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묘박해(乙卯迫害) 순교자. 세례명은 마티아. 1801년의 신유박해(辛酉迫害)로 순교한 최인철(崔仁喆, 이냐시오)의 형이자, 최창현(崔昌顯, 요한) 회장의 친척. 1765년 서울의 중인(역관) 집안에서 태어나 1784년 한국 천주교회가 창설된 직후 이벽(李檗,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천주교 교리를 배워 입교하였다. 입교 초기부터 그는 동료들과 함께 이웃에 복음을 전하는 데 앞장섰으며, 1790년 밀사 윤유일(尹有-, 바오로)이 북경 교회를 방문하고 돌아온 뒤에는 성직자 영입 운동에도 참여하였다. 그러다가 1791년의 신해박해(辛亥迫害)로 아우 최인철과 함께 체포되었다가 마음이 약해져 석방되었다. 그러나 그들 형제는 석방되자마자 교회로 돌아왔고, 이전의 열심을 회복하여 지도층 신자들과 함께 다시 성직자 영입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때 최인길이 맡은 일은 성직자가 은신할 거처를 마련하는 일이었는데, 이 임무를 위해 그는 북악산 아래의 계동(현 서울시 종로구 계동)에 집을 마련하고 그곳으로 이주하여 살았다.
1794년 겨울, 최인길은 윤유일 · 지황(池璜, 사바) 등과 함께 의주로 향하였다. 그리고 밀사 지황이 중국 책문(柵門, 봉황성 邊門)에서 중국인 주문모(周文謨, 야고보) 신부를 만나 조선에 입국할 때까지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런 다음 12월 24일(음력 12월 3일) 주 신부가 조선에 입국하자 통역을 맡았고, 이듬해 초에는 계동의 새 집으로 주 신부를 인도하였다. 그는 이때부터 주문모 신부에게 조선말을 가르치면서 그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1795년 4월 5일 부활 대축일에 봉헌된 첫 미사 때에는 정성을 다해 미사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그동안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예비 신자 한영익(韓永益)의 밀고로 주문모 신부의 입국 사실이 남인의 영수 채제공(蔡濟恭)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6월 27일에는 주 신부에 대한 체포령이 내려지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최인길은 주문모 신부가 피신할 시간을 벌어 주기 위해 자신이 신부로 위장하고 포졸들을 기다렸다. 그 덕택에 주 신부는 신자들의 도움을 얻어 여회장 강완숙(姜完淑, 골롬바)의 집으로 피신할 수 있었다. 이윽고 포졸들이 들이닥치자 최인길은 중국말을 하며 포졸들을 속였으나, 이러한 위장은 오래 가지 못하였다. 체포된 지 얼마 안 되어 그의 신분이 드러나게 되었고, 이어 주문모 신부의 입국 경위와 입국을 도운 밀사들의 이름이 낱낱이 밝혀지고 말았다.
최인길은 포도청으로 압송된 후 뒤이어 체포된 윤유일 · 지황과 함께 혹독한 형벌을 받아야만 하였다. 그러나 박해자들은 결코 그들의 입으로부터 신부의 거처를 알아낼 수 없었다. 최인길은 여기에서 동료들과 함께 "참된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모독하기보다는 차라리 천 번 죽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라고 단언하면서 굳은 신심을 드러냈으며, 박해자들은 그들의 굳은 인내와 결심 그리고 지혜로운 답변에 당황하였다. 결국 박해자들은 더이상 그들을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때려죽이기로 결심하였다. 그 결과 최인길과 두 동료는 사정없이 매를 맞고 숨을 거두었으며, 그들의 시신은 강물에 던져지고 말았다. 이때가 1795년 6월 28일(음력 5월 12일)로, 당시 최인길의 나이는 30세였다. (→ 윤유일 ; 을묘박해 ; 주문모 ; 지황 ; 최인철)
※ 참고문헌 《벽위편》/ 《與猶堂全書》/ 〈구베아 주교의 1797년 8월 15일자 편지>(SC 39, pp. 550~558 ; 崔奭祐 역본, 《교회사 연구》 8집, 한국교회사연구소, 1992 ; 尹敏九 역주, 《한국 초기 교회에 관한 교황청 자료 모음집》, 가톨릭출판사, 2000)/ St. A. Daveluy, vol. 5, Notices des Principaux martyrs de Corée(1858년 필사 정리), M.E.P. 소장/ ━━, vol. 4, Notes pour I'Histoire des Martyrs de Corée(1860년 필사 정리), M.E.P. 소장/ 샤를르 달레, 안응렬 · 최석우 역주, 《한국 천주교회사》 상, 한국교회사연구소, 1979/ 朱明俊, 〈天主教 信徒들의 西洋船舶請願〉, 《교회사 연구》 3집, 한국교회사연구소, 1981/ 河聲來, 《尹有一 · 鄭激評傳》, 성황석두루가서원, 1988/ 趙珖, 〈周文謨의 朝鮮 入國과 그 活動〉, 《교회사 연구》 10집, 한국교회사연구소, 1995/ 車基眞 , 〈朝鮮後期 천주교 신자들의 聖職者迎入과 洋舶請來에 대한 연구>, 《교회사 연구》 13집, 한국교회사연구소, 1998/ 한국 천주교 주교 회의 시복 시성 특별위원회, <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2003. 〔車基眞〕
최인길 崔仁吉(1765~1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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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권

주문모 신부로 가장하고 체포당하는 최인길 마티아(탁희성 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