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가 부제의 도움 없이 성가대 및 신자들과 함께 장 엄 미사(Missa sollemnis, 대미사)와 동일하게 그레고리오 성가를 노래하며 봉헌하는 서방 교회의 전형이자 본래적 인 미사 형태.
〔역사와 구분〕 '미사' 라는 개념은 313년 콘스탄틴 대 제(306~337)의 밀라노 관용령(Edictum Milanensie) 이후, 초대 교회의 대성전 건축과 전례 용어의 라틴어화 그리 고 교회 음악의 정립을 위해 노력하던 5세기 서방 교회 에서 처음 등장하였다. 미사의 형태는 7세기 중엽 로마 문화권에서 완성되었다. 미사는 최후 만찬에 근거하여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을 기념하는 가톨릭 교회의 유일한 축제이다. 제사적 · 잔치적 성격의 이 축 제는 그리스도의 말씀과 음악으로 구성된다. 그리스도는 이 축제 안에 현존하며 구원의 제사를 새롭게 재현한다. 음악은 시편과 기도문 그리고 성서를 낭독하던 유대교 회당의 전통을 잇는다.
미사는 장엄성의 정도에 따라 일차적으로 '노래 미사' (Missa in cantu)와 '읽는 미사' (Missa lecta)로 구분되고, 규모와 형태에 따라 전자는 다시 '장엄 미사 와 '창미 사' 로 세분된다(<전례 음악과 전례에 관한 지침>, 1958, 1 장). 장엄 미사는 대축일과 주요 주일에 주례자인 주교나 사제가 부제, 차부제, 많은 복사들과 함께 향을 피우고 평화의 입맞춤 등을 하는 가장 장엄한 미사를 의미한다. 여기서 부제들은 성서와 복음을 소리 높여 낭독하고, 성 가대와 신자들은 고유 및 통상 기도문을 노래 부른다. 창 미사는 사제가 부제나 차부제의 도움 없이 성가대 및 신 자들과 함께 장엄 미사와 동일하게 그레고리오 성가를 노래하며 봉헌하는 서방 교회 미사의 전형이자 본래적 형태이다. 읽는 미사는 보통 미사 혹은 개인 미사(Missa privata)라고도 불리는데, 평일이나 개인 차원에서 노래 없 이 봉헌되는 미사이다. 역사적으로 개인적 기도 차원에서 허락되었던 읽는 미사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 1965) 이후 신자 공동체와 함께 드리는 모국어 노래 미사 로의 본래 모습을 회복하였다.
〔한국에서의 역사〕 한국에서의 창미사에 대한 첫 기록 은 뮈텔(Mutel, 閔德孝) 주교의 일기에서 발견된다. 1891 년 1월 1일자 일기에서는 "성탄절처럼 갑판 위에서 창미 사를 지내다" 라고 기록하였고, 같은 해 4월 19일에는 "피정이 끝나고 창미사가 있었다"라고 짧게 적고 있다. 창미사에 대한 한글 개념은 1913년 《경향잡지》(7권 280
호, 1913. 6. 23)에 처음 나타난다. 피정차 나바위 본당을 방문한 대구 대목구장 드망즈(Demange, 安世華) 주교의 창미사에 대한 이 기사는, 뮈텔 주교의 일기처럼 누가 무 슨 노래를 어떻게 불렀는지 등의 음악 자체에 대한 구체 적인 언급을 생략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창미사가 그레 고리오 성가로 고유 및 통상 부분을 노래하던 당시의 규 범대로 봉헌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언급이 불필요하였 을 수 있다. 여기에 등사되어 사용되던 한글 가사의 프랑 스 성가 한두 곡이 영성체 동안 그레고리오 성가가 쉴 때 에 신자들에 의해 불려지곤 하였다.
한국의 창미사는 예수 부활 등의 대축일에 봉헌되었 다. 그러나 주교나 교황 사절의 공식 방문, 사제나 수도 회의 은경축과 금경축, 본당 봉헌식에도 거행되었다. 여 기서 창미사는 노래를 부르는 미사보다는 그레고리오 성 가로 고유 및 통상 기도문을 노래하던 그레고리오 성가 미사를 의미하였다. 리우빌(Liouville, 柳達榮) , 조조(M. Jozeau, 1866~1894) 신부 등 사망한 선교사들을 위한 창미 사는 '연창미사' 혹은 '대례 연미사' 로 표기되었다. 이 두 개념은 내용적으로 창미사 또는 장엄 미사에 해당될 수 있다. 장례 미사를 위한 그레고리오 성가 '레퀴엠' (Requiem)은 흔히 미사를 드리지 않는 다른 사제들에 의 해 불렸으나, 수녀들과 이들에게 교육받은 고아들의 합 창단에 의해서도 불려졌다. 창미사와 장엄 미사는 실제 전례 거행에서 엄격하게 구분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여겨 진다. 한글 용어들도 통일되지 못한 채 매우 자유롭게 사 용되었다. 예컨대 베르모렐(Vermorel, 張若瑟) 신부가 뮈 텔 주교에게 보고한 1896년 8월 27일자 서한에서 불라 두(Bouladaux, 羅亨默) 신부가 집전하였다는 '장엄 창미 사' 는 장엄 미사의 다른 표현으로 여겨지고, 일본을 방 문한 교황 특사가 봉헌하였다는 '창미사' 는 내용과 형식 에서 부제와 차부제가 함께한 '장엄 미사' 였던 것으로 판단된다(《경향잡지》 10권 345호,1916.3.15)
창미사라는 개념은 장엄 미사나 보통 미사보다 사용 빈도수가 훨씬 높으나, 1965년까지만 나타난다. 이 용 어는 1966년부터 1975년의 경우 한 번을 제외하면,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다. 이는 미사의 전통적인 구분이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로 인해 그 의미를 상실하였기 때문으 로 여겨진다. <전례 헌장>(Sacrosanctum Concilium)에서 언급되는 미사는 '신자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 (Missa cum populo), '공동 집전 미사' (Missa concelebrata) 그리고 '신자 없는 미사 (Miisa sine populo)의 세 종류이다. 그러 나 '신자 없는 미사 는, 미사가 세상의 구원을 위한 것임 을 인정하면서도, 아주 특별한 경우로 제한된다. 이는 미 사가 본래 '신자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 여야 함을 재확 인하는 것이다. 나아가 공의회는 미사의 단일성과 사제 직의 단일성 그리고 하느님 백성의 일치를 위하여 가능 한 한 '공동 집전 미사' 를 권장한다. 그리고 이 '공동 집 전 미사' 도 신자 공동체의 능동적인 전례 및 노래의 참 여를 절실히 요청하고 있다.
〔전 망〕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신자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전례 참여(participatio actuosa)를 더 앞세우며,
이를 위하여 그레고리오 성가 중심의 노래 전통을 포기 하였다. 공의회의 모국어 기도문과 모국어 성가의 사용 허락은 세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무엇보 다 모국어 기도문으로 선교 지역 교회들의 전례에 대한 이해를 돕고, 민족적 공동체 노래로 전례의 단순성을 구 현하며, 특히 가톨릭 교회를 로마 문화권 밖으로 열어 스 스로를 지역 문화에 적응시키고자 하였다는 점에서이다. 물론 공의회는 전례 음악을 전례의 본질적 구성 요소로 여겨 전례의 목적에 동참한다고 규정하고, 미사가 출발 부터 그레고리오 성가의 주요 형식 및 내용들과 내면적 으로 연결되어 왔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그레고리오 성가는 교회의 대표적 전례 음악이라고 재천명하였다. 그러나 그레고리오 성가는 언어의 난해함과 음악의 생경 함 때문에 특히 선교 지역의 교회들에서 민족적 성격의 모국어 성가에 밀려났다. 현행 《가톨릭 성가》(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 1985)의 한글 공동체 노래들은 현재 한국 교 회의 대표적인 전례 음악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대중적 한글 성가로의 변화는 몇 가지 성찰을 요청한다. 하나는 현행 《가톨릭 성가》가 양 식적으로 더 한국적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교회가 전통적인 그레고리오 성가의 보급에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는 전례 음악의 한국 화, 즉 토착화를 생각하는 것이다. 18세기 말 중국을 통 해 전해진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의 전례 개혁으로 출간된 교황 비오 5세(1566~1572)의 라틴어 미사 경본을 한글로 번역하여(덕원, 1935) 신자들의 능동적 미사 참여 를 가능케 하였던 한국 교회의 앞선 정신 그리고 같은 정 신으로 창조하였던 민요적인 천주가사 성가는 현행 한글 성가의 한국화 전망을 밝게 한다. 후자는 가톨릭 교회의 보편적 · 전통적 전례 음악이 한국 교회에서 완전 추방되 는 일이 없도록 교회 차원의 절실한 노력을 요청하는 것 이다. 미사는 본질적으로 노래 미사이다. 노래 부르는 미 사라는 뜻으로 창미사이다. 오늘날 한국의 대표적 전례 음악은 한글 성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레고리오 성 가의 육성 필요성은, 당면한 한글 성가의 한국화 작업이 그레고리오 성가의 정신 안에서 천주가사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확신에서이다. (→ 그레고리오 성가 ; 미사 ; 성가집)
※ 참고문헌 《가톨릭 사전》/ 부산 가톨릭 음악원, 《한국 교회 음악 사료집》 1-2, 세종출판사, 1994, 1996/ K. Schlager u.a., Messe, 《MGG》 Sachteil 6, Bärenreiter, 1997, pp. 174~228/ 《NGDMM》 11, Macmillan, 1980/ W. Gurlitt ed., Riemann Musik Lexikon, Sachteil, Schott's Söhne, 1967, pp. 563~567. 〔趙善字〕
창미사 唱 ㅡ 〔라〕Missa cantata 〔영〕High M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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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