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일 날짜가 겹칠 때 한 축일을 다른 날로 옮겨 기념하는 것.
〔축일은 천상 탄일〕 축일은 본래 세상을 떠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 천상 탄일(dies natalis)에 지정되는 것이 원칙이다. 즉 성인의 사망일이 그의 축일이 된다. 그러나 사목적 이유 등으로 인해 유해 이장일 또는 생애의 특별한 날로 정하거나 이동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도 전례력에서 축일 이동, 곧 거행 날짜의 변동이 있었다. 1969년 새 전례력 발표 이후 성인 축일의 첫 번째 수정이 이루어진 것은 1970년 《로마 미사 경본》(Missale Romanum) 발행 때이다. '성 식스토 2세(257~258)와 동료 순교자 축일' 이 8월 5일에서 이들의 순교와 연결되는 '성 라우렌시오(Laurentius di Brindisi, 1559~1619) 축일' (8월 10일)과 더 가까운 7일로 바뀌었다. 그리고 '성 가예타노(Caje-tanus da Thiene, 1480~1547) 축일' 은 8월 8일에서 그의 천상 탄일인 8월 7일로, '성 도미니코(Dominicus, 1170~1221) 축일' 은 8월 6일에서 4일로 바뀌었다. 도미니코의 천상 탄일은 본래 8월 6일이지만, 연대 때문에 성 가예타노에게 양보하였다. 2002년 간행된 《로마 미사 경본》 제 3판에서는 '성녀 잔 프랑수아즈 드 샹탈(Jeane-Frrancoise de Chantal, 1572~1641) 축일' 이 12월 12일에서 그의 유해 이장일인 8월 12일로 옮겨졌다. 본래 성녀의 천상 탄일은 12월 13일이었지만, 그날은 이미 '성녀 루치아(Lucia, ?~314) 축일' 로 기념되고 있었다. 그리고 12월 12일은 아메리카 전체의 주보인 과달루페의 성모 축일이기 때문에,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옮긴 것이다.
〔전례력에 따른 거행일 확정〕 해마다 전례력의 거행일 확정은 부활 대축일과 성탄 대축일을 기준으로 태양력과 태음력에 따라 이루어진다. 부활 대축일에 따라 재의 수요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주님 승천 대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 등의 축일이 결정된다. 연중 시기에 속하지만 부활 대축일을 기준으로 삼위 일체 대축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예수 성심 대축일,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등이 결정된다. 그리고 성탄 시기의 주님 공현 대축일은 1월 6일이지만, 한국 교회에서와 같이 의무 축일로 지내지 않는 지역에서는 1월 2~8일 사이의 주일에 기념한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은 성탄 팔일 축제의 주일 또는 주일이 없으면 12월 30일에 지낸다. 그리고 주님 세례 축일은 1월 6일 다음에 오는 주일이지만, 공현 대축일을 옮기는 지역에서는 공현 대축일이 1월 7일이나 8일일 때 그 다음 월요일에 지낸다. 연중 마지막 주일에는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지낸다. 이렇게 매년 바뀌는 거행 날짜들은 전통에 따라 주님 공현 대축일 복음 후 신자들에게 공지된다.
전례력이 확정된 다음에도 해에 따라 축일 이동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이동은 그해의 같은 날에 축일 거행이 겹치는 경우에 이루어진다. 이 경우 전례일 등급 순위표에서 등급이 높은 축일을 택한다(<전례력 지침> 60항). 그런데 주일은 "그리스도의 부활 자체에 기원을 둔 사도 전승에 따라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는 '근원적인 축일'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전례력 지침> 4항). 특히 대림 시기와 사순 시기 및 부활 시기 등 특별 전례 시기의 주일은 더욱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 시기의 주일은 주님의 모든 축일과 대축일보다 등급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이 시기의 주일 때문에 대축일을 지내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다음 월요일이나 특별한 거행이 없는 가까운 다른 날로 옮겨 경축한다. 만일 대축일이 주님 수난 성지 주일과 부활 대축일 사이에 오는 경우에는 팔일 축제 다음 가장 먼저 오는 자유스런 날로 옮겨 거행한다(전례 성사성, 1990. 4. 22 ; 경신성 공보 26, 1990, p. 160).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이 성주간에 오면 파스카 팔일 축제 다음 월요일에 기념한다.
〔경축 이동〕 경축 이동(celebratio externa)으로서의 축일 이동이 있다. "전례일 순위표에서 주일보다 등급이 높고 교우들의 신심에도 잘 맞는 축일이 주간에 있으면 교우들의 사목적인 유익을 위하여 연중 주일에 그 축일을 지낼 수 있다. 이런 경우에 교우들이 많이 참석하는 미사는 모두 그 축일 미사를 드릴 수 있다"(〈전례력 지침> 58항).
이러한 '경축 이동' 은 전례 거행에 신자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소망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의 정신에 따른 사목적 배려이다. 특히 성찬례는 그 자체가 항상 축일이며, 그리스도교 축일의 핵심 내용이다. 이런 점이 사목적으로 반영된 것이 바로 경축 이동이다. 근본적인 기준은 사목적인 유익이므로 교우들의 많은 참여가 예상될 때 이루어진다. 이러한 경축 이동은 연중 시기에 시행되는데, 이때 주일이 거행을 양보할 수 있는 대축일이어야 한다. 이러한 대축일에는 보편 전례력에 수록된 주님과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인들의 대축일 및 고유 전례력에 포함된 지역의 주요 수호자 대축일, 성당 봉헌과 그 주년 대축일, 자기 성당의 수호 성인과 수도회의 수호자나 성인 설립자 또는 주요 수호자의 대축일(이 가운데 하나만 전례력에 대축일로 수록할 수 있다) 등이 포함된다(<전례력 지침> 59항). 예를 들면 한국 교회 전례력의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축일의 외적 성대함에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은 그리스도가 매일 성사적 표지 안에서 우리에게 제공하는 풍요로움을 깨닫는 것을 무디게 할 수 있음도 유의해야 한다. 전례 주년의 흐름 안에서 경축하는 모든 그리스도교 축일은 어떤 사건의 모방이기에 앞서 그리스도가 이룩한 구원의 신비를, 그리스도 자신을 기념하는 것이다. (→ 이동 축일 ; 전례력 ; 축일 ; 축일표)
※ 참고문헌 A. Adam, Das Kirchenjabr mitfeiem, Freiburg, 1979/ A. Bergamini, Cristo.esta della Chiesa, Roma, 1982. 〔沈圭栽〕
축일 이동 祝日移動 〔라〕translatio festi 〔영〕translation of fea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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