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 교회의 최고 목자인 '교황의 최측근 협력자이며 중요한 조언자.' 한국 교회에서는 홍의 주교(紅衣主敎)라고도 불렀다.
추기경은 부제, 사제, 주교의 세 품급(品級)으로 구별되며, 적어도 사제품을 수여받은 성직자들 가운데에서 교황에 의하여 자유롭게 선임된다. 추기경들은 수석 추기경의 지휘 아래 추기경단(樞機卿團, collegium card-inalium)을 구성하여 합의체적으로 또는 개별적으로 교황의 최고 목자 직무를 보필한다. 추기경단의 합의체적인 보필은 전통적인 추기원 회의(樞機院會議, consis-torium)를 통하여, 그리고 추기경의 개별적인 보필은 교황청이나 바티칸 시국의 다양한 기구의 직무를 통하거나 개별 교회의 목자로서 수행된다. 추기경의 특별한 임무는 사도좌가 공석(空席, sede vacante)일 때 잘 드러난다. 사도좌가 공석일 때 특별법에 따라 보편 교회를 지휘하며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직무를 그들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추기경과 추기경단에 대한 규범은 교회법전(349~359조)과 특별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용어의 유래〕 추기경으로 번역되는 라틴어 '카르디날리스 (cardinalis)는 '지도리, 문장부, 돌쩌귀, 문추(門樞), 축(軸), 중심, 극(極)' 등을 뜻하는 '카르도' (cardo)라는 라틴어에 기원을 두고 있다. 문의 돌쩌귀는 문을 문설주에 붙이는 동시에 문설주를 중심으로 회전시켜 여닫게 하는 이중의 중요한 기능이 있는데, 여기에서 '성직자의 교구 입적' (incardinatio) 혹은 '입적된 성직자' (in-cardinatus)라는 용어와 개념이 유래하였다. 즉 성직자는 수품과 동시에 평생 봉직할 소속 교회에 입적되어야 하며, 소속 교회나 직위가 바뀔 경우 이 용어를 사용하여 표현하였다. 왜냐하면 초기 교회의 전승에 따라 소속이 없는 성직자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교회법 265조).
추기경이라는 용어 역시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서 유래하였다. 초기 로마 교회에서 서품된 사제들은 자기가 속한 본당 공동체에 봉사하도록 직위(titulus)가 부여되었지만, 그들 중의 일부에게는 순교자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성당에서 보편 교회의 목자인 교황의 전례를 보필할 소임이 동시에 부여되었다. 로마 교회 사제들 가운데 교황의 전례와 사목 통치를 보필하는 사제들은 소속 본당을 책임지는 직위를 지니고 있으면서(titularis), , 동시에 보편 교회에 입적되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중추자' (中樞者, cardinalis)로 불리게 된 것이다. 이들이 본 직무 외의 다른 직무를 수행하였고 그것도 보편 교회의 중요한 직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불렸던 것이다. '중추자' 라는 칭호는 로마 교구 소속의 성직자들에게만 수여되었으며, 후에 추기경이 세계화되어 로마 교회를 직접 사목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전통은 그대로 남아 지금까지 '거룩한 로마 교회의 중추자 (Sacrae Romanae Ecclesiae Cardinalis)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호칭은 교황 그레고리오 1세(590~604) 시절부터 공식적으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이들에게 경(卿)이라는 존칭을 넣어 추기경(樞機卿)으로, 이들의 모임은 추기경단 혹은 추기원으로 부르는 것이다.
〔역사적 변천〕 초기 교회의 추기경들은 순교자들의 무덤 위에 세워진 로마의 대성전들에서 로마 주교의 장엄한 전례와 사목 통치를 보좌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로마 주교의 법적 지위가 보편 교회의 으뜸으로 확립되자, 추기경들의 임무 역시 로마 교구에 국한되지 않고 보편 교회 차원으로 확대되어 교황을 보필하기 시작하였다. 중세에 이르러 로마 교구의 주요 성직자들이 교황을 최측근에서 보필하는 특별한 단체를 구성하게 되면서 로마의 주요 성당 본당 신부 25명, 지역에 소속된 부제 7명(후에 14명으로 증원), 교황청 소속 부제 6명, 로마 근교 7개 교구의 주교들(12세기부터 6명)이 추기경단을 구성하였다. 1150년 이들 가운데 로마 근교의 오스티아(Ostia) 교구장을 수석으로 하고, 교회의 재산을 관리하는 재무관(Camerlengo)을 임명함으로써 추기경단이 교회의 공적 법인으로 승격되었다. 이들에게는 일상적인 업무에서 최고 목자인 교황을 보필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교회의 개혁과 쇄신이라는 특별한 임무가 부여되기도 하였다. 마침내 1179년 교황 알렉산데르 3세(1159~1181)는 이들에게 교황의 선출권을 부여하고, 사도좌가 공석일 경우 보편 교회를 지휘하는 책임도 맡기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교황 선출 권한은 추기경단에 독점적으로 귀속되었고, 이들 가운데에서 교황이 선출되었다. 또한 로마 교황청에 상주하지 않는 주교들도 추기경으로 임명되기 시작하였다. 12~15세기까지 주교와 대주교, 그리고 15세기부터는 총대주교(Pariarcha)와 신부에 이르기까지 추기경으로 임명되었지만 그 숫자는 통상적으로 30명을 넘지 않았다. 그리고 추기경들도 공의회에 투표권을 갖고 참석하기 시작하였다.
추기경단의 대대적인 첫 번째 개혁은 교황 식스토 5세(1585~1590)에 의해 이루어졌다. 교황은 1586년 발표한 교황령 <포스트괌 베루스>(Postquam verus, 1586. 12. 3)를 통해 추기경의 숫자를, 모세를 보필한 70명의 장로(민수 11, 16)에 근거하여 70명으로 확대 · 고정하였다. 즉 주교급 6명, 사제급 50명, 부제급 14명으로 추기경단을 구성한 것이다. 또한 추기경의 자격을 강화하고 모든 그리스도교 국가에서 선발될 수 있도록 세계화하여 명실상 부한 보편 교회의 최고 자문단으로 구성하였다. 이들 가운데 로마에 거주하는 추기경들을 교황청 각 부서의 책임자로 임명하였고, 로마 밖에 거주하는 추기경들에게도 똑같이 '에미네차' (Eminenza, 猊下)라는 경칭과 함께 로마의 시민권을 수여하였다.
추기경단의 두 번째 개혁은 교황 요한 23세(1958~1963)와 바오로 6세(1963~1978)에 의해 이루어졌다. 교황 요한 23세는 1958년 12월 15일의 추기원 회의에서 400년간 유지되었던, 교황 식스토 5세에 의해 고정되고 1917년 교회법전에도 규정된(구 교회법 231조) 추기경의 정원 70명을 개정하여 80명으로 확대하였다(《AAS》, 1958, vol. XXV, 987). 그리고 자의 교서 <중대한 일>(Cum gra-vissima, 1962. 3. 10)을 통해 주교급이 아닌, 즉 사제급이나 부제급의 추기경들도 주교 서품을 받도록 규정하였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자의 교서 <홍의 교부>(AdPupu-ratorum patrum, 1965. 2. 11)를 통해 추기경단 안에 동방 총대주교들의 자리를 마련하여 동방 총대주교가 추기경에 선임될 경우 자신들의 명의를 보존하면서 주교급 추기경에 속하도록 규정하고, 추기경의 정원제 자체를 폐지하여 추기경단을 국제화하였다. 또한 자의 교서 <노령>(Ingravescentem aetatem, 1970. 11.21)을 통해 추기경들의 직무 수행 정년을 도입하였다. 즉 75세 정년에 도달하는 추기경들은 교황청 각 부서나 바티칸 시국의 책임자 직무에서 사퇴하여야 하며, 80세가 만료되는 추기경들은 교황을 선출하는 권한에서 제외시켜 자연스럽게 교황 선거(conclave)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고 각종 위원으로서의 직무도 종료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교황 바오로 6세는 1973년 11월 5일의 추기원 회의에서 교황을 선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추기경의 숫자가 120명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하였다(《AAS》, 1973, vol. LXV, 163) .
〔품급과 명의〕 로마 교회의 전통에 따라 추기경은 세 품급으로 구별된다. 즉 주교급 추기경, 사제급 추기경, 부제급 추기경 등이다. 비록 전통에 의해 세 품급으로 구별되지만, 교황 요한 23세는 1962년 자의 교서 <중대한 일>을 통해 모든 추기경들은 이전과 달리 그 품급이 사제급이건 부제급이건 주교 서품을 받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주교가 아닌 성직자가 추기경으로 서임되면 주교 서품을 먼저 받아야 한다. 또한 동방 교회의 총대주교좌 추기경을 제외하고, 추기경들은 품급에 따라 로마 인근 교구, 로마 교구 내의 본당이나 부제관의 명의(名義)를 지정받는다.
주교급 추기경(Cardinalis ordinis episcopalis) : 이미 8세기경부터 로마 인근의 교구장 주교들은 로마 교회 회의에 자주 소집되어 교황의 직무를 보필하고 성대한 전례 거행을 보좌하였다. 그래서 로마 근교 7개 교구(diocesis suburbicaria)의 교구장 명의를 지닌 추기경을 주교급 추기경이라고 불렀다. 처음에는 주교급 추기경이 7명이었지만, 그중에서 수석 추기경이 보임되면서 그에게 기존의 명의 외에 오스티아 교구(Diocese of Ostia)의 명의도 함께 갖게 하였다. 이런 이유로 12세기 이후 주교급 추기경은 언제나 6명이었다. 그러나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1965년부터 동방의 총대주교들도 주교급 추기경으로 영입되면서 그 숫자는 고정되지 않게 되었다. 동방의 총대주교들은 자신의 총대주교좌 명의를 그대로 지니면서 추기경에 보임된다. 동방 가톨릭 총대주교좌는 다음과 같다. 알렉산드리아의 롭트 예법과 멜키트 예법 등 2개의 총대주교좌, 안티오키아의 시리아 예법, 멜키트 예법, 마로니트 예법 등 3개의 총대주교좌, 예루살렘의 라틴 예법과 멜키트 예법 등 2개의 총대주교좌, 바빌로니아의 칼데아 예법 총대주교좌, 칠리치아의 아르메니아 예법 총대주교좌 등 모두 9개의 총대주교좌가 있다. 그중에서 2002년 현재 3명의 총대주교가 추기경에 보임되어 있다. 주교급 추기경의 명의를 지닌 로마 인근 교구는 다음과 같다. 이미 언급한 오스티아 교구 외에 알바노(Alba-no), 포르토와 산타 루피나(Porto and Santa Rufina), 팔레스트리나(Palestina) , 사비나와 포조 미르테토(Sabina and Poggio Mirteto), 프라스카티(Frascati), 벨레트리 세니(Velleti-Segni) 교구 등이다. 로마 인근 교구의 명의를 지닌 추기경들은 그 교구의 실제적인 사목권은 없으며, 1962년부터 실제 사목을 수행하는 교구장 주교들이 별도로 임명되었다. 주교급 추기경은 다른 급의 추기경들과는 달리 이미 지정된 교구에서 다른 교구로 명의를 변경할 수 없다.
사제급 추기경(Cardinalis ordinis presbyteralis) : 로마 교구 내 주요 본당의 명의를 지니고 있는 추기경이며, 세계 각처의 개별 교회 교구장들이 서임되는 경우 대부분 여기에 해당된다. 교황 식스토 5세는 사제급 추기경의 정원을 50명으로 고정시켰고, 요한 23세는 60명으로 증원하였지만, 바오로 6세는 고정시키지 않고 대폭 확대하였다. 이들은 비록 로마 교구 내 본당의 명의를 지정받지만 실질적인 사목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또한 본인이 지망하고 추기원 회의와 교황의 승인을 거쳐 다른 본당의 명의로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주교급 추기경 명의로 승진할 수 있는 권리는 교황 요한 23세에 의해 폐지되었다.
부제급 추기경(Cardinalis ordinis diaconalis) : 추기경으로 서임될 때 로마 교구의 각 지구에 있는 부제관(副祭館) 명의를 지정받는 추기경이다. 일반적으로 초대 교회의 전통에 따라 교황청이나 바티칸 시국의 주요 부서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추기경들에게 부여되었다. 로마 교구에는 부제관 성당이 16개 있으며, 다른 추기경들과 마찬가지로 실질적인 사목권은 가지고 있지 않다. 현재 부제급 추기경은 28명이 있다. 부제급 추기경 역시 사제급 추기경과 마찬가지로 다른 부제관 명의로 변경할 수 있고, 서임된 지 10년이 지나면 추기원 회의와 교황의 승인을 거쳐 사제급 추기경으로 옮길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교황의 승인으로 사제급이 되면 그보다 후에 서임된 사제급 추기경보다 앞자리를 차지한다.
〔자격과 서임〕 추기경의 자격에 대해 현행 교회법은 구 교회법에 비해 단순하게 규정하고 있다. 구 교회법 232조에서는 추기경의 품위에 기피되는 부적격 요건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현행 법전에서는 이러한 내용은 모두 폐지되었다. 다만 사제품을 받은 성직자로서 학식과 품행과 신심 및 업무 처리의 현명함이 특출한 남자라고 제시되어 있다. 또한 "주교품을 받은 자만이 아니라 사제품을 받은 자도 추기경에 서임될 수 있지만, 서임되기 전에 주교 축성을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교황 요한 23세의 자의 교서 <중대한 일>에 근거를 두고 있다. 요한 23세는 가톨릭 교회의 보편성을 전세계에 드러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추기경단이 모든 세계를 대표할 수 있는 추기경들로 구성되어야 하고, 추기경들은 사도단을 계승한 주교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목자의 품위를 지니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자격 요건들은 추기경 역시 주교가 되기 위해 요구되는 자질들을 충만히 갖추고 있어야한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추기경의 서임은 온전히 교황에게 자유로이 맡겨져 있다. 과거 일부 국가의 경우 세속 권력에 부여되었던 후보자의 추천권은 폐지되었다. 그러므로 추기경의 서임은 교황의 명시적 의사 표시 외에 다른 것이 필요없다. 다만 추기원 회의에서 교황이 몸소 교령으로 공포하는 것이 관례이다. 서임 과정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추기경의 이름을 가슴에 묻어 두고 발표하지 않는 심중(心中, in pectore reservans) 임명이다. 이에 대해 교회법은 351조 3항에서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교황이 어떤 이의 이름을 가슴에 품고서 서임을 공포하여 추기경 품위에 승격된 이는 추기경의 의무와 권리를 전혀 가지지 아니하고 있다가 교황에 의하여 그의 이름이 공포된 다음에 그 의무와 권리를 가지지만, 우선 순위권은 가슴에 품은 날부터 누린다." 중대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교황이 마음 속으로만 추기경에 임명하고 그 발표는 뒤로 미루는 사례가 가끔 있었다. 박해 중에 있는 교회의 성직자를 추기경으로 임명하는 경우인데, 최근 역사에서는 공산주의에 의해 박해를 받는 교회에서 이러한 심중 임명이 실현되었다. 이 경우 교황은 그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추기경 숫자만 추가하여 공고하는 것이 보통이다.
〔임무와 특권〕 추기경은 추기경단의 일원으로서뿐만 아니라 개별적으로 여러 직무의 수행을 통해, 예를 들면 교구장, 교황청 부서의 다양한 직무, 교황 특사 등으로 보편 교회의 목자인 교황을 보필한다. 그러므로 추기경들은 개별적으로나 단체의 일원으로서 교황에게 성실히 협조할 의무가 있고, 교황청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추기경들은 로마에 상주할 의무가 있다. 로마에 거주해야 하는 의무는 교황에게 충실히 협력해야 하는 의무와 밀접히 연결된다. 수석 추기경과 차석 추기경은 로마에 주소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규정도 같은 이유이다. 교구장 주교로서 사목하는 추기경들은 비록 로마에 거주해야 하는 의무는 없지만 교황에 의하여 소집되는 때마다 로마로 가야 한다(교회법 356조). 로마 근교 교회나 로마 시내 성당의 명의를 지정받은 추기경들은 그곳에 취임을 한 후에는 그 교구나 성당의 선익을 자문과 보호로 증진시켜야 하지만, 그곳에 대하여 아무런 통치권도 가지지 못하고 재산 관리나 규율이나 교회의 봉사에 관한 일에 어떠한 이유로든 간섭하지 못한다(357조). 교황에 의하여 어떤 장엄 행사나 사람들의 집회에서 교황 특사 즉 교황의 분신으로 교황을 대신하는 임무가 맡겨진 추기경, 또는 특수 사절로서 특정한 사목 임무를 수행하도록 위탁받은 추기경은 교황에 의하여 그들에게 위임되는 것들만 관할한다(358조). 고해성사 집전과 관련하여 추기경들은 교황과 마찬가지로 세계 어디에서나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고백을 들을 특별 권한이 법 자체로 부여되어 있다(967조). 즉 다른 성직자들과는 달리 고백을 들을 권한을 수여받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또한 영적인 문제와 관련된 사건이나 교회의 법률 위반 또는 교회의 형벌이 부과되는 사건들의 재판에서 추기경들은 교황에게만 부여된 재판권으로 판결된다(1405조). 로마 밖에서 또는 소속 교구 밖에서 거주하는 추기경들은 본인에게 속하는 것들에 대하여 거주하는 곳의 교구장 주교의 통치권에서 면속된다(357조).
사도좌가 공석이 되면 추기경들은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지만 동시에 특별법으로 귀속된 권한만 행사한다(359조). 보편 교회의 통치에서 지연되지 말아야 할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며 교황 선거를 준비하는 권한이 맡겨져 있지만, 그것 또한 제한된 것이다. 즉 추기경단은 서거한 교황에게 개인적으로 유보되었던 모든 사항들에 대해서 아무런 권한을 갖지 못하며, 교황청이나 로마 교회의 책임자에 대하여 인사권을 합법적으로 행사하지 못한다. 또한 보편 법률을 고치거나 첨가하거나 관면을 주지 못하며, 특히 교황 선거와 관련된 법률에 대해서는 어떤 변경도 허가되지 않는다.
수석 추기경과 부제급의 선임 추기경에게는 다음과 같은 특별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 수석 추기경은 주교가 아닌 교황 당선자를 주교로 서품하는 권리가, 부제급의 선임 추기경은 새로 선출된 교황의 이름을 백성들에게 발표하며 교황을 대신하여 팔리움(palium)을 관구장들에게 걸어 주거나 그들의 대리인들에게 건네 주는 특권이 있다(355조). 추기경들의 의무와 권리는 교황이 추기원 회의에서 공고되는 교령으로 서임되고 발표하는 순간부터 취득된다. 다만 교황의 심중으로만 임명된 추기경은 이름이 공개된 후부터 그 권리와 의무를 취득한다(351조).
추기경들의 직무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년 규정을 두고 있다. 즉 교황청과 바티칸 시국의 부서들 또는 기타 상설 기관들을 관장하는 추기경들은 75세를 만료하면 교황에게 직무의 사퇴를 표명하도록 권고된다. 사퇴의 수리 여부는 오로지 교황에게 맡겨져 있다(354조). 또한 특별법에 따라 80세를 만료한 추기경에게는 교황 선거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지지 않으며, 위에 언급한 부서들의 위원으로서의 직무도 끝난다.
〔추기경단〕 추기경들은 특별법의 규범에 따라 교황 선거를 대비하는 소임이 있는 특별 단체(collegium peculi-are)를 구성한다. 또한 최고 목자인 교황의 사목 직무를 보좌함에 있어서 단체를 이루어 합의체적(collegialis)으로 보필한다. 그러므로 추기경 지위에 승격됨과 동시에 품급에 관계없이 모든 추기경들은 추기경단의 일원이 된다. 추기경단은 이미 오래전부터 하나의 법인체로서 인식되었고, 주교단(collegium episcoporum)과 함께 가톨릭 교회의 보편성과 단일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기구로 여겨졌다. 특히 추기경단은 교황을 보필하면서 보편 교회의 사목 통치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였고, 순교 정신으로 교회를 수호하는 명예가 특별히 부여되었다. 이러한 명예는 추기경들이 입는 복식(服飾)의 색이 순교의 피를 뜻하는 진홍색이라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추기경단은 수석 추기경(Cardinalis Decanus)이 지휘하고, 그의 유고 시에는 차석 추기경(Cardinalis Subdecanus)이 대신한다. 수석 또는 차석 추기경은 다른 추기경들에 대하여 통치권은 전혀 없고, 다만 동료들 중의 첫째(primus inter aequales)로 여겨질 뿐이다. 수석과 차석 추기경은 주교급 추기경들 중에서 호선(互選)하고 교황의 재가를 받아 선임된다. 수석 추기경의 직무가 공석이 되면, 동방 교회 총대주교좌 명의를 갖고 있는 추기경을 제외한 주교급 추기경들, 즉 로마 근교 교구의 명의를 갖고 있는 추기경들만이 모이는데, 차석 추기경이 참석하면 그가, 아니면 그들 중 선배가 사회를 맡아 자기들 집단 중에서 수석 직무를 수행할 사람 1명을 선출하여 그의 이름을 교황에게 알린다. 그 당선자를 승인하는 것은 교황의 소관이다. 동일한 방법으로, 수석 추기경이 사회하는 가운데 차석 추기경이 선출된다. 차석 추기경의 당선을 승인하는 것도 교황의 소관이다. 수석과 차석 추기경이 로마에 주소를 가지고 있지 아니하면 그곳 주소를 취득하여야 하며, 수석 추기경은 이미 가지고 있는 교회의 명의와 함께 오스티아 교구의 명의도 함께 갖는다(350, 352조). 수석 추기경은 사도좌가 공석이 되었을 때 모든 추기경에게 그 소식을 알리며, 추기원 회의를 소집하고 주재한다. 그리고 교황 당선자가 아직 주교가 아닌 경우 특별법에 따라 그의 주교 서품식을 주례한다. 수석 추기경이 유고이면 차석 추기경이, 그도 유고이면 주교급의 선배 추기경이 주교 서품식을 집전한다.
〔추기원 회의〕 법적 성격 : 추기경들로 구성되는 추기원 회의는 추기경단의 단체성을 드러내며, 최고 목자인 교황의 사목 통치를 합의체적으로 보좌하는 기구이다. 또한 사도좌 공석 시 교황을 선출하는 회의는 특별법의 규범에 따라 거행되며, 사안의 중요성과 성격 때문에 추기경단을 특별 단체라고 규정한 것이다(349조) 이러한 특별한 기능과 교회의 오랜 전통은 추기원 회의의 법적 성격을 잘 드러낸다. 추기원 회의의 법적 성격은 외견상 주교단의 단체성을 드러내는 공의회(Conclium)나 주교 대의원 회의(Synodus Episcoporum)와 유사하다. 그러나 공의회가 의결권을 지니는 반면, 추기원 회의는 자문권을 행사한다는 데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 점에서 추기원 회의는 주교 대의원 회의와 같지만, 그 행위 방식이 합의체적이라는 점에서 주교단이 하나의 주체로 권한을 행사하는 공의회와 같은 것이다. 즉 추기원 회의는 추기경들이 단을 이루어 하나의 주체로 결정하는 기구이지만, 공의회와 같이 입법권을 수행하는 기구가 아니라 주교 대의원 회의와 같이 최고 목자인 교황에게 필요한 자문을 하는 기구이다. 사도좌 공석 시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소집되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추기원 회의는 교황이 직접 소집하고 주재한다.
임무 : 추기원 회의는 특별법에 따라 사도좌 공석 시교황을 선출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 회의를 '교황 선거 봉쇄 회의' 라고 부른다. 이러한 특별 임무 이외에 추기원 회의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두 가지 임무를 수행한다. 즉 흔히 일어나는 중대한 사안들에 대해 교황에게 자문을 해 주고, 매우 장엄한 행사를 거행하는 것이다. 교황을 일상적으로 보좌하는 교황청이나 각급 교황청 법원들이 설립되기 전까지 추기원 회의는 교황의 최고 자문 기관으로서 사법 및 행정의 모든 문제를 다루었으나, 이러한 기능을 담당하는 상설 기구가 설립되자 추기원 회의의 기능은 대폭 축소되어 단순히 외교적이고 장엄한 행사를 거행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그러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청 같은 상설 기구 또는 주교들이 소집되는 공의회나 주교 대의원 회의를 통해 해결할 수 없는, 보편 교회 전체에 매우 중대한 사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추기원 회의를 활성화하여 소집하였다. 최근의 예를 들면 교황청 기구 개편, 2000년 대희년, 생명 수호 문제, 유사 종교 문제, 교황청과 교회의 재정 문제 등을 위해 추기원 회의가 소집되었다.
종류 : 추기원 회의는 정례 회의(Consistorium ordinari-um)와 비정례 회의(Consistorium extraordinarium)로 나뉜다. 정례 회의는 로마에 머무르는 추기경들만이 소집되며,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교황에게 자문하고 매우 장엄한 행사를 거행하기 위해 소집된다. 장엄한 행사를 위해 소집되는 정례 회의만 공개될 수 있고 추기경이 아닌 고위 성직자나 외교 사절들의 입장도 허용된다. 예를 들면 새 추기경들의 서임식, 교황 특사의 파견식, 새 대주교들에게 팔리움을 수여하는 예식을 거행하는 경우이다. 비정례 회의는 로마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 있는 모든 추기경들이 참석해야 하며, 교회의 특별한 필요나 지극히 중대한 사안을 다루어야 하는 경우 교황에 의해 긴급히 소집된다. 비정례 회의는 추기경들만 참석하며 비공개(secretm)로 진행된다. (⇦ 추기경단; 추기원 회의 ; 홍의 주교 ; → 교황 선거 ; 오스티아 교구 ; 인 페토레 ; 총대주교)
※ 참고문헌 Annurio Pontificio 2002, Citta del Vaticano, 2002/ Nuovo Dizionario di Diritto Canonico, Milano, 1993,pp. 127~128/ S. Miranda, 《NCE》 3, 2003, pp. 103~108/ Luigi Chiappetta, Ⅱ codice di diritto canonico : Commento giuridico pastorale, vol. 1, Napoli, 1988, pp. 430~441/ Mose Francescato, Strutture centrali della chiesa universale, AA.VV., Il diritto nel mistero della chiesa, vol. 2, Roma, 1990, pp. 568~571/ Carlo Cardia, Il governo della Chiesa, Bologna, 1993/ G. Alberigo, Cardinalato e collegialità. Studi sull'ecclesiologia tral'XI e il XIV secolo, Vallecchi, Firenze, 1969/ T. Bertone, Ⅱ servizio del cardinalato al ministero del successore di Pietro, Salesianum 48, 1989, pp. 109~121/ 정진석, 《교회법 해설》 3, 한국천주교중앙협의 회, 2002. 〔朴東均〕
추기경 樞機卿 〔라〕Cardinalis 〔영〕Card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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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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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기경 모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