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의 천주교인이 국가로부터 목을 베는 형벌〔斬首刑 또는 斬刑〕을 당하여 순교(殉敎)하는 것. 당시교우들은 '천주(天主)를 위하여 목숨을 걸고 신앙을 고백하다가 박해자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것' 을 '위주 치명(爲主致命)한다' 고 하였으므로, '참수 치명' 도 '위주 치명' 의 한 부류로 볼 수 있다. '위주 치명' 하는 순교자들에게 가해진 형벌로는 목을 베는 형벌뿐만 아니라, 목을졸라 죽이는 형벌〔絞首刑 또는 絞刑〕, 사지를 찢어 죽이는 형벌〔陵遲處死〕 등 《대명률》(大明律)이나 《대전회통》(大典會通)과 같은 당시 법전에 등장하는 사형(死刑)의방법 외에도, 몽둥이로 난타하여 고문을 가하다가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장살형(杖殺刑), 여러 명을 한꺼번에 살해하기 위해 들보로 내리치는 들보형, 산 사람을 땅에 묻어 버리는 생매장형, 사지를 묶고 물에 적신 한지를 얼굴에 여러 겹 발라서 질식사에 이르게 하는 도모지형(塗貌紙刑), 왕의 친척인 종실(宗室)의 자손들에게 사약(賜藥)을 내려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약형 등 이른바 법전 밖의 형벌 등도 있었다. 그런데 당시의 사료에 '정법' (正法) 또는 '대벽' (大辟)이라는 용어로 표현된 사형 방법 중에서 '교형' 은 시신을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형벌인 반면에, '참형' 은신체의 머리와 몸체를 나눈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욱 심한 형벌인 '능지처사' 와 함께 사형 중에서도 중죄인에게적용되는 형벌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죄인의 신체를 절단하는 이유는 여러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하여 국가의금령(禁令)을 준수하게 하려는 정책적 의지 때문이었으므로, 천주교인의 경우에도 '참형' 이나 '능지처사' 에 처할 때에는 반드시 공개된 장소에서 군중들을 모아 놓고그들이 보는 앞에서 처형하였다. 때로는 절단된 순교자의 머리를 장대 끝에 높이 매달아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길목에 며칠씩 전시하는 이른바 '효수 경중' (梟首警衆, 또는 梟示)의 경우도 많았는데, 대개 군영(軍營)에서이러한 형벌을 집행하였으므로 '군문 효수 (軍門梟首)라고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법전에는 임금과 왕비의 탄생일, 왕세자의 생일, 대제사(大祭祀) 및 치제일(致祭日), 삭망(朔望)과 상하현(上下弦), 조회(朝會)와 저자〔市場〕를 정지하는 날 등을 비롯하여 24절기와 비가 개지 아니한 때, 밤이 새기 전, 흐려서 날이 어두워진 때에는 형벌을 집행하지 못하도록 규정하였는데(《대전회통》권5, 刑典 禁刑日), 이 중에서 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 및황혼 무렵에 공개적인 참형을 금하였던 이유는 군중들을불러모아 놓고 그들을 경계〔警衆〕하려는 정책적 의도에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장살이나 교형의 경우, 감옥 등과 같은 밀폐된 곳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참형과는 매우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교형이나 참형은 모두 추분 이후 춘분 이전까지의 동절기를 기다려 형을 집행하는 대시형(待時刑)과 즉시 집행하는 부대시형(不待時刑)으로 나누어지는데, 중죄인으로 간주될수록 부대시교(不待時絞) 또는 부대시참(不待時斬)의 방법으로 처형되었다. 한편 죄인을 사형에 처할 때에는 반드시 '국왕에게 세 번씩이나 계문(啓聞, 아뢰는 일)하고 그때마다 왕의 허락을 받아 낸' 〔死囚三覆啓〕 후에야 비로소 형을 집행할 수 있도록 법전(《대전회통》 권5, 刑典 推斷)에 규정되어 있었는데, 1868년 4월 오페르트(E.J. Oppert) 일당의 덕산 굴총 사건(德山掘塚事件, 남연군 묘 도굴 사건) 이후에는 당시의 집권자 흥선 대원군의 지시에 의해 사수 삼복계(死囚三覆啓) 규정을 초월하여 전시 군율(戰時軍律)에서나 나올 법한 규정, 즉'먼저 죄인의 목을 베고(先斬) 나중에 보고하라〔後啓〕'는 이른바 '선참 후계령' (先斬後啓令)이 실제로 천주교인들에게 적용되었다. 그 결과 '선참 후계' 뿐만 아니라지방관이 마음대로 천주교도를 살해하고도 적당히 그 보고를 생략하여〔先斬不啓 또는 先斬無啓에 해당〕 수많은무명 순교자가 양산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교수 치명 ; 군문 효수 ; 순교 ; 장하 치명) ※ 참고문헌 《正祖實錄》/ 《純祖實錄》/ 《憲宗實錄》/ 《哲宗實錄》/《高宗實錄》/ 《日省錄》/ 《承政院日記》/ 《大明律》/ 《大典會通》/ 《致命日記》/ 원재연, 《조선 왕조의 법과 그리스도교》, 한들출판사,2003. 〔元載淵〕
참수 치명 斬首致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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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

사형의 정법(正法)인 참수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