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中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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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으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음을 뜻하는 유교의 핵심 개념. 중용을 실천함으로써 인간과 우주가 조화와 일치를 이루는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 〔의 미〕 주자(朱子, 1130~1200)는 요(堯) · 순(舜) · 우 (禹) 등의 옛 성왕(聖王)이 하늘의 뜻을 이어 기준을 세 움으로써 도통(道統)으로 전해 오는 유교적 가르침의 핵 심을 '중' (中)이라 하였다. 요임금은 순임금에게 "그 '중' 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允執厥中〕라고 훈계하였 고, 순임금은 우임금에게 "인심은 위태롭고 도심은 숨어 있으니, 오직 정밀하게 하고 한결같이 하여 그 '중' 을 잡 을 수 있어야 한다" 〔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 厥中〕라고 훈계하였다. 여기서 '중' 은 중용의 도리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 원리이며, 동시에 현실에서 천명 에 따르며 인간적 가치를 실현하는 근본 방법이다. 정자(程子 : 공자의 손자)는 중용의 의미를 해석하여, '중' 은 치우침이 없는 것으로 천하의 바른 도리(正道)라 하고, '용' 은 바뀜이 없는 것으로 천하의 정해진 이치〔定 理]라고 하였다. 여기서 '천하의 바른 도리' 란 정당성을 확인하는 최고의 기준임을 말하는 것이고, '천하의 정해 진 이치' 란 불변하는 최고의 원리임을 가리킨다. 주자는 정자의 해석을 계승하면서 '중' 이란 치우침이 없고 의지 함이 없으며 지나침도 없고 못 미침도 없는 것이라 하고, '용' 은 평상한 이치라 하였다. '치우침이 없고 의지함이 없다' 〔不偏不倚〕는 것은 모든 판단에서 독립적 기준이 되고 있음을 의미하고, '지나침도 없고 못 미침도 없다' 〔無過不及〕는 것은 모든 사태에서 가장 적절한 균형을 실현하는 원리임을 의미하며, '평상한 이치' 란 일상의 구체적 현실에서 드러나는 보편적 원리임을 뜻한다. 〔특 성〕 중용은 구현 과정에서 드러나는 중요한 양상 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심성적 근원성 : '중용' 은 '중화' (中和)의 개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용》에서는 "희 · 노 · 애 · 락이 아직 발동하지 않은 것을 '중' 이라 하고, 발동한 다음에 절도 에 맞는 것을 '화' 라고 한다"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發而皆中節, 謂之和〕라고 하여, '중화' 의 개념을 제시하 였다. 여기서 '중화' 는 내면적 성정(性情)을 말한 것이 고, '중용' 은 행동 규범인 덕행(德行)을 말한 것으로 구 별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용' 속에 '중화' 의 뜻이 포함 되어 있다. '중화' 에서 '중' 은 모든 이치가 근거하는 천 하의 큰 근본〔大本〕으로서 천명을 지닌 성품(性)의 근원 이요, '화' 는 천하의 통달하는 도리〔達道〕로서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근거하는 성품을 따라 실현되는 것이다. 《중용》에서는 "중화를 이루면 천지가 자리잡고 만물이 양육된다" 〔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라고 하여, 자신 의 심성에서 '중화' 를 수행하면 우주의 질서가 확립되고 만물의 생명이 실현되는 것으로, 나와 천지 만물이 일체 를 이루는〔物我一體〕 완성의 경지를 성취할 수 있다고 하였다. 곧 중용의 원리가 인간의 심성에서 실현됨으로 써 인간과 우주가 조화와 일체를 이루는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화와 통합의 기준 : 이는 '치우침이 없고 의지함이 없다' 는 '중' 의 뜻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치우치거나 의 지함이 없다는 것은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고 전 체가 안정되는 균형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또한 균형이 잘 잡힌다는 것은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 이 하나의 중심 아래 조화를 이룰 수 있음을 의미하며, 조화를 이름으로써 어느 것 하나도 버려지지 않고 모두 포용하여 통합해 주는 구심점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바로 이 점에서 중용은 균형의 중심이라는 의미로 구심 력이라 집약되고 있으며, 전체를 포용하여 통합하고 있 다는 점에서 원심력으로 펼쳐져 있다. 공자(孔子, 기원전 552/551~479)는 순임금을 크게 지혜로운 분이라 칭송하 면서, "순임금은 묻기를 좋아하고 비근한 말을 살피기 좋아하며, 악한 것을 감추어 덮고 선한 것을 드러내며, 양쪽 극단을 붙잡아 그 중(中)을 백성에게 쓴다" 라고 하 였다. 묻기를 좋아하거나 비근한 말을 살피기 좋아하는 것은 널리 많은 사람의 뜻을 포용하는 것이요, 악한 것을 감추어 주고 선한 것을 드러낸다는 것은 악한 것이라도 배격하거나 제거하기보다 숨겨 두고 선을 드러냄으로써 포용하여 선으로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열어 두는 것이다. 이러한 순임금의 극진한 포용 정신을 "양쪽 극단을 붙잡 아 그 중을 백성에게 쓴다" 〔執其兩端, 用其中於民〕라고 언급한 것은, 중용의 원리란 백성들이 드러내는 무수한 다양성에서 가장 극단적인 양쪽까지 끌어들여 그 중용을 백성들에게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혀 준다. 《서경》(書經) 의 <대우모>(大禹謨) 편에서는 아홉가지 덕〔九德〕으로 "너그러우면서 위엄이 있고, 부드러우면서 끗끗하며, 성 실하면서 공손하고, 다스리면서 공경하며, 온순하면서 굳세고, 곧으면서 온화하며, 간략하면서 세심하고, 억세 면서 착실하며, 날래면서 옳아야 한다" 〔寬而栗, 柔而立, 愿而恭, 亂而敬, 擾而毅, 直而溫, 簡而廉, 剛而塞, 彊而 義〕라고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인간의 덕성에는 상반 된 태도가 통합되어야 함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상반 된 요소들이 포용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용의 덕이 라 할 수 있다. 또한 공자는 "중도의 사람과 함께할 수 없다면, 반드시 과격한 사람과 고집 센 사람을 택하겠다. 과격한 사람은 나아가고자 하며, 고집 센 사람은 하지 않 는 일이 있다" 라고 하였다. 이를 통해, 중도의 사람〔中 行〕을 기준으로 삼으면서도 과격한 사람〔狂者〕의 진취성 과 고집 센 사람〔狷者〕의 굳게 지킴을 중시하여 양극적 태도에서 긍정적 가치를 발견하여 포용하는 입장을 보여 주고 있다. 도학(道學)의 정통론을 계승한 조선 시대의 유학자들 은 도통의 정통성을 매우 철저히 적용하여, 공자-맹자주자로 이어지는 도통에 어긋나는 것은 이단(異端)으로 엄격하게 배척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들은 이러한 이단 배척의 모범으로 맹자(孟子, 기원전 372?~289?)가 극단 적 개인주의 입장을 보여 주는 양주(楊朱, 기원전 440~ 360?)의 위아설(爲我說)과 극단적 박애주의 입장을 보여 주는 묵자(墨子, 기원전 479?~381?)의 겸애설(兼愛說)을 이단으로 비판한 사실을 들고 있다. 그러나 정약용(丁若 鏞, 1762~1836)은 이단을 '한 구절의 말에 집착하는 것' 이라 하여, 양주와 묵적도 한쪽에 치우쳐 이단에 빠진 것 이라 지적하였다. 그러나 "성인(聖人)의 도(道)는 구속 되거나 막히는 것이 아니요, 의(義)에 따르는 것으로 시 중(時中)이라 한다”(《孟子要義》)라고 하여, 성인의 도에 서는 양주와 묵적과 같은 극단의 견해도 포용되어 그 중 용을 시행하는 것으로 제시하였다. 따라서 그는 양주의 위아설도 유교에서 자신을 수양하는 수기(修己)에 해당 하고, 묵적의 겸애설도 유교에서 사람을 다스리는 치인 (治人)에 해당하는 것으로 포용되어야 할 대상으로 제시 하였다. 이러한 중용의 포용 정신에서는 이단도 배척의 대상이기에 앞서 한쪽으로 치우친 극단에 집착한다는 병 폐를 인식하면서 이를 포용하여 이끌어 가야 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가치 판단의 원리 : "지나침도 없고 못 미침도 없다" 〔無過不及〕는 '중' 의 뜻에서 중용이 가치 판단의 원리임 이 잘 드러난다. 공자는 "지나치는 것은 못 미치는 것과 같다" 〔過猶不及〕라고 하여, 어진 사람이 적절한 법도로 서 중용을 지나치거나 어리석은 사람이 중용에 못 미치 는 것은 모두 중용을 잃는 과오에 빠졌다는 점에서 같은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중용은 한편으로 포용의 원리이지 만, 다른 한편으로 정당성의 기준으로서, 지나치거나 못 미쳐서 이 기준에 벗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엄격한 비판 적 평가의 원리가 되고 있다. 곧 가치 판단의 원리로 중 용을 확인함으로써 지나치거나 못 미치는 것을 중용으로 돌아오도록 이끌어 가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다. "양쪽 극단을 붙잡아 그 중을 백성에게 쓴다" 라는 언급도 포용 의 의미와 더불어 양쪽 극단을 붙잡아 '중' 의 기준을 선 택해야 하는 선택적 판단이 요구되는 것이며, 이러한 '중' 의 선택에서는 지나침과 못 미침이 엄격히 배격된다 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만큼 중용의 실행을 위해서는 지나침과 못 미침을 벗어나서 가장 적절한 균형과 조화 의 중심점을 찾아내야 할 것이 요구된다. 공자는 "군자(君子)는 중용을 하며, 소인(小人)은 중 용에 상반한다" 라고 말하여 군자와 소인의 인격적 판단 의 조건으로 '중용' 을 제시함으로써 군자를 높이고 소인 을 배제하는 의미를 밝히고 있다. 여기서 소인이 중용에 어긋남은 거리낌이 없는 데 있다고 하여, 중용은 기준의 절도를 지키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또한 공자는 제자 안 회(顔回, 기원전 514~483)의 인물됨을 평가하면서 "중용 을 선택하여 한 가지 선함을 얻으면 가슴에 간직하여 잃 지 않는다" 라고 언급하였다. 이는 중용이 여러 가지 조 건 가운데서 선택하는 것이며, 지나침과 못 미침을 벗어 나서 중용을 선택하여 지키는 것임을 의미한다. 상황 속의 구체화 : 이는 공자가 말한 '시중' (時中)의 개념 속에 잘 드러난다. 공자는 군자가 중용을 하는 것을 "군자로서 때에 맞게 중용을 하는 것" 〔君子而時中〕이라 규정하였다. '시중' 이란 군자로서의 덕을 갖추고 때에 따라 중용의 도리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며, 중용에 고정된 형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와 장소의 일상적 상황에 알맞게 드러나는 이치로 이해된다. 곧 중용은 기 준이 되는 원리로서 보편성을 지니고 있지만, 현실에서 드러날 때에는 고정된 형식으로 추상화되어 나타나는 것 이 아니라 현실의 다양한 변화 속에서 가장 적절한 양상 으로 구체화된다. 중용이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시중' 이라야 한다면, 양쪽 극단의 산술적 중간점을 붙잡고 있는 것은 맹자가 말한 "자막(魯나라 인물)이 중간을 붙잡고 있는 것" 〔子莫 執中〕이다. 즉 상황에 따른 변화를 저울질하여 판단할 줄 모르는 것이요, 그 결과로 또 하나의 고정된 중간점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폐지하고 말아 중용의 도리를 해칠 것이라 경계하고 있다. 정자는 '중' (中)이란 글자가 가 장 알기 어렵고 마음으로 묵묵히 알고 통달해야 하는 것 임을 강조하면서, 중용의 '중' 을 공간에 비유하면 마루 〔廳〕에서는 중앙이 '중' 이 되지만, 집〔家〕에서는 마루가 '중' 이 아니라 정당〔堂 : 사랑채의 마루〕이 '중' 이며, 나 라에서는 정당이 '중' 이 아니라 나라의 중심이 '중' 이 되는 것처럼 상황에 따라 '중' 이 바뀌어 가는 것임을 강 조하였다. 그만큼 상황의 변화에 따르는 중용으로서 '시 중' 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황의 변화를 헤아리고 균형 있게 저울질하여 판단하는 '권' (權)을 중시하였다. 따라 서 '시중' 으로서 중용의 도는 '권도' (權道)로 제시되고 있다. 〔실 현〕 중용은 개인의 모든 판단과 행위의 기준으로 실현되는 것이지만, 사회적으로는 정치의 기본 원리〔治 道〕로 실현되는 것임을 강조해 왔다. 권근(權近, 1352~1409)은 《서경》에서 제시된 정치의 원리는 성인이 하늘을 공경하는 마음인 '경건함' 〔敬〕을 본체로 하고, 성인이 세상을 경륜하는 방법인 '중용' 〔中〕을 응용으로 하는 것이라 제시하였다(《入學圖說》). 그는 정치를 중용 의 원리로 시현하지만, 그 중용의 원리를 활용하는 근본 에 인간이 하늘을 공경하는 경건한 마음이 바탕을 이루 어야 하는 것임을 지적한 것이었다. 그만큼 중용의 실현 에는 인격적 근원성과 하늘을 공경하는 신앙적 자세를 근본 바탕으로 요구하고 있다. 《서경》 〈홍범〉(洪範)편에서는 아홉 범주의 중심에 '황극' (皇極)을 제시하면서, "편벽됨이 없고 편당함이 없으 면 왕도가 아득히 넓고, 편당함이 없고 편벽됨이 없으면 왕도가 평탄하며, 어긋남이 없고 기울어짐이 없으면 왕 도가 정직하다" 〔無偏無黨, 王道蕩蕩, 無黨無偏, 王道平 平, 無反無側, 王道正直〕라고 하여, 왕도(王道)는 편벽됨 과 편당함과 어긋남과 기울어짐이 없는 중용의 도리로 실현되어야 함을 제시하였다. 조선 시대에 영조(英祖, 1724~1776)가 당파의 분열을 해소하고 화합하기 위해 탕 평(蕩平) 정책을 시행하였던 것도 바로 여기서 말하는 중용의 원리에 따라 넓고 평탄한 왕도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중용은 모든 상황에서 지켜져야 할 근본 원리로 제시 되고 있지만, 공자는 중용을 올바르게 시행한다는 것이 실제로 매우 어려운 일임을 강조하였다. 곧 공자는 지혜 롭고 현명한 사람은 지나치고, 어리석고 못난 사람은 못 미쳐서 백성들 속에 중용을 행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어 진 지 오래 되었음을 탄식하며, "천하와 국가도 균평하 게 할 수 있고, 벼슬과 녹봉도 사양할 수 있고, 시퍼런 칼날도 밟고 올라설 수 있지만 중용은 할 수가 없구나" 라고 하여, 중용의 올바른 실행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를 절실하게 고백하였다. 이러한 중용의 현실적 실현이 어려운 것은 바로 진리를 현실 속에 실현하는 것이 어려운 것과 같음을 말해 준다. (← 성〔誠〕 ; → 군자 ; 사서 오경) ※ 참고문헌  《中庸章句》/ 《論語集註》/ 《孟子集註》/ 蔡沈, 《書經 集傳》/ 丁若鏞, 《孟子要義》/ 韋政通, 《中國哲學辭典》, 大林出版社, 臺北, 1978. 〔琴章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