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 主敎 [라]Episcopus [영]Bi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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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들은 교계적 친교에 의해 하나의 단체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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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들은 교계적 친교에 의해 하나의 단체를 이룬다.

살아 계신 하느님 아버지의 모상이며 그리스도의 대리자이고 사도들의 후계자로, 주교 서품을 받고 교황의 권위 아래 사도적 책임과 교회 전체의 사명에 참여하면서 신부들의 협력을 받아 개별 교회의 사목을 책임진 자.
[의 미] 어원 : 주교라는 용어는 그리스어로 '감독자, 지휘자, 관리자, 보호자' 를 뜻하는 '에피스코포스' (ἐπί-σκοπος)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스 시대의 감독(監督)이라는 칭호는 본래 세속적인 직능을 가리키는 용어였으나,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목자의 의미가 첨가되어 감목(監牧), 즉 말씀과 통치의 이중 책무를 지닌 지도자를 뜻하는 용어로 정착되었다. 신약성서에서 이 용어는 모두 다섯 번 나타난다(필립 1. 1 : 사도 20, 28 ; 1디모 3, 2 : 디도 1, 7 : 1베드 2, 25).
예수를 "영혼의 목자이며 보호자(ἐπισκοπή)이신 분"으로 묘사하는 베드로의 첫째 편지를 제외한 나머지 구절은 예수가 아니라 '신앙 공동체의 감독자' 를 묘사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신약성서 시대, 즉 사도 시대와 초기 교회 공동체에서 사용하던 이 용어는, 후에 사제로 번역되어 사용된 '장로' (πρεσβύτερος)라는 용어와 그 임무와 기능에서 명백히 구별되는 것은 아니었다. 2세기초부터 이러한 용어들이 임무와 기능에서 차차 구별되기 시작하여, '장로' 라는 용어는 '원로' 라는 의미 이외에 그리스도의 사제직 중에서 성체성사의 거행과 맞물려 사제라는 의미로 정착되기 시작하였다. 감목이라는 용어는 장로라는 직무에 덧붙여 교회 공동체의 감독자 혹은 지휘자라는 의미가 부여되기 시작하였다. 즉 사도 시대와는 달리 한 교회 공동체에 한 사람의 주교만 존재하기 시작하면서, 주교는 사제들과 부제들의 도움을 받아 일정 지역의 교회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최고 목자로 여겨졌던 것이다.
성서적 근거 : 주교 직무의 설정은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가 베드로를 포함한 열두 사도를 친히 선발하여 그들에게 복음 선포의 사명을 부여하고, 그 거룩한 사명은 후계자들을 통해 세말(世末)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과 약속에 근거한 것이다(마르 3, 13-19 : 16, 15. 20 : 마태 10, 1-42 ; 16, 18 : 28, 16-20 : 루가 6, 13 24, 45-48 요한 21, 15-17 ; 사도 1, 8 등).
주교 직무의 성서적 근거를 <교회 헌장>(Lumen Genti-um) 19항에서는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주 예수 님께서는 성부께 기도하신 다음에 당신 마음에 두셨던 사람들을 부르시어 열두 사람을 당신과 함께 있게 하셨는데, 이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도록 그들을 파견하시려는 것이었다. 그 사도들을 확고한 단체 또는 집단의 형태로 세우시고, 그들 가운데에서 선택하신 베드로를 으뜸으로 삼으셨다. 그들을 먼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그리고 모든 민족들에게 보내시어, 그들이 당신 권력을 나누어 받아 모든 민족들을 당신 제자로 삼고 그들을 거룩하게 하고 다스리게 하셨으며, 또한 그렇게 하여 교회를 전파하고 주님의 인도를 받아 교회에 봉사하며 세상 끝까지 모든 날에 교회를 사목하게 하셨다. 주님께서는 보편 교회를 사도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사도들의 으뜸인 복된 베드로 위에 지으셨으며, 예수 그리스도 친히 그 머릿돌이 되셨다." 즉 주교들은 하느님 백성을 돌보도록 선택된 목자들로서 '그리스도의 일꾼이고 하느님 신비의 관리자들' 이며, 이들에게는 복음을 전하는 사명과 영광스러운 봉사 직무가 맡겨진 것이다(로마 15, 16 ; 사도 20, 24 ; 1고린 4, 1 ; 2고린 3, 8-9).
[주교직의 본성] 성사성 : 주교직의 성사성은 예수 그리스도가 직접 설정한 성품성사, 즉 성령에 의한 주교 축성(consecratio)에서 드러난다. 여러 성품 중에서 주교 축성은 그리스도께서 직접 세우신 "충만한(plenitudinem) 성품성사' 이며, 다른 성품 즉 주교의 협조자인 사제와 부제 축성의 근원이다. 교회 전승과 교부들이 지적하는 대로 주교 축성의 성품성사는 그리스도의 대사제직과 거룩한 봉사 직무의 정점이며, 백성을 거룩하게 하는 임무, 가르치는 임무, 다스리는 임무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사도들은 그리스도에게서 내려오시는 성령의 특별한 분출로 충만해졌다. 사도들은 자기 협조자들에게도 안수를 통하여 영적 선물을 전해 주었으며, 그것은 우리에게까지 주교 축성 안에서 전해 내려온다" (교회 21항).
주교 축성으로 거룩한 인호가 새겨진 주교들은 스승이고 목자이며 대사제인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며, 또한 하 느님 백성의 일치의 가시적인 표상인 것이다.
사도적 계승 : 주교 직무는 교회 공동체의 시대 환경과 필요에 따라 임의로 설정되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로부터 설정된 사도들의 임무를 계승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그리스도가 사도들에게 맡긴 복음 선포사명은 세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주님의 약속을 통해, 주교들은 사도들의 후계자로서의 정통성을 보유하게 되며 복음 선포 사명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고 흐트러짐없이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마태 28, 20).
즉 인간의 역사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사도 직무의 시간적 · 공간적 연속성을 보증하며, 그 고유한 성격을 유지시켜 주는 근거가 바로 사도적 계승(successio apos-tolica)에 있다. 그리스도로부터 사도들에게 부여된, 중단 없이 계속되어야 하는 복음 선포의 사명은 주교 직무를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도 계승되는 것이다. 이것이 사도적 계승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도들은 위계적으로 조직된 사도단(collegium apostolicum) 안에서 자신들의 후계자들을 세우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협조자들 가운데 훌륭한 사람들이 이러한 직무를 계승하여 수행하도록 규범을 마련하였던 것이다. 교회 안에서 맨 처음부터 수행되어 온 여러 직무 가운데서도 주교 직무는 사도적 계승을 가장 완벽하게 드러내며 그 으뜸 자리를 차지한다. 리용의 이레네오(130/140?~202?)는 주교 직무의 사도적 계승을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 "사도들이 주교로 세운 이들과 우리에게까지 이르는 그 후계자들을 통하여 사도전승(tradtio apostolica)이 온 세상에 천명되고 보존된다" (S. Irenaeus, Adv. Haer. Ⅲ, 3, 1 ; 2, 2 ; PG 7, 848A, 847). <교회 헌장> 20항은 주교들이 신적 제도에 따라(ex divina in-stitutione) 사도들의 자리를 계승하고, 사도들의 교회 사목 임무도 영속하며 주교들의 거룩한 품계에서 끊임없이 수행되어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주교 직무의 성사성과 사도적 계승이라는 본성은 교계적 친교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된다.
교계적 친교 : 교계적 친교(communio hierarchica)는 주교 직무의 본성을 실현시켜 주는 도구이며 표지이고, 하느님 백성의 단일성과 보편성을 드러내는 구체적인 규범이며 표상이다. 또한 성령에 의한 다양한 은사에도 불구하고 믿는 이들을 하나의 단일한 하느님 백성으로 모아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서 미리 예시하는 원리이다. 즉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여러 지체들이 하나의 교회를 이루는 원리로서,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잘려 나간 가지와 생명을 유지하는 가지의 포도나무 비유(요한 15, 1-10)는 교계적 친교의 원리를 잘 묘사하고 있다. 교계적 친교는 하느님 본성 자체에서 유래하는 삼위 일체 신비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제도적 법적 규범이다. 왜냐하면 초대 교회 이래 교회의 본성을 드러내는 친교는 막연한 어떤 '감정' 이 아니라 법률적 형식을 요구하는 동시에 사랑으로 살아가는 '유기체적 실재' 로 이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계적 친교의 완전한 형태는 모든 주교들이 그 으뜸인 교황과 함께 하나의 단체(collegium)를 이루고, 그 안에서만 주교 임무가 수행될 수 있다는 원칙에서 드러난다. 다시 말하면 단장인 교황과 독립하여 주교단이 존재할 수 없으며, 단장의 행위가 없이는 주교들이 단체로서 행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전승을 통해 전해진 교계적 친교의 의미이다. 이러한 교계적 친교의 원형이자 근거는 사도적 친교(communio apostolica), 즉 예수님께서 직접 세운 베드로를 머리로 하는 사도단에서 찾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교회 헌장> 18항에서는 "참으로 주교직 자체가 하나로서 갈라지지 않도록, 그리스도께서는 복된 베드로를 다른 사도들 앞에 세우시고 베드로 안에 신앙의 일치와 친교의 영속적이고 가시적인 근원과 토대를 마련하셨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며 온 교회의 볼 수 있는 으뜸인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과, 하느님의 백성을 돌보는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의 일치와 협력 관계가 사도적 친교를 계승하는 교계적 친교의 원형이다. 이러한 이유로 주교 축성을 통해 부여된 주교의 임무는 그 본질상 오로지 주교단의 단장과 단원들이 이루는 교계적 친교 안에서만 행사될 수 있다(교회 21항).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는 교계적 친교가 없으면 성사적-존재른적(sacramentale-ontologicum)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exerceri non potest)고 분명하게 선언하면서도, 그것은 교회법적-법률적 차원과는 구별된다고 하였다. 즉 합법성(liceitate)과 유효성(validitate)의 문제를 분리하여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주교 직무의 본성과 성격을 종합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바로 주교단의 단체성이다.
주교단의 단체성 : 주교 직무의 본성과 성격이 종합적으로 드러나며, 교계적 친교에 의해 하나의 단체를 이룬 주교단(collegium episcoporum)의 신학적이고 법적인 성격을 단체성(collegialtas) 또는 주교단성(主敎團性)이라고한다. 여기에서 가톨릭 교회의 본질인 하느님 백성의 다양성과 보편성, 단일성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론과 교회 규범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즉 하느님 백성이 여러 민족과 국가로 이루어졌고 다양한 성령의 은사를 받는다는 점에서 고유성과 다양성이, 그 백성의 중요하고 포기할 수 없는 임무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직접 제시한 복음 선포라는 점에서 보편성이, 그리고 그 백성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하나의 지체라는 점에서 단일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본성은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단 안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며, 또 주교단을 통해 가시적인 일치의 표상으로 세말까지 계속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체성은 '단장을 머리로 하는 주교단' , '교계적 친교 안에서 일치되어 있는 주교단' , 그리고 그 속에서 행사되는 주교단의 '합의체적 행위 혹은 권한(actus, potestas colle-gialis)' 등에서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① 단장을 머리로 하는 주교단 : "주님께서 제정하신대로, 거룩한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이 하나의 사도단을 이루듯이, 비슷한 이치로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과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도 서로 결합되어 있다.⋯주교는 누구나 성사적 축성의 힘으로, 또 주교단의 단장과 그 단원들과 이루는 교계적 친교로 주교단의 구성원이 된다" (교회 22항). 예수 그리스도가 제정한 사도단을 계승하는 주교단은 교회의 옛 규범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교회의 역사적 제도인 공의회 자체가 그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며, 주교 축성에 여러 주교들이 참여하는 오랜 관습은 주교단의 단체성을 잘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주교들의 단체인 주교단은 단장인 베드로의 후계자 교황과 더불어 이해되지 않을 때에는 권위를 갖지 못한다. 왜냐하면 예수가 시몬을 교회의 반석으로 삼고 교회의 열쇠를 맡겼으며, 그를 자신의 온 양 떼의 목자로 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드로에게 주어진 매고 푸는 임무는 그 단장과 결합되어 있는 사도단에게도 부여되었음이 분명하다(마태 16, 18-19 ; 18, 18 : 28, 16-20 ; 요한 21, 15 이하). 이와 같이 주교단에서의 단체라는 개념은 '엄밀한 법률적' 의미로만 해석되는 일반 개념과는 다르다. 즉 자기 권력을 자신의 대표에게 위임하는 평등한 사람들의 모임으로서의 단체가 아니다. 오히려 조직과 권위를 계시에서 이끌어 내야 하는 확고한 집단으로서 머리가 있는 단체, 교회의 본질을 드러내는 고유한 단체인 것이다. 결국 주교단은 보편 교회에 대한 완전한 최고 권력의 주체로, 그러나 단장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서 주교단의 고유한 단체적 성격이 드러나는 것이다. 즉 주교단은 교도권과 사목 통치에서 사도단을 계승할 뿐 아니라 그 안에 사도단이 계속하여 존속한다. 또한 그 단장인 교황과 더불어 보편 교회에 대해 완전한 최고 권력의 주체로도 존재하지만, 그 권력은 오로지 교황의 승인과 동의가 있을 때에만 행사될 수 있는 것이다(교회 22항).
② 주교단의 단체적 일치(collegialis unio) : 이를 드러내는 사례는 교회 전승에서 수없이 전해지고 있다. 주교들이 함께 모여 교회 전체에 관련된 문제를 심사숙고하여 결정하고 실행에 옮겼던 역사적 예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단체적 일치는 또한 각각의 개별 교회들과 보편 교회의 상호 관계에서도 명백하게 드러난다.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은 주교들의 일치는 물론 하느님 백성 전체가 이루는 일치의 영구적이고 가시적인 근원이며 토대이고 표상이다. 같은 이치로 개별 주교들은 자기 개별 교회 안에서 일치의 가시적인 토대이며 표상이다. 그래서 치프리아노(?~28)는 "교회 안에 주교가 있고, 주교 안에 교회가 있다" (Episcopus in Ecclesia et Ecclesia in Epis-copo)라고 하였다(S. Cyprianus, Epist. 66, 8 : Hartel, Ⅲ, 2, p.733). "보편 교회의 모습대로 이루어진 개별 교회들 안에 또 거기에서부터(m quibus et ex quibus) 유일하고 단일한 가톨릭 교회가 존재한다" 라는 <교회 헌장> 23항의 명제는, 치프리아노의 "하나인 교회가 온 세상에 두루 많은 지체로 나뉘어 있다" (Una Ecclesia per totum mundum in mul-ta membra divisa)라는 설명에 의해 확립되었다(Hartel, p.642, lin. 13). 이를 가톨릭 교회의 본성을 드러내는 내재성(內在性)의 원리' 라고 한다. '하나이고 유일하고 보편된(catholica) 교회' 라는 명제가 여기에서 유래하였다. 개별 주교들은 자기 교회를 대표하고, 모든 주교는 교황과 더불어 일치의 유대 안에서 온 교회 즉 보편 교회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주교단의 단체적 일치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실제로 모든 주교는 일치하여 온 교회의 공통 규율과 신앙의 일치를 증진하고 수호하여야 하며,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신비체 전체를 사랑하도록, 특히 가난하고 고통당하며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지체들을 사랑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또한 주교들은 보편 교회의 한 부분인 자기 교회를 잘 다스림으로써 신비체 전체의 선익에 기여한다. 그러므로 개별 주교들은 서로 협력하여 공동 활동을 증진시켜야 하고, 특별히 베드로의 후계자이고 주교단의 단장이며 보편 교회의 목자인 교황에게 협력하여야 한다. 주교 직무의 이러한 보편적 성격은 구체적으로 공의회뿐만 아니라 주교 대의원 회의와 관할 주교 회의 등에 주교들이 일치하여 참여함으로써 실현된다(교회 23항).
③ 주교단의 합의체적 행위(actuscolllegialis) : 주교들은 교계적 친교 안에서, 즉 단장인 교황의 수위권과 최고 권위를 존중하면서 자기 신자들은 물론 온 교회의 선익을 위하여 고유한 권한을 행사한다. 보편 교회에 대한 최고권력은 주교들이 단을 이루어 그 머리와 함께, 세계 공의회라는 제도를 통해 장엄한 양식으로 행사된다. 이러한 주교단의 권한 수행 형태를 합의체적 행위라고 하면서, 여타의 다른 형태와 구별한다. '합의체적' 이라고 번역되는 '콜레지알리스' (collegialis)는 본래 주교단을 의미하는 '콜레지움' (collegium)에서 파생된 형용사이며, 이는 주교단의 단체적 행위 자체를 지칭하는 것이다. 합의체적 행위의 특성은, "권한을 갖고 있는 구성원들이 고유한 각자의 권한을 포기하며 자신이 속한 단체 의지 안에 종합되어 복수의 책임 주체가 사라지고 단수인 하나의 책임 주체로 바뀐다" (E. Corecco, sinodalita, Nuovo Dizionario di Teologia, 1977,p. 1483)는 데 있다. 주교들이 각자 자신의 주체적 권한이 일치된 하나의 주체, 즉 단장과 함께하는 주교단이 내린 행위의 결과로 변화하는 것이다.
주교들의 합의체적인 행위는 두 가지 형태의 권한으로 구별된다. 즉 보편 공의회 혹은 개별 공의회에서 행사하는 권한을 '의결 투표권' (votum deliberativum)으로, 주교대의원 회의에서 행사하는 권한을 '자문 투표권' (votum consultivum)으로 구별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교회법 학자(E. Corecco)는 단체 행동을 엄밀히 분석하여 공의회에서 행사되는 주교들의 행위만이 '합의체적 행위' 이며, 후자의 행위는 '균등 행위' (actus paral-lelus)라고 구별하였다. 이러한 행위는 예를 들면 각 교구를 관할하는 주교의 통상 행위, 또는 '주교 대의원 회의' 나 '주교 회의' 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주교들의 행위이다. 이 외에도 단체 행동 중에는 '집합 행위' (actus collectivus) , 즉 각각의 주체가 동등한 권한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모두를 위해 통일된 하나의 행동이 있다. 예를 들면, 각자가 지닌 주체적 자율권을 그대로 지닌 채하는 행동으로서 미사의 공동집전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주교단의 권한 행사가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에 의해 확인되거나 적어도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합의체적인 행위가 될 수 없다. 즉 주교들이 단을 이루어 동일하고 동등한 합의체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으나, 그것이 진정한 합의체적 행동이 되려면 주교단의 단장인 교황이 주교들에게 합의체적 행동을 요청하거나 적어도 주교들의 일치된 행동을 승인 또는 자유로이 수락하여야 한다. 보편 교회 차원의 모든 경우에 주교단을 말할 때 그 단장인 교황과의 결합이 반드시 요구되며, 교황과 독립된 주교들의 단체적 권한 행사는 있을 수 없다. 즉 단장의 행동이 없는 경우 주교들은 단체로서 행동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주교단의 본성에서 유래하는 주교들의 일치된 권한 수행 형태를 합의체적인 행위, 그리고 그 권한을 합의체적인 권한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의미들이 모두 내포되어 그리스도로부터 사도들을 통해 계승된 복음 선포사명을 수행하는 것이 주교 직무의 본질이다.
④ 사제단(presbyterium)과의 관계 : <교회 헌장> 28항에서 사제단과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있다. "신부들은 주교 품계에 섭리된 협력자들이며 주교 품계에 도움이 되는 기관으로서 하느님의 백성에게 봉사하도록 부름받아, 맡겨진 직무는 다르지만 자기 주교와 더불어 한 사제단을 구성한다.⋯신부들은 비록 대사제직의 정점에는 이르지 못하고 권력의 행사에서 주교들에게 의존하고 있지만, 사제의 영예로는 주교들과 함께 결합되어 있다.⋯그러므로 성품과 직무의 관계에서 교구 사제이든 수도 사제이든 모든 사제는 주교단과 결합되어 있으며, 자신의 소명과 은총에 따라 온 교회의 선익에 봉사하는 것이다."
[임 무] 주교의 임무는 본질적으로, 하느님 성부로부터 파견된 성자 그리스도의 삼중 직무(tria munera)를 최고의 정점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주교들은 다른 협조자들과 함께 공동체의 봉사 직무를 수행하며, 하느님을 대리하여 양 떼를 다스리는 목자들이 되고, 교리의 스승, 거룩한 예배의 사제, 통치의 봉사자가 된다(교회 20항). 그리고 그것은 그리스도 자신이 직접 모범으로 보여 준 그대로 일반 통치자들의 행위 형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참 섬김' , 즉 봉사(diaconia)에 있다. 또한 주교 직무의 본성상 교계적 친교에 반대하거나 거절한다면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가르치는 임무(munus docendi) : 주교들의 첫째 임무는 주님께서 명하신 대로 복음 선포에 있다. 즉 "신앙의 선포자이며 그리스도의 권위를 지닌 스승으로서, 계시의 곳간에서 새 것과 옛 것을 꺼내어 성령의 빛으로 밝혀 주며, 그 신앙이 열매를 맺게 하고, 자기 양 떼를 위협하는 오류를 경계하여 막아내는 임무"(교회 25항)인 것이다. 또한 주교들은 하느님의 보편 진리에 대한 증인이 되어야 한다. 주교들의 가르치는 임무와 그 무류성에 대해 <교회 헌장>에서는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있다. "주교단의 단장인 교황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최고 목자이며 스승으로서,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리를 확정적 행위로 선언하는 때에, 자기 임무에 따라 그 무류성을 지닌다. 교황은 한 개인으로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바로 교회 자체의 무류성의 은사를 특별히 지니고 있는 보편 교회의 최고 스승으로서 가톨릭 신앙의 교리를 설명하고 옹호하는 것이다. 각각의 주교들이 개별적으로 무류성의 특권을 누리는 것은 아니지만, 주교단이 교황과의 교계적 친교 안에서 신앙과 도덕의 사항들을 보편 공의회를 통해 합의체적으로 선언할 때에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오류 없이 선포하는 것이다. 교회에 약속된 무류성은 주 교단이 베드로의 후계자와 더불어 최고 교도권을 행사할 때에 주교단 안에도 내재한다" (25항). 또한 교회법에서는 특별히 교구장 주교의 가르치는 임무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몸소 자주 설교함으로써 믿어야 하고, 도덕에 적응시켜야 할 신앙의 진리들을 신자들에게 제시하고 설명하여야 한다. 또 말씀의 교역, 특히 강론과 교리 교육에 관한 교회법의 규정들이 성실히 준수되어 그리스도교 교리 전체가 모든 이에게 전수되도록 힘써야한다. 진리를 더욱 탐구할 정당한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믿어야 할 신앙의 완전성과 통일성을 더욱 적합하게 보이는 수단들로 굳세게 옹호하여야 한다" (386조).
거룩하게 하는 임무(munus sanctificandi) : 충만한 성품 성사를 받은 주교는 최고 사제직의 은총의 관리자' 이다. 하느님께 그리스도교 예배를 드리고 돌보아야 할 직무가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주교들은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고 일하며 그리스도의 충만한 성성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풍부히 쏟아 준다. 말씀의 교역을 통하여 구원을 가져다 주시는 하느님의 힘을 신자들에게 전달하여주며, 자기 권위로 정규적이고 효과적인 분배를 규정한 성사들을 통하여 신자들을 거룩하게 한다. 주교들은 그리스도의 왕다운 사제직에 참여하게 하는 세례의 수여를 지도하며, 견진성사의 원집전자이자 성품성사의 관리자이고, 참회 규율의 지도자이며, 자기 백성이 전례 안에서 특히 미사에서 신앙과 존경으로 그들의 역할을 다하도록 열심히 권고하며 가르친다" (교회 26항). 특히 교구장 주교는 "애덕과 겸손과 단순한 생활로 성덕의 모범을 보여야 할 의무가 있음을 명심하여, 신자들의 성덕을 각자의 고유한 성소를 따라 향상시키도록 백방으로 힘써야 한다. 또한 그는 하느님의 신비의 주요한 분배자이니만큼 자기에게 맡겨진 신자들이 성사들의 거행으로 은총 안에서 성장하며 파스카 신비를 인식하고 생활하도록 꾸준히 노력하여야 한다. 그리고 매주일과 그 지방의 의무 축일들에 자기에게 맡겨진 백성들을 위한 지향으로 미사를 바쳐 주어야 한다" (교회법 387~388조).
다스리는 임무(munus regendi) : 주교들은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며 사절로서 자기에게 맡겨진 개별 교회들을 다스린다. 즉 주님 앞에서 자기에게 속한 신자들을 위하여 법률을 제정하고 판결을 내리며 경배와 사도직의 질서에 관련된 모든 것을 다스릴 거룩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그러나 이 임무의 본질은 주님의 모범을 따라 다른 사람을 섬기는 봉사에 있으며, 착한 목자처럼 그들을 돌보는 사목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즉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양들을 위하여 당신 목숨을 바친착한 목자의 표양이 다스리는 임무의 본질인 것이다(마태 20, 28 : 마르 10, 45 ; 요한 10, 11).
교황의 대리자로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직접 행사하는 개별 주교들의 권한은 고유하고(propria), 직접적이며(immediata), 통상적인(ordinaria) 성격을 지니고 있다. 또한 그 형식은 입법권과 집행권과 사법권으로 구별된다. 특히 교구장 주교는 교구의 모든 법률적 업무에서 교구를 대표하며, 입법권은 자신 스스로, 집행권과 사법권은 자신 스스로 또는 총대리, 교구장 대리, 사법 대리, 재판관들을 통해 법규범에 따라 행사한다. 주교는 보편 교회의 통일성을 수호하여야 하는 만큼, 전체 교회의 공동 규율을 증진시키고, 모든 교회 법률들이 준수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말씀의 교역, 성사와 준성사의 거행, 하느님과 성인들의 경배 및 재산 관리 등에 관한 교회 규범들에 남용이 없도록 경계하여야 한다. 주교는 자기 신자들에게 여러 가지 사도직 활동과 선교 활동을 권장하고, 이러한 활동이 장소와 시대적 환경에 맞도록 조정하고 통솔할 책임이 있다(교회법 131, 134, 135, 381, 391~394조)
[주교직의 유형] 주교직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별된다. 즉 하느님 백성의 부분인 개별 교회를 직접적으로 관할하는 교구장 주교(episcopus dioecesanus)와 역사적 이유로 현존하지 않는, 즉 사라진 교구의 명의만 지니고 있는 명의 주교(episcopus titulais)이다. 교구장 주교를 이전에는 상주 주교(episcopus residenziale)라 칭하기도 하였으나, 상주 주교에는 부교구장이나 보좌 주교도 포함되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교구장 주교라는 용어로 바뀌었다.
교구장 주교는 다시 대교구(archidioecesis) 즉 관구(pro-vincia)를 담당하는 대주교(archicpiscopus), 관구에 속하는 개별 교회의 관구 관하 주교(episcopus suffraganeus), 국가나 민족을 대표하거나 교회의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곳에 부여된 특전에 따라 수석 주교(primatus) 총대교구장(patriarcha)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라틴 전례 교회의 총대교구좌는 예루살렘, 베네치아, 리스본, 동인도에 설립되어 있지만, 다른 대교구와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이고 전통적인 명예와 특전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다만 동방 가톨릭 총대교구좌는 각자가 속하는 예법의 교회들을 관할하며 모두 여섯 곳에 설립되어 있다. 세 개의 안티오키아 즉 멜키트 예법, 시리아 예법, 마로니트예법의 안티오키아 총대교구좌들과 콥트 예법의 알렉산드리아, 아르마니아 예법의 칠리치아, 칼데아 예법의 바 빌로니아 총대교구좌 등이다.
명의 주교에는 보좌 주교, 부교구장 주교뿐만 아니라 교황청에서 근무하는 주교, 외교관 신분의 주교, 교구에 준하는 교회를 담당하는 책임자들과 은퇴 주교도 포함된다. 명의 주교의 유래는 교회의 역사적 상황과 연관되어있다. 즉 초기 교회에서 이단이나 교회 분열로 인해 갈라졌다 다시 교회의 친교로 돌아온 소위 '회개한 주교 , 특별한 명예가 수여된 '명예 대주교 , 이교도들의 점령으로 피난 온 '피난 주교 등에서 유래한다. 처음에는 이들을 '미신자들의 주교' (episcopus in partibus infidelium)로 호칭하였다. 교황 레오 13세(1878~1903)는 그 칭호를 명의 주교로 바꾸고, 그들이 담당하였던 교구(sedes titulares)의 이름을 다른 주교들, 즉 현재 직접 하느님 백성을 교구장으로서 담당하는 주교들 이외의 다른 직무를 수행하는 주교들에게 부여하였다. 이 외에 교구에 준하는 교회 조직의 책임자로서, 성직 자치구장(praelatus territorialis), 자치 수도원장(abbas territorialis), 동방 전례 신자들을 위한사도좌 교구장(esarcato apostolico) 직권구장(ordinarius) , 군종단장(ordinarius militare), 대목구장(vicarius apostolicus) , 지목구장(prefectus apostolicus), 선교 자치구장(missioni suiiuris), 직할 서리구장(administator apostolicus), 성직 자치 단장(prelatus personale) 등이 있다.
〔선출과 임명] 역사적 변천 :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사도들을 세우고 그들에게 복음 선포의 사명을 세말까지 맡긴 것처럼, 사도들 역시 이 사명을 수행할 자신들의 후계자인 주교들을 세우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사도 시대 이후 초기 교회 공동체에서 일반적으로 성직자와 백성들에 의해 직무에 합당한 자들이 주교로 선출되었다. 그리고 선출된 사람을 주교로 축성하는 권한을 지닌 가까운 지방의 주교들이나 관구장 주교(metopolita)에 의해 승인되는, 즉 사도적 친교를 확인하는 이중의 절차로 진행되었다. 《디다케》와 히폴리토(170~236)의 《사도전승》에 규정된 내용은 모든 백성의 동의가 주교 선출에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 준다(Didache, XV,1 ; Traditio Apostoli- ca,Deepiscopis, 2). 그러나 4세기경부터 이러한 선임 절차는,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확정하고 교회의 보호자로 자처하는 동로마제국의 황제들에 의해 자주 무시되어 세속 권력의 간섭을 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총대교구좌(sedes patriarchalis)가 설립되어 있는 대도시의 주교들은 동로마 황제들이 직접 임명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이러한 동로마 지역의 상황과 비교할 때, 서로마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초기의 선임 절차, 즉 백성들의 동의에 의한 선출과 주교 축성을 통한 승인이라는 주교 선임 절차가 세속 권위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았다.
유럽 대륙에서 세속 권위의 간섭은 신성 로마 제국의 출현과 함께, 카알 대제(786~814) 시대부터 시작되어 오 토 1세(독일의 왕 936~973,신성 로마 제국 황제 962~973) 시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봉건 형태의 교회 시기에 절정을 이루었다. 이후 한 세기 동안 교회에 대한 세속 권위의 간섭은 주교 선임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으며, 매우 심각한 상황까지 전개되었다. 교황 그레고리오 7세(1073~1085)에 의해 촉발된 '성직 서임권 논쟁' 은 이러 한 상황을 잘 드러내는 것이다. 1122년 교황 갈리스도 2세(1119~1124)와 황제 하인리히 5세(1106~1125) 사이에 맺어진 보름스 정교 조약으로 인해 반세기 동안 지속되었던 세속 권위와의 갈등은 극적으로 종결되었고, 이후 주교의 선임에 대한 황제의 간섭은 배제되었다. 하지만 이 시대에 등장하는 교회 법령집(decretum)에 의하면, 주 교의 선출 권한이 대부분 주교좌 의전 사제단(capitulum cathedrale)에 맡겨짐으로써 다른 성직자들이나 평신도들의 참여가 배제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13세기부터 교황은 교회의 머리로서 주교 선임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본격적으로 사용하였다. 특히 주교의 임명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기 시작하였고, 이것은 14세기에 이르러 일반화되었다. 그러나 세속 권위의 압력은 지속되어 교황의 주교 임명 권한의 일부를 제한하였고, 많은 제후들은, 예를 들면 프랑스의 프랑수아 1세(1515~1547)와 맺은 1516년의 협약에 의해 자신의 영토에서 주교 임명에 관한 일부 권한, 즉 주교좌 의전 사제단이 주교를 선출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였고 교황은 이를 수용하였다. 교회 분열과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의 개혁은 이러한 주교좌 의전 사제단의 권리를 폐지하여 주교 선출과 임명의 권한을 독점적으로 교황에게만 유보시켰다. 구 <교회법전> 329조 2항에서 이러한 내용을 법제화하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주교들을 임명하고 세우는 것이 관할 교회 권위의 고유한 권한이며 그 자체로 배타적인 특권임을 선언한다.⋯(국가 권위가) 조약이나 관습으로 현재 누리고 있는 이러한 권리와 특전을 사도좌와 협의하여 스스로 포기하여 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주교 20항). 동시에 트리엔트 공의회 이후 폐지되었던 선출의 특전, 즉 일부 지역에서 허용되었던 주교좌 의전 사제단의 선출 권한을 제한적으로 복원하였다. 즉 "주교들의 선출, 임명, 제청, 또는 지명의 권리와 특전은 앞으로는 국가 권위에 전혀 허용되지 아니한다" 라는 규정이나, 주교들의 임명 권한을 완전하게 교황에게 일임하면서도 "합법적으로 (주교로) 선출된 자를 (교황이) 추인한다"(교회법 377조 1, 5항)라는 규정이 그것이다. 여기에서 주교를 합법적으로 선출하는 주체는 세속 권위가 아니라, 교황청과 해당 국가가 맺은 조약에 따라 대부분 관할 교구의 주교좌 의전 사제단이다. 그리고 이를 추인하는 주체는 교계적 친교를 보증하는 주교단의 머리인 교황이다. 이러한 이중 절차, 즉 선출의 특전이 폐지되지 않고 허용되는 교회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의 교회들이다. 이 지역을 제외한 서방 교회에서 주교의 선출과 임명은 교황에게 온전히 맡겨져 있다.
주교의 임명 절차 : 교회법 377~380조에서 주교의 선출과 임명에 대해 후보자 선정과 조사, 자격 요건, 임명과 취임 등으로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다.
① 후보자 선정과 조사 : 주교 직무 수행에 적합한 3명의 후보자 명단이 정기적으로(적어도 3년마다) 작성되어 교황청에 송부되어야 한다. 이러한 역할은 관구 혹은 주교 회의의 주교들이 공동으로 또는 각 교구의 주교들이 개별적으로 비밀리에 수행하며, 이를 사도좌에 알리는 임무는 교황 사절의 소임이다. 물론 후보자들은 교구의 사제나 봉헌 생활회의 사제들이어야 한다. 교구장 주교와 부교구장 주교의 후보자들 명단이 제출될 때에는 해당 관구의 관구장 및 관하 교구장들, 주교 회의 의장, 교황 사절 각자의 개별적인 제언이 첨부되어야 한다. 교황 사절은 성직자들과 봉헌 생활회 회원들, 평신도들의 견해도 비밀리에 수합하여 후보자들에 대한 적합한 조사와 투표 결과를 교황청에 제시하여야 한다. 보좌 주교 후보자의 명단 작성과 교황청 송부는 해당 교구장 주교의 임무이다. 그렇다고 해서 명단에 들어 있지 않은 다른 사제를 보좌 주교로 임명할 수 있는 교황의 권한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② 자격 요건 : 주교품에 승격될 자의 적격성에 대한 결정적 판단은 사도좌에 맡겨져 있지만, 그 후보자들의 일반적인 자격 요건은 다음과 같다. 먼저 확고한 신앙· 품행 방정 · 신심 · 영혼에 대한 열정 · 지혜 · 현명 및 인간적 덕행이 뛰어나고, 담당할 직무를 완수하기에 필요한 여러 자질을 구비하여야 한다. 인간적 덕행에 대해 <주교들의 사목 임무 지침서>(Directorium Ecclesiae imago de pastorali ministerio episcoporum, 1973. 2. 22)는 초자연적 덕행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소중하게 여겨지는 인간적 재능들은 사랑의 정신과 사목적 지혜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을 잘 다스리고 영혼을 현명하게 돌보는 임무에도 매우 긴요하고 필요한 것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으며, 적어도 35세가 되고, 사제 서품 후 최소한 5년이 지나야 한다. 사도좌에 의해 승인된 고등 교육 기관에서 성서학, 신학, 교회법학의 박사 학위나 적어도 석사 학위를 받았거나 또는 이러한 학문에 참으로 정통하여야 한다. 3명의 주교 후보자 명단을 작성함에 있어, 주교들은 "후보자들이 영혼의 착한 목자이며 신앙의 스승이 되기에 참으로 필요한 재능과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 조사하여야 한다. 즉 좋은 명성, 나무랄 바 없는 성품, 올바른 판단력, 현명, 균형 잡힌 항구한 성격, 성청에 대한 존경심과 교회 교도권에 대한 믿음, 교의 신학과 윤리 신학 그리고 교회법학에 대한 깊은 지식, 너그러운 자비심, 희생 정신, 사목적 열정을 지니고 하느님 백성을 돌보려는 의지 등에 대해 심도 있게 조사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성적인 요인도 고려하여야 한다. 학업 과정은 충실히 수행하였는지,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지식과 협력 및 대화의 자세가 되어 있는지, 시대의 징표를 파악할 수 있는 안목과 염려를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가정적 환경, 건강, 연령, 유전적인 성격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고려하여야한다" (<라틴 교회에서 주교의 임명>, AAS 64, 1972, pp. 387~391). 폐지된 구 《교회법전》에는 이외에도 합법적 출생 요건도 포함되어 있었다. 즉 출생 후에 합법화된 자(per subsequens matrimonium)는 후보자에서 제외하였고, 35세 대신 30세의 연령 기준이 적용되었다.
③ 주교 축성, 신앙 선서, 충성 맹세, 교회법적 취임 : 주교직에 승격된 자는 사도좌의 임명장을 수령한 후 합법적인 장애가 없는 한 3개월 이내에 주교 축성을 받아야 한다. 주교 축성은 주일이나 축일에, 가능하다면 사도축일에 많은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되어야 한다. 이때 3명의 축성 주교들, 1명의 주례 축성 주교(episco-pus consecrator principalis)와 2명의 축성 주교들(episcopi consecrates)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참석한 모든 주교들이 주례 축성 주교와 함께 서품하는 것이 적합하다. 미사 중 말씀 전례의 복음을 읽은 후에 주교 서품식이 거행된다.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교황의 임명장 낭독, 주례 축성 주교의 훈시, 주례 축성 주교의 질문과 서품자의 응답, 모든 성인의 호칭 기도, 주교들이 서품자의 머리에 안수, 복음 성서를 펴서 서품자의 머리에 얹고 축성 주교들의 축성 기도(oratio consecrationis), 서품자의 이마에 성유를 바름, 주례 축성 주교가 서품자에게 복음 성서와 주교 반지와 주교관과 주교 지팡이를 줌, 서품자의 착좌(着座)와 평화의 친구 순이다. 그리고 영성체 후 기도를한 다음 감사 찬미가를 부르는 동안 서품자가 성당 안을 돌면서 강복을 준다.
주교로 임명된 사제는 교회법적 취임(possessio canoni-ca)에 앞서 사도좌의 대리인 앞에서 신앙 선서와 사도좌에 대한 충성의 맹세를 하여야 한다(교회법 380조, 833조 3항). 그리고 주교로 축성되지 않은 사제는 4개월 이내에 자신이 맡은 교구의 참사회에 직접 또는 대리인을 시켜 임명장을 제시하고 교구 사무처장이 입회하여 그 사실을 문서로 기록해야 한다. 이미 주교품을 받은 명의 주교라면 이러한 교회법적 취임을 2개월 이내에 해야 하며, 교구장 전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382조 2항, 418조 1항). 이 교회법적 취임은 주교좌 성당에서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례 행위와 함께 하도록 교회법은 권장하고 있다(382조 4항). 이때 거행될 수 있는 착좌식(着座式, installatio)은 교구장으로 임명된 주교가 그 교구의 사제들과 수도자, 신자들을 보살피는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며 목자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착좌식은 미사 중 개회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교구장 임명 칙서를 교황 대사가 낭독한 후 신임 교구장이 주교좌에 착좌하는 순서로 거행된다. 그리고 교구 사제단의 순명 서약으로 이어진다. (← 주교단 ; 주교단성 ; 착좌식 ; - 감목 ; 고위 성직자 ; 교계 제도 ; 교구장 ; 교도권 ; 교황청 정기 방문 ; 명의 주교 ; 미씨오 카노니카 ; 보봐 주교 ; 부주교 ; 서품식 ; 성직자 ; 성품성사 ; → 사제직 ; 신앙 선서 ; 예언직 ; 주교 대의원 회의 ; 주교 복장 ; 주교성 ; 주교 예식서 ; 주교좌 ; 주교좌 성당 ; 주교 회의 ; 통치권)

※ 참고문헌  Annurio Pontificio, 1990, pp. 1627~1632, 1638/ Nuovo Dizionario di Diritto Canonico, Milano, 1993, pp. 202~205, 1111~1120/Luigi Chiappetta, Il codice di diritto canonico commento giuridico pastorale, vol. I, Napoli, 1988/ Adolfo Longhitano, I Vescovi, AA.VV., Il diritto nel mistero della chiesa, vol. Ⅱ, Roma, 1990, pp. 372~3991 Carlo Cardia, Il governo della Chiesa, Bologna, 1993/ U. Betti, La dottrina sull 'episcoato nel Vaticano II, Città Nuova, Roma, 1968/ J. Lecuyer, L'episcopato come sacramento, La chiesa del Vaticano II, Firenze, 1967, pp.713~7321 샤를로 페로, 백운철 역, 《예수 이후 초대교회의 직무》, 가톨릭 출판사, 2002/ 정진석 , 《교회법 해설》 4권,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 1993. [朴東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