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좌 성당 主教座聖堂 [라]ecclesia cathedralis [영]cathed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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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왕들의 대관식이 거행되었던 아헨 주교좌 성당.

독일 왕들의 대관식이 거행되었던 아헨 주교좌 성당.

주교좌(cathedra)가 있는 성당. 각 교구의 교구장 주교가 거주하는 성당.
한국에서는 '대성당' 이라고 번역하지만, 이 번역은 옳지 않다. 외국의 경우 주교좌 성당을 부르는 명칭에 차이가 있다. 프랑스에서는 일반적으로 주교좌 성당을 노트르담' (Notre-Dame)라고 부르며, 이탈리아에서는 '두오모' (Duomo), 독일에서는 '돔' (Dom)이라고 부른다. 주교좌 성당은 총주교좌 성당(ecclesia patriarchalis), 수석 주교좌 성당(ecclesia primatialis), 대주교좌 성당(ecclesia metropolitana), 주교좌 성당과 성직 자치구 · 자치 수도원구 · 대목구 · 지목구 등의 교구장좌 성당을 의미하는 준주교좌 성당(ecclesia quasi-cathedralis)으로 구분된다.
[역 사] 초기에는 교구마다 주교좌 성당 하나뿐이었다. 주교를 보필하던 성직자들은 사제단(presbyterium)을 이루어 주교의 전례 집전뿐만 아니라 교구 통치에서도 보좌하였다. 5세기 이후 시골에도 성직자들이 상주하는 본당 제도가 생겨났고, 11세기 이후에는 주교가 상주하는 도시에도 여러 본당이 설립되었다. 그로 인해 주교좌 성당의 지위가 높아졌다. 또한 7세기경부터 시작된 '주교좌 성당 학교' (Schola cathedralis)로 인해 주교좌 성당은 학생 교육의 중심지가 되었다.
789년 개최된 아헨 교회 회의에서 주교가 머무는 성당을 교구의 다른 성당과 구별하여 '으뜸가는 자리' (prin-cipalis cathedrae)라고 칭하고, 주교좌를 둔 것으로 여겨진다. 800년 프랑크 왕국의 왕인 카알 대제(768~814)는 아헨에 바실리카 양식의 성당을 건축하였는데, 독일의 오토 1세(936~973)가 936년 아헨의 주교좌 성당에서 독일의 왕으로 대관식을 거행한 이후 10~16세기까지의 모든 독일 왕들이 이곳에서 대관식을 거행하였다.
유럽의 주교좌 성당은 대부분 12세기 전후에 건축되었으며, 이전에는 성인의 유해나 성유물을 보관한 순례성당이 대부분이었다. 대표적인 주교좌 성당은 이탈리아 피사의 주교좌 성당(1063~1118)이다. 이 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 혼합되어 나타나며 종탑이 성당 건물에서 분리된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에서 주목할 만한 주교좌 성당은 투르(Tours)와 앙굴렘(Angoulême)의 주교좌 성당이다. 특히 앙굴렘의 주교좌 성당(1105~1128)은 로마네스크 양식과 비잔틴 양식이 혼합된 둥근 천장을 갖고 있다. 그리고 파리의 노트르담 주교좌 성당(1160~1345)은 고딕 양식의 건축으로서는 프랑스 최초의 것이다. 가장 거대한 주교좌 성당 중 하나인 아미앵(Amiens) 주교좌 성당은 완벽한 균형과 화려하게 새겨진 조각을 갖고 있으며, 랭스(Reins) 주교좌 성당(1211~1290)은 놀라울 정도로 견고하고 장엄한 삼중 정면을 갖고 있다. 영국에는 프랑스에서 전해진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캔터베리(Canterbury)와 솔즈베리(Salisbury) 등에 주교좌 성당이 세워졌는데, 프랑스의 경우와는 달리 세개의 탑을 갖고 있다. 독일 쾰른에 있는 주교좌 성당은 프랑스의 고딕 양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피렌체의 주교좌 성당은 일명 '꽃의 성모 성당' (Santa Maria del Fiore)이라고 불리는데,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는 건축물로 유명하다. 런던의 성 바오로 주교좌 성당(St. Paul's Cathedral, 1675~1710)은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대표적인 건물이다.
[전례적 · 교회법적 의미] 성당에 주교좌가 없다면 어떤 성당도 주교좌 성당이 될 수 없다. 주교좌 성당은 역사적 · 예술적 가치만이 아닌 신앙적 가치도 있기 때문이다. "주교좌 성당은 그 높이와 크기로 사람들의 마음 안에 건설될 성령의 궁전을 암시하고, 하느님 은총의 광채를 비추어 준다. 이것은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반영하고있다. '여러분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궁전입니다' (2고린 6, 16). 또한 주교좌 성당은 온 세상에서 노래하고 기도하는 그리스도의 볼 수 있는 교회를 분명하게 보여 주는 표상이다. 그것은 신비체의 표상이며 그 지체들은 사랑으로 묶여 있고, 천상 선물의 이슬로 양육된다" (《주교 예절서》 43항).
오늘날에도 주교좌 성당을 짓는 경우에 지나치게 화려하게 만들지는 않더라도 건축가나 예술가들은 주교좌와 주교의 직무가 지닌 품위를 표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그곳에 참석해 있는 신자 공동체 전체가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주교좌를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특별한 전례를 불편 없이 거행할 수 있도록 넉넉한 공간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건축상의 조건들이 교회법적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다만 주교좌 성당은 장엄한 봉헌을 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다. "성당들, 특히 주교좌 성당들과 본당 사목구 성당들은 장엄한 예식으로 봉헌되어야 한다" (교회법 1217조 2항).
교구장 주교로 교회법적 취임을 할 경우 "주교좌 성당에서 성직자들과 백성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례 행위와 함께 하도록"(382조 4항) 하고 있다. 또한 교구장은 "자기 교구의 주교좌 성당이나 그 밖의 성당에서 특히 의무 축일들과 그 밖의 대축일에 지극히 거룩한 성찬의 거행을 자주 주례하여야 한다" (389조). 신자들이 주교좌 성당에 모여, 주교와 함께 성찬례를 거행하며 미사를 봉헌할 때 교회는 특별한 양식으로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주교와 함께 거행하는 미사는 어떤 다른 예식보다도 중요하다. 교구와 다른 모든 성당에서 거행하는 미사는 주교좌 성당에서 주교가 거행하는 미사와 일치를 이루어 하나의 성찬례를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성당은 그 성당의 봉헌 축일에 그것을 기념하여 주년 미사를 거행하지만, 주교좌 성당의 봉헌 축일도 기념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가톨릭 교회가 매년 11월 9일에 로마의 주교좌 성당인 '라테란 대성전 봉헌 축일' 을 기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외에도 교회법은 "교구장 주교의 장례식은 소속 주교좌 성당에서 거행되어야 한다"(1178조)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서품식 역시 일반적으로 주교좌 성당에서 거행되어야 한다(1011조 1항)고 언급하고 있다. (← 돔 ; → 노트르담 주교좌 성당 ; 대성전 ; 주교좌)
※ 참고문헌  Rolf Toman ed., The art of Gothic : architecture, sculpture, painting, Köln, Koenemann, 1999/ B.J. Comaskey, 《NCE》 3, pp. 260~262/ 《ODCC》, pp. 248~249. 〔鄭恩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