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자전>

致命者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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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배(丁義培, 마르코) 등 병인박해(丙寅迫害) 때 서울에서 순교한 28명에 대한 증언 기록. 필사본의 형태로 남아 있으며, 병인박해 순교자들의 시복(諡福)을 위한 조사 자료의 일부이다. 병인박해 순교자들에 대한 시복 작업은 1884년부터 본격화되었는데, 그 결과 1895년 《치명일기》가 간행되었고, 1899년부터는 교구 재판이 개정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집된 증언 자료와 재판 기록들은 1923~1925년 사이에 필사 · 정리되었는데, 그것이 현재 절두산 순교 기념관에 소장되어 있는 《병인치명사적》이다. 그런데 《치명자전》은 《병인치명사적》 제5권의 내용과 동일하다. 물론 증언 대상자를 기록한 순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내용 자체는 같고, 특히 《치명자전》의 내용 중 수정 부분들은 대체로 《병인치명사적》의 내용에 맞추어 수정되고 있다. 따라서 양자 중 《병인치명사적》의 내용을 모본(母本)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치명자전》은 《병인치명사적》의 일부 내용을 전사(傳寫)한 것으로, 자료적인 측면에서는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참고할 만한 사항이 있다. 즉 《병인치명사적》 제5권은 물론, 다른 교회 측 기록에도 보이지 않는 정의방(丁義方, 타대오) · 심명선(바오로) · 이백흥(李百興, 바오로)의 이름이 부기되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다른 교회 자료의 경우 정의방은 정 타대오, 심명선은 심 바오로, 이백흥은 이 바오로라고만 표기되어 있어, 《포도청등록》에 나오는 정의방 · 이백흥과 별개의 인물로 볼 수 있었는데, 《치명자전》의 내용을 통해 이 3명의 실체를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치명자전》은 시복 자료가 개별적으로 전사된 실례인데, 이러한 점은 당시 순교자들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잘 말해 준다. (→ 병인박해)

※ 참고문헌  《치명자전》/《병인치명사적》 5권/ 《가톨릭 사전》. [方相根]