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주성범》 遵主聖範 〔라〕De imitatione Christi 〔영〕Imitation of Chr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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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

참된 영성은 그리스도를 모방하는 것이고, 그리스도인 은 그리스도의 거룩한 인성을 모방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신성을 관상하게 되고 영혼을 자유롭게 하는 하느님과의 일치에 이른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 '새 신심 운동' (Devotio Moderna)의 기본 견해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이 책은 가톨릭 교회 안에서 성서 다음으로 가장 널리 유포 되었다. 〔저 자〕 누가 《준주성범》의 저자인지는 잘 모른다. 왜 냐하면 저자 자신이 익명으로 남아 있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는 두 개의 중요한 이견이 있는데, 1616년에 공식적으로 제기되어 현재까지 계속 되고 있다. 1616~1687년까지 있었던 대표적인 의견으 로는,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a Kempis, 1379/1380~ 1471)가 저자라고 주장하는 규율 수도자들(canonici regulari)과 제르송(J.Geron)이라는 베네딕도회 회원들의 주장이 있다. 베네딕도회 회원들은 《준주성범》의 저자는 수도원장이었던 제르송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토마스 아켐피스가 저자라는 주장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하여, 그의 생존 시기 이전인 1280~1330년에 이 책의 단편이 있었고, 그 이후(1330~1360, 1384~1385, 1384~1440)에도 단편들이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1441년에 토마스 아켐피스의 손으로 끝내고 완성했다라는 표현들이 켐피스에서 필사한 성서나 미사 경본의 끝에 나타나는 데, 《준주성범》을 필사한 표현들에는 이러한 구절이 쓰여있지 않다고 하였다. 이러한 내용들에 근거하여 토마스 아켐피스를 저자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이러한 견해를 뒷 받침한다. 이에 따르면, 《준주성범》은 플랑드르 지방의 작가가 저술한 것으로 여겨지며, 베르철리(Vercelli)에 있었던 수도자, 즉 성 스테파노 베네딕도회 수도원의 수도 원장을 역임한(1220-1245.6) 제르송의 저술로 여겨진다 는 것이다. 《준주성범》은 총 149개의 장으로 되어 있다. 이 중 97 개 장의 저자는 익명으로 되어있고, 27개 장은 베르철리 의 제르송, 8개 장은 토마스 아켐피스, 6개 장은 다른 이들 그리고 3개 장은 확실치 않은 이름의 저자가 지은 것으로 여겨진다. 〔구 성〕 《준주성범》은 네 개의 책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책의 분량은 모두 다르다. 왜냐하면 잘 조직된 하 나의 책이 아니고 독립된 4개의 작품을 모아 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토마스 아켐피스를 저자라고 주장하는 사 람들은 4개의 책이 유일하게 토마스에 의해 필사본으로 쓰여진 것으로 생각했다. 총 25개의 장으로 구성된 제1권은 영성 생활을 위한 유익한 권고와 훈계의 모음이다. 즉 그리스도를 닮는 것, 성서를 읽는 것, 겸손 · 순종 · 평화의 추구, 완덕에 대한 열정, 수도 생활, 비참한 인간에 대한 생각 등이 있다. 제2권은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적인 삶에 대한 권고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래서 내적 대화, 인간과 고요함, 모든 것 위에 예수를 사랑하는 것, 주님의 은총 에 감사함 등이다. 59개의 장으로 구성된 제3권은 가장 분량이 많다. 이 권의 3장부터는 하느님의 말씀을 인용 한 내적 위로에 대하여 그리스도와 영혼 사이의 대화 형 태로 서술되어 있다. 제4권은 1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권은 여러 가지 면에서 성체성사의 신비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특히 성체를 모시기 위한 내적인 준비와 성체를 모시는 것에 대한 효과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시대 상황〕 14~15세기 사이에 네덜란드에서 새로운 신심 운동이 시작되었고, 후에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에 전파되었다. 이는 부슈(J. Busch)에 의해 '새 신심 운동' 이라 불리게 되었으며, 네델란드의 부제이자 설교가였던 그로테(G. Groot, 1340~1384)의 영향으로 완전히 다른 형 태를 갖추었다. 그의 제자들은 서원을 하지 않고 함께 모 여 사는 공동 생활 형제회를 조직하였으며, 특히 그들의 사도직은 책을 필사하는 것이었다. 이 공동체의 공적은 신비적인 상태에서 하느님과의 일치에 대한 지나친 이론 이 없이 열심한 신자들의 필요에 따라 정감이 풍부한 형 태의 영성을 제공한 것이었다. 이러한 형제회의 영성의 귀중한 열매가 《준주성범》이고, 성서 다음으로 그리스도 교 영성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준주성범》의 원전은 라틴어로 쓰여졌으나,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었다. 문체 는 단순하고 직선적이며, 자주 연결되지는 않지만 논리 적인 격언 형태로 영적인 교훈을 주려고 한다. 〔가치와 필요성〕 이 책은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그 리스도를 알고 닮는 것이 목적이며, 그리스도 중심적 영 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성서의 의미 깊은 말씀들은 모 든 세대의 믿는 이들을 영적인 여정에 있어서 효과적으 로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초자연적인 삶과 자연적인 삶 사이에 어떤 개인주의적인 분리가 있다. 긍정적인 면 : 신학과 영성의 지성주의에 반대하는 분 명한 태도가 드러나 있으며, 형식보다는 애정을 강조하 는 영혼의 영적인 여정이 강조되었다. 《준주성범》은 그 리스도의 신비에 밀접한 일치로, 즉 단순성, 겸손, 고난 과 십자가를 받아들이도록 사람들을 인도한다. 교황 비 오 12세(1939~1958)의 표현에 의하면, 이 책은 성령의 진실한 통로이다. 《준주성범》은 확실히 가톨릭 교회의 성사적 구원에 깊이 뿌리내린 그리스도 신자의 작품이 다. 또한 십자가의 왕도를 알고, 그리스도와의 친밀한 일 치 안에서 살기 위해 용기 있게 그 길을 가도록 끊임없이 초대하고 있다. 부정적인 면 : 긍정적인 가치들도 있지만, 어떤 이들 은 이 책의 내용에 대해 모든 면에서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내면주의라고 비난할 수 있다. 비록 제4권에서 전례 참여와 성체성사적 삶을 상기시키지만 공동체적이고 객관적이고 공적이며 전례적인 것과는 반대되는 것이라고 비난할 것이다. 왜냐하면 《준주성범》은 세상으로부터의 도피와 육체의 경시, 활동을 희생하는 관상적인 기도를 우위에 놓으며, 창조된 모든 것을 포기할 것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창조된 세상과 오늘날 세상의 가치들 앞에서 과장되게 비관주의자 같은 태도를 취한다. 예를 들면, 제1권 1장 8항에서는 창조물을 사랑하는 것 에 대하여, 그리고 제1권 16장에서는 공동체 생활의 위 험들을 묘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신플라톤주의로 규 정되었고, 논의의 여지가 없는 복음적인 면들을 잊고 있 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가운데 교회와 전례 정신에 대한 신학의 부재에 영향을 주었으며 성서 신학의 부 재를 가져왔고, 결국 그리스도교 사상에 있어 거의 수직 적인 면만을 강조했으며, 수평적인 면들에는 무관심했다 고 비판할 수 있다. 〔평 가〕 《준주성범》은 교회에 대하여 영적으로 지나치 게 개인주의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하느님이 현존하는 모든 환경, 모든 시대, 모든 문화 가운데 살고 있는 교회 안에는 그리스도를 닮는 방법이 매우 많다. 여러 가지 다른 면들은 반대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보완되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적은 수의 그리스도교 신자 만이 이러한 부름에 주목하는 것 같다. 수직적인 면과 수 평적인 면 사이의 균형 가운데서, 또는 주관적이고 객관 적인 평형 가운데서 《준주성범》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서 완덕이란 어느 것 이든 어느 정도의 결함이 있고, 연구도 어느 정도는 애매 함을 면치 못한다. 깊이 학문을 연구함보다는, 너를 천히 생각할 줄 아는 것이 천주께로 가는 더 확실한 길이다. 그렇지만 학문을 탓함이 아니요, 혹 무슨 사물을 연구하여 앎을 그르다는 것은 아니다. 학문 자체는 좋은 것이요, 또 천주의 안배하신 것이다. 다만 양심이 착하고 덕성스러이 살아나감을 더 낫게 여길 것이다. 많은 사람이 착히 살기보다도 알려고만 힘쓰므로 자주 그르치고 거의 아무 결과가 없고, 혹 있어도 아주 미소할 뿐이다" (제1권 3장 4항). (→ 새 신심 운동 ; 토마스 아 켐피스) ※ 참고문헌 Jordan Aumann, Christian spirituality in the catholic tradition, London, Sheed & Ward Ltd., 1985(이홍근 · 이영희 역,《가 톨릭 전통과 그리스도교 영성》, 분도출판사, 1991)/T. Lupo ed., De Imitatione Christi, Città del Vaticano, 1982/ T. Lupo, Discussione imitazionistica, Scuola Cattolica 106, 1978, pp. 78. 941 E. Valentini, Giovanni Gersen autore dell'Imitazione, Benedectina 19, 1972, pp. 319~404/ F. Vandenbroucke, Perch non legge pi l'Imitazione di Cristo?, Concilium 7, 1971 pp. 1794~1803. 〔金基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