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
呪術
〔라〕Magia · 〔영〕Mag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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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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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에서 사용된 부적.
인간이 자신의 문제나 어떠한 목적을 위해 부적이나 주문, 약품 등을 이용하여 초자연적인 능력에 호소하고 해결하려는 기술. 〔개 념〕 19세기 종교 인류학자들은 세계 여러 미개 민족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주술을 연구함으로써 종교의 기 원을 찾으려고 하였다. 그들이 주술에 주목하였던 이유 는 주술이 종교와 가장 가까운 듯하면서도 실제로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종교와 주술은 비슷한 요인을 가 지고 있기 때문인지 종교 인류학자들 가운데는 주술에서 종교가 비롯되었다는 가설을 세운 사람도 있다. 주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초자연적 현상을 이용하려는 인간의 종교적 욕구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일을 전문적 으로 행하는 사람을 주술사(magician)라 부르기도 하고, 그 초자연적 힘을 빌어 병을 치료하는 사람을 주술의(呪 術醫, medicine man)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술이라는 말 은원래 고대 페르시아에서 유래되었는데, 사제(司祭)를 뜻하는 '마구스' (magus)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주술은 고대에만 있었던 일은 아니고 오늘날에도 성행되고 있는 데, 어떤 면에서는 더 광범위하게 행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술과 마술은 분명하게 구별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주술은 적절한 지식을 가진 자 가 부적이나 주문 등을 이용하여 사용되는 반면, 마술은 주로 반사회적이며 사악한 목적을 가지고 초자연적 능력 을 발휘하는 술법이다. 그래서 주술 중에서 상대에게 해 를 가져오기 위해 사용되는 것을 주로 마술 또는 마법이라고 한다. 〔종류와 방법〕 주술 연구에서 가장 고전적인 입장을 대표하는 사람은 프레이저(J.G. Fraze, 1854~1941)이다. 그 의 주장에 의하면, 주술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동 종 주술(同種呪術) 혹은 모방 주술(模做呪術)이라고 부 르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감염 주술(感染呪術)이라 부 르는 것이다. 동종 주술이나 모방 주술의 원리는 '유사 (類似)는 유사를 낳는다' (like produces like) 혹은 '결과는 그것의 원인을 닮는다' 는 것이며, 감염 주술의 원리는 '한번 서로 접촉한 것은 실제로 그 접촉이 떨어진 후에 도 여전히 계속 서로 작용한다' 는 것이다. 첫째 원리를 유사 법칙이라 하고, 둘째 것은 접촉 법칙이라고 한다. 첫 번째 원리, 즉 '유사는 유사를 낳는다' 는 원리를 적 용한 예를 든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원시인들 사 이에서는 흔히 적의 상(像)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찌르 거나 해치는 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시인들은 적의상이 괴로워하면 그 상의 당사자도 괴로워하고, 그 상이 파괴되면 그도 죽는다는 신앙에서 적의 상을 해치거나 깨뜨림으로써 그 적을 괴멸시키려고 하였다. 이것은 수천 년 전부터 고대의 인도, 바빌로니아, 이집트, 오스트레일 리아, 아프리카, 스코틀랜드 등지에서 행해졌다. 북아메 리카의 인디언은 모래, 재, 진흙 등에 인물상을 그려 놓거 나 또는 어떤 물체를 그의 신체로 간주하여 그것을 예리 한 막대기로 찌르거나 어떤 해를 입힘으로써 그 인물의 당사자에게 똑같은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주술의 바탕에는 '유사는 유사를 낳는다' 는 신앙이 깔려 있었다. 즉 유사한 주술적 행위를 함으로써 실제적인 결 과를 낳는다는 믿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동종 주술 혹은 모방 주술은 미운 사람을 세상에서 없애 버리려는 악한 목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드물게 어떤 사람들을 위한 유익한 결과를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였 다. 예컨대 출산을 촉구하고 불임 여자에게 아이를 낳게 하는 데에도 위의 주술이 행해졌다. 수마트라의 바타크 (Batak)족은 어머니가 되고 싶은 불임녀(不姬女)에게 아 기의 목상을 만들어 주고, 그것이 소원을 성취시켜 주리라고 믿으면서 두 다리 사이에 끼우도록 하였다. 그와 함 께 주술사가 주문을 외우면서 의례를 행하였다. 병의 치 료와 예방을 위한 주술도 유익한 목적에서 행하는 것이 라 할 수 있다. 힌두족은 황달을 없애기 위해 그 병의 원 인인 황색을 태양으로 옮겨가게 하는 주술을 행하기도 하였는데, 여기에는 복잡한 의례가 동반되었다. 이처럼 동종 주술 혹은 모방 주술에는 상대에 유익을 가져오도록 하기 위한 것도 있고 해를 가져오게 하기 위한 것도 있는데, 전자를 백주술(白呪術, white magic)이라 하고 후자를 흑주술(黑呪術, black magic)이라 부른다. 두 번째 원리인 감염 주술은 한번 접촉한 것은 그 접촉 이 떨어진 후에도 여전히 계속 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가령 다른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손톱 · 발톱을 손에 넣은 사람은 누구든지 그 머리카락이나 손톱 · 발톱의 주인에게 자신의 의지를 어느 곳에서도 작용시킬 수 있다고 믿 는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여러 부족은 성년식에서 소년들의 앞니를 하나 혹은 그 이상 부러뜨리는 관습이 있었다. 소년과 이빨 사이에는 이빨이 잇몸에서 뽑혀도 여전히 공감적 관계가 존재한다는 신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부족은 뽑힌 이빨을 강이나 샘과 가까운 나 무 껍질 밑에 넣어 두었다. 만일 그 껍질이 자라서 이빨 을 덮거나 물 속에 떨어뜨리게 되면 그것은 가장 길(吉) 한 징조이다. 그러나 그것이 노출되어 그 위에 개미가 모 일 때는 그 소년이 입병을 앓는다고 믿었다. 또 낡은 이 빨을 보다 좋은 이빨과 바꾸기 위해서 감염 주술을 사용 하기도 하였는데, 그 이빨을 초가집 지붕 위에 던져 버리 는 것이다. 지붕에 쥐가 집을 짓고 살기 때문에 쥐처럼 강한 이빨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물 리적 결합이 끊긴 후에도 신체와 공감적 결합을 유지한 다고 믿는 대표적인 예는 탯줄과 태반을 포함한 태(胎) 와 관련되어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부족은 모친이 아기가 출생할 때 그 아이의 탯줄을 물 속에 던지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태어난 아기가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 하는 것이 결정된다고 믿었다. 또 어떤 부족은 탯줄을 나무 위에 걸어 놓으면 아기가 훗날 나무 를 잘 타게 된다고 믿었다. 고대 멕시코인들은 탯줄을 전 사에게 주어서 싸움터에 파묻도록 하였다. 그렇게 함으 로써 아기가 자라서 전쟁을 좋아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예들은 일일이 다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많고, 현대에도 이와 유사한 감염 주술들이 끊임없이 생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주술과 원시 과학〕 어떤 종교 인류학자들은 주술적 행위에서 원시 과학(primitive science)의 맹아를 찾기도 한 다. 동종 주술의 영어 표현은 '유사함에 의한 관념 연합' (association of ideas by similarity)이고, 감염 주술은 '접촉에 의한 관념 연합' (association of ideas by contiguity)이다. '관 념 연합' 이라고 한 것은, 어떤 결과의 원인을 원시인들 이 나름대로 찾은 데에서 비롯되었으리라고 짐작하였기 때문이다. 즉 원시적인 인과율의 발견이 주술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자들은 주술을 가리켜 원시 과학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물론 원시인의 관념 연합은 오늘날 문명인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히 대부분 '잘못된 관념 연합' 이다. 마을에서 전염병이 돌았을 때, 원시인들이 그 원인을 선교사의 집에 걸려 있는 그림 때문 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전염병의 진정한 원인을 찾지 못한 잘못된 관념 연합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는 우리의 속담도 잘못된 관념 연합이다. '배가 떨어진' 원인이 '까마귀가 나는 것' 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과학적 방법에 의한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을 경우 전래되는 민간 요법을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어떤 병이 났을 때 그 병의 원인을 알지 못하였던 원시인들은 그 병과 상관 관계가 있 음직한 가설을 설립하고, 그것을 원인으로 하여 해결하 고자 하였다. 임신을 못하는 원인이 삼신 할머니의 노함 때문이라는 관념 연합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어쨌든 소 박하나마 그 원인을 찾고자 한 원시인의 노력이 거기에 있는 것이 사실이므로 원시인의 주술을 원시 과학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종교와의 관계〕 다원(C. Darwin, 1809~1882)의 영향을 받은 종교 인류학자들은 종교의 기원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였는데, 종교의 기원 가운데 가장 유력한 학설이 주술이었다. 우선 주술은 모든 민족에게 두루 퍼져 행해지는 가장 보편적 현상이라는 점 때문에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그래서 몇몇 학자들은 원시인들이 주술을 시도해 보고 소기의 목적을 이루는 일에 실패하였을 때에는 최고 존재인 신에게 빌었다고 하여, 종교는 주술의 실패 후에 최고신에 대한 간청에서 싹튼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다시 말해 주술과 종교 발생의 선후 관계를 놓고 볼 때 주술이 먼저 보편적으로 행해졌고, 그 후에 종교가 발생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술 이후에 종교가 발생하였다고 보는 주술 선행론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에서 근거가 없음이 밝혀지고 있다. 첫째, 원시인들이 과연 먼저 주술적인 행 위를 해 보고 그것으로 안되니까 최고신에게 빌었을까 하는 점이다. 주술적인 행위를 원시 과학이라 한다면, 과학적인 방법을 모두 사용해 보고 그것으로 안 되니까 비 과학적인 종교에 호소했겠느냐 하는 것에 의문이 간다는 것이다. 주술을 하는 원시인의 마음에는 단순한 합리적 인 의지 작용 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였으리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어떤 원시 부족은 병에 대해서 주술적인 행위를 하는 것과 동 시에 종교에서 하는 것과 같이 최고신에게 병의 치유를 간청한다. 그러므로 주술과 종교는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둘째, 주술이 먼저 선행하고 그에 뒤따라 종교가 발생하였다고 하면, 종교가 생긴 곳에서는 주술 은 행해지지 않아야 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주술을 하면서도 그 밑바탕에 종교적 관념을 가진 부족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므로 주술이 발생적으로 종교보다 선행한다는 것은 근거가 없는 말이다. 종교와 주술을 비교하면 다음의 몇 가지로 차이점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형태 면에서 종교와 주 술은 차이가 있다. 종교가 영원 · 무한한 초월적 존재 앞 에서 자신이 한없이 작은 존재로 느껴지며 그런 절대자 앞에서 무릎을 끓는 형태라고 한다면, 주술은 어디까지 나 자기 힘을 매개로 한 자기 중심적인 입장에서 물리적 세계에 내재된 초자연적 힘을 다루는 사람처럼 임한다는 것이다. 주술사는 종교인처럼 겸허하게 자기를 부정함으 로써 신의 뜻에 순종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세계의 배후에 숨어 있는 힘을 자기의 의지대로 조종하려고 한다. 둘째, 태도 면에서 큰 차이를 나타낸다. 종교인은 이루 고자 하는 목적을 신에게 탄원하고 간청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주술사는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신에게 강제로 시킨다고 할 수 있다. 신은 주술사의 손아귀에 들어오면 주술사의 의지대로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되는 초라한 존재가 되고 만다. 따라서 종교인이 신을 섬긴다고 한다면 주술사는 신을 부린다고 말할 수 있다. 셋째, 초자연적인 힘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종교와 주술은 차이가 있다. 종교가 매개적이라고 한다면, 주술은 직접적이라고 할 수 있다. 종교는 초자연적인 힘을 사용 할 때 성직자를 통해 의례(儀禮)의 형태를 취하지만, 주술사는 자신이 직접 초자연적인 힘을 부린다. 넷째, 의식의 차이가 현저하다. 종교에서는 신성한 것 에 의식이 있고 거룩함이 지배하여 외경의 감정이 있으나, 주술은 그러한 종교적 감정이나 의식보다는 실리적인 성격을 띤다. 심지어는 간악한 저주 의식이 지배하기도 한다. 한쪽이 정화된 종교 의식이라고 한다면, 한쪽은 이기적인 자기 중심적 의식이다. 다섯째, 종교와 주술은 의지의 대상이 전혀 다르다. 종교에서는 초월적인 신에게 의지하는 데 비하여, 주술사 가 주로 다루고 있는 존재는 분절된 영귀적(靈鬼的) 존재인 경우가 많다. 종교와 주술의 관계를 이론적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구분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것이 분명히 구분되기 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누구나 이론적으로 종교를 인식 한 후에 종교적 행위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사람은 이러 한 개념을 갖지 않고도 충분히 종교적일 수 있고, 또 주 술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 이처럼 비분화적 단계에 서 오히려 종교의 원형이 나타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주술의 모태가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주술과 종교는 혼합된 단계에서 서로 떨어져 나와 오늘날 종교라고 부르는 것과 주술의 개념으로 갈라졌다고 보아야 마땅할 것이다. (⇦ 마술 ; 저주, 종교학의 ; → 오컬티즘)
※ 참고문헌 J.G. Frazer, The Golden Bough, 1936/ B. Malinowski, Magi, Science and Religion, and Other Essays, Free Press, New York, 1948/ M. Marwick ed., Witchcraft and Sorcery, Penguin Books, 1970/ A.R. Radcliiffe-Bron, Structure and Function in Primitive Society, The Free Press, New York, 1952/ G.E. Swanson, The Birth ofthe Gods : The Origin of Primitive Beliefs,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Ann Arbor, Michigan, 1960. 〔李恩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