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티, 주세페 (1809~1850)

Giusti, Giusep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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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시인. 풍자 문학가. 〔생 애〕 1809년 5월 13일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몬 숨마노에서 태어난 주스티는 피사 대학교에서 법학으로 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대학 공부보다는 카페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문학과 예술에 관한 토론을 더 즐겼다. 그 자신이 그곳에서 보낸 시기를 일생에서 가장 아름답 게 보낸 시절로 회상할 정도였다. 1841년 《피사의 추억》 (Memorie di Pisa)이라는 작품집에 발표한 아름다운 서정 시에서 이를 적절히 묘사하였는데, 주스티는 이 시기를 자신의 민주주의적 · 자유주의적 이상에 극명하게 다가 선 시기로 보았다. 학업을 마치면서 피렌체로 이사하여 본격적인 시작(詩作) 활동을 하였으나 안정된 삶을 꾸리 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그곳에서 카포니(M. Capponi, 1792~1876)를 알게 되었고, 그와 깊은 우정을 나누면서 토스카나 지방의 문화와 정신에 매료되었다. 1845년 밀 라노로 간 그는, 당대 최고의 지성이라고 일컫는 만초니 (A. Manzoni, 1785~1873)를 만나 그의 손님으로 1개월 동 안 지냈다. 1847년에는 페시아의 수비대에 참여하였고, 1848년 이탈리아 전역에 자유 혁명의 물결이 일어나자 토스카나의 제1 입법 의회 위원으로 피선되었다. 혁명의 결과로 토스카나가 1849년 2월 8일 공화국이 되자 주스 티는 제헌 의회 의원에 선출되었으나, 이 의회가 두 달 만에 해산되어 오래 활동하지 못하였다.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Franz Joseph, 1848~1916)의 비호를 받 던 토스카나 대공(大公) 레오폴도 2세(1824~1859)가 돌아오자, 주스티는 몹시 분개하며 풍자적인 작품으로 이들을 공격하였다. 주스티는 카포니의 추천으로 1848년에 이탈리아 르 네상스 문어인 토스카나어를 순화시킬 목적으로 설립된 크루스카 아카데미(Accademia della Crusca)의 회원이 되었 다. 하지만 혁명의 실패 이후 극도로 지친 상태로 지내던 그는, 1850년 3월 31일 카포니의 집에서 돌연한 죽음을 맞았다. 〔작품과 경향〕 주스티가 남긴 산문 소품들 중 제일 중요한 작품은 《서간문》(Epistolario)이다. 이는 보통의 서 간문이라기보다는 문학적인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이 작품집에 풍부한 양의 어휘, 이미지, 토스카나풍의 문 장들을 세밀히 연구하고 다듬어 담고 있다. 각 서간문들 은 다양한 성격에 담백한 자유스러움을 바탕에 깔고 즉 흥적이며 즉각적인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190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카르두치(G. Carducci, 1835~1907)는 이 작품을 '토스카나 지방어 아카데미' 라 고 하였다. 주스티는 토스카나 지방 서민들의 입을 통해 수집한 속담들을 모아 《토스카나의 속담들》(Proverbi Toscani)을 발행하고, 이를 존경하는 스승 프란치오니(A. Francioni)에게 헌정하였다. 그는 또 여러 유형의 창작품 및 비평문을 남겼는데, 그중에서 특히 유명한 것은 파리 니(L.C. Parini, 1729~1799)의 작품집에 붙인 서문 형식의 <파리니에 대한 담론>(Discorso su Parini)과 <신곡(神曲)에 붙이는 주석>(Postile alla Divina Commedia), <미발표된 회 고록>(Memorie inedite) 등이다. 특히 마지막 작품은 그의 삶을 돌이켜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주스티가 남긴 중요한 작품 중 하나인 《시집》(Le poesie)은 1821 ~ 1849년까지 창작된 주옥 같은 시들을 담고 있다. 이 서정시들 가운데 특별한 관심을 끄는 것은 <피사의 추억>이다. 이 작품은 그곳에서의 삶이 그에게 얼마나 아름답게 각인되어 있는가를 보여 주고 있다. 동 시에 그가 당시의 시대적 사조였던 민주주의적 자유주의 사상에 심취해 있음을 알려 준다. 그래서 그는 풍자적 서 정시를 통해 조잡한 지방주의적 세계관을 질타하면서 나태한 타협주의, 조잡하고 아량이 적은 보수주의, 정부 관료들의 무능이 팽배한 반개혁적인 이탈리아 사회의 나약 성을 지적하고 있다. 주스티의 이러한 사상은 당대 유럽 전체를 휩쓸고 있던 낭만주의와의 연결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재미있는 풍자시 중 하나인 <증기 단두대>(La guigliottina a vapore)에서 주스티는, 중국인에 의해 발명된 이 기계가 정의의 지킴이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폭군 들에게 악용되고 있을 뿐이니 저항의 대상이라고 주장하 였다. 그러나 참여적 개혁 사상에 입각한 그의 지적 행위 는 지극히 온건하지만 통일된 조국 이탈리아의 건설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외세를 완전히 몰아내고 민주적 · 민족적 이념으로 무장된 정부를 수립하고 행정 구조를 개 혁함은 물론, 무정부주의적 특권을 과감하게 철폐하자는 조용한 외침이었다. 이를 절묘하게 풍자한 시로 <장화> 가 있다. 지리적 생김새, 즉 장화 모양으로 이탈리아를 비유하며 이 나라가 겪는 고통, 외국인들의 발에 치여 시 달리고 있는 모습 등을 표현하고 있다. 그가 보기에 이 장화는 갈기갈기 찢겨져 있어 수선 작업을 거쳐야 함은 물론, 겁쟁이가 아닌 그 누군가에 의해 착용되어야 한다 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정치적 현실을 신랄하게 풍자하 는 것이다. <지렐라의 축배>(Brindisi di Girella)에서는 쉽 게 정파나 당적을 바꾸는 사람들에 대한 조소와 조롱을 흥겨운 기분으로 펼쳐 놓고 있다. 또 <죽은 자들의 땅> (La terra dei morti)에서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정치가인 라마르틴(A. de Lamartine, 1790~1869)이 이탈리아를 가리켜 죽은 자들의 땅이라고 혹평하였던 것에 대해 비난하는 의미로, 이탈리아의 역사가 지닌 영광스러운 선조들의 땅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윤리적 내용의 익살 을 담고 있는 풍자시들 가운데 특히 유명한 것은 <달팽이>(Chiociola)이다. 시인은 이 동물의 느린 걸음을 칭송함으로써 겸손과 '조용한 사랑' 을 찬양하고자 하였다. 주스티는 1845년 밀라노의 암브로시오 성당을 찾은일이 있었다. 이 체험을 통해 그는 익살적인 것과 진지한 것 사이를 오가며 예리할 정도로 모가 난 것과 양보심이 있는 너그러움을 절묘하게 절충시킨 내용의 풍자시 <성 암브로시오>(Sant' Ambrogio)를 발표하였다. 이 작품 속에서 그는 자신과 "한 무리 북부 지방의 병사들"의 만남 을 이야기하는데, 그 병사들은 "포도원에 버팀목처럼 세워져" 있다. 그들은 형제애라는 너울 밑에서 사실은 노예 같은 예속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착취 행위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곧 억압하는 자와 억압받는 자를 이어 준다는 것이다.
주스티는 진지함이 풍부하고 종교적 신앙심이 아주 깊은 작품들도 남겼는데,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두 편 의 소네트(sonnet)가 있다. 하나는 <어머니의 사랑>(Affetti di una madre)이고, 다른 하나는 <신앙심>(La fiducia in Dio)이다. 그는 자신이 살아오는 동안 보고 느꼈던 여러 가지 사건들을 연대기적 산문 형식으로 집필하기도 하였고, 서간문을 통해 진지한 지성인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 여 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하느님 찬가>(Salmo a Dio) <이탈리아에게>(AIl' Italia)에서는 거의 성직자적인 면모가 깃든 성품을 보여 주고 있다. <신앙심>이라는 작품에 서 "주여, 당신의 아버지 같은 가슴에 돌아와 그 애정 속에 휴식을 취하나이다" 라고 한 주스티의 시학은 '이탈리 아 통일 운동' (Risorgimento)의 기저에 중요한 방향을 제공하고 있다. (→ 가톨릭 문학, 이탈리아의) ※ 참고문헌  Allevi, Testi di poetica romantica, Milano, 1960/ Cioffi e Altri, Percorsi di letteratura, Milano, 1995/ Colombo, Poeti e prosatori dell' 800 e 900, Bologna, 1964/ Contini, La letteratura italiana, Firenze, 1974/ De Sanctis, Storia della letteratura italiana, Firenze, 1960/ N. Sapegno, Compendio di storia della letteratura italiana, Firenze, La Nuova Italia, 1989/ Sapegno e Cecchi, Storia della letteratura italiana, Milano, 1969/ Sapegno · Trombatore . Binni, Scrittori d'Italia, Firenze, 1967/ Viti, Scrittori e società, MessinaFirenze, 1992/ E.H. Wilkins, A History of Italian Literature, Harvard Univ. Press, Massachusetts, 1968/ 한형곤, 《이탈리아 문학의 이해》, 거암, 1984. 〔韓炯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