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허가 出版許可

〔라 · 영〕Imprimat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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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출판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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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출판물들.

신앙과 도덕에 관한 저술 즉 책, 소책자, 신문, 잡지 등 단행본뿐만 아니라 일체의 정기 간행물을 출판하려 할 때, 올바른 신앙이나 선량한 도덕을 해치는 내용이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교구 직권자가 그 출판을 허가한다는 표시. 일반적으로 허가를 한 주교의 이름과 장소 및 인가 날짜가 함께 인쇄된다.
〔금서 목록의 역사〕 제1차 니체아 공의회(325) 이후 아리우스(Arius, 256?~336)의 저서 《향연》(Thaleia)이 금서로 단죄되었고, 에페소 공의회(431) 이후 네스토리우스(Nestorius, 381~451)의 책들이 금서가 되었다. 그 후 역대 교황들과 공의회에서 많은 책들을 금서로 단죄하였다. 그리고 인쇄술이 발명된 후 신앙과 도덕에 해로운 책들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어떤 책이라도 주교의 사전 검열과 출판 허가를 받은 후 인쇄하도록 하였으며, 이를 위반하면 여러 형태의 처벌을 받도록 규정하였다. 사목자들은 신자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해로운 책들의 이름을 열거한 목록을 작성하였는데, 이것을 '금서 목록' (Index librorum prohibitorum)이라고 불렀다.
교황 알렉산데르 6세(1492~1503)는 교황령 <인테르 물티플리체스>(Inter multiplices, 1501. 6. 1)를 통해 전세계 교회에 대하여 사전 검열과 출판 허가에 관한 규정을 확정 · 발표하였다. 또한 제5차 라테란 공의회(1512~1517) 기간 중에 교황 레오 10세(1513~1521)는 교황령 <인테르 솔리치투디네스〉(Inter sollicitudines, 1515. 5. 4)를 발표하여 전세계 교회에 대한 사전 검열과 출판 허가에 대한 규정을 정하였다.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의 결정에 따라 교황 비오 4세(1559~1565)는 1559년에 첫 번째 금서 목록을 발간하였다. 그리고 교황령 <도미니치 그레지스>(Dominici gregis, 1564. 3. 24)에 의해, 첫째 편인 일반 금서 목록과 둘째 편인 특수 금서 목록으로 편집된 두 편의 금서 목록을 발간하여 모든 서적의 사전 검열을 규정하였다. 교황 베네딕도 14세(1740~1758)는 교황령<솔리치타>(Sollicta, 1753. 7. 9)로 서적을 금서로 단죄하는 절차를 규정하였다.
반면 교황 비오 9세(1846~1878)는 교황령 <아포스톨리채 세디스>(Apostolicae sedis, 1848. 6. 2)로 트리엔트 공의회 이래 역대 교황들이 정한 처벌을 완화하였다. 즉 거룩한 사정에 관한 책을 교구장의 허가 없이 인쇄하거나 출판한 자만 파문 제재를 받도록 규정하였다. 교황 레오 13세(1878~1903)는 교황령 <오피치오룸 악 무네룸〉(Offi-ciorum ac munerum, 1897. 1. 25)으로 서적의 사전 검열과 금서 처분에 관한 기존의 모든 규정들을 폐지하고 새로운 규정을 정하였다. 그리고 교황 비오 10세(1903~1914)는 회칙 <파쉔디>(Pascendi, 1907. 9. 8)와 자의 교서<사크로룸 안티스티툼>(Sacrorum antistitum, 1910. 9. 1)으로 신문과 정기 간행물에 대한 검열인단 및 검열에 관한 규정을 정하였다.
1917년 교회법전에서는 제3권(사물) 제4편(교회의 교도권) 제23장(서적의 사전 검열 및 금지 처분)이 제1절 서적의 사전 검열(1385~1394조)과 제2절 서적의 금지 처분(1395~1405조)으로 되어 있었다. 신앙과 도덕에 해로운 서적의 출판, 보관, 판매, 독서를 금지한 규정들과 금서 목록은 교황청 신앙 교리성의 공지 <인덱스 리브로룸 프로히비토룸>(Index librorum prohibitorum, 1966. 6. 14)과 교령 <아브로가티 데클라란투르〉(Abrogati declarantur, 1966. 11. 15)에 의하여 폐지되었다. 한편 서적의 사전 검열에 관한 규정은 신앙 교리성의 교령 <에클레시애 파스토룸〉(Ecclesiae pastorum, 1975. 3. 19)에 의하여 개정되었다. 현행 교회법전 제3권(교회의 교도 임무) 제4장(사회 홍보 매체와 특히 서적)에 있는 교회 서적의 출판 및 사전 허가에 관한 규정(822~832조)은 바로 위 문헌에 근거한 것이다.
〔교회 목자들의 의무와 권리〕 사목자들은 신앙과 도덕의 진리가 보존되고 증진되도록 애써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가치와 내용이 보존되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첫째, 저술이나 사회 홍보 매체들의 사용이 신자들의 신앙이나 도덕에 해독을 끼치지 못하도록 감독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둘째, 신앙이나 도덕을 다루는 신자들이 출판할 저술은 사목자들의 판단을 받도록 요구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셋째, 올바른 신앙이나 선량한 도덕을 해치는 저술을 배척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교회의 최고 권위, 즉 교황과 주교단은 하느님의 백성 전체에 대하여 이러한 의무와 권리를 가지며, 주교들은 개별적으로나 또는 개별(지역) 공의회나 주교 회의에 모여서나 자기들에게 맡겨진 신자들에 대하여 이러한 의무와 권리를 가진다(교회법 823조 1항)
〔출판 허가권자〕 달리 규정하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신앙과 도덕에 관한 책을 출판하기 위한 허가(licentia)나 승인(approbatio)을 해 주는 사람은 교구 직권자이다. 여기서 교구 직권자란 저자의 소속 교구 직권자, 즉 주소나 준주소에 따라 정해지는 소속 교구의 직권자와 책이 출판되는 장소의 교구 직권자를 뜻한다. 위에 언급된 교구 직권자들로부터 거절당하는 경우, 거절의 이유를 밝히면서 다른 교구 직권자에게 허가나 승인을 요청할 수 있다. 교회법은 허가(825조 2항, 826조 3항, 827조 4항, 828조, 830조 3항)와 승인(825조 1항, 827조 1~2항)을 구분하고 있다. 즉 허가는 그 책 속에 신앙과 도덕에 관한 어떠한 결함도 없다(nihil obstat)는 함축적인 선언과 함께 저술의 출판 허가(imprimatur)를 해 주는 것이고, 승인은 단순한 허가뿐만 아니라 책에 대한 개괄적인 평가와 긍정적인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교회법 제3권 제4장 교회의 출판법(822~832조)에 언급된 '책' 의 개념에는 인쇄와 복사된 것뿐만 아니라 디스켓, 비디오 테이프 및 사상의 유포를 위해 공개적 성격을 띠고 제작되는 다른 현대적인 홍보 매체 등도 포함된다. 그러나 사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검열인〕 교구 직권자는 신앙과 도덕에 관한 저술의 출판을 위하여 검열인을 선정하여야 한다. 주교 회의는 검열인 위원회를 설치하여 전국 공용 서적(예를 들면 성서 번역, 전국 교리서) 등을 검열하게 하거나 혹은 각 교구 직권자들의 자문에 응하도록 할 수 있다. 검열인 위원회는 합의체적 행위로 서적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 검열인은 전문 분야의 학식을 충분히 구비하고, 가톨릭 교리에 충실하여야 하며, 공명정대한 판단을 내리는 자여야 한다. 또한 직무를 수행할 때 온갖 정실(情實)을 피하여야 하며, 저자와의 친분, 그의 명성, 그 저자의 다른 저서 등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여야 한다. 그리고 오로지 교회의 교도권에 의하여 제시되는 대로의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만을 기준으로 삼고 서적을 검열하여야 한다. 검열인이 긍정적으로 판정을 내렸으면 직권자는 자신의 현명한 판단에 따라 그 책의 출판을 허가한다. 출판 허가의 형식은 '교구장이나 총대리의 이름과 장소 및 날짜와 출판 허가의 표현' 이다. 직권자가 그 책의 출판을 불허하는 경우에는 저자에게 불허의 이유를 알려 주어야 한다. 저자는 다른 직권자에게 그 책의 출판 불허 사실을 밝히고 다시 출판 허가를 신청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교황이나 신앙 교리성에 출판 허가를 재신청할 수도 있다.
〔특수한 서적의 출판〕 성서 : 성서와 성서의 자국어 번역판은 사도좌나 주교 회의의 승인을 받아야만 출판할 수 있다. 주교 회의의 허가를 받은 가톨릭 신자들은 갈라진 형제들과 공동 작업으로 적절한 해설이 붙은 성서의 번역판을 준비하고 출판할 수 있다. 성서 공동 번역은 교황청 일치 사무국에서 발행한 성서 공동 번역 지침서(Gui-ding Principles for Interconfesioonal Cooperation in Translating the Bible, 1968. 6.2)에 따라야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1968년 1월에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대표로 구성된 '성서 번역 공동위원회' 가 결성되어 1971년에 《공동 번역 신약성서》를 출판하고, 1977년 부활절에 신구약 전체의 번역판을 대한 성서 공회에서 발행하였다.
전례서와 기도서 : 사도좌는 보편 교회의 전례를 조정하고 전례서를 출판하며, 그것의 각국어 번역판을 인준하고 전례 규정의 준수를 감독한다. 그리고 주교 회의는 전례서의 각국어 번역판을 준비하고, 교황청의 인준을 받은 후 이를 출판한다. 교구장은 각 교구에서 모든 신자가 지켜야 하는 전례에 관한 규범을 정하여야 한다(교회법 838조). 신자들의 기도서도 교구장의 허가 없이는 출판되지 못한다. 또한 전례서뿐만 아니라 그것의 자국어 번역판이나 그 일부를 다시 출판하려면 이미 승인된 판과 부합한다는 것을 출판되는 장소의 교구 직권자가 증명하여야 한다(전례 성사성, 교령 〈Cum nostra aetate>, 1966. 1. 27).
교리서 : 교리서 및 교리 교육에 관한 책이나 그 번역본이 출판되려면 교구 직권자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유익한 출판이라고 판단되면 주교 회의는 사도좌의 승인을 미리 받고 그 지역을 위한 교리서가 출판되도록 힘써야한다.
종교 서적 : 성서, 신학, 교회법, 교회사 및 종교나 윤리 규율에 속하는 문제들을 다룬 책들은 출판 전이나 후에 교회 관할권자의 승인을 받은 것이 아니면 각급 학교의 교과서로 채택될 수 없다.
종교 서적의 검열 : 성서, 신학, 교회법, 교회사 및 종교나 윤리와 도덕에 관한 서적은 일반 시민을 위하여 출판되는 것이라도 교구 직권자의 판단을 받도록 권고된다. 종교나 도덕 문제를 다른 책이나 기타 저술은 출판 전이나 후에 교회 관할권자의 허가를 받지 않았으면 성당이나 경당에서 전시, 판매되거나 배포될 수 없다.
교령집과 기록 문서 : 어떤 교회 권위에 의하여 출판된 교령집이나 기록 문서집은 그 권위의 사전 허가를 받고 그 권위가 규정한 조건을 지켜야만 다시 출판을 할 수 있다.
〔그 밖의 규정〕 승인과 허가의 가치 : 어떤 저작물이나 출판에 대한 승인이나 허가는 원본에만 유효하고 그것의 새로운 판이나 번역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새로운 판이나 번역본은 다시 승인이나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신자들에 대한 충고 및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에 대한 금지 : 신자들은 가톨릭 교회나 선량한 도덕을 명백하게 공격하는 경향이 있는 신문이나 소책자 및 정기 간행물에는 어떤 글도 투고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정당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 예를 들면 오류를 반박하거나 진리를 논증하는 경우에는 투고할 수 있다. 성직자나 수도자는 교구 직권자의 허가가 있는 경우에만 위에 언급한 해로운 간행물에 투고할 수 있다.
라디오와 텔레비전 : 성직자나 수도자가 가톨릭 교리나 도덕에 관한 문제들을 다루는 방송에 출연하는 것에 관한 규정은 주교 회의가 정하며, 모든 신자는 라디오나 텔레비전에 출연하여 가톨릭 교리나 도덕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려면 주교 회의가 정한 규정을 지켜야 한다.
수도자 : 수도자가 종교나 도덕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저술을 출판하려면 교구 직권자의 출판 허가 외에도 수도회 회헌에 따라 소속 상급 장상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신앙 교리성, 교령 〈Ecclesiae pastorum〉, 1975. 3. 19).
〔한국 천주교회의 규정〕 교회법 제3권 제4장 '사회 홍보 매체와 특히 서적' 과 관련하여 한국 천주교회가 정한 규범은 다음과 같다.
출판물의 검열 : 교리, 전례, 성서, 신학, 교회법, 교회사 및 종교나 윤리 규범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책은 해당 교회 관할권자의 검인을 받아야 한다. 교구 직권자는 검열인을 임명하여 각종 홍보물을 검열하도록 한다(《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237조 1~2항) .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한 그리스도교 교리 전달 : 교회를 대표하여 라디오나 텔레비전을 통하여 신앙과 교리에 관한 주제를 발표하거나 토론에 참여하려면 주교 회의가 정한 규범을 지켜야 한다(《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238조). 전자 홍보 매체를 통하여 그리스도교 교리를 전달하는 이들은 교회를 대표한다는 의식으로 신앙 고백의 정신에 따라 교회의 공적 가르침에 충실하여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지 홍보 수단에 관여하는 신자들은 홍보 수단의 선용에 관하여 중대한 책임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간접 선교에 힘써야 한다. 정당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가톨릭 교회나 미풍 양속을 공공연히 비난하여 온 신문이나 소책자나 정기 간행물에 기고하여서는 안 되며, 그러한 전자 매체의 프로그램에도 관여하여서는 안 된다(한국 교회의 교회법 보완 규정〔교회법 772조 2항〕).
제작 금지 : 신자들은 가톨릭 교회나 미풍 양속에 관하여 공공연하게 비난하는 홍보물의 제작에는 정당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관여하여서는 안 된다(《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239조). (⇦ 임프리마투르 ; → 금서 목록 ; 실라부스)
※ 참고문헌  정진석, 《교회법 해설》 6,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5, pp. 153~184/ L. Chiappetta, Prontuario di diritto canonico e concordatario, Dehoniane ed., Roma, 1994, pp. 1015~1018/ J.A. Coriden · T.J. Green · D.E. Heinstschel, The Code of Canon Law : A Text and Commentary, New York, CLSA, 1985, pp. 578~585/ E. Baragli, Una costante preoccupazione pastorale della Chiesa, La Civilta Cattolica, vol. 126 (1975. 2), pp. 436~449/ L. Echeverría, La vigilancia episcopal sobre la publicación de libros, Revista española de Derecho canónico, 1975, pp. 341~372/ W. Nessels, Prior Censorship and Human Rights, The Jurist, 1967, pp. 58~67/ P. Palazzini, Dictionarium morale et canonicum, Roma, 1962, pp. 648~650/ P. Toconel, S.D. pro D.F.decretum de Ecclesiae Pastorum vigilantis supra libros, Apollinaris, 1975, pp. 5~11/ F.J. Urrutia, De limitibus libertatis scribendi fidelium iuxta legem canonicam, Periodica 65, 1976, pp. 529~583. 〔李讚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