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조물은 본질상 하나이고, 인간은 본래 선하며, 가장 심오한 진리를 밝히는 데에는 논리나 경험보다는 통찰력이 더 낫다는 믿음에 기초한 관념적 사상 체계. 인간에 대한 경험론적 이해를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며, 인간의 마음이나 영혼에 절대적인 진리가 내재하고 있다고 가르친다. '초절주의' (超絶主義)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초월적인 것' 과 '초월론적인 것' 은 논리적 ·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초월론적인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월적인 것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두 표현은 궁극적으로 '절대적인 것' 과 연관되어 있으며 그것과 각기 다른 관계를 맺고 있다. 초월론적인 것은 초월적인 것에서 역사적으로 유래되었으며, 그것에 대한 하나의 해석이다. 또한 초월론적인 것은 칸트(I. Kant, 1724~1804)의 철학에서 의미가 규정되었으며, 이후 다양한 내용과 외연(外延)을 갖게 되었다.
〔초월적인 것의 의미〕 초월자(超越者, transcendent)는 '능가한다, 넘어선다' 라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동사 트란셴데레' (transenderer)에서 유래되었다. 존재론적으로 절대자는 어떤 것에서 우월함으로 인해 구분되는 것이다. 초월자는 내재자(內在者, immanent)와 구별된다. 내재자는 라틴어 '인' (in, ~안에)과 '마네레' (manere, 머무르다)에서 유래되었는데, 어떤 것 안에 머무름을 뜻한다. 초월자는 우주론적 · 존재론적 · 인식론적으로 이해되는데, 우주론적 이해는 존재론적 이해에 포함되고 후자는 형이상학적 이해와 동일하다.
존재론적 초월성 : 우주론적 초월성은 하위의 존재에서 상위의 존재로의 모든 이행을 뜻한다. 이것은 존재의 관점에서 존재의 이해를 기초로 하는 형이상학적 초월성으로서, 하나의 존재는 다른 하나의 존재에 비해 현실성과 완전성에 의해 초월적이다. 형이상학적 초월성에는 다음의 세 종류가 있다.
① 아르케 혹은 근거의 초월성 : 아르케(ἀρχή, 시작· 기원) 혹은 근거나 원인은 그것의 결과와 다르며, 그것에 대해 초월적이다. 결과가 제거되어도 아르케는 항구적이고, 결과에서 아르케의 존재가 추론될 수 있으나 그 본질은 파악되지 않는다.
② 절대자의 초월성 : 그리스 신화의 신들과 그리스 철학의 제1 원리들은 절대자들이다. 예컨대 데모크리토스(Demokrios, 기원전 460?~370?)의 '누스' (νοῦς, 정신), 해라클레이토스(Heracletios, 기원전 540?~480?)의 '로고스' (λόγος, 이성), 파르메니데스(Parmenides, 기원전 515?~445?)의 '존재' , 플라톤(Platon, 기원전 428/427~348/347)의 '선의 이데아' ,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기원전 384/383~322/321)의 '제1 운동자' 그리고 플로티노스(Plotinos, 204/205~270)의 '일자' (一者, ἔν)는 절대자들이다. 그들 모두는 상대적이거나 절대적인 의미에서 이 세계와 존재 및 지식에 대해 초월적이다.
③ 그리스도교 하느님의 초월성 : 올바르게 이해되는 창조설에서는 절대자가 세계에 대해 초월적이지만 동시에 내재적이다. 그리스도교의 하느님은 이 세계에 대해 초월적이고 또한 내재적이며, 섭리와 통치에 의하여 세계에 대해 내재적이다. 그리스도교 창조설은 내재성과 초월성의 구분뿐 아니라 범신론과 이신론을 넘어선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제1 운동자는 순수 현실태로서 신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플로티노스의 일자도 신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일자는 존재와 지식을 넘어서며, 그로부터 모든 것이 흘러나오고 그에게로 복귀한다. 그리스도교의 하느님은 가장 충만한 존재이고 인격적 신이며, 또한 의도적으로 세계를 창조하였다. 따라서 이 세계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절대적으로 우연적인 것이다. 하느님은 철학적으로 무한자 혹은 완전자로 규정된다. 그러한 하느님은 유일신이며 창조자이다. 존재의 궁극적 근거로 증명되는 신은 존재를 산출하는 창조자일 수밖에 없다. 철학에서 신의 존재 문제에 대해서는 유신론, 무신론과 불가지론 모두가 가능한 입장들이다. 신의 본질에 대한 이해는 은유적(metaphoric)이지만은 않고 유비적(analo-gical)일 수 있다. 그러한 신에 대한 유비적 이해는 근본적으로 부정적이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4/1225~1274)는 긍정의 길(via positiva), 부정의 길(via negativa), 그리고 탁월함의 길(via eminentae)의 단계를 포함하는 신에 대한 이해를 가르쳤다.
안셀모(Anselmus Cantuariensis, 1033~1109)의 신 존재 증명은 신의 개념에 대한 증명일 뿐이다. 그에 따르면, 그 무엇보다도 가장 탁월한 존재인 신은 사유에서만이 아니라 실재적으로도 존재해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는 신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며, 완전자인 신에 대해서도 본질에서 실존으로 추론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의 증명은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신의 본질이 실존과 동일하다는 것을 말하며, 완전자인 신이 실제로 존재하는가의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된다.
데카르트(R. Descartes, 1596~1650)는 안셀모의 신 존재 증명을 인과율의 원리에 의해 수정하여 인간이 신의 개념의 원인일 수 없다는 가설에 기초하여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하였다. 스피노자(B. de Spinoza, 1632~1677)는 존재의 근거로서의 신을 자연에 대한 초월자로 이해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였다. 반면 칸트는 어떠한 형이상학적인 신 존재 증명도 거부하며, 도덕성의 근거가 아니라 보상의 정의로운 주관자로서의 신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셀링(F.W.J. von Schelling, 1775~1854)은 관념이 아닌 실재 원인으로서의 신 존재를 증명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헤겔(G.W.F. Hegel, 1770~1831)은 신을 절대 정신과 동일시하여 신의 세계에 대한 초월성을 상대적으로 이해하였다. 근대와 그 이후 형이상학에 대한 거부와 함께 신의 문제는 철학에서 중요성을 상실하였다. 신 존재에 대한 부정과 긍정은 종교 철학과 미학 그리고 도덕 철학에서 필요한 근거로 거론될 뿐이다.
인식론적인 초월 : 이는 주관과 객관의 관점에서 이해된다. 첫째 감각 작용을 초월하는 가지적인 내용 혹은 보편자, 둘째 인간의 의식을 초월하는 주관 독립적인 실재적 존재, 셋째 인간의 이해 능력을 초월하는 절대적인 의미에서의 신비 등이다.
〔초월론적인 것의 의미〕 칸트의 초월론 : ① 어원 : '트랜센덴탈리즘' (transendentalism)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트랜센덴탈' (transendental)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트랜센덴탈' 의 한글 번역은 '초월, 선험, 정험' 등과 같이 통일되지 않은 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칸트 이전 유럽에서 '트랜센덴탈' 이라는 표현은 '범주(Kate-gorien)를 넘어선다(über-hinaus von etwas)' 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이 표현은 주로 초월적인 것(das Transzendente)과 관련이 있었다. 초월적인 것이 세계를 넘어선 것(das Überweltiche)과 관계한다면, 그것은 동시에 범주가 적용될 수 있는 것의 피안(jenseits der Kate-gorien)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초월적인 것은 형이상학적인 것과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존재(ens), 일자(unum), 선(bonum), 아름다움(pulchrum)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전통적으로 형이상학적으로 이해되어 온 이런 의미를, 칸트는 완전히 인식론적으로 변형시켰다. '선험적 전회'(transendentale Wende) 혹은 '코페르니쿠스적 전회'(Kopernikanische Wende)는 인식론적 방향 전환으로 이해된다. 이런 맥락에서 칸트는 선험(先驗, transzendental)과 초재(超在, Transzendenz)를 의미론적으로 철저하게 구분한다. 그가 말하는 선험은 유래상 경험과 섞이지 않고, 원리상 시간에 앞서며(시간상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원리상 앞서가는 사고 규정을 통해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선험이란 경험을 초월하는 것(iier die Erfahrung hinaus)이 아니라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대상 일반에 대한 경험의 가능 조건은 동시에 대상 일반을 가능하게 하는 사고 규정의 가능 조건과 같다. 결국 칸트에게서 대상을 규정하는 가능 조건은 범주에 있다.
칸트는 '아 프리오리' (a priori, 시간상이 아니라 원리상 앞서간다는 의미에서 先行的 : vonvornherein = vorgängig)라는 표현을 분명히 '아 포스테리오리' (a posteriori, 원리상 뒤에 온다는 의미에서 後行的)와 대립된 것으로 사용하였다. '순수하다' (rein, ungemischt)라는 것은 경험과 전혀 섞이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칸트는 또한 '아 프리오리' 라는 표현을 '선험적' (transzendental)이란 용어와 구별해서 사용하였다. '선험적' 이라는 표현은 앞서가는 것(근거나 원리에서 앞서가는 원리들)을 갖고 경험에 관계시킨다(Bezie-hung)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험적이라는 표현은 앞서가는 원리들을 경험에 관계 맺는 조건(a priori + Bezie-hung[=Anwendung] auf Erfahrung)에 대한 탐구를 의미하는 것이다.
② 근원, 적용, 한계 : 범주의 근원(Urspmung)은 경험이 아니라 순수 오성(悟性)이다. 범주의 근원을 밝히는 문제는 범주의 형이상학적 영역에 속하는 일이다. 범주의 선험적 영역은 범주를 사용할 때 그 범주 사용의 객관타당성을 정당화하는 문제이다. 인식론적으로 변형된 칸트의 선험 철학은 범주를 경험 가능 조건의 규정으로 사용할 때 그 사용을 객관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이며, 범주가 적용(Anwendung)되는 외연은 시간과 공간을 통하여 우리에게 주어질 수 있다. 범주는 규정하는 술어로서 항상 적용될 대상을 지니며, 범주가 적용될 대상을 규정하는 외연의 총화가 시간과 공간이다. 범주는 모든 주어진 직관에 관계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통하여 주어지는 감성적 자료에 한해서만 규정한다. 또한 범주는 적용될 외연의 전체를 시간과 공간으로 한정하기 때문에 그것을 넘어서는 것에 적용되면 이율배반에 빠지게 된다. 범주 적용의 한계(Grenze)는 시간과 공간이기 때문에, 범주는 시간과 공간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통일된 객체로 규정하게 된다. 범주의 근원을 밝히는 문제, 적용의 외연을 확정하는 문제, 한계 설정을 통해서 범주의 부당한 월권을 통제하는 것에 따라 칸트는 엄밀하게 선험과 초재를 구분한다. 선험이 원리상 앞서는 원리를 지니고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문제라면, 초재는 범주가 할 수 없는 것의 영역을 가리킨다. 칸트는 범주의 객관 실재성(objekrive Realität)을 통하여 두 가지를 노리고 있다. 하나는 범주의 객관 규정은 시간과 공간을 통해 주어지는 것들과 관계(Referenz, Beziehung iiber-haupt)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것들의 범주가 어떠하다고 규정(so und so zu bestimmen)하는 것이다. 범주가 적용되는 외연의 총화는 시간과 공간을 통해 주어지는 자료들 전체에 해당하며, 그런 대상을 어떠하다고 규정하는 것이 범주의 역할이다. 칸트는 그런 점에서 우리의 오성은 자연에 대해 입법자라고 말한다.
칸트가 말하는 초재는 범주가 적용될 수 있는 것의 외연을 가리키기 때문에 경험 초월적이다. 선험이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면, 초재는 경험을 초월한다는 의미에서 무제약자(das Unbedingte)를 탐구 대상으로 한다. 초재의 반대는 내재(Immanenz)이다. 칸트는 자신의 인식론을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로 부르고 있다. 우리의 인식이 대상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대상이 우리의 인식 조건에 일치하기 때문에 인식 조건의 보편타당성과 필연성을 증명하는 것이 선험적 연역의 정당화 증명이다.
칸트는 모든 결합은 예외 없이 오성의 자발성을 통하여 산출된 것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결합은 예외 없이 그 통일의 근원을 범주에게서 유래한다고 보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범주는 모든 종합 또는 결합을 독점한다(Verbindung und Synthesismonopol) 모든 현상들은 시간과 공간을 통하여 우리에게 주어지고, 범주는 주어진 직관들을 통일한다. 이런 통일의 결과가 바로 객체이다. 객체는 범주의 규정에 의해 통일된 것으로 산출된다. 따라서 선험 철학은 범주를 통해 객체를 통일된 것으로 산출하는 것을 말한다.
칸트는 판단, 인식, 경험 가능하다는 것을 거의 동의어로 사용한다. 경험 가능하다는 것은 규정 가능하다는 것과 의미론적으로 같다. 모든 규정 가능성은 예외 없이 범주적 규정 아래 있다. 이 점에서 범주는 형식적인 의미에서(질료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모든 자연에 대하여 입법자(통일을 산출하는 자)가 되고, 주체-객체-통일에서 모든 통일은 예외 없이 그 근원이 오성의 자발성에 기인하게 된다.
칸트는 자신의 선험 철학을 '어떻게 해서 선험적 종합 판단이 가능한가? (Wie sind synthetische Urteile a priori mooglich?)라는 문제로 압축한다. 칸트는 이것을 자연 과학의 기초로 이해하고, '어떻게 경험이 가능한가? (Wie ist Erfahrung überhaupt möglich?)로 표현하고 있다. 판단이란 범주를 통하여 '대상의 표상을 표상하게 함' (die Vor-stellung der Vorstellung der Gegenstände)이다. 범주는 주관의 사고 규정에만 머무르지 않고 자신이 관련하는 것들을 대표하고 재현하고 규정하는 것이다. 칸트에 따르면, 직관은 하나하나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으로서 통일이 결여되었다. 직관을 통하여 주어진 개별 표상들은 통일이 결여되었기에 아직은 인식이 아니다. 반대로 범주는 보편(일반) 표상으로서 주어진 직관들의 개별 표상들을 통일된 것으로 규정한다. 여기서 칸트는 사고의 주관적 규정이 사고 규정에만 머무르지 않고 객체를 규정하고 통일할 수 있는가에 따라 사고의 객관적 규정이 동시에 현상의 규정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선험적 종합 판단의 가능성은 바로 이런 일치의 조건을 탐구하는 것이다.
칸트는 '왜 하필 우리의 인식이 유한한 것에 제한되고 시간과 공간에 제약된 세계만을 인식할 수밖에 없는가'를 의문으로 제기한다. 오성의 적용 규정성(Diskursivität, der diskursive Verstand)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물자체에 대한 지적 직관(intellektuelle Anschauung)은 불가능하다. 칸트는 이것을 인간 조건의 피할 수 없는 사실성(Fakum)으로 이해한다. 이 물음의 배후로 들어가는 것은 우리에게 허용되지 않는다. 물자체는 사고할 수 있어도 인식할 수 없다. 신을 사고할 수는 있어도 인식할 수는 없다는 것이 칸트가 인식과 사고를 구별하는 이유이다. 칸트는 물자체에 대한 인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제약자는 경험적으로 접근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비판 철학을, 한계를 설정하고 한계를 초월하는 것의 경계 설정으로 여긴다. 한계란 인식의 한계이고, 그 한계를 초월하는 것은 무제약자를 다루는 것이다. 신, 영혼의 불멸, 자유 등은 순수 이성이 다루는 특수 형이상학의 문제이다. 칸트의 선험 철학은 인식론에서는 전통 형이상학을 검증되지 않는 독단의 형이상학으로 비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반해 특수 형이상학에서 그는 인식이 아니라 무제약자에 대한 탐구로서 자유, 영혼의 불멸, 신에 대한 특수 형이상학을 준비하고 있다. 인식으로서는 형이상학이 불가능하고, 단지 자유에 대한 형이상학만이 가능하다는 것이 칸트의 기본 입장이다.
③ 칸트 이후의 해석 : 신칸트 학파는 칸트 철학을 현재화하는 과정에서 인식론으로 경도된 '마르부르크 학파' (Marburg Schule)와 가치와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하이델베르크 학파' (Heidelberger Schule, 서남 독일 학파)로 나누어진다. 이들은 칸트가 사용한 '선험적 방법론'(transzendentale Methode)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각기 다른 방향에서 그의 선험 철학과 대결하고 있다.
코헨(H. Cohen, 1842~1918)은 칸트의 선험 철학을 자연과학의 근거 제공으로 변형한다. 그는 칸트의 인식론을 자연 과학의 기초 제공으로 변형시켰다. 그의 관점으로 보면 칸트 철학은 뉴턴 물리학을 철학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의식 철학적인 입장과 결별하게 되고, 선험적인 것은 '아 프리오리' 하고 학문적인 타당성을 지닐 수 있는 가능성의 조건에 대한 탐구가 된다.
반면 나토르프(P. Natorp, 1854~1924)는 선험적 방법을 통하여 문화를 전체적으로 세우는 작업의 계몽(Aufklä rung der gesamten, schaffenden Arbeit der Kultur)을 강조하였다. 그는 학문과 인륜성, 예술과 종교가 미리 주어졌다는 사실과 확실하게 다시 관련을 맺는 것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선험적 방법을 통하여 그는 경험과 문화의 차이가 주제화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이런 차이는 법칙 근거(Gesetzgrund)와 법칙적으로 형성된 객체 형성(gesetzlich formulierte Objektgestaltung)이 구별된 것으로 규정되어야만 한다고 보았다.
하르트만(N. Hartmann, 1882~1950)은 신칸트 학파와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그에 따르면, 선험적 방법은 칸트적 방법을 다시 수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철학적 사고가 지니는 영원히 피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모든 철학은 항상 의문의 대상이 되는 대상을 철학적으로 근거짓는 원리를 정당화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미리 주어진 것(das Gegebene)은 이런 선험적 방법보다 앞서 밝혀져야만 한다. 또한 이런 연관은 특별한 계몽의 원리를 요구한다. 이런 계몽은 선험적 방법을 통해서는 수행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하르트만은 기술적이고 변증법적인 방법을 통해 선험적 방법론을 보충할 것을 요구하였다.
하이델베르크 학파에 속하는 빈델반트(W. Windelband, 1848~1915)는 '문화적인 가치 현실화의 가능성 조건에 대한 물음' (Frage nach den Möglichkeitsbedingungen kul-tureller Wervervirklichung)을 제기하면서 가치 문제는 논리적, 윤리적, 미학적인 공리들의 타당성 있는 연관 속에서 함께 설정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리케르트(H. Rickert, 1863~1936)는 인식론을 위한 공리적 토대의 결실을 보려고 하였다. 그래서 그는 선험 논리학과 선험 심리학을 구별하였다. 주체와 관련된 것으로서의 가치와, 주체를 초월한 것으로서의 가치 사이에는 하나의 의미론적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차이를 기정 사실화하였을 뿐 주체가 주체 초월적인 가치의 선험성에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밝히지는 못하였다. 그는 심리학으로부터 선험 철학을 구해 내지만, 동시에 선험적 방법론에 대해서는 만족할 만한 근거를 주지 못하였다. 다만 진리의 입장에서 가능성의 조건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후설(E. Husserl, 1859~1938)은 대상의 대상성을 가능하게 하는 주체의 주관성 안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선험 철학으로 규정하였다. 여기서 선험의 의미 차이는 분명해진다. 칸트에게서는 의식으로의 회귀가 문제되지 않고, 범주 사용을 정당화하는 것만이 문제이다. 하지만 후설에 의해 변형된 것은 대상의 대상성이 주체의 주체성의 의미 구성에 의해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주체의 주체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문제가 된다.
〔종교와 문학의 초월론] 초월론은 독일 관념론의 잔재들에서 발생한 학설이다. 이 학설은 인간에 대한 경험론적 이해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며, 인간 마음이나 영혼에 절대적 진리가 내재적이라고 가르치면서 그 진리의 궁극적 기초는 이성, 자아, 절대 정신 혹은 신이라 하였다. 종교적 초월론은 1830년 이후 미국 유니테리언주의(Unitarianismus) 교회의 목사들 가르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목사들은 칸트 사상과 낭만주의 사상을 융합한 콜리지(S.T. Coleridge, 1772~1834)의 사상에서 신 혹은 절대자가 자연과 인간 영혼 안에 잠재적으로 존재한다는 가르침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종교적 초월론' 은 채닝(W.E. Channing, 1780~1842), 에머슨(R.W. Emerson, 1803~1882) , 파커(T. Parker, 1810~1860), 소로(H.D. Thoreau, 1817~1862) , 브라운슨(O.A. Brownson, 1803~1876) 등과 같은 지식인들과 문학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채닝은 경직된 유니테리언주의 교리에 반하여 하느님과 인간의 유사성을 강조하여 인간 본성의 영적 존엄성을 드러내려 하였고, 파커는 인간이 사회에서 자연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브라운슨은 인간의 신성을 주장하며 그것에 기초한 사회 개혁을 전파하였다. 이와 같은 사상은 19세기 미국의 이상을 반영하고 있다. 초월론의 원리들, 예컨대 자연으로의 복귀, 인간과 하느님과의 유사성, 인간 개인의 신성한 존엄성들은 에머슨과 소로, 휘트먼(W. Whitman, 1819~1892)의 저작의 주제가 되었다. 그러나 초월론은 종교적 관점과 철학적 관점에서 맹렬한 비판의 대상이 되었으며, 19세기 말에는 종교적 운동과 문학적 운동에서 점진적으로 영향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 초월 신학)
※ 참고문헌 H. Allison, Kant's Transcendental Idealism. An Interpretation and Defense, New York · London, 1983/ M. Baum, Deduktion und Beweis in Kants Transzendentalphilosophie. Untersuchungen zur Kritik der reinen Vernunft, Königstein, 1986/ R. Brandt, Die Urteilstafel. Kritik der reinen Vermunft, A67-76 ; B92-101, Hamburg, 1991/ W. Carl, Die Transzendentale Deduktion der Kategorien in der ersten Auflage der Kritik der reinen Vermunft. Ein Kommentar, Frankfurt am Main, 1992/ F.S.J. Copleston, A History of Philosophy, vol. 5, The Newman Press, Westminster, Md., 1960/ P. Guyer, Kant and the Claims of Knowledge, Cambridge, 1987/ M. Heidegger, Kant und das Problem der Metaphysik, Tübingen, 1973/ D. Heinrich, Identität und Objektivität. Eine Untersuchung über Kants transzendentale Deduktion, Heidelberg, 1976/ H. Hoppe, Synthesis bei Kant. Das Problem der Verbindung von Vorstellungen und ihrer Gegenstandsbeziehung in der Kritik der reinen Vermunft, Berlin · New York, 1983/ H. Klemme, Kants Philosophie des Subjekts. Systematische und entwicklungsgecschichtliche Untersuchungen zum Verhältris von Selbstbewuβtsein und Selbsterkenntnis, Hamburg, 1996/ L. Krüger, Wollte Kant die Vollstindigkeit seiner Urteilstafel beweisen?, Kant-Studien 59, 1968, PP. 333~356/ P. Miller, The Transcendentalists : An Anthology, Cambridge, Mass., 1960/ K. Reich, Die Vollständigkeit der Kantischen Urteilstafel, Hamburg, 19863/ P. Strawson, The Bounds of Sense. An Essay on Kant's Critique ofPure Reason, London, 1966/ B.Thöle, Kant und das Problem der Gesetzmäβigkeit der Natur, Berlin · New York, 1991/German Philosophy, The Encyclopedia of Philosophy, vol. 3, McMillan, New York, 1966, PP. 291~316/ Historisches Wörterbuch der Philosophie, vol. 10, Schwabe & co. Basel, 1998/ B.A. Gendreau, transcendence, 《NCE》 14, 2003, PP. 141~143/ J.B. Lotz, transcendentals, 《NCE》 14, 2003, pp. 149~153/ J.E. Daly, 《NCE》 14, 2003, pp. 146~147/ Notions Philosophiques, Encyclopédie Philosophique Universelle, vol. 2, Pr. Univ. de France, Paris, 1990, pp. 2636~2639. 〔張 昱〕
초월론
超越論
〔라〕transcendentalismus · 〔영〕transcendentalism
글자 크기
11권

절대자는 세계에 대해 초월적이며 동시에 내재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