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료형상론 質料形相論 〔라〕Hylemorphismus 〔영〕Hylomorph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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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자연적 또는 물질적 물체들은 가능적인 제1 질료와 현실적인 실체적 형상의 두 원리로 구성되어 있다는아리 스토텔레스(기원전 384/ 383~322/321)와 스콜라 철학의 이론. 질료형상론을 의미하는 라틴어 '휠레모르피스무스(Hylemorphismus)는 '질료' 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휠레'(üλη)와 '형상 · 형태' 란 의미의 '모르페' (μορφή)를 조합한 것이다. 이 이론은 본래 아리스토텔레스가 실체적변화와 시공간에서의 다수성이라는, 우리가 자연 속에서관찰하는 두 가지 물리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제안하였던 것이다. 〔내 용〕 질료형상론은 아리스토텔레스 자연 철학의 중심 학설로서, 모든 자연 변화와 물체들의 특성들을 물질이나 형상적 원리 중 하나로 환원하는 일원론적 이론에반대하여 이원론적으로 설명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아리스토텔레스 이전에 이오니아 학파의 철학자들은 물체를 이루는 기본적 구성물, 즉 다른 것에서 파생하지 않 고 그 자체가 다른 것을 구성하는 원초적 요소들을 탐구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탐구의 종합으로 엠페도클레스(Empedocles, 기원전 490?~430?)의 흙 · 물 · 공기 ·불의 4원소론을 수용하였다. 그렇지만 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한 물체가 어떻게 존재하고, 무엇이 그 물체를이해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가 하는 고유한 조건을 찾았다. 이런 탐구의 결론으로 아리스토텔레스는 물리적인우주에서 발견되는 사물들의 실체와 활동은 궁극적으로두 원리, 하나는 물질적이고 다른 하나는 형상적인 원리,즉 일반적으로 제1 질료와 실체적 형상으로 지칭되는 원리들을 통해 관계적으로 설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이를 통해 그는 원자나 어떤 순수 물질적인 원리를 사용해서 물체들을 설명하려는 시도인 원자 이론이나 비슷한현상들을 순수 형상적인 원리를 사용해서 설명하려는 입장에 반대하였다. 이 질료형상론의 질료는 실험을 통해 확인될 수 있는현대 물리학의 원소들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질료와 형상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거나 운동할 수 있는 물체나 물리적 실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질료와 형상은 서로 결합해서만 존재하고 운동할 수 있는 존재자의'원리들' 로서, 그것들이 서로 상대방으로부터 분리될 때그 실체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 이런 형이상학적원리로서의 질료와 형상은 지적 분석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파악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변 모〕 아리스토텔레스는 세계 속에서 발견하는 생성과 변화를 설명하는 방법을 탐구하다가 질료형상론에 이르게 되었다. 그는 운동(변화)을 일반적으로 가능태에서현실태로 넘어가는 것으로 정의하고, 이것을 대표적인네 가지 종류, 즉 장소의 이동, 양의 변화, 질의 변화, 실체의 변화 등으로 구분하였다. 그런데 그는 만일 어떤 존재가 다른 존재로 바뀐다면, 그 두 존재 사이에 변하지않는 공통적인 어떤 것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그렇지 않다면 변화란 없고, 오직 첫째 존재를 제거하고둘째 존재를 창조하는 과정만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아리스토텔레스는 장소, 양, 질 등의 변화에서 변하지 않는 부분을 변화 밑에 있는 것, 즉 실체(實體)라고 부르고, 변화에 의해 새롭게 등장한 성질들을 우유(偶有)라고 규정하였다. 그러나 자연 속에는 어떤 유기적 생명체의 죽음과 같이 실체 자체가 변화하는 현상도 일어난다.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이러한 실체적 변화에서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 부분이 곧 질료이다. 이 질료는 변화전과 후의 두 실체에 동일하게 남아 있지만, 각각의 실체는 두 가지 전혀 다른 실체적 형상에 의해 규정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계속해서 질료와 형상의 관계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예를 들어 책상이라는 형상을 지닌 물체에서 출발하여 잘 가공된 나무판, 거친 원목, 생나무 등 다른 실체가 될 수 있는 가능태로서의 질료들로 계속 추적해 갈 수 있다. 이러한 단계를 끝까지 사고해 가면, 어떤 실체적 형상이라도받아들여 모든 실재적인 존재자로 변화할 수 있는 제1질료에 도달하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이것 은 "어떤 무엇도 아니고 어떠한 분량이나 성질도 지니지않으며 존재를 규정하는 다른 어떠한 것도 아닌"(《형이상학》 VII, 2) 순수 가능태일 뿐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형상적인 원리로서의 실체적 형상은 규정하고 활성화시킨다.이것은 물체의 한 종류를 다른 종류로부터 구분하는 데기여하는 종적인 특성과 특징들을 설명해 준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자연계의 모든 변화는 질료가 형상을 목적으로 운동하는 과정이다. 높은 단계로 옮아갈수록 형상이 점점 순수해져서 마침내 최고의 순수 형상인신에 도달한다. 그에 의하면 순수한 정신적 존재인 신은질료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결코 다른 형상을 목적으로움직일 수 없으며, 모든 사물의 제1 원인이고 모든 운동의 궁극적 목적이다. 이 이론은 그리스와 아랍의 아리스토텔레스 주석가들과 스콜라 철학자들에게 받아들여져 다양하게 해석되었다. 13세기에 오세르의 기음(Guillaume d'Auxerre, 1150?~1231), 파리의 대학 총장 필립(Philippus Chancellarius, 1165/1185~1236), 오베르뉴의 기음(Guillaume d'Auvergne, 1180?~1249) 등의 사상가들이 이 이론을 아리스토텔레스의다른 용어들과 함께 신학에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 도입은 알베르토(1200~1280)와 토마스 아퀴나스(1224/1225-1274)의 가르침에서 절정에 달하였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 · 《형이상학》에 대한 주석서와 자신의 《유와 본질에대하여》(De ente et essentia)에서 질료형상론을 매우 상세하게 설명하였고, 《신학 대전》(Summa Theologiae)과 《대이교도 대전》(Summa contra gentiles) 등 신학 작품에서도이를 자주 사용하였다. 그는 질료형상론을 창조된 모든존재, 심지어 천사에까지 확대 · 적용하려던 아비체브론(Avicebron, 1021/1022?~1070?)이나 보나벤투라(1217?~1274)와 같은 학자들에 반대해서, 질료형상적 합성을 유형의 세계에 한정해서 적용하였다. 무생명적인 실체의 형상에서 시작하여 식물적인 형상, 동물적인 비이성적인 감각적 형상, 인간의 이성혼 등은 질료들과 결합되어 있다.그렇지만 단순 실체인 사후의 인간 영혼, 천사들과 하느님의 경우에는 순수하게 형상만으로 본질이 이루어져 있다. 물질적 실체들이 개별화되는 원리는 양으로 한정된질료에 따른 것이지만, 천사들의 경우에는 질료가 아니라각각의 종이 개별화를 이루는 원리라고 설명하였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영향은 그의 용어를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는 가톨릭 신학으로 인해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질료와 형상 개념이 항상 정확하게토마스 아퀴나스가 제안한 것과 같은 의미로 이해되었던것은 아니다. 합성체에서 실체적 형상의 단일성과 같은주제에 대해서는 주목할 만한 논쟁이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이론에서는 일치할지라도 프란치스코회의학자들은, 수아레스(F. Suárez, 1548~1617)가 후대 사상의맥락에서 그랬던 것처럼 많은 구체적인 사안에서 토마스의 이론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하였다. 〔신학적 적용〕 질료형상론은 가톨릭 신학에서 무엇보다도 성체(聖體)의 변화와 인간의 영혼과 육체의 관계, 성사의 구성 원리 등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예를들어 중세 신학자들은 미사에서 실체 변화(transsubstantia-tio)가 이루어지는 동안 무슨 일이 발생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질료와 형상이란 개념을 사용하였다. 그들의 관점에 따르면, 축성의 단어들이 말해질 때 하느님의 작용아래 빵의 단일 실체가 그리스도 몸의 실체로 변형되는데, 이 과정에서 빵의 실체적 형상은 더이상 남아 있지않게 된다. 제1 질료도 마찬가지로 변화됨으로써 실체변화가 이루어진 다음에는 오직 빵의 우유(偶有)들만이남아 있다(토마스 아퀴나스, 《신학 대전》 Ⅲ, 75, 6-8). 현대가톨릭 신학자들은 더이상 질료와 형상 사이의 변화로만설명하려 하지 않지만, 성체 축성의 결과들을 설명할 때는 여전히 이와 유사한 개념적인 틀을 사용하고 있다. 질료형상론이 사용되는 다른 신학적인 적용 영역은 어떻게인간 영혼이 육체와 결합될 수 있는가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이 가르침은 위격적 결합과 인간 영혼의 불멸성 이론과 결합되어 더욱 발전되었다. 성화(聖化) 은총이 영혼의 우유적이고 초자연적인 형상이라는 가르침은 질료-형상 개념에 기초하고 있다. 동일한 것은 유비적인방식으로 성사 신학의 많은 주제들에 대해 언급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서는 개별 성사의 질료와 형상이라고 언급되는데, 그 역사적인 기원은 질료형상론에 두고 있다. 〔의 의〕 고대와 중세를 거쳐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설명하는 데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형상론은 오랫동안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와 기계론, 원자론, 결정론 등이 과학의 주된 유형으로등장하면서 질료형상론에 대한 반대가 강하게 나타났다.그로 인해 반대자들은 물체 내부에 형이상학적 원리들로이루어진 고유한 구성이 있다는 점을 비판하고, 물체 내부에는 입자, 순수한 수학적 연장(延長), 힘, 에너지 등물리적 원리들만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은 또한 생성 현상을 단순한 위치 이동이나 하나의 동일한 실재의우연적인 변화로 환원시켰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와300년 동안 지배적이었던 기계적 물리학 이론들이 양자이론과 불확정성의 원리에 근거한 다양한 철학적인 해석들과 함께, 또한 질량과 에너지의 상호 변화, 양성자 · 중성자 · 전자 · 중간자 및 다른 소립자들이 발견됨에 따라의문에 처해지게 되었다. 따라서 현대 물리학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질료형상론을 통해 해결하려 한 문제를다시 거론하고 있으며, 과학 철학과 그 문제들에 관심 있는 학자들은 질료형상론에 점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질료와 형상 개념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개념들이 단순히 물질적 실체들의 구성 요소들에 대한 설명만이 아니라, 그 실체의 원인들을 더 깊은차원에서 설명하는 형이상학적 개념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 자연 철학 ; 토마스 아퀴나스) ※ 참고문헌  J. Hirschberger, 강성위 역, 《서양 철학사》 上, 이문출판사, 1983/ F.C. Copleston, 김보현 역, 《그리스 로마 철학사》, 철학과현실사, 1998/ ㅡ, 박영도 역, 《중세 철학사-아우스티누스에서스코투스까지》, 서광사, 1988/ J. Barnes, 문계석 역,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서광사, 1990/ W. Bröker, 김진 역,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사상》, 범우사, 1987/ 0. Höffe, 이강서 외 역, 《철학의 거장들ㅡ고대 · 중세편 : 고대 철학자에서 쿠자누스까지》, 한길사, 2001/ F.Ricken, 김성진 역, 《고대 그리스 철학》, 서광사, 2000/W.A. Wallace,《NCE》 7, pp. 284~285/ L. Oeing-Hanhoff, Historisches Worterbuch derPhilosophie Ⅲ, pp. 1237~1238/ I. Creamer-Ruegeberg, DieNaturphilosophie des Aristoteles, Freiburg 1980/ F. van Steenberghen, DiePhilosophie im 13. Jahrhundert, Herausgegeben von Max A. Roesle,Miichen · Paderborn · Wien, Ferdinand Schöningh, 1977. 〔朴勝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