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일 祝日 〔라〕festivitas, festum 〔영〕feast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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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사나 거룩한 신비, 특히 하느님과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 성모 마리아, 천사들, 성인들과 관련되어 전례력으로 특별히 기념하는 날.
〔그리스도교 이전의 의미〕 축일은 축제를 거행하는 날이다. 축제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되었다. 축제는 종교 역사적으로 신성의 출현 및 작용과 관계를 갖고 있다. 인간은 종교적 행위를 통해 신을 현실로 초대하여 구원을 얻고자 하는데, 이때 원초적 사건에 대한 신화들(秘史祝祭)이 특히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달과 태양의 주기(하지와 동지, 춘분과 추분, 사계절)로 규정된 시간의 흐름도 초월적 힘과 연결하여 생각하였다. 그래서 각 주기마다 특정한 종교적 행위를 하도록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일상과는 달리 의식적(儀式的)으로 감사와 속죄와 서약을 하는 청원, 특별한 기도와 단식, 행렬과 휴업을 함으로써 특별한 날들로 만들었다. 이런 우주적 조건과 연관된 축제들 중에는 특히 신년과 봄철과 추수 감사제를 열거할 수 있다. 또한 축제는 모든 민족의 통과 의례에도 특별한 역할을 한다. 이런 축제는 인생의 중요한 행로에서 거행되는 출생과 그 기념일인 생일, 사춘기와 결혼 및 죽음 등이 포함된다. 이 축제들은 각 개인과 관계될 뿐만 아니라, 가정과 종족 전체의 관심사로서 공적으로 이루어진다. 역사적으로 특별한 사건은 한 민족 내지는 한 백성의 의식 속에 계속 머물러 있다. 그 민족과 백성은 이 사건 안에서 신의 섭리를 보고 구체적인 축제와 기념일을 만든다. 유대인들의 축제 역시 이스라엘 민족의 구원 사건을 기념하고 계약을 맺은 야훼와의 만남과 체험들로서, 본래의 자연적 축제들을 점차 종교적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신앙심 깊은 유대인들은 이러한 축제들 안에서 하느님이 당신 백성에게 베푼 구원 행위에 참여함을 깨닫고, 선조들이 물려준 종교적 의식을 현재도 의무적으로 거행하고 있다. 이는 특히 유대인들의 과월절(Pascha) 축제에서 분명하게 볼 수 있다.
〔그리스도교의 축제〕 그리스도교 축제들은 하느님의 구원 행위에 대한 기쁨의 기념제이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축제를 거행하면서 그 축제에 새롭고 은혜로이 참여하고 있다. 신자들에게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서 절정을 이룬 파스카 사건이 모든 것을 초월하는 하느님의 구원 행위이다. 신약에서는 구원을 베푸는 하느님과의 만남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이러한 만남과 일치는 특히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구원의 희생 제사를 재현하고 현존시키는 성체성사를 이루는 미사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최초의 축제는 정규적으로 돌아오는 그리스도의 파스카 축제를 기념하고 재현하는 주일 축제이다. 주간 첫날에 죽음에서 부활한 분이 공동체가 모일 때마다 와서 당신의 자녀들과 함께 만찬을 하기 때문이다. 이 축제는 역사적으로 단 한 번 이루어진 구원 사건이지만, 그 구원 사건을 '경신적(敬神的) 오늘' 로 재현하고 현존시킨다. 뿐만 아니라 하느님과의 영원한 일치 안에서 완성될 천상 잔치의 보증이요 미리 맛봄이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교 축제들은 파스카 축제와 주일 축제를 중심으로 제일 먼저 교회 안에서 거행되었다.
그 후 4세기부터 예수 성탄 축일이 고유한 축일로 전례력 안에 자리를 잡고 발전되었다. 그와 동시에 무수한 순교 성인들의 축일이 생겨나 거행되었다. 이 성인들은 그리스도를 증거하기 위하여 피를 흘려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부활하였기 때문에 합당한 공경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순교 성인들에 대한 공경은 2세기부터 시작되어 콘스탄틴 대제(306~337)의 밀라노 관용령(313) 이후 지역에 따라 꽃을 피웠다. 또 박해 시대가 끝난 다음에는 순교는 하지 않았지만 그리스도를 생활로써 증거한 증거자들의 공경이 전례적 축제로 이루어졌다. 6~7세기에는 동방 교회에서 공경을 받던 십자가와 가장 오래된 성모 마리아의 축일들이 서방 교회에도 도입되었다. 그리고 10세기부터 교회의 시성 절차를 거쳐 성인품에 올려진 성인들이 공경받게 되었다. 이러한 시성 절차를 통해 첫 번째로 성인이 된 인물은 973년 교황 베네딕도 6세(973~974)에 의해 시성된 래티아(Rhaetia)의 주교 울다리코(Uldaricus)이다. 그 후 성인들의 수가 증가함으로써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를 경축하는 주일과 함께 각 지역이나 수도회 성인들의 축일들 외에도 많은 축일들이 증가하였다.
그래서 로마에서는 축일의 수를 제한하고 축소하기 시작하였고, 교황 비오 5세(1566~1572)의 전례 쇄신으로 미사와 시간 전례로 경축하는 성인들의 축일은 87개로 축소되었다. 그 후 역대 교황들은 계속 축일의 수를 축소하였고, 이 축일들은 미사와 시간 전례에서만 기념되는 '성직자의 내부적 축일' (festa chori)과 특정한 날에 그리스도교 동동체 전체의 '외부적 축일' (festa fori)로 거행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근래에는 교황 비오 10세(1903~1914)와 1917년 교회법전에 따라 '의무적 축일' (festa de praecepto)과 '억제된 축일' (festa supressa)로 구별하고 의무 축일을 10개로 축소시켰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축일들이 늘어남에 따라 여러 축일들이 한날에 겹칠 때 어떤 축일이 더 우선하는가를 결정하기 위해서 축일의 등급을 정하였다. 이 축일들의 등급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랐지만,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 후에 출간된 시간 전례서(1568)와 미사 경본(1570)에서는 축일을 2중 1급, 2중 2급, 단순급 등 6등급으로 분류하였다. 이러한 복잡하고 난해한 분류에 대하여 그동안 여러 차례의 개정이 있었지만, 부분적인 개정에 불과하였다. 그러다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의 <전례 헌장>(Sacrosanctum Concilium, 1963. 12. 4)에 따라(107항) 새 전례력은 축일의 등급을 단순화시켰고, 그 명칭도 대축일과 축일 그리고 기념일과 평일로 바꾸었다.
〔구 분〕 미사와 시간 전례를 통하여 축제를 올리는 전례일의 종류도 제도, 대상, 의미,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먼저 제도에 따라 구분하면 주일과 평일로 나뉘고, 대상에 따라 구분하면 고유 시기력을 이루는 그리스도의 신비 기념일과 성인력을 이루는 성인 기념일로 나뉘며, 의미에 따라 구분하면 역사적 축일과 이념 축일로 나뉜다. 오늘날에는 축일을 등급별로 대축일과 축일, 기념일과 평일로 나눈다.
제도에 따른 구분 : 주간 첫날인 주일은 교회 역사상 가장 오래된 전례적 축일로서, 다른 모든 전례일의 기원이며 전례 주년 전체의 기초이자 핵심이다. 이러한 주일이 전에는 다른 축일들에 양보할 만큼 그리 큰 비중을 갖지 못하였지만, 오늘날에는 주일의 비중이 매우 커졌다. 그 이유는 주일이 주님의 파스카를 경축하는 주간 파스카이기 때문이다. 주일 다음에 오는 주간의 날들은 평일이라고 한다. 본래 평일은 별다른 전례적 특성을 지니지 않은 보통 날을 의미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축일들이 평일과 겹침으로 평일은 전례 시기나 날짜에 따라 의미나 중요성이 달라지며, 따라서 전례 행사도 다양하다.
대상에 따른 구분 : 축일은 대상에 따라 그리스도의 신비 기념일과 성인들의 기념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스도의 신비 기념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와 관련된 한 부분을 기념하는 날이고, 성인들의 기념일은 성모 마리아나 순교자 등 해당 성인을 기념하는 날이다.
의미에 따른 구분 : 역사적 축일은 그리스도의 구원 역사나 성인의 생애와 관계된 축일로서 전례 주년의 대종을 이룬다. 즉 주님 부활, 예수 성탄, 성모 성탄, 세례자 요한 탄생, 베드로와 바오로 축일들로 일종의 동적(動的) 축일이다. 반면 이념 축일은 성서나 교회가 가르치는 중요한 신앙 진리 및 교리를 대상으로 현양하거나, 주님이나 어느 성인의 특별한 덕을 기리는 축일을 말한다. 그 의미에 따라 교회 축일 또는 주제 축일이라고도 한다. 역사 축일이 동적 축일이라면, 이념 축일은 정적(靜的) 축일로서 삼위 일체 축일, 성체와 성혈 축일, 예수 성심 축일과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축일, 성 가정 축일, 노동자 성 요셉 축일 등이 있다. (→ 대축일 ; 세례명 ; 영명 축일 ; 이동 축일 ; 전례 ; 전례력 ; 전례 주년 ; 축일 이동 ; 축일표)
※ 참고문헌  D. Sidersky, Les fêtes agraires des Phéniciens et des Hébreaux : Actes XX Congrés Orient, Louvain, 1940, pp. 275~278/ L. Lost, Wiederwechsel und israelititischer Festkalender, 《ZDPV》 66, 1943, pp. 205~216/ E. Kutsch, 《RGG》³ Ⅱ, pp. 910~917/ A. Hollard, Les origines desfetes chrétiennes, Paris, 1936/ J. Pieper, Zustimmung zur Welt. Eine Theologie des Festes, Miinchen, 1963/ ㅡ, Muse und Kult, München, 6th ed., 1961/ J.A. Jungmann, Das kirchliche Fest nach Ideeund Grenze, Jungmann, Erbe, pp. 502~526/ W. Dürig, Das christliche Fest und seine Feier, St. Ottilien, 2nd ed., 1978. 〔崔允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