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선포된 9개의 교령 가운데 하나. 주교 임무의 보편적 · 연대적인 성격을 종합한 이 교령은, 간단히 <주교 교령>이라고도 한다. 공의회 제4회기인 1965년 10월 6일 공의회 교부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표결되었고, 교황의 재가를 거쳐 그해 10월 28일 공포되었다.
[형성 과정]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시작되면서 '주교와 교구 통치 의안 준비위원회' 가 설치되었고, '영혼의 일반적 배려와 특수한 배려' 를 주제로, 교황청 · 교구 · 부교구장 주교 · 보좌 주교 · 주교 회의 · 주교와 본당 사목구 주임 · 주교와 수도자 등에 대한 의안을 준비하였다. 이 의안은 공의회 제2 회기에서 본격적으로 토론되었고, 특히 교황청과 교구장 주교의 관계, 부교구장 주교와 보좌 주교, 주교의 사임, 주교 회의, 교구 사목에 참여하는 수도자 문제 등은 가시적인 교회 구조의 개혁과 직접 연결되어 상당히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이러한 논의 중의 일부는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의 자의 교서 <주교들의 권한과 특전>(Pastorale Munus, 1963. 11. 30)으로 발표되어 즉각 시행되었다. 그리고 이는 공의회의 중요한 개혁 조치로 평가되었다. 기존 의안의 중요한 부분이 발표되어 실시되었기 때문에, 위원회는 공의회 제3회기에 '주교의 사목 임무' 라는 새로운 의안을 준비하였다. 이 의안은 토의를 거쳐 제4 회기에 교부들의 표결과 교황의 재가를 받아 반포되었다. 이 과정에서 주교들의 보편적 사목 임무와 밀접히 연결되는 주교 대의원 회의(Synodus Episcoporum)의 설립과 시행에 관한 교황 바오로 6세의 자의 교서 <사도적 염려>(Apostolica Sollicitudo, 1965. 9. 15)가 발표되었다. <주교 교령>이 발표된 후 오랜 준비끝에 주교성에서는 이 교령에 근거한 <주교들의 사목 임무 지침서>(Directorium Ecclesiae imago de pastorali ministerio episcoporum, 1973. 2. 22)를 제정하였다. 이러한 개혁 작업은 1983년 새 《교회법전》의 반포를 통해 마무리되었다.
[구 성] 이 교령은 서론을 포함하여 총 3장 44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에서는 주교직의 신학적 근거와 역사적 의미를 성령에 의한 축성(consecratio)과 그리스도에서 유래하는 사도적 계승(succesio apostolica)으로 설명하고 있다(1~3항).
제1장(4~10항)은 '주교들과 보편 교회' 라는 제목 아래 이전까지 간과되었던 주교 임무의 보편성과 새롭게 설정된 개별 주교와 교황청의 관계에 대한 원리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 부분에서는 보편 교회에 대한 주교의 역할, 주교단의 본성과 그 권한, 새롭게 설립된 주교 대의원 회의의 본성, 보편 교회에 대한 주교들의 연대 책임, 박해받는 형제 주교들에 대한 사랑 등을 제시하면서 주교 임무의 보편성을 강조하였다(4~7항) 둘째 부분의 '주교들과 사도좌' 라는 주제는 교황청과 개별 주교의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 데 필요한 기본 원리와 각각의 고유한 성격을 제시하고 있다. 즉 교구 안에서 주교들의 권력, 교황청 기구, 교황청 기구의 구성원 등이다(8~10항).
제2장(11~35항)은 '주교들과 개별 교회 또는 교구들'이라는 주제 아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부분은 교구장 주교 일반론으로서 교구의 개념과 주교의 의무, 가르치는 임무, 복음 전파의 수단, 교리 교육, 거룩하게 하는 임무, 영혼의 목자로서 다스리는 의무, 사도직의 구체적인 형태, 특수 환경의 사목, 주교들의 자유와 국가 권력, 주교 임명의 자유, 주교 직무의 사퇴(11~21항) 등을 언급하였다. 둘째 부분은 교구 경계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즉 교구 경계의 조정, 조정의 규범, 주교 회의의 협의(22~24항) 등이다. 셋째 부분은 교구장 주교의 사목 협력자' 라는 주제 아래, 부교구장 주교와 보좌 주교의 권한, 교구청과 교구 평의회, 교구 성직자, 초본당 활동 사제, 본당 사목구 주임, 본당 사목구 주임의 임명 · 전임 · 해임 · 사퇴, 본당 사목구의 설립과 폐쇄, 수도자들, 수도자들과 사도직 활동, 주교의 사도직 협력자인 수도자, 수도자가 교구에서 수행하는 사도직 원칙(25~35항) 등이 제시되어 있다.
제3장(36~43항)은 '여러 교회의 공동선을 위한 주교들의 협력' 이라는 제목 아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부분은 교회 회의(synodus)와 공의회 특히 주교회의(Conferentia Episcoporum)에 대해 언급하면서, 교회 회의와 개별 공의회, 주교 회의의 중요성, 주교 회의의 정의 · 구조 · 권한과 협력(36~38항) 등을 언급하였다. 둘째 부분은 교회 관구(provincia)의 경계 설정과 교회 연합구(regione)의 설립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였다. 그래서 경계 재조정의 원칙, 따라야 할 규범, 주교 회의의 의견(39~41항) 등을 다루었다. 셋째 부분은 초교구 임무를 수행하는 주교에 대해 다루면서, 주교들의 협력, 군종 대리(42~43항) 등으로 구성하였다. 마지막 항은 '일반 위임'이라는 제목으로, 《교회법전》의 개정시 이 교령에 맞는 적합한 법률을 제정할 것과 주교들과 본당 신부들이 사용하는 <사목 지침서>, 특수 사목을 위한 <특수 지침서>, 교리 교육을 위한 <교리 교육 지침서> 등을 제정할 때 본 교령의 원리들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일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성 격) 이 교령은 1964년 11월에 반포된 <교회 헌장>(Lumen Gentium)에 기초하여, 주교 임무와 관련되는 구체적인 쇄신과 그 원리를 담고 있다. 교령은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의 임무와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잘 드러내고 있고, 주교 임무의 신학적 근거, 보편성과 연대성, 사목적 성격을 재조명하여 확인함으로써 교회의 쇄신과 개혁의 구체적인 골격을 제공하고 있다. <주교 교령>의 성격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주교 임무의 신학적 근거를 명확히 하였다. 즉 주교 임무는 주교 축성과 사도적 계승에 근거를 두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모든 사람을 거룩하게 하려고 오신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성부에게서 파견되신 것처럼 당신의 사도들을 파견하셨다(요한 20, 21). 주님께서는 사도들에게 성령을 주시어 거룩하게 하시고, 그들이 세상에서 성부께 영광을 드리고 사람들을 구원하여 '그리스도의 몸' 인 교회를 건설하도록 하셨다(에페 4, 12)"(1항)라는 주교 축성의 성서적 근거를 명확히 하였다. 또한 사도적 계승은 주님께서 친히 선발하여 축성한 베드로를 머리로 하는 사도단(collegium apostolicum)을 계승한 주교들을 통해 역사 속에서 계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교령은 "성령께서 세우신 주교들도 영혼의 목자로서 사도들의 자리를 이어받으며, 교황과 더불어 그리고 그 권위 아래 영원한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활동을 영구히 계속하여야 할 사명을 받았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에게 진리 안에서 모든 민족을 가르치고 사람들을 거룩하게 하며 돌보도록 명령하시고 그 권력을 주셨다. 그리하여 주교들은 자기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신앙의 진정한 참 스승 , '대사제' , '목자'가되었다" (2항)라고 선언하였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로부터 유래하는 주교들의 임무와 그에 따른 권한이 신학적이고 역사적인 정통성을 지니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한 것이다.
둘째, 주교 임무의 보편적이고 연대적인 성격을 명확히 하였다. 주교는 교구의 목자로서 위탁받은 하느님 백성에 대한 개별적인 책임뿐만 아니라, 주교단(collegium episcoporum)의 일원으로서 교황과 함께 전 교회에 대해서 그리고 자기 나라 혹은 지역에서 공동선을 증진시키는 협력자로서 연대 책임까지 지니고 있다. 따라서 주교의 임무는 본질적으로 보편성을 띠고 있다. 이러한 주교 임무의 보편성은 주교단이 갖는 단체적 성격에서 유래한다. 즉 주교들은 자기에게 맡겨진 개별 교회를 돌보는 임무를 각기 개별적으로 수행하지만, 주교단의 일원으로서 단체성의 정신에 따라 모든 교회, 즉 보편 교회를 함께 돌보아야 할 책임을 동시에 지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령은 "모든 교회를 함께 돌보는 주교들은 주교 축성을 통하여 받은 주교 임무를 교황과 일치하여 그 권위 아래서 수행하며, 모두 한 단체 또는 한 몸으로 결합되어 하느님의 보편 교회에 대한 교도권과 사목 통치를 수행한다(3항)"라고 선언하고 있다.
주교 임무의 보편성은 전통적으로 (세계, 관구, 지역) 공의회의 합의체적인 행위(actus collegialis)를 통해서만, 특별히 세계 공의회에서 장엄하게 행사되었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에 머물지 않고 시대 변화에 맞게 새로운 참여 방식을 추가로 확립하였다. 즉 '주교 회의' 와 '주교 대의원 회의' 라는 새로운 기구를 선보인 것이다. 주교 대의원 회의는 교령이 선포되기 이전에 이미 설립이 확정되었고, 주교 회의는 일부 국가에서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었다. <주교 교령>은 이 기구들의 유용성과 그 법적 지위를 확고하게 확인하였다. 교령은 주교 대의원 회의에 대해 "전체 가톨릭 주교단을 대표하는 만큼 모든 주교가 교계적 친교로써 보편 교회를 함께 돌보고 있음을 드러내는"(5항) 기구라고 하였다. 또한 주교 회의는 "동일한 국가나 지역의 주교들이 한 회합에 정기적으로 함께 모여, 지혜와 경험의 빛을 나누고 의견을 모아, 교회의 공동선을 위하여 힘을 합치는"(37항) 기구라고 그 성격을 명확히 하였다.
<주교 교령>에서 보편 교회에 대한 주교들의 연대 책임은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교구 영역에만 제한되어 있던 기존의 주교 임무를 세계 교회 차원으로 확대하면서, 자칫 이론에만 머무를 위험을 경계하기 위하여 그 신학적 근거와 구체적 상황을 적시하고 있다. 예를들면, 교령 6항에 제시되어 있는 하느님의 말씀이 아직 전해지지 않은 지역, 신앙 자체를 잃어버릴 위험에 놓인 지역, 선교 지역과 성직자가 부족한 지역, 재난을 겪고있는 지역 등에 인적 · 물적 지원을 포함한 적극적인 배려를 촉구하는 것이나,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탄압을 받고 어려움에 처한 동료들에 대한 적극적인 도움을 강조하는 것 등이다. 또한 '여러 교회의 공동선을 위한 주교들의 협력' 이라는 제목의 교령 3장 전체는 주교들의 연대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오늘날에는 특히 주교들이 다른 주교들과 더불어 날로 더욱 일치 단결된 활동을 하지 않고서는 흔히 자신의 임무를 적절하게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37항)라는 절박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필요한 대응을 강구한 것이다. 주교 회의의 중요성과 주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하고, 이미 초교구적 임무를 수행하는 군종단 외에도 "일정한 지역이나 나라의 모든 교구나 여러 교구에 봉사하는 일부 직무를 설정하고 이를 주교들에게 위임할" (42항) 수 있도록 주교들의 긴밀한 협력과 연대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주교 임무의 사목적 성격을 명확히 하였다. 이러한 의미는 이미 교령의 표제에서부터 제시되어 있다. 성령을 통해 그리스도로부터 수여받은 삼중 직무, 즉 가르치고 성화하고 통치하는 직무는 본질적으로 사목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삯꾼과 대비되는 착한 목자의 비유(요한 10, 7-16)를 통해, 그리고 세상의 지도자들과는 달리 사도직은 본질적으로 봉사하는 직무임을 가르치신 그리스도의 모범(마태 20, 20-28)을 따라, 자기에게 맡겨진 양들을 잘 알고 그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며 봉사하는 것이 바로 사목의 진정한 의미인 것이다. 그리스도로부터 수여받은 주교의 임무 역시 이에 부합되어야 한다는 것을 교령은 잘 드러내고 있다. 사실 이 주제는 초기 교회부터 개혁의 중심 주제였으며, 역사를 통해 언제나 반복되었다. 새로운 시대 변화에 적응과 쇄신을 목적으로 개최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체적 기본 성격이 사목적이라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교령은 이에 대해 "주교들은, 각기 교황의 권위 아래, 고유하고(propria) 통상적(ordinaria)이며 직접적(immediata)인 목자(pastor)로서 주님의 이름으로 자기 양들을 돌보며 가르치고 거룩하게 하고 다스리는 임무를 수행한다" (11항)라고 선언하고, 이는 신자들뿐만 아니라 비신자, 갈라진 형제들까지 아우르는 것이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교령은 주교 임무의 사목적 성격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주교들의 가르치는 임무에 대해 교령은 "주교들은 성령의 힘 안에서 사람들을 신앙으로 부르고, 또 산 신앙으로 굳건하게 하여야 한다. 또한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 곧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면 알 수 없는 그 진리를 사람들에게 제시하고, 하느님을 찬양하고, 그로써 영원한 행복을 얻도록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길도 가르쳐야 한다.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육신 생명과 자유를 지닌 인간, 가정과 그 단일성, 안정성, 자녀 출산과 교육, 시민 사회와 그 법규, 직업, 노동과 휴식, 예술, 기술의 발명, 빈곤과 풍요, 이 모든 것을 교회가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밝혀 주어야 한다. 그리고 물질 재화의 소유, 경제 성장과 정당한 분배, 평화와 전쟁, 모든 민족의 형제적 공존 등 중대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12항)라고 구체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시대 요구에 맞게 제시하고, 현대의 여러 가지 수단을 이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거룩하게 하는 임무와 관련하여 교령은 주교들을 "하느님 신비의 으뜸 분배자들이며, 자기에게 맡겨진 교회에서 모든 전례 생활의 지도자요 촉진자이며 수호자들"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성화는 물론 특별히 "성직자들과 수도자들과 평신도들의 성덕을 각기 그 성소에 따라 증진시켜야 될" (15항) 의무가 있음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하느님 백성을 다스리는 임무에서 사목적 성격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교령은 이에 대하여 16항에서 "주교들은 아버지와 목자로서 자기 임무를 수행하면서 자기 신자들 가운데에서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루가 22, 26-27), 자기 양들을 알고 양들도 그를 아는 착한 목자가 되고, 사랑하고 염려하는 마음으로 모든 사람을 보살펴 주는 참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교들은 "모든 좋은 일을 위한 준비를 갖추고(2디모 2. 21), 뽑힌 사람들을 위하여 모든 것을 참아 견디며(2디모 2. 10), 시대의 요구에 자신의 삶을 적응 시켜야 한다" 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교들은 자신들의 특별한 협력자인 사제들을 "사랑으로 감싸고 아들처럼, 벗처럼 여기며 그들의 의견을 기꺼이 듣고 그들과 신뢰 관계를 이루어 교구 사목의 모든 활동을 추진하여야 한다. 또한 그리스도 신비체의 건설에 적극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평신도들의 의무와 권리를 인정하여야 한다" 라고 제시하고 있다. (→ 바티칸 공의회, 제2차 ; 주교 ; 주교 대의원 회의 ; 주교 회의)
※ 참고문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2002, pp. 721~789/1 H.V.스트라렌 외,현석호 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해설》 4, 성바오로출판사, pp. 199~294/ AA.VV., Il Concilio Vaticano II, Cronache del Concilio Vaticano II Quarto periodo 1965, vol. V, Roma/ P. Poupard, Il Concilio Vaticano II Verso il 2000, Piemme, 1987, pp. 40~451 La Curia Romana nella Cost. Ap. Pastor Bonus, Città del Vaticano, 1990, pp. 1~17, 281~308/ Nuovo Dizionario di Diritto Canonico, Milano, 1993, pp. 281~283. [朴東均]
<주교들의 사목 임무에 관한 교령> 主敎 - 司牧任務 - 關 - 敎令 [라]Christus Domi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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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