도화되어 나가는 과정 등을 분석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보고, 그것을 더욱 정교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 가운데 미국의 프로테스탄트 신학자 니부어(R.H. Niebuhr, 1894~1962)의 종교 유형론과, 종교 사회학자인 베커(H. Becker)와 잉거(JM.Ynger)의 종교 유형론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니부어는 교회와 종파의 이분법적 유형론은 미국 상황에 적용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았다. 그는 미국에는 확립된 교회' 나 하나의 단일 정통 종교 조직은 없다고 보고, 미국의 주도적인 종교 집단을 지칭하는 용어로 교파'(denomination)라는 개념을 설정하였다. 그는 초기 '종파' 들이 나타내는 열광성은 첫 세대로 그치게 되며, 그 다음 세대부터는 어떤 형태로든 세속 세계와 타협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종교 조직은 약화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종파는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와의 관계를 통해 교파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하는 '교파' 는 '교회' 와 마찬가지로 기존 사회질서와 타협하고 순응하지만, 사회를 지배하려는 능력이나 의도는 없는 종교 조직을 말한다. 교파는 장로교회, 감리교회, 침례교회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교파도 사회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교파는 다양성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종파와는 달리,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독점적이거나 배타적인 성격을 지니지는 않는다.
베커는 교회, 교파, 종파 외에 또 하나의 종교 조직 유형으로 제의 집단(祭儀集團, cult)을 제시하였다. 제의 집단은 특수한 능력이나 사명을 지닌 것으로 간주되는 카리스마적 지도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초기의 신종교로, 신비적인 이념을 바탕으로 하는 비밀 결사적 성격의 작은 종교 집단을 지칭한다. 따라서 창교자가 사망하면 대부분 소멸하며, 일부는 종파나 교파로 진전하게 된다. 한편 잉거는 종교 집합체의 유형을 여섯 가지로 구분하였다. 그것은 사회 통합에 있어서나 개인의 욕구 충족에 있어 성공적인 '보편 교회' (the universal church), 사회와의 관계에서는 성공적이지만 소속 신자들의 욕구 충족은 좌절되기 쉬운 '교회' (the ecclesia), 사회에 대한 적응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지만 계급적 · 인종적 · 지역적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 '계급 교회' 또는 '교파' (the class church or denomination), 아직 '교파' 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한 '확립된 종파' (the established sect), 세속 세계와 타협하지 않고 개인 욕구 충족에 전념하는 '종파' (the sect), 그리고 전통 종교들과는 신앙 체계나 의식이 크게 다르고 카리스마적 지도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비교적 작고 불완전한 형태의 '제의 집단' (the cult) 등이다. 〔유 형] 모든 '종파' 들이 동일한 성격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부 종교 사회학자들은 종파의 유형을 세부적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잉거는 종파의 유형을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첫째는 세속 세계와의 대결보다 개인적인 소외감이나 무력감, 이기심, 무지 등을 극복할 방안에 관심을 갖는 '수락형 종파' (the acceptance sect)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Christian Science)가 이 유형에 속하며, 대개는 중산층 또는 상향 이동을 하는 하류층로 구성되어 있다. 둘째는 개인의 변화를 통해서든 아니면 세계의 결정적 변화에 의해서든,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의 사용을 지향하는 '공격형 종파' (the aggressive sect)이다. 여호와의 증인(Jehovah' s Witnesses)이나 초기의 구세군이 이에 속한다. 셋째는 현존 사회 질서를 부정하면서 현실세계로부터 이탈하여 자신들만의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고자 하는 '도피형 종파' (the avoidance sect)이다. 한편 월슨(B.Wilson)은 모든 종파들이 세상을 악한 장소로 규정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악한 세상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종파의 유형을 일곱 가지로 나누었다. 그가 제시한 일곱 가지 유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구원은 '거듭남' (bom again)으로 성취될 수 있다면서, 회심이나 개종과 같은 감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현대 오순절파 계통의 '회심 종파' (the conversionist sect), 둘째 구원의 유일한 방식은 초자연적인 방식에 의해 사악한 세계 질서가 바뀌는 것뿐이라며, 곧 닥칠 세상 종말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을 준비하는 안식교나 몰몬교, 여호와의 증인과 같은 '혁명 종파' (the revolutionist sect), 셋째 구원은 사악한 세상과 단절하여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하여 경건성을 유지할 때 가능하다는 아미쉬(Amish), 아마나(Amana) , 후터파(Hutterites) 덕하버(Doukhobors) 메노파(Menno-nites) 등과 같은 '내향 종파' (the introversionist sect), 넷째 구원은 특별하고 비밀스러운 지식과 기술의 획득을 통해 가능하다는 크리스천 사이언스, 사이언톨러지(Scientolo-gy), 테오소피(Theosophy) 등과 같은 '조종 종파' (the manipulationist sect), 다섯째 세상의 악은 정상적인 인과법칙으로부터 초자연적인 대리자에 의한 주술적 시혜에 의해 치유될 수 있다고 보고, 육체적 정신적 질병으로부터 구제받는 데 관심을 두는 카데시즘(Kardecism), 움반다(Umbanda) 등과 같은 '마술 종파' (the thaumaturgicalsect), 여섯째 세상은 적절한 영적 인도에 따른 올바른 삶을 통해 개선될 수 있다면서 양심 수행을 강조하는 퀘이커(Quakers)와 같은 '개혁 종파' (the reformist sect), 일곱째 '하느님 왕국' 은 신적인 보호와 감시 아래 인간 행동에 의해 지상에 세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재산의 공유나 족내혼(族內婚) 등과 같은 강한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집단 생활을 하는 오네이다(Oneida) 공동체나 래파이드(Rappites) 등과 같은 '유토피아 종파' (the utopia sect) 등이다. (← 교파 ; → 신종교)
※ 참고문헌 Max Weber, The Sociology of Religion, trans. by E.Fischoff, Boston, Beacon Press, 1963/ Ernst Troeltsch, The Social Teaching of the Christian Churches, vol. I · II, trans. by Olive Wyon, New York, Harper & Brothers, 1960/ Howard Becker, Systematic Sociology, New York, John Willy & Sons, 1932/ H. Richard Niebuhr, The Social Sources of Denominationalim, New York, The World Publishing Co., 1957/ Bryan R. Wilson, Religious Sects, New York, McGraw-Hill, 1970/ John Milton Yinger, The Scientific Study of Religion, New York, The Macmillan Co., 1970/ Meredith B. McGuire, Religion : The Social Context, Belmont, Ca., Wadsworth Publishing Co., 1981/ M. Hill, 《ER》 13, pp. 154~159/ 이원규, 《종교 사회학의 이해》, 사회비평사, 1997. [盧吉明]
종파 宗派 [라]Secta [영]S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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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